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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uestionlove: 믹스테잎(Mixtape)의 세계
    rhythmer | 2011-03-31 | 2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지금 미국의 힙합 씬은 믹스테잎(Mixtape) 문화가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근 몇 년 사이 정규 앨범 한 장 없이도 씬의 스타로 등극하는 랩퍼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들 중 대부분은 메이저 레이블로부터 러브 콜을 받고 있죠. 이미 스타가 된 뮤지션들도 ‘정규’라는 압박에서 벗어나 힙합의 재미를 몸소 느끼고 실천하고자, 혹은 또 다른 홍보 툴로서 이 열풍에 동참하고 있고요. 요즘 같아서는 화제가 되는 믹스테잎만 찾아 듣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지경입니다. 국내에서도 한때 아주 잠깐 믹스테잎 열풍이 분 적 있습니다. 하지만, 정규앨범 때와 다름없는 방식으로 홍보를 하고, 정규앨범과 맞먹는 가격에 정식으로 판매하는 등, 본질을 흐리는 움직임 탓에 결국, 제대로 문화가 정착하지 못하고 잠깐의 해프닝으로 끝났죠. 물론, 여전히 믹스테잎을 공개하는 랩퍼들이 있긴 하지만, 그 분위기는 미국과 다소 다른 형편입니다. 곧 한국힙합 씬에서도 믹스테잎 문화가 더욱 활발히, 그리고 제대로 정착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퀘스천러브, 이번 편에서는 믹스테잎의 세계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Mixtape의 유래

    믹스테잎이라는 명칭이 붙은 건 그 시작이 테잎이라는 매체를 통해서였기 때문입니다. 처음 등장한 건 8-트랙 테잎(8-Track Tape)이라는 매체가 등장한 60년대부터였죠. 몇몇 사람들은 특정한 컨셉트나 분위기에 맞는 곡들을 모아서 자신만의 컴필레이션을 만들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테잎은 당시 벼룩시장 같은 곳에서 판매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 카세트 테잎으로 음악을 들었던 세대라면, 친구나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음악을 정성껏 골라서 녹음 테잎에 담아보던 추억이 있을 겁니다. 믹스테잎의 시작이 바로 그러한 방식이었죠. 이후, 8-트랙 테잎이 컴팩트 카세트(필자 주: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카세트 테잎)로, 그리고 MD와 CD를 거쳐 오늘날에는 MP3 방식으로 그 매체가 대체되어 온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인 믹스테잎의 역사를 얘기하려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여기서는 힙합 씬에서 믹스테잎과 관련된 이야기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믹스테잎이라는 형식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시장을 형성한 게 힙합이기도 하니까요.


    8-Track Tape(좌), Compact Cassette(우)

    힙합 믹스테잎을 처음으로 선보인 건 이 씬의 선구자들인 디제이 쿨 허크(DJ Kool Herc)와 아프리카 밤바타(Africa Bambaata) 등이었습니다. 주로 파티를 위한 플레이리스트 개념이었죠. 이후, 론 쥐(Ron G)나 키드 카프리(Kid Capri) 등이 알앤비 보컬과 힙합 비트를 블렌딩(필자 주: ‘Blend’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믹스테잎의 종류 5번에서 설명)하거나 랩퍼들의 프리스타일을 모은 방식의 믹스테잎을 선보여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처음에는 하우스 파티를 위해 시작된 믹스테잎 제작이 오늘날에는 뮤지션의 홍보 툴이자 또 다른 창작물로 진화된 것이고요. 하지만, 아무래도 믹스테잎의 구성상 법적인 논쟁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해당 아티스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무단으로 비트나 랩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2007년에도 디제이 드라마(DJ Drama)와 릴 웨인(lil Wayne)의 소속사 캐쉬머니(Cash Money) 사이에 한차례 공방이 오고 간 바 있습니다. 자, 이와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 좀 더 구체적으로 다뤄보기로 하고요, 이제부터는 아마도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할 믹스테잎의 대표적인 종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 믹스테잎이라고 하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대략적인 그림이 있겠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의외로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거든요.

    Mixtape의 종류

    1) DJ Tape Series

    디제이가 단독으로, 혹은 랩퍼나 크루와 짝을 이루어 특정한 타이틀을 내걸고 시리즈로 발표하는 가장 전형적이고 대표적인 스타일의 믹스테잎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기존 히트곡의 리믹스 버전과 프리스타일, 그리고 미발표곡이나 신곡을 적절히 버무려서 구성하죠. 정식으로 유통됐던 훵크마스터 플렉스(Funkmaster Flex)의 [60 Minutes Of Funk] 시리즈를 비롯하여 디제이 케이 슬레이(DJ Kay Slay)의 [Streetsweepers], 디제이 후 키드(DJ Who Kid)의 [G-Unit Radio], 디제이 드라마(DJ Drama)의 [Gangsta Grillz] 등이 대표적인 시리즈 테잎들입니다. 

    2) MC Tape Series

    앞서 설명한 디제이들의 테잎 시리즈와 맥을 같이 하지만, 그 주체가 랩퍼라는 점이 다릅니다. 주로 기존에 발표된 비트 위에 자신의 벌스를 얹는 방식이죠. 1분에서 2분 사이의 짧은 프리스타일 벌스와 한 곡 분량의 정식 벌스를 적절히 섞는 게 일반적입니다. 카밀리어네어(Chamillionare)의 [Mixtape Messiah] 시리즈, 크루킷 아이(Crooked I)의 [Hip Hop Weekley] 시리즈, 로이스 다 5’9의 [Bar Exam] 시리즈 등은 엄청난 호평을 받았던 테잎들입니다.

    3) Best or Greatest Hits

    말 그대로 한 뮤지션의 히트곡을 모아놓은 믹스테잎입니다. 정식 리믹스 트랙들로 구성하거나 디제이들이 자신이 호스트를 봤던 프리스타일을 모은 경우도 있습니다. 뮤지션의 히트곡을 모아놓은 경우 기본적인 뼈대는 정식으로 발매되는 히트곡 모음집과 별다르지 않지만, 간혹 비-사이드(B-Side) 싱글이나 리믹스,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했던 미발표곡을 수록하기도 한다는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한편, 디제이들이 랩퍼들의 프리스타일만으로 구성한 베스트 형식의 믹스테잎 중에서는 디제이 클루(DJ Clue)의 [The Best Of DJ Clue’s Freestyles]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4) Remix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리믹스만으로 구성한 믹스테잎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리믹스 믹스테잎은 정식으로 발표된 리믹스 트랙들을 모은 것이 아니라 디제이나 아직 알려지지 않은 프로듀서가 주축이 되어 기존 아카펠라에 자신의 비트를 입히는 방식입니다. 그 대상은 특정한 한 명의 뮤지션이 될 수도 있고, 여러 명이 될 수도 있지요. 최근 국내 프로듀서인 마일드 비츠(Mild Beats)가 나스(Nas)와 빅 엘(Big L)의 곡을 리믹스하여 리드머를 통해 공개했던 [Totally Amazing]이 좋은 예가 되겠네요. 한편,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유명세를 얻고 프로듀서로서 이름값을 드높이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나스의 [God’s Son]을 리믹스했던 [God’s Stepson]의 주인공 나인스 원더(9th Wonder), 그리고 제이-지(Jay-Z)의 [Black Album] 아카펠라와 비틀즈의 [The Beatles]를 샘플링한 비트를 절묘하게 결합시켰던 [The Grey Album]의 주인공 댄저 마우스(Danger Mouse)가 그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 외에도 나스의 [Stillmatic]을 리믹스한 [Soulmatic]으로 호평받았던 소울 슈프림(Soul Supreme)과 최근 왕성하게 작업물을 쏟아내고 있는 쿠킹 소울(Cookin’ Soul) 등의 믹스테잎이 있습니다.

    5) Blend

    기존 아카펠라와 다른 뮤지션의 음악을 한데 섞는 작업을 의미하는 이 방식은 크게 보아 리믹스의 범주 안에 포함되지만, 창작 비트로 행하는 리믹스 작업과 구분하기 위해 따로 분류했습니다. 이쪽 방면의 유명 디제이였던 디제이 블라드와 더티 해리(DJ Vlad & Dirty Harry)가 노토리어스 비아이쥐(The Notoripus B.I.G)의 아카펠라를 나스(Nas), 피프티 센트(50 Cent), 닥터 드레(Dr.Dre) 등의 비트 위에 얹힌 [Notorious B.I.G.: Rap Phenomenon]는 가장 대표적인 블렌드 믹스테잎 중 하나입니다. 이후, 제이-지가 지난 2003년 [Black Album]에 수록된 전곡의 아카펠라를 무료로 풀었을 때 수없이 쏟아져 나온 리믹스 앨범들 중에서도 이 블렌딩 방식이 많은 비율을 차지했었죠.

    6) Street Album

    스트리트 앨범은 100% 신곡으로만 채우거나 최소한 수록곡 절반이상을 신곡으로 채운다는 점에서 믹스테잎보다는 정식 앨범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몇몇 곡은 정식 싱글로 발표하기도 합니다. 오늘날 믹스테잎을 통해 스타가 된 대부분 랩퍼들이 보여준 방식이죠. 그리고 스트리트 앨범은 인디 뮤지션이나 대형 레이블과 계약을 맺기 전인 언더 뮤지션들이 자신을 홍보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뮤지션 스스로에게는 그동안 작업했던 곡들을 정리하는 개념도 있고요. 신곡으로 구성되지만, 아무래도 비공식으로 발표하는 앨범이니만큼 전체적인 구성이나 사운드 면에서는 정규 앨범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간혹, 모든 면에서 정규 앨범 못지않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앨범들도 있는데요, 드레이크(Drake)의 [So Far Gone Mixtape]이나 릴 웨인(Lil Wayne)의 [Deadication 2]는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외에도 사이공(Saigon), 패푸즈(Papoose), 닙시 허슬(Nipsey Hussle), 위즈 칼리파(Wiz Khalifa), 빅 션(Big Sean) 등이 스트리트 앨범을 통해 데뷔 전부터 팬층을 끌어 모았죠. 그리고 이런 형태의 믹스테잎은 ‘오피셜(Official)’이라는 이름 아래 정식으로 판매되기도 합니다.    

    7) Unreleased

    명칭 그대로 미발표곡들을 모은 믹스테잎입니다. 특정 뮤지션의 팬들에게는 보석 같은 테잎이죠. 하지만, 그만큼 도의적인 문제에 가장 민감한 종류이기도 합니다. 주로 해당 뮤지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풀리기 때문이에요. 인터넷에서 엄청나게 떠돌아다닌 투팍의 미발표곡 모음집 [Makaveli] 시리즈와 제이 러브(J-Love)가 나스의 미발표곡들을 모아서 공개한 [Nas’s Finest] 시리즈는 이 분야의 가장 유명한 믹스테잎들입니다.

    8) Instrumentals 

    역시 명칭 그대로 인스트루멘탈을 모은 믹스테잎입니다. 미발표 모음집이 팬들에게 보석 같은 존재라면, 이 믹스테잎은 랩퍼 지망생이나 블렌딩을 원하는 리믹서들에게 소중한 존재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닥터 드레의 [2001]은 인스트루멘탈 버전이 정식으로 발매되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이미 믹스테잎 사이트에서 공개되어 많은 이의 환영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한편, 아직 정식으로 데뷔하지 않은 비트메이커들이 자신의 비트를 홍보하고자 발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힙합/알앤비 음악과 관련하여 평소 궁금하거나 모호하게 생각했던 점들이 있다면, 리드머 트위터(@inplanet)로 질문해주세요~ 퀘스쳔러브(?uestionlove)에서 가능한 궁금증을 해결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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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임정식 (2013-01-21 14:06:08, 121.173.199.**)
      2.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1. DJ FUNKBRO (2011-09-01 12:09:42, 58.126.60.***)
      2. 좋은 자료/ 디제이장비마니아 사이트에 퍼갈께요~
      1. beat (2011-04-08 11:39:39, 222.111.173.***)
      2. [The Grey Album]와 [Notorious B.I.G.: Rap Phenomenon]는 너무 들어보구 싶은데..
        이런건 어디에서 구해야 하나요?
      1. djyd (2011-04-05 22:57:27, 118.42.94.***)
      2. 9th wonder가 유명해진 god son 통 리믹스가 기억에 남네요~ 수년새 국내에 난무했던 믹스테잎들은 기억에도 안남네요
      1. Popeye (2011-04-02 01:56:59, 125.25.166.***)
      2. 요즘은 정규앨범보다 믹텦이 더 화려한 경우가 더 많더라구요..!

        글 잘읽었습니다아^^
      1. 차성욱 (2011-04-01 13:16:42, 125.128.69.***)
      2. 음~! 그렇군요
        blend 는 개인적으로 더콰이엇 유투브채널에 올라온것들이 정말 죽여준다고 생각합니다
      1. Soulgang (2011-04-01 12:19:33, 1.104.10.***)
      2. 마일드 비츠의 비트테잎은 발표된 적 없는 창작비트였고 댄저마우스도 비틀즈의 앨범을 통째로 샘플 소스삼아 약간의 변형을 줬던 앨범이에요. 블렌드는 mr과 아카펠라를 재창조없이 싱크를 맞춰서 그대로 섞는 개념이구요 ^^
      1. 차성욱 (2011-04-01 09:36:14, 125.128.69.***)
      2. 댄저 마우스(Danger Mouse)나 마일드비츠의 믹스테잎은 blend 유형 아닌가요?
      1. spacebug (2011-03-31 22:50:45, 121.170.137.**)
      2. 믹스테입도 수준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게 많은거같습니다. 솔직히 진짜 웰메이드 믹스테입들은 웬만한 정규앨범 수준에 버금가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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