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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Diamonds Are Forever! 'RIAA 다이아몬드 인증 힙합 앨범들'
    rhythmer | 2011-05-02 | 1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최근 에미넴(Eminem)의 2000년 작 [Marshall Mathers LP]가 RIAA (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 미국레코드협회)로부터 발매 11년 만에 다이아몬드(Diamond) 인증을 받았다. 다이아몬드 인증은 미국 내에서 (물리적인 음반으로) 천만 장 이상 팔린 레코드임을 보증하는 것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금을 뜻하는 골드(Gold)가 50만 장, 백금을 뜻하는 플래티넘(Platinum)이 100만 장 판매인증 표식인데, 이제는 대중적으로 성공한 아티스트를 대변하는 용어로 쓰인 지 오래다. 물론, 1952년 설립된 미국레코드협회가 단순히 음반판매량을 집계하는 곳은 아니다. 본질적으로 각 물리적 매체의 레코딩 기술 표준 정립에 힘써왔으며, 나아가 수많은 레코드사, 배급사와의 협의를 통한 미국 내 음반 산업 전반의 틀을 마련한 곳이기도 하다. 그 틀 안에서 자연스럽게 창작자, 레코드사, 배급사들은 투명하고 정당한 수익을 보장받는다. 음반판매량의 인증 역시 이러한 활동의 일환이다.

    미국레코드협회를 통하지 않는 독립적인 활동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RIAA는 여전히 90%에 가까운 음원을 관리하는 가장 공신력 있는 협회이다(최근 힙합아티스트들을 포함하여 우리나라의 장르음악인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해주어야 할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투명하지 못한 운영을 성토하는 모습을 생각해보니,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협회가 있는 미국의 음악산업이 부러운 것도 사실이다.). 미국 내에서만 천만 장 이상 판매되어 다이아몬드 인증을 받은 영광의 앨범들은 2011년 4월 현재, 100장이 조금 넘는다. 판매량이 그 음악을 전부 설명할 순 없겠지만, 다이아몬드 클럽에 가입된 앨범이라면, 장르를 떠나 반드시 들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 중 90년대 중반 이후, 미국 메인스트림 음반산업의 가장 큰 축으로 자리매김한 랩/힙합 앨범은 과연 몇 장이나 될까?

    MC Hammer [Please Hammer, Don't Hurt 'Em](1990)

    MC 해머는 이제 팝-랩(Pop-Rap)의 상징이자, 몰락한 대형가수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의 대표작인 [Please Hammer, Don't Hurt 'Em]은 무려 21주간(!) 차트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히트 싱글 "U Can't Touch This"는 아직도 폭넓게 사랑받으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꾸준하게 플레이 되는 곡이다. 쉽게 눈치챌 수 있는 명곡들을 샘플로 차용한 얄팍한 프로덕션과 MC 해머의 단순한 랩, 다소 유치하면서 계몽적인 내용은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랩/힙합 장르에 관심 없던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들이 되었다. 1990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힙합의 정수를 담지 못한 앨범의 폭발적인 인기에 장르음악인들에게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MC해머가 만들어 놓은 현상을 정치적, 인종적 문제로 해석하는 일도 빈번했다. 물론, 엄청난 판매량이 있었기에 벌어진 일들이며, [Please Hammer, Don't Hurt 'Em]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장 많이 팔린 (일종의) 컬트 앨범이 되어가고 있다.



     The Notorious B.I.G. [Life After Death](1997)

    노토리어스 비아이쥐는 1997년 3월 9일, 의문의 총격을 당하고 사망했으며, 생전에 작업을 마친 스튜디오앨범 [Life After Death]는 1997년 3월 25일 발매되었다. ‘죽음 이후의 삶’이라는 앨범 타이틀은 만감을 교차하게 만드는데, 그의 첫 앨범이 [Ready to Die]였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배드 보이(Bad Boy) 레코드 특유의 세련된 커머셜트랙들과 하드코어 트랙들이 뒤섞인 앨범은 노토리어스 비아이쥐의 죽음으로 더욱 큰 주목을 받음과 동시에 역사상 가장 뛰어난 힙합앨범 중 하나라는 평단의 전폭적인 지지까지 얻으며, 3년 만에 다이아몬드 인증을 받는 초대형의 상업적 성공을 이루었다. 단, RIAA는 한 장의 마감된 디스크나 테이프가 ‘하나의 앨범’이라는 기준을 확실히 하고 있어 두 장으로 구성된 [Life After Death]의 실제 단위 판매량은 500만 장이 넘는 수준이다. 



     Outkast [Speakerboxxx/The Love Below](2003)

    가장 예술적인 힙합 듀오로 인정받고 있는 아웃캐스트의 빅 보이(Big Boi)와 안드레3000(Andre 3000)은 각자의 솔로 앨범을 묶은 파격적인 형식의 그룹 앨범을 2003년에 발표했다. 빅 보이의 [Speakerboxxx]는 큰 시각에서 힙합장르 앨범이었으며, 안드레3000의 [The Love Below]는 훵크, 소울, 재즈, 힙합 등의 장르가 엉켜 있는 실험적인 앨범이었다. 평단과 대중 모두 세련되며 창의적인 [The Love Below]에 조금 더 지지를 보내긴 했지만, [Speakerboxxx]도 빅 보이의 진면목을 보여 준 걸작임은 분명했다. 9주간 차트 정상을 지킨 "Hey Ya"의 엄청난 히트 이후, 두 앨범이 주거니 받거니 "The Way you move", "Roses"와 같은 히트 싱글들을 내놓으며 앨범의 성공을 도왔다. 힙합계의 비틀스(Beatles)라 불릴 만큼 흠잡기 어려운 걸작앨범들을 내놓았던 아웃캐스트였기에 히트 싱글에 끌린 대중은 앨범까지 흔쾌히 구매하며 그들의 격이 다른 음악을 즐겼다. RIAA의 집계방식 때문에 힙합앨범으로 볼 수 있는 [Speakerboxxx]는 550만 장 정도 판매된 셈이지만, 물론, 두 장이 하나의 작품이기에 다이아몬드 인증을 받았다.





    Eminem [Marshall Mathers LP](2000)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Marshall Mathers LP]를 발표한 2000년의 에미넴은 분명히 하나의 거대한 현상이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와 백스트리트 보이스(Backstreet Boys), 엔싱크(N Sync)의 댄스 팝 폭격에 쓰러져가던 절반의 대중의 구세주는 다름아닌 에미넴이었다(브리트니 스피어스, 백스트리트 보이스, 엔싱크 모두 다이아몬드 앨범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두 장씩이나!!). 컨셉트와 현실이 뒤섞인 듯한 에미넴은 힙합 고유의 멋을 닥터드레(Dr.Dre)의 프로덕션 위에서 지켜내면서 가식적인 대중문화의 코드들을 완벽하게 뒤엎는 쾌감을 선사했다. 첫 주에 무려 176만 장을 팔아 치운 파괴력은 이런 시대적인 요구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The Real Slim Shady", "The Way I Am", "Stan" 등의 히트곡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프로듀서였던 닥터드레가 자신의 최고작으로 꼽는 앨범이기도 하다.




    Eminem [The Eminem Show](2002)

    [Marshall Mathers LP]의 엄청난 성공 이후, 에미넴은 더는 [Slim Shady LP], [Marshall Mathers LP] 안의 에미넴이 아니었으며, 동시에 무엇을 해도 한 번은 성공할 수 있는 명성을 지니게 되었다. 큰 성공만큼 쉽게 몰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에미넴은 앨범의 음악을 직접 책임졌으며, 좀 더 무게감을 더 한 내용의 랩으로 대중에게 신뢰를 주었다. 여전히 못 말리는 캐릭터이지만, 큰 성공을 겪으며 많은 부분 진지해진 에미넴의 참모습을 발견한 대중은 또 다른 슈퍼스타의 탄생을 지켜보는 쾌감을 느꼈다. 전작만큼 극적이지는 않았지만, 앨범의 높은 완성도와 꾸준한 히트 싱글은 [The Eminem Show]를 [Marshall Mathers LP]보다 먼저 에미넴의 첫 다이아몬드 앨범으로 만들었다.


     다이아몬드 랩/힙합 앨범은 2011년 4월 현재까지 이렇게 5장이다. 두 장으로 구성된 [Life After Death], [Speakerboxxx/The Love Below]를 제외하면, 2000년대 초반 에미넴이 얼마나 대단한 현상이자 아이콘이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현재 900만 장 이상 판매되어 다이아몬드 인증을 향해 더디게 전진하고 있는 앨범들이 팝-랩 성격이 강했던 넬리(Nelly)의 [Country Grammer](2000), 윌스미스(Will Smith)의 [Big Willie Style](1997)임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투팍의 [All Eyes On Me/1996]역시 900만 장 이상 판매되었지만, 2장으로 구성된 앨범이다.). 디지털 음원은 별개로 판매량을 인증하고 있으며, 물리적 음반판매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 때문에 아마도 다이아몬드 앨범들은 그 실질적 의미보다도 지나간 시대의 상징처럼 남을 것이다. 아무렴 어떠하리.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좋은 음악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더 많이 들려지고 있지 않은가.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남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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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랩퍼엔 (2011-05-10 23:12:07, 112.153.162.**)
      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에미넴은 정말 planet hiphop superstar
      1. yseman (2011-05-08 01:58:20, 110.35.138.**)
      2. 흠 이건 진짜 에미넴 위엄이네요. 다이아몬드 앨범을 두번 연속으로 -_-
      1. djyd (2011-05-05 15:56:20, 118.42.85.***)
      2. 투팍 올아존미 1000만장 못넘겼나요?? 최초 더블 앨범 베짱ㄷㄷㄷ
      1. CloudPark (2011-05-05 01:25:46, 180.67.43.***)
      2. 며칠전에 제가 트윗했던 내용은 에미넴쇼를 놓치고 있었네요ㅋ
        깔끔하게 정리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1. 애사내 (2011-05-04 23:52:55, 222.103.52.***)
      2. 에미넴하니까 갑자기 생각나네요. [Recovery]가 미국내 판매량만 400만장, 전세계적으로 약 8000만장 가까이 팔렸다는.. ㅇㅇ;; ㅎㄷㄷ....

        크아... 에미넴...
      1. unknownn (2011-05-03 16:07:44, 112.154.228.**)
      2. 알앤비 쪽도 정리하면 재밌겠네요. 어셔와 누가 더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넬리가 최근에 급하락하지만 않았어도...
      1. rudeguy (2011-05-02 19:44:27, 165.132.162.***)
      2. 더블 앨범이라서 실제 판매고는 500만장인 비기와 아웃캐스트의 앨범을 제외하면 랩/힙합 앨범 중에서 실제로 단일 작품이 1000만장을 넘긴 작품은 엠씨 해머 1집과 에미넴 2,3집 뿐이군요. 엠씨 해머야 사실 랩/힙합 앨범이라고 치기에 좀 애매한 음반인 것을 생각해 보면 랩/힙합 앨범 중에 정말로 1000만장을 넘긴 앨범은 에미넴 2,3집이 유일하다는 얘기...정말 그야말로 에미넴의 위엄이네요. 랩/힙합 뮤지션 중 유일하게 1000만장 이상 판매 기록을 가진 뮤지션에 그것도 무려 두 장의 앨범을 랩/힙합 뮤지션 중에서는 유일하게 1000만장 이상 판매...ㅎㄷㄷㄷ
      1. Popeye (2011-05-02 19:08:49, 168.120.97.**)
      2. 크하...부럽네요ㅎ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1. killakim (2011-05-02 02:09:22, 219.252.184.**)
      2. 잘읽엇습니당^^
      1. 현승인 (2011-05-02 01:33:05, 122.46.219.**)
      2. 앨범 자켓만 봐도 음악이 들리는 듯 합니다.
      1. 최민성 (2011-05-02 01:30:28, 59.15.20.***)
      2. 아웃캐스트같은 주류가수의 참신하다못해 충격적인 시도와
        그거를 즐길줄아는 대중이라....
        너무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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