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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메인 보컬리스트들의 명품 코러스 10선
    rhythmer | 2011-05-03 | 1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가요계는 갈수록 특정인들의 스탯이 분할되어가고 있다. 마치 홈런왕 이대호와 도루왕 이대형이 특정분야에서 큰 활약을 하는 것처럼 메인 보컬과 코러스 전문 보컬의 분할이 그러하다. 한때 '빈칸채우기'라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이름의 코러스 팀도 있지 않았나. 하지만, 간혹 메인 보컬로 알려진 이가 코러스로 참여하여 주객을 전도시켜버리며 원곡의 매력지분을 상당수 차지하는 곡들이 생기고는 한다. 메인 보컬과 코러스는 그 색 자체가 달라 둘 다 잘 소화해내는 보컬이 많지 않다.

    최근 한 달 만에 재개한 '나는 가수다'에서 유독 필자의 눈길을 끈 이들은 바로 임재범과 박정현이었다. 필자는 이 두 보컬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하는 모습을 보며 묘한 감정이 생겨났다. 이 프로에 임재범의 섭외가 거론되었을 때 많은 대중은 임재범과 박정현이 함께 부른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기도 하였지만, 이 둘의 인연은 그보다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재범과 박정현의 인연을 시작으로 메인 보컬들이 코러스에서 빛을 발했던 트랙들을 찾아보도록 하자. 물론, 흑인음악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 곡 위주다. (순서는 무순위)

     

    1. 임재범 - 고해 / 코러스 - 박정현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곡이다. 임재범은 그의 솔로 2집 (비상, 그대는 어디에, 아름다운 오해, 사랑보다 깊은 상처 등 수록)에서 매우 소울풀한 창법을 구사하며 명품 발라드 음반을 탄생시켰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방송활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안타까운 행보를 걸었다. 그리고 훗날 남성의 노래방 선호 1위, 여성들이 듣기 싫어하는 노래방 곡 1위의 “고해”가 실린 3집을 발매하였지만, 이 앨범 역시 고해를 포함한 몇 곡을 제외하곤 모조리 영어 가사의 곡을 수록하여 ‘대중성 빵점짜리’ 앨범이 되었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는 데뷔 앨범을 발표하기 전 박정현의 목소리가 실렸는데, “고해”에서의 코러스가 바로 그녀의 목소리다. 이 곡에서 박정현은 성가대 10명에 맞먹을 정도로 일당백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보여주며 임재범의 메인 보컬을 살려주었고, 그 결과 곡이 가지는 매력지분 상당수를 차지하였다. 훗날 이 인연은 발전하여 박정현은 그녀의 데뷔 앨범에 임재범 2집에 실린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리메이크하였고, 원곡자인 임재범을 소환하여 명품 듀엣을 선보였다. 코러스로 시작된 알앤비 여신 박정현의 첫 행보에는 '나가수 1위 가수' 임재범이 있었다. 임재범의 “고해”를 흑인음악이라 칭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임재범의 보컬은 소울 그 자체다.

    2. 거미 - 손틈새로 / 코러스 - 린

    솔로 3집까지 성공적인 가수 활동을 펼친 거미는 포플레이(Fourplay)의 베이시스트 나단 이스트(Nathan East)에게 편곡과 세션을 맡기며, 그녀의 솔로 앨범 트랙들을 자체 리메이크하여 사운드 만점의 언플러그드 음반을 제작하였다. 특히, 이 앨범에 실린 “손틈새로”는 3집에 실렸던 원곡을 능가하는 매력적인 트랙인데, 이 중심에는 그녀의 절친 린이 있다. 린은 CB매쓰 피처링을 비롯하여 이세진이라는 본명으로는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린' 이라는 이름으로 개명 후에는 독특한 음색이 빛을 발하며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메인 보컬 거미를 넘어서는 린의 코러스는 이 곡을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으며, 디테일이 뛰어난 가사의 “손틈새로”는 필자에게 있어 거미의 베스트 트랙이 되었다. 목소리에 특색 없는 보컬들은 린을 코러스로 세우지 말길 바란다. 린의 독특한 음색으로 인해 주객이 전도될 것이다.

    3. 서태지와 아이들 -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 코러스 - 장혜진

    많은 매체에서 서태지와 이지아를 거론하지만, 나는 이지아대신 장혜진을 거론하겠다. 메인 보컬로 장혜진은 검증이 끝난 가수다. 그저 최근 들어 신곡보다는 리메이크 위주의 활동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녀는 많지 않은 곡에 코러스를 담당해주었는데, 그중에는 국내 가요계에 큰 획을 그은 서태지와 아이틀의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가 포함되어 있다. 폭발하는 색소폰과 멜로디컬한 서태지의 랩도 매력적이지만, 차도녀 스타일의 코러스를 선보인 장혜진은 이 곡을 더욱더 매력적으로 들리게 만들어 주었다. 훗날 장혜진은 패닉의 데뷔 앨범에 “아무도”에서도 훌륭한 코러스를 선보였다. "나 코러스도 잘해 이놈들아!"라고 외치는 것 같은 그녀는 분명히 훌륭한 가수다.

    4. 박진영 - 그녀는 예뻤다 / 코러스 - 조규찬

    조규찬은 코러스 잘하기로 정평이 난 가수다. 특히, 그가 코러스로 빛을 발했던 곡은 이문세와 이적이 함께했던 “조조할인”과 박진영의 이 곡을 꼽을 수 있겠다. 박진영이 “청혼가”로 소포모어 징크스에 허덕일 때 새로이 일어설 수 있게 만들어준 그의 3집 타이틀곡 “그녀는 예뻤다”의 매력지분 중 상당수는 조규찬에게 있다. 조규찬이 아닌 그 누가 이런 멋진 코러스를 해줄 수 있었을까? 대체자를 떠올려 보려 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5. 박진영 - 마지막 밤 / 코러스 - 김조한

    김조한이 누군가?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당시 생소한 장르였던 힙합과 알앤비 곡 “이밤의 끝을 잡고”와 “나만의 친구” 등 두 곡을 동시에 강타시킨 그룹 솔리드의 메인 보컬이며, 브라이언 맥나잇(Brian Mcknight)과 수요예술무대에서 듀엣까지 했던, 국내 알앤비 보컬중에서도 내로라 하는 인물 아닌가. 박진영은 그의 베스트 트랙과 신보트랙을 합친 더블앨범을 발표하였고 신보로 이루어진 첫 번째 CD의 “마지막 밤”에서 김조한에게 코러스를 넘겨 주었다. 김조한의 음성이 들리는 순간 이 곡의 주인공이 박진영인지 김조한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6. DJ DOC - 기다리고 있어 / 코러스 - 나얼

    나얼은 브라운 아이드 소울 이전에도, 브라운 아이즈 이전에도 존재했다. 나얼이 데뷔 당시 적을 두던 그룹 앤썸(Anthem)이 큰 히트를 하지 못했음에도 그의 보컬만큼은 항상 빛이 났다. DOC의 이 곡은 그들의 5집에 실렸지만, 안타깝게도 주객전도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곡이다. 코러스를 맡은 나얼은 DOC 팀 내 보컬 김창열의 마이크를 뺏어버릴 기세로 노래하며 매력을 선보였다. 나얼의 코러스가 없었다면, 이 곡은 그저 평범한 곡이 되지 않았을까? 김창열이 못한 게 아니다. 나얼이 매우 잘했다.


    7. 2ne1 - 아파 / 코러스 - 선우정아

    작년 투애니원은 트리플 타이틀로 차트를 석권했다. 그리고 네 번째로 이 곡을 밀었지만, 이전 타이틀 세곡에 비해서는 빛을 보지 못했는데, 그래도 우리는 괴물 같은 뮤지션을 만날 수 있었다. 재즈, 소울 보컬리스트 선우정아가 그 주인공이다. 이 곡은 CL의 앙칼진 보컬과 산다라 박의 청초한 보컬, 공민지의 무미건조한 보컬, 박봄의 폭발적인 가창과 함께 전체적으로 깔리는 코러스가 무척이나 매력적인데, 그 주인공이 바로 이.낙(E.Knock)과 함께 이 곡을 공동 작곡한 선우정아의 목소리이다. 그녀는 이전에 솔로 1집을 발표한 적 있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이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녀의 2집을 기대한다.

    8. 정인 - 장마 / 코러스 - 영준

    유일하게 올해 나온 곡이다. 정인이 메인 보컬로 청자들의 감성을 녹여내고 있을 때 브아솔의 보컬 영준은 그야말로 갑툭튀하여 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브아솔은 이미 하모니에 있어서 국내 최정상의 그룹이다. 정인의 보컬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트랙이지만, 영준이 코러스로 참여하며 매력이 배가 된 트랙이다. 올 장마철 내내 라디오에서 리퀘스트되지 않을까? 


    9. 리쌍 - Fly High / 코러스 - 하림

    듀오 리쌍의 두 번째 앨범 타이틀곡 “Fly High”에서는 피처링 보컬 정인도 좋았지만, 뒤에서 코러스를 쏴준 하림의 역할도 컸다. 이정도 코러스의 매력이라면, 하림은 메인 보컬이 아닌 코러스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필자는 그의 3집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 크지만, 음악왕 윤종신이 언제 하림의 앨범을 내줄지는 미지수다.




    10. 휘성 - Choco Luv / 코러스 - 이효리

    휘성의 “별이 지다”에서 이효리는 변심한 여자친구 역할을 해주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인터루드와 이 곡 “Choco Luv”에서는 사랑스러운 여자친구 역할을 해주었다. 슬로우잼 장르의 이 곡에서 휘성은 신음소리를 연상케 하는 보컬로 무척이나 달짝지근하게 트랙을 가꾸었고, 이효리는 섹시한 코러스로 응답해주었다. 이처럼 섹시한 코러스가 가능한 보컬이 얼마나 있을까...? 몇 명 생각이 나긴 하지만, 그래도 이효리는 얼굴까지 연상되니 효과는 기대 이상!


    이상이 필자가 생각한 메인 보컬로 이름이 알려진 보컬의 명품 코러스 트랙들이다. 하지만, 최근 언더그라운드 가수들 위주로 메인과 코러스 모두 도맡아 자신의 목소리로 채우며 노래하는 보컬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울맨 강태우가 그러하고, 보니가 그러하고, 콴이 모두 이러한 훌륭한 가수의 길을 걷고 있다. 보컬 독고다이인 이들에게는 갈채를! 그리고 무수히 많은 음반과 공연에서 메인 보컬을 뒷받침하며 묵묵히 노래하는 세상 모든 코러스 보컬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이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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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uronymous (2011-05-10 00:59:04, 183.102.139.***)
      2. 경화님.

        저 내일(10일) 문제의 글 지우고 여기도 등지려 합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도망가는 거 맞는 것 같습니다.

        제 홈페이지 방명록은 다시 열어 놓을 테니 가끔 들러 주세요.

        사람이 싫은 건 아닌데

        많은 사람은 싫습니다. 그것도 한쪽만 바라보는 사람들은 더더욱.

        힙합은 폭력적인 잡종 문화라고 했었나요?

        음악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힙합 문화가, 아니 집단의 논리 자체가 폭력적인 거겠지요.

        그냥 다 지겨워졌습니다.

        쓸데없이 감정 소모하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살고 싶어요.





        어쨌든 이만 갑니다.

        안녕히 계셔요~
      1. crave4you (2011-05-08 22:45:28, 115.136.197.***)
      2. 유로님 ㅎㅎ 죄송하다니요; 네 나중에 꼭 뵙죠 ^^;
      1. euronymous (2011-05-08 21:42:06, 183.102.139.***)
      2. 경화님 뒤늦게나마... 죄송해요. 제가 요새 좀 거지같이 살아서...

        나중에,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만, 나중에, 술이나 한 잔 했으면 좋겠네요.
      1. U.K. (2011-05-06 02:26:22, 211.108.126.***)
      2. 개인적으로 이 중에 있는 앨범은 두장밖에 없지만 그중에서도 9번. 하림의 목소리는 정말.. 저 노래 들을때마다 하림 코러스 대박! 하고 있답니다.
      1. djyd (2011-05-05 14:44:41, 118.42.85.***)
      2. 장혜진 아름다운날들 이후로는 정말 대실망입니다
        어울리지도 않는 알앤비,지극히 상업적 단발성 싱글들..기다리고 있어에서 나얼 정말 매력적이죠,,메인보컬 압도하는 코러스..거미 언플러그드 앨범은 갖고 있으면서 린이 코러스 한걸 몰랐다니ㅜㅜ 다시 들어봐야겠네요 언제나 재밌는 경화님글 잘 읽고 갑니다
      1. 손명환 (2011-05-05 06:16:12, 115.93.33.***)
      2. 필순누나곡들이하나도없어서 아쉽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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