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토픽] 음악 속 거리와 길이
- rhythmer | 2011-06-24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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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1년 365일의 반환점을 도는 달이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이 3일만에 무산된 경우도 있을 테고 아직까지도 잘 지켜나가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일이 버퍼링처럼 버벅거릴지라도 계획했던 일들의 완료 지점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생각에 준비했다. 거리와 길이에 관한 곡들 기획이다. 물론, 흑인음악 범위에서 말이다.세상에서 가장 긴 거리는 어디와 어디 사이일까? 남녀간의 거리, 심장과 입의 거리 같은 형이하학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거리에서부터 서울과 부산 같이 정확한 거리도 있을 테다. 주로 센티미터와 미터, 킬로미터를 단위로 쓰는 국내와는 달리 마일로 거리를 재는 국외 곡들 위주로 살펴 보도록 하자.
1. Van Morrison – Crazy Love / a Thousand miles
도어즈(Doors)의 짐 모리슨(Jim Morrison)과 성은 같지만,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인기는 많이 없는 블루 아이드 소울의 밴 모리슨이다. .
I Can Hear Her Heart Beat For a Thousand Miles.
곡의 첫 가사부터 그는 기인임을 노래 하고 있다. 무려 천마일 떨어진 곳에서 그녀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이 곡은 밴 모리슨의 [Moondance] 앨범에 수록되었는데, 훗날 브라이언 맥나잇(Brain Mcknight),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 마이클 부블레(Michael Buble) 같은 노래 좀 한다는 수많은 보컬이 리메이크한 클래식 커버송이다. 국내에서는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나님] OST에서 커버되기도 했던 이 곡의 백미는 소울풀한 여성 코러스라 하겠는데 백그라운드 보컬로는 휘트니 휴스턴
(Whitney Houston)의 어머니인 씨씨 휴스턴(Cissy Houston)이 참여하기도 했다. 1000마일이 1600Km 정도 되니 밴 모리슨은 2PM 옥택연 군의 야성적인 하트비트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2. Otis Redding – Sitting On The Dock Of The Bay / Two Thousand Miles
1941년에 태어나 비행기 추락사고로 1967년 생을 달리한 오티스 레딩이 살아 있었더라면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은 ‘소울의 대부’ 자리를 견제 받았을 것이다. 바닷가가 그리울 때마다 듣게 되는 오티스 레딩의 “Sitting On The Dock Of The Bay(부둣가에 앉아)”에서도 긴 거리가 나온다.
I left my home in Georgia Headed for the 'Frisco bay / (중략)
t's two thousand miles I roamed
조지아에서 샌프란시스코 해안까지 2천 마일을 돌아 다닌 이 짧은 트랙에서 백미는 트랙 끝자락에 나오는 휘파람 소리라 할 수 있겠다. 바닷가가 그리운 여름철 자주 들을만한 명곡이다.
3. Black Rob – Whoa! / Hundred miles
Hundred Miles An Hour, Switchin Lanes Like WHOA!래퍼들은 때때로 자신의 차로 몇 마일을 달렸는지 얘기하기도 한다. 블랙 롭은 열심히 차선을 바꿔가며 한 시간에 100마일을 달렸다. D.I.T.C의 벅와일드(Buckwild)가 프로듀싱한 이 트랙은 당시 배드보이 소속 래퍼였던 블랙 롭에게 큰 성공을 안겨 주었다. 가사 안에서는 포르쉐를 몰았다고 나오는데 아무리 포르쉐라지만, 한 시간에 160km를 달렸으니 과속이 분명하다! 10년 전 국내 클럽에서도 자주 나오던 신나는 트랙 Whoa!
4. Eric Clapton – River of Tears / 3miles , 2miles, 4miles, Half miles
It′s Three Miles To The River
That Would Carry Me Away,
And Two Miles To The Dusty Street
That I Saw You On TodayIt′s Four Mles To My Lonely Room
Where I Will Hide My Face
And About Half a Mile To The Downtown Bar
That I Ran From In Disgrace
길이 상으로만 본다면 이 곡에서 나오는 거리는 위의 곡들에 비해 가장 짧지만, 슬픔에 가장 가까운 장소들이다. 슬로우 핸드 에릭 클랩튼의 영롱한 기타와 보컬 모두 빛을 발하는 이 곡은 1989년 [Pilgrim]에 수록되었지만, 2002년도 발매된 라이브 앨범 [One More Car,One More Rider]에 수록된 버전 역시 훌륭하니 블루스 팬이라면 꼭 들어보도록 하자. 필자의 학창시절 한때나마 음악 좀 듣는 친구 놈들과 에릭 클랩튼의 외모가 개그맨 전유성을 닮았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그의 음악까지 평가절하하곤 했었는데, 늦은 감이 있지만, 에릭 옹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 물론, 외모는 여전히 전유성 씨를 닮은 듯 하지만….
5. Rihanna – California King Bed / Ten Thousand Miles
제목에서 비틀즈(Beatles)의 노르웨이산 목재(Norwegian Wood)가 연상되는 곡이다. 앨범 [Loud]에 수록되었으며, 싱글 컷된 이 파워 발라드에서 리안나는 같은 침대에 누워있지만, 10,000마일 정도 떨어진듯한 마음의 거리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In This California King Bed We’re Ten Thousand Miles Apart
맑은 피아노와 알렉스 델리캐타(Alex Delicata)의 기타 솔로가 인상적이다. 담담한 어조로 시작하여 후렴구에선 크게 외치는 리안나의 보컬이 처절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 곡의 상대는 누굴까.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맷 캠프(Matthew Ryan Kemp)? 캘리포니아 LA 다저스(LA Dodgers) 소속의 맷 캠프가 더 어울릴 거 같긴 하다. 부디 리안나는 과거의 아픈 상처를 뒤로하고 앞으로는 예쁜 사랑을 하길…. 침대는 과학이라지만, 이 곡은 애절한 사랑에 관한 노래다.
6. Ol’Dirty Bastard – All In Together Now / Two Thousand Two Hundred Miles
My Father Allah walk with Gods
Just like the dollar bill walk with God We Trust
And I walk this dog, two-thousand two-hundred miles for you
ODB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미친 척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미친 사람이 미친 목소리로 단어를 툭툭 내던진다는 것인데 이 곡 초반에 ‘유남생’을 몇 번 던지고 못 알아들으면 ‘머더뻐커’를 던진다. 당황스럽다.
머더뻐커가 되지 않기 위해선 영어를 몰라도 그가 내뱉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야 마땅하겠으나 가사를 보면 좀 성의 없어 보인다 싶을 정도로 단어를 막 던지는 스타일이라 굳이 해석하기보다는 그냥 광인의 미친 랩 정도로 받아 들이도록 하자. 초반에 자신을 달마시안이라고 소개하지만, 2200마일이라니….
Turn me up! Motherfuckers gettin hot in here
Niggaz all gettin hot in here
Everybody gettin hot in here
Whitey's gettin hot in here
Blackie's gettin hot in here
Somebody gettin hot in here
Everybody gettin hot in here
Red people gettin hot in here
Yellow people gettin hot in here
Blue people gettin hot in here
Aliens gettin hot in here
이 곡 중간에 나오는 가사인데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불러 모으다가 갑자기 에일리언을 소환해내는 ODB, 좀 멋있다. RIP.
7. Canibus – Second Round K.O / 20 miles
trained to run 20 miles in soft sand
너무 유명한 곡이라 별다른 부가 설명이 필요 없지 않을까? 캐니버스는 부드러운 모래에서 20마일 뜀박질 훈련하는 권투선수가 되어 엘엘 쿨 제이(LL Cool J)에게 수많은 잽과 스트레이트, 훅, 어퍼컷의 라임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가사 속 레프리가 언급하는 ‘lyrical weight champion’ 캐니버스의 커리어는 순탄하지 않았으니 얼마 전에 예동현 필자가 올렸던 힙합 역사상 가장 거대한 몰락 속 캐니버스를 참고 하도록 하자. http://board.rhythmer.net/src/magazine/feature/view.php?n=5745
8. WuTang Clan – Triumph / 9300 million miles
Ninety-three million miles away from came one
ninety-three million miles from the first
Rough turbulence, the waveburst, split the megahertz
이 글에서 가장 긴 길이의 주인공은 우탱클랜의 마스터 킬라(masta killa)와 고스트페이스 킬라(Ghostface Killah)에게 돌아갔다. 아라비아 숫자로 적기 어려울 정도로 긴 9300 million miles를 킬로미터로 환산한다면 약 1억5천만 킬로미터이며 이 길이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이다. 한마디로 트라이엄프를 함께한 우탱 맴버들이 지구와 태양 사이의 대표라는 얘기인데 이 이야기가 자화자찬이 아니었음은 모든 힙합 팬이 알고 있을 것이다.
9. Norah Jones - The Prettiest Thing / million miles
The prettiest thing I ever did see
Was lightening from the top of a cloud
Moving through the dark a million miles an hour
리안나는 10,000마일을 노래했지만, 그녀보다 훨씬 오랜 선배인 노라 존스는 1,000,000마일을 노래하고 있다. 하지만 우탱클랜의 트라이엄프를 접하는 순간 모든 길이가 짧아 보인다. 사실 본 곡의 가사에서는 길이가 아닌 속도로 표현 되었다. 시속 백만 마일의 번개 같은 여자 마음이랄까.
10. N.W.A – 100miles and Runnin’
그래선 안되겠지만 당신이 혹시 경찰에 쫓기고 있는 신세라면, 이 곡을 귀에 꼽고 달려라. 우사인 볼트처럼 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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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nymous (2011-06-25 11:14:17, 183.102.139.**)
- 저는 제목 보구서 가장 먼저 떠올린 곡이
The Proclaimers - I'm Gonna Be (500 Miles) 네요. 90년대 중반에 잠깐 인기 있었던...^^;
제가 좋아하는 곡 중엔 In The Woods의 299,796 km/s라는 곡도 있는데 이건 속력이군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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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직쿤 (2011-06-25 05:02:03, 220.122.244.**)
- Vanessa carlton의 A Thousand Miles
처럼 거리와 길이가 제목인 곡도 있죠.
다른 곡들은 몰라도 NWA는 꼭 듣겠습니다. ㅋㅋㅋㅋㅋ
쌍팔년도 앨범에 뻑 더 폴리스 참 좋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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