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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팔로알토의 Travelin' Man EP.1 - People & Places
    rhythmer | 2011-07-08 | 2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Travelin Man'은 한국힙합 씬의 베테랑 뮤지션 팔로알토가 그동안 국내와 국외를 오가며 경험한 일상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가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음악 여정을 담아 리드머에 연재하는 특집 기획기사입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끝나고 난 후, 나는 아버지의 업무상 가족들과 함께 뉴욕으로 넘어갔다. 당시 난 중•고등학교의 제한된 생활에서 갓 벗어나 드디어 성인으로서, 대학생으로서 자유를 만끽하게 되는 시기였기에 정든 친구들과 이별하는 게 많이 아쉬웠다. 게다가 자의가 아닌 타의로 국외로 나가야 했으니 아무리 가는 곳이 뉴욕이라 하였을지라도 마냥 설레고 즐겁지만은 않았다.

    어찌됐건 뉴욕에 있던 1년이 내게 도움이 많이 된 건 사실이다. 어린 나이에 넓은 세상을 접하며 식견도 넓어지고, 뉴욕은 아무래도 세계의 중심지이니만큼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뉴욕에 있을 땐 딱히 자주 만나는 친구도 없었기에 주로 여가시간에는 곡을 만들거나 랩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당시는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에게 보급되기 시작한 초창기였는데, 그땐 사진 찍는걸 되게 좋아해서 여기저기 다니며 뉴욕의 풍경 사진도 꽤 찍곤 했다(그래서 발자국 EP앨범 커버의 풍경이 뉴욕이다).


    *[발자국 EP]의 원본 사진들

    서울에서 뉴욕으로 넘어오기 전 음악으로 인연이 닿은 엘큐(Elcue), R-est, 더콰이엇(The Quiett), 브릭스(Briks/당시 Joo Hyung), 델리캣(Delicat/당시 9815), 크리티컬 피(Critickal P) 등과 MSN 메신저를 통해 서로 만든 비트나 녹음한 랩을 들려주며 꾸준히 교류했고,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의 소식도 접하며 그들이 공연할 수 있는 무대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것을 부러워하곤 했다.

    그런데 2002년 당시의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은 그 형체가 흐려지는 시기였다. 클럽 마스터 플랜(Club Master Plan)이 문을 닫으면서 사람들이 꾸준히 찾고 공연을 볼 수 있던 장소가 사라졌고, MC들 입장에서도 당시 가장 서고 싶던 무대가 사라지는 바람에 언더그라운드 힙합아티스트를 꿈꾸던 이들에게 동기부여의 대상이 사라진 셈이었다.

    나는 고1때부터 신촌이나 홍대의 클럽을 대관하여 친구들과 공연도 해보고, 당시 우연한 기회로 회원 약5000명 정도 규모의 다음넷 힙합동호회의 운영자가 되어 정기적으로 공연을 기획하기도 했다. 당시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 중인 힙합 뮤지션들을 섭외함과 동시에 나 역시 직접 무대에 오르곤 했다(당시 도와주었던 분들이 45rpm, K-Ryders, MC K 등이었고 나와 함께 공연하던 친구는 e.knock이었다). 그때 우리의 공연을 본 형들로부터 격려와 함께 클럽MP의 오디션을 봐보라는 제의까지 받았던 터라 한창 클럽 마스터 플랜 무대에 서는 것이 목표 중 하나였는데, 그런 곳이 문을 닫으니 기운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뉴욕에서의 한 때

    어쨌든 그 이후 압구정에 크레이지(Krazie)라는 공연장이 생겼고 메타형이 그곳을 공동관리하면서 새로운 젊은 피들이 많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프리스타일 배틀도 열리곤 했는데(키비가 당시 되게 핫한 배틀 엠씨였는데 거기서 우승했던 걸로 알고 있다) 그곳에서 소울 컴퍼니(Soul Company)의 전신인 앤썸 피플(The Anthem People)이 공연하기도 했고 당시 무대에 오르는 것을 열망했던 나로서는 그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그래서 뉴욕으로 떠나기 전 그곳 무대에 서기 위해 곡들을 만들고, 오디션을 한창 준비 중이었으나 갑작스런 뉴욕 행으로 무산됐었다.

    뉴욕에서 생활한지 1년이 다 되어갈 무렵 난 한국에서 조금씩 활동해나가기 시작하는 친구들이 부러웠고, 나도 어서 한국에 가서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갔다. 그래서 원래는 3년 동안 뉴욕에 있어야 했지만, 결국, 혼자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 시기가 마침 음악적 교류가 많았던 사람들끼리 모여서 컴필레이션 앨범을 제작하자는 얘기가 한창 돌고 있을 때였다. 그리고 그때 기획한 앨범이 바로 [People & Places]라는 앨범인데, 당시 우리는 꽤 자신감에 차 있었고, 기존 힙합아티스트들을 제외한 신인들끼리 힘을 모아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보자는 열정으로 가득했었다.


    *팔로알토의 20살 적 공연 모습들

    서울에 와서 난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컴필레이션에 수록될 곡들을 작업함과 동시에 뉴욕에서 작업한 것들을 토대로 솔로앨범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한국에 오자마자 얼마 안 돼서 우리는 역삼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컴필레이션 앨범 녹음을 시작했는데, 녹음실 렌탈 및 총 제작을 당시 신의의지 레이블의 대표였던 랩혼(Raphorn)형이 맡아주었다.

    난 그 앨범에서 총3곡에 참여했다.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감정표현, 호흡 등등 녹음작업 내내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열정과 노력으로 무사히 마무리했고, 앨범 한 장 없던 동료 뮤지션들과 나는 드디어 개개인의 이름이 걸린 앨범 [People & Places]를 발표하게 되었다.

    -EP.2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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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SSBEE (2011-08-02 00:00:08, 211.195.119.**)
      2. 와우! 신의의지 솔컴 등등 ...

        물론 엠피가닫었지만

        핍흘앤플레이씨쓰 나오면서 제2의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아닐정도로..

        바이러스 크리티컬피 엘큐 등등 좋은 음악많았죠
      1. Gabriela (2011-07-31 17:24:12, 49.50.202.**)
      2. 에헤헤 재밌네요 ep2 기대돼요!
      1. becominglady (2011-07-09 14:48:30, 211.234.209.***)
      2. 스무살때 너무귀엽다ㅋㅋㅋㅋㅋㅋ
      1. JAMES (2011-07-09 13:52:44, 221.139.179.**)
      2. 재밌어요 팔로알토 짱ㅋㅋㅋ
      1. 조성호 (2011-07-08 21:31:34, 211.203.54.**)
      2. 짝짝짝.
        팔로알토 제일 좋아하는 국내 엠씨 ㄲㄲ
      1. 차성욱 (2011-07-08 17:14:24, 125.128.69.***)
      2. 역시 수필가
      1. Popeye (2011-07-08 15:52:35, 168.120.97.**)
      2. 잘읽었습니다. 역시 이런 소소하고 새로운
        정보를 본인에게 직접들으니 정말 신선하고 재밌네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아^^
      1. 누에군 (2011-07-08 15:51:13, 121.138.212.***)
      2. Virus Ep
        Story at night
        People & Places
        이 엘범들이 연타로 나오면서 힙합씬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면서 세대교체되었던 때가 생각나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신의의지의 역할이 대단하긴 했어요
        랩혼님 지금 뭐하세요??
      1. Fukka (2011-07-08 12:57:27, 211.246.78.***)
      2. 좋아하는 래펀데 이렇게 기사로도 만나니 좋네요. 그나저나 키비 배틀 엠씨는 신선합니다.
      1. 에히 워럽 (2011-07-08 09:55:22, 123.215.168.***)
      2. 아항 잘읽엇습니다...신의의지 컴필이랑 발자국이피 앨범이 새록새록떠오르고

        예전 엠넷에서 하던 힙합더바이브때 언더그운드 뮤지션으로 나오던 기억이 나네요,ㅋ

        예전이 있기에 지금이 있겠죠 굿굿
      1. 아토피 (2011-07-08 07:57:22, 43.244.41.***)
      2. 잘 읽었습니다!!!! 흥미진진하구나 음호호호호호 ep2 빨리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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