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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팔로알토의 Travelin' Man EP.2 - The Show
    rhythmer | 2011-08-01 | 1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Travelin Man'은 한국힙합 씬의 베테랑 뮤지션 팔로알토가 그동안 국내와 국외를 오가며 경험한 일상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가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음악 여정을 담아 리드머에 연재하는 특집 기획기사입니다.

    2003년 동료 뮤지션들과 함께 만든 앨범 [People & Places]를 발표하고 얼마 후, 참여 아티스트들에게 정기적으로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클럽 마스터 플랜(Club Master Plan)이 문을 닫은 신촌에 긱(Geek/이 이름 전에는 Jungle이라는 이름이었다)이라는 자그마한 공연장이 생긴 것이다. 그곳에서 지금은 사라진 ‘신의의지’라는 인디 레이블의 대표 진이자 힙합그룹인 2DR의 랩혼(Raphorn)형과 지호형의 주관 및 기획아래 'The Show'라는 타이틀을 걸고 매주 공연을 하기 시작했다.

    주로 [People & Places] 앨범의 참여 진이 무대에 섰고, 가끔씩 특별 게스트로 2DR의 동료뮤지션들, 혹은 인지도 있던 기존 힙합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가리온의 메타(MC Meta)형, 과일사냥꾼, UMC형 등등과 알아가게 되었고 주로 공연이 끝나면 신촌 기찻길 고깃집에서 뒤풀이를 했는데, 당시 그곳에서 공연 진 간에 교류가 많이 일어나곤 했다. 비단 기존의 힙합아티스트들뿐만 아니라 당시 큰 꿈을 품은 젊은 랩퍼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공연 'The Show'의 포스터를 붙이는 팔로알토(좌), 무대에 선 팔로알토(우)  

    인펙티드 비츠(Infected Beats/현재 ‘빅딜 스쿼드’의 모체가 아닐까 싶다), JNPB(JA와 펜토의 팀), 모리얼(Mo'Real/현재 마르코의 데뷔 팀), 인크레더블 애니멀즈(Incredible Animalz/지기 펠라즈 멤버들이 많이 소속되어 있었다) 등이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아티스트들이었으며, 그들과 함께 ‘The Show’를 진행하며 ‘제2의 클럽 마스터 플랜’으로서 전성기를 꿈꿨다.

    그리고 당시 앨범발표와 정기 공연 등, 점점 뮤지션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각자 갈 길을 정하기 시작했다. 직접 음반제작을 하거나, 독립 레이블을 선택했다. 나를 포함한 알이에스티(R-est), 엘큐(Elcue), 바이러스(Virus/마이노스형의 데뷔 팀), 라임어택(RHYME-A-)은 신의의지 레이블과 함께하기로 결심하였고, 키비(Kebee)와 콰이엇(The Quiett)은 본인들이 직접 레이블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 둘을 주축으로 함께 작업하며 주로 어울렸던 뮤지션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레이블이 바로 지금의 소울 컴퍼니(Soul Company)이다.


    당시 'The Show' 공연 진. R-est, 라임어택, 팔로알토, 더티 맥

    비록, 각자 레이블에서 따로 활동했지만, 서로간의 음악적 교류는 꾸준했다. 매주 ‘The Show’ 무대를 통해서 만나고, 리허설 때 서로의 라이브 세트를 모니터링하며 발전이 되는 좋은 피드백이 오갔던 것 같다. 그때는 매주, 혹은 격주로 계속 같은 무대에서 공연준비를 하다 보니 매번 뭔가 새로운걸 보여주려고 리허설 때부터 치열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되게 순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곡 작업을 하면서도 라이브 퍼포먼스를 고려하면서 만들었고, 신곡이 완성되면 곧바로 무대에서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있었기에 당시 함께 꾸준히 ‘The Show’ 무대에 올랐던 랩퍼들은 오늘날까지 무대 위에서 노련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

    [People & Places]를 시작으로 엘큐의 [Unofficial Experiment EP], 나의 [발자국 EP], 알이에스티의 [What U Gonna Pick?! Bootleg], 소울 컴퍼니의 [The Bangerz Compilation] 등 신진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의 앨범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그것을 계기로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흐름이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개화산 크루

    2000년대는 나우누리 흑인음악 동호회 SNP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한국말 랩의 라임(rhyme)에 대한 얘기들이 쏟아질 때였고(대표적으로 버벌 진트, 데프콘, 피타입형들), 그것에 대해 힙합팬들이나 랩퍼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던 시기였다. [People & Places]의 참여 진은 그런 논란 속에서 영향받고 성장한 아티스트들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등장했을 땐 기존의 랩퍼들이나 힙합팬들의 텃새가 심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꾸준한 활동과 노력으로 한국힙합의 발전에 기여한 아티스트로 설 수 있었다.

    2005년 즈음에 신의의지나 소울 컴퍼니의 아티스트들이 더 성장하면서 그만큼 욕심도 커졌고, 더 큰 무대로 진출하기를 원했다. [발자국EP]와 1집 [Resoundin] 등, 두 장의 앨범을 신의의지에서 발표한 나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나를 포함한 여러 동료 아티스트가 이런 가능성을 품게 된 건 ‘The Show’ 무대에 꾸준히 서게 되면서 더 많은 공연 기회들이 생겼고, 좀 더 규모가 큰 회사들로부터 컨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Resoundin] 앨범을 마지막으로 신의의지와 계약을 해지하였고, 내가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 함께했던 친구들(개화산)과 새로운 앨범 작업에 돌입했다.

    -EP.3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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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opeye (2011-08-03 22:53:21, 168.120.97.**)
      2. 크아~~!! 돋네요 ㅎ

        잘읽었습니다!!!
      1. Notorious (2011-08-03 15:12:15, 115.20.134.***)
      2. 역시 음악적 교류가 중요함 ㅇㅇ
      1. 김인욱 (2011-08-03 00:07:47, 211.107.65.***)
      2. 와 저때 쯤에 별명이 아마 어좁알토였나요??
        그리운 시절이네요
        개화산 그립네요 ㅜㅜ 한때 라마선생 덕후질햇엇는데
        한창 형이 듣는 음악 같이 들으면서 처음 힙합듣기 시작할 때인데 그리워요
      1. Fukka (2011-08-02 23:35:12, 211.246.68.**)
      2. The show 그립네요. 좋은 힙합에 이어 좋은 글까지 감사합니다
      1. 임동현 (2011-08-02 15:20:28, 118.176.120.***)
      2. 팔로~
      1. JAMES (2011-08-02 14:24:27, 221.139.179.**)
      2. 재밌네요. 잘봤습니다 팔로알토
      1. 아토피 (2011-08-02 09:30:41, 43.244.41.***)
      2. 잘 읽었습니다!!!!
      1. thesing (2011-08-02 02:20:22, 110.13.43.***)
      2. 예! 잘봤습니다!
        빨리나왔으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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