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토픽] 개코가 랩으로 소환한 스포츠 스타들
- rhythmer | 2011-08-10 | 1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그들이 돌아왔다. ‘셋보다 나은 둘’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의 개코와 최자는 최근 그동안 죽어 있던 자신들의 트위터 계정에서 열심히 트윗을 날리며 제대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만천하에 알려왔고 드디어 무사히 제대했다. 소소하게나마 그들의 제대를 기념하고자 그동안 개코가 자신의 트랙 위에 써내려 갔던 스포츠 스타들에 대한 가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개코는 랩을 통해 유난히 많은 스포츠 스타들을 소환해냈기 때문이다. 몸 건강히 사나이 체험을 하고 왔을 다이나믹 듀오 두 남자에게 나라를 지켜준 고마움에 박수를 보내며…. 다만, 본인은 방위산업체 출신인 게 함정.
1. 다이나믹 듀오 3집 – 독재자 ‘이승엽’
나는 rap game heavy hitter 이승엽이 그렇듯 기회를 포착해 방망이를 들이밀어
오랜 음악 동료인 케이오디(KOD) 출신의 육점(6 Point)이 피처링한 이 곡에서 개코는 이승엽을 소환해낸다. 이승엽은 삼성 라이온즈 출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지나 올해부터는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뛰고 있다.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 기록한 56개의 홈런은 아시아 최다로 기록되어 있다. 97, 99, 01, 02, 03년에 걸쳐 홈런왕을 차지했을 정도이니 개코가 자신을 랩 게임의 헤비 히터로 비유하기에는 이승엽만한 선수도 없었을 것이다. 비록, 일본 진출 후에는 국내에서 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필요할 때마다 한방을 쳐주는 선수이니 올 시즌을 잘 마무리 하길 바라본다. 참고로 이승엽은 양동근 1집의 “근의 공식”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2. 다이나믹 듀오 4집 – 길을 막지마 ‘하승진’
나는 나쁜 남자 비보다 더
내 꿈은 하승진의 키보다 더 커
랩을 할 땐 돌아버려 시드 비셔스의 객기보다 더‘길을 막 길을 막 길을 막’이라는 후렴 가사가 무척이나 인상적인 곡이다. 비는 모두가 알고 있듯 슈퍼스타 비다. 시드 비셔스(Sid Vicious)는 펑크 록 그룹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 출신의 돌아이이다. 돌아이라는 표현이 그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닐까 싶어 사용하는 바이니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이 사이에 낀 하승진은 국내의 농구 국가대표 센터이다.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농구 NBA에 진출하였지만, 결과는 혹독했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서 04~06 두 시즌 동안 46게임에 출전하여 평균 6.9분 동안 1.5 득점을 기록하며 국내로 유턴했다. 만화 [슬램덩크]에서 윤덕규가 말한 농구선수에게 있어 최고의 무기인 큰 키(221cm)를 지녔지만, 체력과 기본기가 부족하여 세계 무대에서 좌절했음에도 국내 복귀 첫해에는 신인상을 탔으며 현재는 KCC의 중앙을 이끄는 선수다. “승진아 허재가 농구 허재?”라는 우스개 이야기가 생각날 정도로 하승진의 경기 모습과 그를 지켜보는 허재 감독의 표정을 바라보는 일도 재미있다. 하승진의 NBA 진출 첫 경기 후 나왔던 ‘폭풍 2도움’ 기사와 국내 경기 중 나온 프리드로우 에어볼은 무척이나 유명하다.
3. 다이나믹 듀오 2집 – 너나 잘하세요 ‘송진우’
까불지 마라 야구라고 치면 나는 노장투수 송진우
노련하게 결과물을 던져 먼저 찍어 랩 종지부‘FXXX You’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거친 가사의 다듀 2집 수록곡이다. 이 곡에서 개코는 현역 시절의 송진우를 언급한다. 현재는 한화의 코치로 재직 중인 송진우는 1989년 빙그레에 데뷔하여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다. 투수로서 무려 672경기에 출전하여 평균 방어율은 3.51.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팀을 이끌었다. 데뷔 4년 차이던 92년에는 무려 19승을 기록하며 그 해 다승왕을 차지하였고 99년과 2002년에는 각각 8차례의 완투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2006년에 벌어진 한화와 현대의 시합 중 한화 투수 안영명과 현대 타자 김동수 때문에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을 때 김동수를 향해 날아간 송진우의 발차기는 그의 경력의 흠이기도 하지만, 데뷔 이후 줄곧 한팀에서 뛰고 은퇴 후에도 같은 팀에서 코치를 지내는 그의 커리어는 돈에 의해 이리저리 적을 옮겨 다니는 선수들에겐 귀감이 될 만하다. 참고로 운동선수들은 노장이라는 단어보다는 베테랑이라는 단어를 더 선호한다고 하는데, 송진우는 과연 개코의 랩을 들어봤을지 궁금하다.
4. 다이나믹 듀오 3집 – 다시 쓰는 이력서 ‘쉐브첸코’
사람들에 질투가 거칠게 압박 수비를 해도
내 무릎과 땅은 절대로 입맞추지 않고
승리를 위한 문전쇄도 마치 쉐브첸코왕년에 어마어마했던 인물의 등장이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축구 선수 쉐브첸코(Shevchenko) 는 자국의 디나모 키에프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하여 이탈리아의 명문 AC 밀란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큰 이적료를 받고 그만큼 큰 기대감을 안기며 EPL 첼시로 진출했던 쉐브첸코는 세 시즌 동안 단 9골에 그치며 다시 AC 밀란을 거쳐 현재는 데뷔팀인 디나모 키에프로 돌아갔다. 첼시 시절 쉐브첸코가 가장 잘했던 시합이 경기 중 기절했던 팀의 리더 존 테리(John Terry)의 혓바닥을 빼내 호흡하게 했던 점을 꼽을 정도이니 그의 팬인 나로서는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보고 있나 토레스? 아무튼 쉐브첸코는 첼시 시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그를 언급하며 이력서를 다시 쓴 개코와 최자는 이 곡을 자신들의 3집에서 인트로로 사용하며 화려하게 컴백했다. ‘아베마 컬쳐’라는 자신들의 회사를 설립하면서 말이다. 쉐브첸코의 전성기는 끝났지만, 다이나믹한 두 남자 개코, 최자의 승리를 위한 문전쇄도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5. 다이나믹 듀오 4집 – Trust Me ‘박태환’
리듬의 물결을 가르고 또 가르네
난 물개 널 추월해 i got 박태환의 어깨아메바 컬쳐의 후예인 슈프림팀이 피처링한 이 곡에서는 박태환 외에도 효도르, 히딩크 등 스포츠계 유명 인사가 다수 등장한다. 올 시즌 스포츠계에서는 박태환의 어깨가 아닌 모 야구선수와 어깨라는 단어가 파문을 일으켰지만,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니 이곳에서는 박태환만 이야기하도록 하자. 89년생의 이 젊은 청년 박태환은 수영이란 종목에서 아시안으로서 한계가 있다는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트렸다. ‘08년 베이징 올림픽 400m 금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100, 200, 400m 금메달에 이어 얼마 전 끝난 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서도 400m 금메달을 차지하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얼마 전 그룹 투에니원의 산다라박이 징이 박힌 수영 모자를 선물하기도.
6. 비지(Bizzy) feat. 개코 – Movement4(꺼지지 않는 초심) ‘메시’
난 훈민정음 드리블링을 메시처럼 잘해여 깨달음이란 골대에다 랩이란 볼을 차네여
개코는 피처링에서도 스포츠 선수를 소환해낸다. 국내 단체 곡의 명품 시리즈로 인정받는 “Movement4(꺼지지 않는 초심)”에서는 메시를 소환해냈다. 뭐 말이 필요한 선수인가? 당장 위닝을 켜서 메시로 드리블을 해보도록 하자. 현재까지 커리어보다 앞으로 경력이 더 기대되는 선수이니 특별한 소개는 하지 않도록 하겠다. 20년 후 자손들에게 이 선수의 경기를 실시간으로 지켜봤음을 자랑 삼아 얘기 할 날이 오지 않을까?
물론, 개코와 최자의 랩을 함께 나이 들어가며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것 역시 의미있는 일일것이다. 여러 스포츠 스타와 인물을 언급하며 자신의 랩을 밝혔던 다이나믹 듀오의 제대를 다시 한번 축하하며, 이 땅의 모든 예비역, 현역 장병들에게 존경심을 담아 글을 마친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이경화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18
-
-
- 엄동영 (2011-08-11 20:10:25, 117.55.173.**)
- 감사합니다. 좀 더 성숙해져서 돌아왔으면 좋겠는데...그냥 힘들기만 할지도 모르겠군요 ㅋㅋ;
-
- 남성훈 (2011-08-10 16:41:53, 211.171.204.*)
- 악 훈훈한 댓글들! ㅋ 10월이면 적절하네요, 아 전 그 추운 겨울날 가서 개고생 ㅠㅠ 했던 기억이.. 잘 다녀오세요!! 우어!
-
- 엄동영 (2011-08-10 15:45:25, 117.55.173.**)
- 넹
신체등위 1급
10월 25일
육군 50사단으로 갑니다 ㅜㅜ ㅋㅋ...
-
- Popeye (2011-08-10 12:21:12, 101.109.151.***)
- 이거 예전 리드머에서도 어떤분이 게시하셨는데 갑자기 기억이 나네요 ㅎㅎ
헉 엄동영님 혹시 10월에 바로 가시는건가요?
저는 그떄 신검받으러....................................
-
- tical (2011-08-10 11:08:15, 221.147.108.***)
- 프라이머리 1집에 수록된 '작업의 정석'에서도 가투소를 언급하죠ㅋㅋ
난 구멍난 니 맘의 단추고 너의 영원한 수비수 Like 가투소
-
- 정필드 (2011-08-10 07:00:05, 114.129.84.*)
- 송진우 선수가 '너나 잘하세요' 저 노래 벨소리로 지정할라고 했는데 저 부분만 된게 없어서 안 했다고 예전에 맥심 인터뷰에서 얘기한적이 있어요 ㅎㅎ
-
- 엄동영 (2011-08-10 02:02:28, 125.137.222.***)
- 남 일 같지 않군요...저도 10월에 갑니다...ㅋㅋ
10주년 앨범을 보지 못하고 가는게 너무도 아쉽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