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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필름 블랙스⑩ Tupac: Resurrection '흑인사회의 투사였던 한 예술가의 초상'
    rhythmer | 2011-10-18 | 1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불세출의 힙합 슈퍼스타 투팍(2pac)의 다큐멘터리 [투팍: 부활 Tupac: Resurrection](2003) 오프닝은 그가 총에 맞았던 장소인 라스베이거스(Las Vegas)에서 시작한다. 이것은 굉장히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카메라는 부감숏으로 화려한 그곳을 담는다. 마치 투팍이 하늘에서 그곳을 쳐다보고 있는 듯한 황홀한 장면이다. 투팍의 어머니 아페니 샤커(Afeni Shakur)는 처음엔 극영화로 제작하려다가 다큐멘터리로 바꿨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감독의 의도가 들어간다 해도, 결국 다큐멘터리의 주인공과 그 주인공의 심리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투팍이기 때문이다. [투팍: 부활]은 투팍이 사망한 직후부터 기획되었다. 아페니 샤커는 말한다. ‘다큐멘터리의 힘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고, 투팍의 진실한 모습 즉, 자신의 아들을 미화하지 않고 정직하게 보여주겠노라고.’

    암전(暗電). 다섯 발의 총성이 울린다. 그리고 투팍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것은 투팍의 목소리다(투팍은 총격으로 사망했지만, 그 전에도 뉴욕 스튜디오에서 피격을 당한 바 있다.). 투팍이 생전에 했던 모든 인터뷰에서 그의 목소리를 가져와 내레이션으로 사용하고, 죽기 전 언론과 했던 인터뷰와 자료를 모두 영화에 등장시킨다. 편집의 힘이 위대하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우리는 이제 열일곱 청소년의 모습에서부터 스물다섯의 청년까지 자신의 진솔하고 과격한 모습을 보여주는 투팍을 만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되기 전 투팍은 말한다. '이 영화는 야망, 폭력, 속죄와 사랑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라고….

    투팍에 대한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본작을 통해 우리는 그가 왜 그렇게 이를 악물고 세상과 싸웠는지에 대한 뿌리를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이 제 각기 다른 인물로 각자 다른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된다”라고 말한다. 이 다큐멘터리의 장점 중 하나는 분명하다. 2011년을 살아가는 힙합팬들에게 투팍을 각인시켜줄 수 있다는 것이다. 투팍은 ‘Thug Life’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인생을 공격적으로 살았다. 그리고 바로 이 ‘Thug Life’는 투팍이 전개해 나가는 새로운 흑인 인권 운동이었다. 'Thug'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와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Thug Life’의 의미는 상관이 없다고 강조한다. 굳이 해석하자면, ‘Thug’은 건달이나 갱스터를 일컫는 의미로 볼 수 있지만, 투팍이 항상 외치던 ‘Thug’은 번역하기에는 다소 모호할 정도로 복잡한 의미가 담겨 있다. 투팍에 의하면, 'Thug'이 뜻하는 바는 사회규범을 흔드는 무법자가 아니라 바로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 태어난 자신을 비롯한 사람들에게 부여한 정체성이다.

    투팍은 흑인 사회의 연대를 외치고 공동체를 만들어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갱스터들도 뭉치기만 하면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는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영화에 담긴 투팍의 모습은 투사고, 전사의 모습이다. 단순히 엔터테인먼트에 종사하는 랩퍼라기보다는 흑인 인권 운동가이자 정치가, 그리고 약자들의 아버지로 치환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투팍은 불안한 자신의 삶과 미래에 대해 걱정했다. 그리고 그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죽는 노래를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자신의 미래가 불안했기에 음악에 더욱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스튜디오에서 하루에 세 곡씩이나 만들었다.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서 말이다. 자신이 죽어도 자신의 음악은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투팍은 자신의 삶의 방식들은 한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자신은 늘 악동 (Trouble Maker)이 되길 원하며, 영원히 잊히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고백한다. 그는 강인한 전사, 혹은 사회가 규정 지어버린 절대악보다 오히려 정직하고 건실한 예술가가 될 수도 있었다. 좋은 환경의 예술학교에 다니기도 했던 투팍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음악을 접하게 되었고, 연기뿐만 아니라 발레를 배웠고, 시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자신의 앞길을 막아온 가난도 함께해야 했다. 만약, 그의 성격이 좀 더 온화했다면, 그는 랩퍼가 아니라 작가가 되어 약자의 편에서 더 많은 일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배우지 못한 흑인들의 서글픈 현실 가운데로 진입해 세상과 싸웠다.

    투팍은 말한다.

    “우리가 백인들이 가진 ‘가문의 유산(상징적으로)’이나 ‘가문의 문장’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에 내가 후세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은 ‘문화’, 즉 음악이다. 그리고 그 문화를 가지고 우리들만의 제국을 건설해야 한다.”

    1971년 6월16일에 태어난 ‘투팍 아마루 샤커’(Tupac Amaru Shakur)는 1996년 9월13일 오후 4시3분 많은 사람의 곁을 떠났다. 다혈질적이고, 고집이 센데다가 거만하기까지 했던 이 청년은 불과 스물다섯 해를 살고, 푸른 별 지구와 영원히 작별을 했다. 힙합 음악인, 혹은 랩퍼라는 말은 그에게 너무 작은 호칭에 불과했다. 그는 정말로 크고 당당했던 흑인 사회의 존재였다. [투팍: 부활]에서 그려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바라보는 것이 투팍이라는 인물을 이해하는데 가장 정확할 것이다. 투팍의 속마음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영화 속 그의 생각이나 말, 그리고 행동은 어떤 엔터테이너보다 솔직했다고 생각한다. 투팍이여 부활하라!


    Q: 투팍 당신의 인생은 고통 속에서 점철되었는데 앞으로라도 평범하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요?

    A: 아뇨, 하지만 노력은 해 볼 겁니다. 최대한 행복해지려고 노력할 거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살 겁니다. 살 수 있는 최선의 삶을 가능한 행복하게 살 거에요. 누구든 완벽한 삶은 살 수 없겠지만요. 

                                                                                  -영화에 등장하는 투팍의 생전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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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ka 진옹 (2011-11-11 21:27:29, 218.38.69.*)
      2. 어쨋든 한 아티스트에 대한 이해를 높힐 수 있다고 봤습니다. 너무나 아까웠던 인물이죠. 하지만, 스눕처럼 되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눕과 티페인이라니요;;;;; -_-;; 저는 저 놈 미쳤구만? 하고 저도 모르게 중얼 거렸습니다. ㅋ
      1. nasty (2011-10-25 22:40:57, 112.145.2.***)
      2. 저도 투팍이 인격적으로 완벽하다고 생각한적은 한번도 없어요... 어쩌면 다른 사람들보다 실수도 많이 하고 남들한테 상처도 더 많이 줬었겠죠 근데 그런 모습들을 후에 인정하고 그걸 자신만의 감성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투팍을 특별하게 만드는 거 같습니다. 그립네요 또 ...ㅠㅠ
      1. djyd (2011-10-19 10:18:14, 182.214.57.***)
      2. 인터뷰나 미공개 음성,음반에 나레이션등을 짜깁기 한것이지만 진짜 자신의 삶에 대해 넋두리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건 바로 투팍이 진실했던 사람이기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큐보다보면 떡라잎 외치던 시기에는 젊은날의 치기어림도 보이기 하지만 그 후에 완벽한 인간이기보다 완전한 인간임을 갈구하며 투쟁했던 삶이 불꽃이 되었고 그 불꽃은 지금도 앞으로도 꺼질것 같지 않습니다 아 오글거리긴 하지만 빨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50년 남과북이 꼭 투팍과 비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배후의 열강들의 탐욕에 링에 올라가서 싸울수 밖에 없던 그런..
      1. FUNKY METHODIST (2011-10-19 03:16:25, 175.202.126.***)
      2. ㅎㅎ 한창 좋아할때 마냥 신기해하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다만,

        아오 예전에 친구가 보여주면서 말하길
        "여기에 등장하는 나레이션은 자메이카에 있는 투팍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한거야ㅋㅋ"
        라는 말에 쭉 속고 살았다는..
      1. 양지훈 (2011-10-18 20:23:19, 180.64.74.**)
      2. 언급하신 것처럼 투팍의 목소리로 나레이션이 흘러 나와서 굉장히 놀라며 봤던 영화였습니다. 투팍의 팬이기에 꽤 흥미롭게 봤었고요. OST 음반도 아직까지 가끔 꺼내서 듣곤 합니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투팍을 상당히 미화시킨 영화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가 저지른 부정적인 일에 대한 묘사는 영화에서 찾아 보기가 힘들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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