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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Drake '신인 드래프트 지명 1순위를 거쳐 MVP로'
    rhythmer | 2009-10-12 | 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1062978613.jpg2000년대 들어서 팀발랜드(Timbaland)를 위시로 일렉트로니카와 결합이 본격화되고, 클럽튠이 씬을 장악하기 시작하면서 힙합음악의 작법은 놀라울 정도로 다채로워졌다. (적어도 메인스트림 씬에서) 더는 샘플링에만 의존하지 않았으며, 샘플링을 한다고 하더라도 원곡의 매력에 기대기보다는 완전한 분해와 합성을 통해 전혀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했다. 그리고 이러한 비트의 흐름은 ‘힙합의 황금기’라 불리는 90년대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의 실력파 랩퍼의 탄생을 낳았다. 캐나다 출신의 랩퍼 겸 싱어 인 드레이크(Drake)도 그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드레이크는 랩퍼가 되기 훨씬 이전인 2001년에 연기자로 먼저 데뷔했다. 학교를 배경으로 청소년들의 평범한 일상과 그들이 겪는 여러 문제를 다룬 캐나다의 TV 드라마 [Degrassi: The Next Generation]에서 농구 선수 지미 브룩스(Jimmy Brooks)라는 역할을 맡아 시즌 8까지 활약했으며, 지금까지 약 9편가량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크고 작은 역을 맡아왔다. 그러나 드레이크의 재능이 빛을 발한 건 역시 음악 분야에서였다. 그는 2006년, 자신의 공식 웹사이트와 마이스페이스 페이지를 통해서만 발매한 첫 번째 믹스테잎(Mixtape) [Room for Improvement]로 성공적인 데뷔 신고식을 치른 데 이어 이듬해 발표한 두 번째 믹스테잎 [Comeback Season]으로 평단과 팬의 호평을 받으며, 최고의 유망주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 이처럼 정규 앨범을 발표하기 전부터 착실하게 입지를 다져오던 드레이크가 믹스테잎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건 바로 올해 2월에 발표한 [So Far Gone(Mixtape)]이었다. 이 믹스테잎에서는 “Best I Ever Had”와 “Successful”이라는 두 곡의 히트 싱글이 배출됐는데(각각 빌보드 차트 2위와 17위까지 올랐다), 이에 힘입어 미국의 저명한 힙합음악 시상식인 ‘2009 BET 힙합 어워드’에서 4개 부문, 영국의 유명한 흑인음악 시상식인 ‘2009 MOBO 어워드’에서 2개 부문, ‘2009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1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아마 정규 앨범을 발표하기도 전에, 그것도 믹스테잎 수록곡으로 차트 상위권을 장식하며 메가 히트를 기록한 뮤지션은 드레이크가 유일무이하지 않을까 싶다.   

    자, 이쯤에서 드레이크가 순식간에 주류 힙합 씬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된 믹스테잎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짚고 넘어가는 게 순서일 듯하다. 드레이크와 믹스테잎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니 말이다. 일반적으로 믹스테잎이라고 하면, 많은 이가 기존에 발표됐던 비트 위에 랩을 얹은 형태를 떠올릴 것이다. 대개 믹스테잎을 발표하는 큰 이유는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정식으로 데뷔하지 않은 랩퍼들이 자신의 존재와 실력을 알리기 위함이거나 현역 플레이어들이 정규 앨범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랩 스킬을 뽐내고 힙합에 대한 사랑을 표하기 위함이 바로 그것이다. 그야말로 믹스테잎은 힙합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맛보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문화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신인이 힙합팬들의 가시권에 진입하기 위한 도구로서 정말 매력적이다.

    1225104261.jpg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볼 것은 드레이크가 발표한 믹스테잎의 질적인 측면이다. 간혹, 몇몇 뮤지션들은 창작곡을 한두 곡씩 배치하거나 아예 신곡으로만 채우는 뮤지션들이 있는데(필자 주: 이런 믹스테잎은 ‘스트리트 앨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드레이크가 바로 이 경우에 속했다. 드레이크의 [Comeback Season]과 [So Far Gone(Mixtape)]은 말만 믹스테잎이지 정식 앨범이나 다름없는 작품들이었다. 구성에서 주를 이루고 있는 창작곡들은 대부분 안정적인 프로덕션을 자랑했고, 트레이 송즈(Trey Songz), 릴 웨인(Lil Wayne), 리틀 브라더(Little Brother), 드웰레(Dwele), 로이드(Lloyd), 산티골드(Santigold a.k.a Santogold), 번 비(Bun B), 오마리온(Omarion) 등 두 믹스테잎에 참여한 게스트 뮤지션들의 이름만 해도 여느 뮤지션의 정규 앨범 못지않게 쟁쟁했다. 하지만, 그가 지금처럼 ‘잘나가는’ 뮤지션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위트 넘치는 작사실력은 물론, 랩과 보컬을 넘나드는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요소의 조합이 이뤄낸 시너지 효과는 드레이크를 힙합 씬에서 가장 바쁜 뮤지션 중 한 명으로 만들었다.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 제이-지(Jay-Z), 닥터 드레(Dr.Dre), 칸예 웨스트(Kanye West) 등 거물급 뮤지션들이 앞다투어 자신의 결과물에 그를 초빙했으며, 급기야 현재 최고의 인기와 재능을 뽐내고 있는 릴 웨인은 아예 자신이 론칭한 레이블 영 머니 엔터테인먼트(Young money Entertainment)로 그를 맞아들였다. 그것도 드레이크의 음악적 방향성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으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파격적인 약속과 함께…. 이 둘의 결합은 2009년 [So Far Gone]의 EP 버전을 첫 결과물로 탄생시켰고 2010년 발표를 목표로 첫 정규 앨범 [Thank Me Later]를 준비 중이다.

    한편, 드레이크에 대한 비판도 적지않다. 바로  랩핑이 칸예 웨스트와 릴 웨인의 그것과 흡사하다는 게 그 이유인데, 판단은 듣는 이의 몫이겠지만, 실제로 몇몇 곡에서 랩핑이 비슷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동안 믹스테잎을 통해 증명된 작사 능력과 비트의 이해도를 봤을 때 몇몇 곡에서의 랩핑만을 근거로 드레이크의 실력을 폄하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목해야 할 신인에서 일순간 신성으로 등극한 드레이크. 아무리 믹스테잎의 완성도가 높았다고 해도 본 게임은 정규 앨범부터다. 좀 극단적으로 비유해서 믹스테잎 씬이 NCAA라면, 정규 앨범을 내고 뛰어들 메이저 음악 씬은 NBA라고 할 수 있겠다. 드레이크는 이미 신인 드래프트 지명 1순위를 거쳐 좋은 환경 아래, 프로무대에서 진정한 데뷔를 앞두고 있다. 그가 자신에게 비춰지고 있는 수많은 스포트라이트와 기대의 무게만 잘 컨트롤한다면, ‘올해의 MVP’까지 가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Update

    -드레이크는 2010년 정규 1집 [Thank Me Later]를 발표했으며, 상업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기록했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강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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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일만 (2011-01-04 19:27:20, 119.194.13.***)
      2. 마자 믹테부터 피쳐링진이 장난 아니였지
        그 미니앨범이 원래 믹테였다닝 대단하다...
      1. costigan (2010-09-05 21:19:08, 61.102.60.***) 삭제하기
      2. 아 드레이크 너무 좋아요!
        Best i ever had 진짜 최고
      1. (2009-12-03 13:13:57, 211.179.63.***) 삭제하기
      2. 타이가 는 언급이안되네

        얘도 좋은데 tyga
      1. 스몰로 (2009-11-07 08:47:56, 219.249.133.***) 삭제하기
      2. drake도 참 훅 잘 만듬
        핖티를 보는 것 같아요...

        핖티와는 또다른 스타일의 훅메이커
      1. 혜데네 (2009-11-06 22:53:49, 116.33.110.**) 삭제하기
      2. forever에서는 진짜 릴웨인이랑 너무 비슷하던데..
      1. 111 (2009-10-19 19:38:24, 118.176.33.**) 삭제하기
      2. successful로 첨 들었는데
        비디오와 오디와 양쪽에서 간지를 뿜더라구요..
        담 앨범이 기다려지네요
      1. LalyPop (2009-10-19 19:33:52, 210.223.90.***) 삭제하기
      2. Drake 최고 !
      1. Neter (2009-10-19 16:16:34, 125.132.171.**) 삭제하기
      2. 너무나도 타이밍이 좋은 초대형 신인..;

        저도 개인적으로 Kid Cudi가 아쉬운.. ㅠㅠ
      1. misty-j (2009-10-18 19:36:30, 116.84.193.**) 삭제하기
      2. 궤도진입 했으니 이제 순항만이 남은듯..... 장애물이 없어보여요 drake
      1. saaoo (2009-10-16 17:30:41, 203.236.3.***) 삭제하기
      2. 키드커디도좀 많이 밀어주지 칸예모하는거야 ㅠㅠㅠ
      1. MariJuana (2009-10-14 09:46:19, 211.182.149.***) 삭제하기
      2. So Far Gone 정규인줄 알았는데 믹텝이었다니...후덜덜
      1. qlxksdl (2009-10-14 09:36:27, 58.29.128.**) 삭제하기
      2. 좋긴한데 저도 쿠디한태 한표를..
      1. 영다스 (2009-10-13 15:02:10, 165.246.138.***) 삭제하기
      2. 전 신인중에는 kid cudi가 좀더좋던데ㅠㅠ
        drake때문에 뭍힌거같아서아쉬워요ㅠㅠ
      1. backthen (2009-10-13 14:20:59, 216.114.194.***) 삭제하기
      2. drake ..정말 시대의 흐름을 너무 잘탔다고 생각하는게.. 정말 릴웨인의 그것과 칸예의 그것을 짬뽕시켜놓은.. 참,, 뭐라고 표현할수 없는 뭔가를 가지고 있음
      1. RefoMeR_Boy (2009-10-13 12:24:49, 125.176.190.**) 삭제하기
      2. 드레이크 진짜 너무 좋음
      1. ET (2009-10-13 03:18:13, 218.155.99.**) 삭제하기
      2. 잘 읽었습니다.
      1. howhigh (2009-10-13 03:12:53, 124.54.125.**) 삭제하기
      2. Drake와 Kid Cudi 모두 기대하고 있습니다.

        재능도 있고, 든든한 지원군에 스타성을 갖춘 신인들이라고 생각해서요
      1. 끌리는데로 (2009-10-13 01:33:24, 165.246.175.***) 삭제하기
      2. 현재까지는 no doubt
      1. ㅜㅠ (2009-10-13 00:10:09, 58.235.83.**) 삭제하기
      2. ㅠㅜㅜㅠ
      1. Vinco (2009-10-12 22:08:39, 218.232.192.***) 삭제하기
      2.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기대하는 신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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