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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Left Eye 사망 10주기 'TLC의 문제적 멤버, 비운의 랩 커리어'
    rhythmer | 2012-05-02 | 1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올해로 TLC의 레프트 아이(Lisa "Left Eye" Lopes)가 사망한지 정확히 10주기가 된다. 요즘 소년소녀들에겐 낯선 이름일지도 모르겠지만, TLC라는 이름과 레프트 아이의 사망 소식은 10년이라는 세월이 믿기지 않을 만큼 생생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90년대 흑인음악계뿐만 아니라 팝계를 대표하는 여성 3인조 그룹 TLC는 발표하자마자 4백만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한 데뷔 앨범 [Ooooooohhh... On the TLC Tip]과 함께 화려하게 등장했다. 특히, 두 번째 앨범 [CrazySexyCool]이 그룹의 커리어는 물론, 팝 역사에도 길이 남을 정도로 엄청난 호평과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세 소녀는 알앤비/힙합 계의 슈퍼스타로 등극했다. 또한, 허스키한 음색의 리드 보컬(T-Boz), 개성 강한 래퍼(Left Eye), 파워풀한 보컬(Chilli) 등 역할분담이 확실한 TLC의 멤버 구성과 조화는 후대 많은 여성 그룹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고,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거침없는 가사와 패션을 통해 표현하고, 도발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으며 당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레프트 아이는 이 중 가장 튀고, 문제적 멤버였다. 남자친구의 집에 불을 지른 사건과 갑작스레 잠적하여 멤버를 곤란하게 했던 사건들은 예쁘장한 외모와 정반대되는 그녀의 괴팍한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일화로 유명하다. 그만큼 레프트 아이와 멤버 간의 갈등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솔로 뮤지션으로서 행보를 걷고자 한 건 그룹이 세 번째 앨범을 발표한 이후였다. TLC의 3집은 비록, 환상의 파트너였던 프로듀서 달라스 오스틴(Dallas Austin)과 불화 속에 나왔지만, 역시 성공을 거두었는데, 음악과 랩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레프트 아이는 곧 솔로 앨범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레프트 아이의 솔로 커리어는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그녀가 프로듀서로서도 참여한 첫 솔로 앨범 [Supernova]가 레이블의 반대로 미국에서는 발매되지 못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비공식적으로 다른 나라에서 발매되고, 레프트 아이가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판매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그녀는 그동안 몸담았던 아리스타(Arista) 레코즈가 아닌 데스 로우(Death Row) 레코즈와 단독으로 계약을 맺고 다시 새 앨범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많은 이의 기대 속에 준비했던 솔로 2집 [N.I.N.A]는 그녀의 사망과 함께 또다시 발매가 무산됐다. 결국, 그녀의 공식적인 유작은 TLC의 정규 4집 [3D]가 된 셈이다.   
     
    비록, 레프트 아이의 정규 앨범이 두 번 모두 정식 발표된 것이 아니어서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룹 활동과 몇 번의 피처링 활동 등을 통해 그녀는 캐릭터만큼이나 톡톡 튀는 존재감을 나타내는 래퍼임을 증명해 보였었다. 더불어 TLC가 유니크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TLC의 계보를 이어 받은 무수히 많은 걸그룹 후예들 중, 레프트 아이와 비슷한 포지션인 멤버의 스타성이 팀의 색깔 구축과 성패 여부를 좌우하는 것만 봐도 새삼 그녀가 미친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레프트 아이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전인 4월 25일, 다큐멘터리 촬영 중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약 10년의 세월 동안 미국 팝 문화사에 걸리버 같은 발자국을 남긴 TLC의 역사는 그렇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과 함께 끝이 났다. 흑인음악의 황금기였던 90년대, 누구보다도 뜨거운 전성기를 지냈던, 재기발랄하고 섹시한 소녀들. 그녀들의 눈부셨던 시절을 추억해보는 건 "Creep"의 전주를 단번에 떠올려내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다. 어쩌면 티-보즈(T-Boz)와 칠리(Chilli)보다도 더욱 그녀들의 미완결 스토리를 안타까워한 음악팬으로서 이 먼 땅에서 글로나마 레프트 아이를 추억해본다. 



    R.I.P
    Lisa "Left Eye" Lopes 
    1971.5.27 ~ 2002.4.25
     
    *최근 래퍼로서 레프트 아이의 결과물을 기다렸던 이들에게 약간의 아쉬움을 달래줄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10주기에 맞추어 웨스트코스트 힙합그룹 데이톤 패밀리(Dayton Family)가 레프트 아이가 생전 피처링했던 미발표 벌스가 담긴 트랙을 공개한 것이다. 아래는 바로 그 곡 “Fantasies”.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유은상 기자, 편집: 강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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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yol (2012-05-09 12:19:25, 14.33.114.***)
      2. TLC..아직도 듣기 좋죠.
      1. djyd (2012-05-05 12:54:07, 119.203.243.***)
      2. 눈이 참 이뻤었죠..투팍 얘기하다가 눈물글썽이던 레프트아이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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