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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전설파일 #1: Donny Hathaway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R&B의 교과서'
    rhythmer | 2009-10-27 | 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1361212442.jpg지금까지 흑인 음악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도니 헤더웨이(Donny Hathaway). 데뷔 이래 4년 동안 석 장의 정규앨범과 한 장의 라이브 앨범을 발표하며,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동시대의 뮤지션들과는 다른 개념의 사운드를 구축했던 그는 마빈 게이(Marvin Gaye),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와 함께 소울 음악의 큰 축을 이루었다. 시카고를 본거지로 가스펠, 소울이라는 장르에서 보여줄 수 있는 다채로운 사운드를 만들어냈던 그는 젊은 날 자살이라는 비극이 안겨주는 신비감이 더해져 후대 뮤지션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가스펠 싱어였던 할머니손에 자란 도니 헤더웨이는 3살 때부터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며 음악인생을 시작한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와 피아노 치기를 즐기던 그는 하워드 대학에 입학해 정식으로 음악수업을 받는데, 드러머 릭 파웰(Ric Powell)과 함께 재즈 밴드 '릭 파웰 트리오(The Ric Powell Trio)'로 활동하기도 했다. 졸업 후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에 눈에 띈 그는 커티스의 레이블인 '커스텀(Custom)' 출신 뮤지션들 앨범에 프로듀서로 작업하게 된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그는 많은 뮤지션의 피아노 세션을 맡아 작업하면서 피아니스트로서도 인정받았는데, 1969년에는 준 콘퀘스트(June Conquest)와의 듀엣곡 ‘I Think You Baby'를 발표하면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다.

    1970년 색소폰 연주자인 킹 커티스(King Curtis)를 통해 앳코 레코드(Atco Records)와 계약을 하게 된 그는 대망의 첫 앨범인 [Everything Is Everything]을 발표한다. 클래식 소울 넘버 ‘The Ghetto’가 수록되어있는 이 앨범은 풍성한 악곡과 변주가 그를 준비된 거장으로 이끌어 내기 충분했고, 대학시절 친구이자 임프레션스(The Impressions)맴버인 르로이 허트슨(Leroy Hutson), 릭 파웰 등의 참여는 완성도 있는 작업에 한몫하기도 했다. 이렇게 단 한 장의 앨범으로 자신만의 아우라를 갖추게 된 그의 음악은 다음해에 발표한 [Donny Hathaway]에서도 이어진다. 이미 전작에서도 레이 찰스(Ray Charles), 니나 시몬(Nina Simone) 등의 곡을 새롭게 불러 색다른 감흥을 1334998589.jpg주었던 그는 본 작에서도 레온 러셀(Leon Russell)의 ‘A Song For You’, 글래디스 나잇 앤 더 핍스(Gladys Knight & The Pips)의 ‘Giving Up’ 등을 수록, 자신만의 오리지널 곡으로 승화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그의 음악은 당시 흑인사회의 암울했던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많은 흑인들의 지지를 얻었는데, 무엇보다 알앤비의 교과서라고 불러도 될 만큼 소리 그 이상의 감동이 지닌 보컬은 그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어 많은 이의 가슴을 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1972년에는 하워드 대학 동기였던 로버타 플랙(Roberta Flack)과 듀엣 앨범 [Roberta Flack & Donny Hathaway]을 발표한다. 캐롤 킹(Carole King)의 ‘You've Got a Friend’,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의 ‘Baby I Love You’ 등을 수록한 이 앨범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Where Is Love’가 싱글로 발표되어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자신의 오리지널 곡뿐만 아니라 마빈 게이(Marvin Gaye)의 ‘What’s Going On’을 비롯해 존 레논(John Lennon)의 ‘Jealous Guy’ 등을 수록한 라이브 앨범은 도니 헤더웨이만의 감성으로 해석해내며 스튜디오 앨범을 능가하는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본의 아니게 유작이 된 1973년 앨범 [Extension of a Man]을 끝으로 도니 헤더웨이는 클럽공연에 전념한다. 그리고 그 사이 로버타 플랙과 또 다른 앨범을 준비하면서 1977년에는 그녀와의 듀엣곡 'The Closer I Get to You'를 발표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질 것 같았던 그의 음악인생은 1979년에 멈춘다. 뉴욕의 한 호텔 15층에서 몸을 던진 것이다. 자살 당시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그의 죽음은, 순수한 영혼을 지닌 자신에게 투영된 사회적인 모순과 괴리감이 주는 삶의 무게를 덜어내고자 하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 마지막 몸부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인간의 삶이란 얼마만큼 살았느냐보다는 어떻게 살았느냐가 더 중요하듯, 도니 헤더웨이의 불꽃 같은 삶은 비록 많은 아쉬움을 품고 있지만 그 자신에게는 결코 후회 없는 삶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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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일만 (2011-01-04 19:44:37, 119.194.13.***)
      2. RIP
      1. Tablua Rasa (2009-11-04 21:13:14, 119.205.111.*) 삭제하기
      2. 레전드 ...
        가장 존경하는 소울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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