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토픽] 전설파일 #2: Rick James '영원히 잊히지 않을 Punk-Funk의 전설'
- rhythmer | 2009-10-27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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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것 같은 투팍(2Pac)의 죽음이 벌써 10년에 접어들었고, 한밤에 울음을 삼키게까지 했던 알리야(Aaliyah)의 죽음도 올해로 5년째 접어들었다. 어차피 죽음도 삶의 일부고 뮤지션들도 인간이기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는 건 자명한 일이지만, 내게 큰 위로와 흥분, 영향을 주었던 뮤지션들의 죽음은 영원히 울릴 음악이 남았기에 그 상실감은 언제나 남다르다.
2년 전, 우리는 또 한 명의 큰 별을 잃었었다. 70, 80년대 백인들의 록과 흑인들의 펑크를 결합하여 펑크-훵크(Punk-Funk)라는 독특한 음악을 선보이며 흑인음악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던 릭 제임스(Rick James)의 부재가 그것이다.
1948년 2월 1일 뉴욕 버팔로에서 태어난 릭 제임스(본명 James Johnson, Jr)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15세가 되던 해 해군에 입대하지만,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캐나다 토론토로 도망친다. 그리고 그곳에서 닐 영(Neil Young), 브루스 팔머(Bruce Palmer)등을 만나 마이나 버즈(Mynah Birds)를 조직, 밴드의 프론트맨으로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한동안 캐나다에 머물면서 밴드활동을 이어가던 마이나 버즈는 그 후, 미국으로 건너가 1966년 모타운과 전속 계약을 한다. 그러나 앨범에 수록될 곡 작업을 모두 마친 상황에서 과거 군대이탈 혐의가 탄로난 릭 제임스는 체포되고, 순식간에 중요한 맴버를 잃은 마이나 버즈는 그대로 해체 한다(후에 닐 영과 브루스 팔머는 다른 포지션을 섭외하여 버팔로 스프링필드라는 포크록 밴드로 데뷔한다).
1968년 모타운으로 돌아온 릭 제임스는 테리 존슨(Terry Johnson)이란 가명으로 모타운 출신 뮤지션들의 작사작곡, 프로듀서로 활동한다. 그리고 1978년 스톤 시티 밴드(Ston Ctiy Band)를 백업으로 한 솔로앨범 [Come Get It]을 발표한다. 첫 싱글인 'You and I'와 'Mary Jane'등이 히트하면서 주목을 받은 그는 음악으로뿐만 아니라 화려한 의상과 외설적인 언행, 프로모션 당시 마리화나를 나눠 주는 등(Mary Jane은 마리화나의 속어다)의 도발적인 행동을 일삼으며 모타운의 악동으로 유명세를 치루게 된다. 그러나 그런 행동들을 용서할 만큼 정력적인 음악 활동으로 많은 히트곡을 만들기도 했는데, 스모키 로빈슨(Smokey Robinson), 템테이션스(The Temptations)등을 비롯, 티나 마리(Teena Marie), 릭 제임스의 백 보컬 출신인 메리제인 걸즈(Mary Jane Girls)등 모타운 신인들의 출세에 한몫하기도 했다.
그리고 1981년 그의 최대의 히트곡 'Super Freak', 'Give It to Me Baby' 등이 실린 명반 [Street Songs]앨범을 발표한다. 템테이션스가 게스트 보컬로 참여한(릭 제임스는 템테이션스 맴버 맬빈 프랭클린의 조카이기도 하다.) 'Super Freak'은 1990년 MC 해머(MC Hammer)의 'U Can't Touch This'에 샘플링으로 사용되면서 또 한 번 빅 히트를 기록한다. 투박하고 묵직한 베이스라인과 엉덩이를 흔들지 않을 수 없는 리듬을 만드는데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는, 티나 마리아와 함께 부른 'Fire and Desirer' 같은 음란한 러브 발라드를 만드는데 있어서도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재능을 겸비하고 있는 빼어난 뮤지션이었다.
1986년 불만을 품은 채 모타운을 떠나 워너브러더스 산하에 있던 레이블 '레프리제(Reprise)'로 이적한 그는 1988년 [Wonderful]을 발표, 'Loosey's Rap' 이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이쯤부터 그는 마약에 급속도로 빠지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경찰에 구속되는 일까지 벌어졌다(결국, 유죄판명이 났다). 출소 후 또 한 명의 여성을 감금,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그는 힘든 나날을 마약으로 위로받으며 보내며 점점 쇠약해져 갔다. 당뇨합병증과 마약중독자로서의 삶을 사는 와중에도 티나 마리와 함께 공연에 나서고, 1997년에는 앨범을 내기도 했지만 그다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리고 2004년 8월 6일, 음악계에 비보가 날아들었다. 'BET Music Award'에서 티나 마리와 'Fire and Desire'를 열정적으로 부르고 새 앨범을 준비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던 그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당시 그의 나이 56세로, 직접적 사인은 심장마비로 판명으나 그의 몸에서는 아홉 가지 마약성분이 검출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다.
1997년 앨범을 낸 후 '나는 나이가 너무 많이 들어 이제는 미친 짓을 할 수가 없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던 모타운의 악동 릭 제임스는 비록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으며 건강상의 악화로 불행한 말년을 보냈지만, 조지 클린턴(George Clinton)에서 프린스(Prince)로 이어지는 훵크의 계보를 잇는 중요한 가교 구실을 했던 뮤지션임은 틀림없다. 지금도 수많은 후배뮤지션들은 그의 곡을 샘플링하기에 주저함이 없고, 언제나 그에게 무한한 존경을 보내고 있다. 그들이 있는 한 허벅지까지 오는 붉은색 애나맬 부츠와 가슴이 푹 파인 스팽글 셔츠를 입고 "I'm Rick James, bitch!" 라고 외치는 세기의 전설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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