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토픽] 힙합과 축구, 그 미묘한 관계를 파헤치다
- rhythmer | 2012-06-12 | 1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유로 2012 특집!
스포츠와 음악의 접목은 익숙한 모습이 된지 오래이며, 힙합음악과 축구의 만남도 우리에게 어색함이 없는 모습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힙합 뮤지션들은 오래 전부터 알게 모르게 축구팀 혹은 축구 선수들과 관계를 맺어왔다. 그것이 비즈니스이던 개인적인 친분이던 간에 말이다. 유로 2012 시즌에 직면하며 지구촌이 숨막히는 축구의 열기로 빠져들게 된 지금, 축구 선수들의 힙합 사랑, 혹은 힙합 뮤지션의 축구 사랑 사례를 되짚어 보는 유익한 시간을 마련했다. 순수한 축구 사랑에서부터 상식을 벗어난 비즈니스까지 다양한 에피소드가 여기 있다.1. 애슐리 콜(Ashley Cole)과 제이-지(Jay-Z), 그리고 윌아이엠(Will.I.Am)
2011년 7월, 제이-지(Jay-Z)는 자신의 클럽 프랜차이즈인 '40/40'를 런던에 진출시키기 위해 아스날 팬들에게는 배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첼시의 애슐리 콜(Ashley Cole)과 파트너쉽을 맺었다. 애슐리 콜은 평소 유명 연예인과 어울리는 데에 도가 튼 선수이다 보니 자연스레 제이-지의 제안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2009년 [The Blueprint 3] 발매 투어 당시 제이-지는 스스로 아스날 팬임을 자처했다. 아마도 이 소식을 들은 애슐리 콜은 넋 나간 표정을 짓고 있었을 것이다.
한편, 애슐리 콜의 전처로 축구팬들에게 유명한 셰릴 콜(Cheryl Cole)은 잉글랜드에서 꽤 잘 나가는 가수 겸 배우이자 모델이다. 애슐리 콜의 혼외정사와 문란한 사생활로 인해 결혼 생활이 이미 금이 갈 대로 갔을 무렵,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의 윌아이엠(Will.I.Am)은 셰릴 콜의 앨범 프로듀싱과 함께 염문설을 퍼뜨렸고, 이에 애슐리 콜은 개의치 않는다 했지만, 이미 곯은 속을 달래기 위해 망나니 짓을 수 차례 일삼았다. 그리고 셰릴 콜은 윌아이엠과 함께 앨범 작업을 하며 꽤 괜찮은 성과를 거둔다. 이 과정에서 윌아이엠과 애슐리 콜은 언론을 통해 서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는데, 만약 애슐리 콜이 랩에 욕심이 있었다면, 축구선수 최초로 디스(Diss) 곡을 발표하지 않았을까?
2. 드레이크(Drake)와 드록바(Drogba), '드 형제'의 조우
2012년 4월 첼시가 벤피카(Benfica)를 2:1로 제압했던 날, 드레이크(Drake)는 잉글랜드 투어 일정에 맞추어 첼시의 홈 경기장인 스탬포드 브릿지(Stamford Bridge)를 방문하였다. 입에 발린 뻔한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드레이크는 첼시의 디디에 드록바(Didier Drogba)를 제일 좋아하는 선수라 밝혔고, 드록바 역시 드레이크의 팬임을 천명했다.
영상: 드레이크의 드록바 사랑(?) 인터뷰
하지만 그는 스탬포드 브릿지 방문 이전에 이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착용하고 리오 퍼디낸드(Rio Ferdinand)와 화기애애하게 인터뷰를 한 전과(?)가 있다.
사진: 드레이크와 리오 퍼디낸드
3. 투팍(2Pac)을 사랑했던 아넬카(Anelka)지금은 첼시를 떠난 아넬카(Nicolas Anelka)지만, 아넬카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힙합 팬이다. 그는 어떤 음악을 즐겨 듣냐는 질문에 랩을 즐겨 듣고 닥터 드레(Dr. Dre), 스눕 독(Snoop Dogg), 제이-지, 넵튠스(Neptunes)의 음악을 듣는다고 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투팍(2Pac)과 노토리어스 비아이쥐(Notorious B.I.G.)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고 밝혔다. 심지어 그는 투팍과 닮은 외모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 투팍과 아넬카, 도플갱어?
4. 정대세, 나의 영웅은 투팍(2Pac)정대세는 웨스트코스트 힙합의 오랜 팬이라고 한다. 각종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힙합 사랑을 엿볼 수 있었지만, 그의 방에 진열된 씬의 대표작들을 통해 단순한 힙합 사랑을 넘어 웨스트 코스트 힙합에 대한 강한 애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투팍, 커럽(Kurupt), 엑지빗(Xzibit), 로스코(Roscoe), 아이스 큐브(Ice Cube) 등을 거론한 그는 특히, 영원한 우상으로 투팍을 꼽았다. 투팍의 몸을 보며 근육 운동을 해왔고, 그의 강인한 이미지에 매료되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집에서 믹싱까지 하는 정대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와 리드머 인터뷰를 꿈꿔볼 만도 하다. 축구와 힙합에 대한 견해를 묻자 그는 '축구와 힙합은 둘 다 피를 흘리며 싸우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서로 존중하며 주장을 펴기 위해 만들어낸, 인류의 지혜가 낳은 선물이 아닐까요?'라는 멋진 말도 남겼다.
5. 앙리(Henry)의 남다른 힙합 사랑
프리미어리그에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던 티에리 앙리(Thierry Henry)의 힙합 사랑도 지금 소개하는 다른 이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아이팟에 제이-지, 피프티 센트(50 Cnet),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 우-탱 클랜(Wu-Tang Clan), 다스 이펙스(Das EFX)가 만든 음악을 넣고 다닌다고 알려진 것부터 예사롭지 않았는데, 뉴욕 레드불스로 이적한 후에는 힙합 뮤지션과 조우도 자주 포착되었다. 사실 뉴욕으로 이적하기 전인 '07년, NBA 스타 토니 파커(Tony Parker)와 배우 에바 롱고리아(Eva Longoria)의 결혼식에도 참석하는 등 평소 스타와의 친분이 두터웠던 그이지만, 본격적으로 미국 생활을 시작한 후부터는 스위즈 비츠(Swizz Beatz)와 알리샤 키스(Alicia Keys) 부부를 만나는 모습까지 공개됐다.
사진: 스위즈 비츠와 앙리
6.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의 공연 입장권을 강탈한 하셀바잉크(Hasselbaink)현역 시절 첼시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던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Jimmy Floyd Hasselbaink)는 유년 시절 누구보다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선수이다. 그는 자서전을 통해 자신의 불우했던 과거를 밝혔다. 빈민가에서 살면서 투신자살하는 사람을 수 차례 봤는가 하면, 지인 중 마약 중독자도 상당수 있었다고 하니, 그에게는 오직 축구만이 탈출구였던 모양이다. 한 번은 퍼블릭 에너미 공연이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적이 있었는데, 당시 입장권이 없던 하셀바잉크가 타인의 입장권을 강탈했던 일이 있었다. 그는 법정에 서고 수용시설에도 가야 하는 암울한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7. 호나우지뉴(Ronaldinho), 역시 외계인인가?기민한 동작과 창조적인 드리블을 통해 외계인이라는 별칭을 얻은 호나우지뉴(Ronaldinho)는 리우 데 자네이루(Rio de Janeiro)에서 펼쳐진 피프티 센트의 무대에 깜짝 등장하여 "Hate it or Love it"이 흘러나오는 동안 그만의 그루브를 선보였다. 외계인이라는 별명 때문인지, 그의 몸동작은 힙합 무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그것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영상: 호나우지뉴의 외계인 그루브
8. 스눕 독(Snoop Dogg)의 어장관리웨스트의 베테랑 뮤지션인 스눕 독이 사랑하는 축구팀은 과연 어디일까? LA를 연고지로 두고 있는 LA 갤럭시(LA Galaxy)라는 팀에는 데이비드 베컴(David Beckham)이 뛰고 있다. 베컴은 스눕 독의 리얼리티 쇼 [Father Hood]에 우정 출연을 해줄 정도로 스눕과 각별한 사이인데, 베컴의 악처(?)로 유명한 빅토리아(Victoria Beckham)는 데이비드 베컴과 스눕 독이 어울리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며 스눕에게 접근 금지령까지 내릴 정도였다. 여하튼 리얼리티 쇼에서 아들과 함께 LA 갤럭시의 유니폼을 입고 베컴에게 축구 강습을 받던 스눕은 특유의 포주 기질(?) 때문인지 여기저기 오가는 축구 클럽도 많았다.
그는 프랑스 파리 공연에서 앙리의 이름이 새겨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고 앙리의 팬임을 자처했는데, 골수팬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앙리와 친분 때문인지는 확인할 길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잉글랜드 투어에서는 자신과 닮은 꼴로도 유명한 리오 퍼디낸드의 이름이 새겨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기도 했으니까. 괜히 처세가 좋다고 평가 받는 것이 아니다. 역시 스눕이다.
9. ‘크리스탈 팰리스’의 인수를 고려한 디디(Diddy)
2010 남아공 월드컵이 한창일 무렵, 디디(Diddy)는 자신의 오랜 꿈 중 하나였던 스포츠 팀 인수를 통한 비즈니스를 위해, 잉글랜드 클럽인 크리스탈 팰리스(Crystal Palace)를 인수할 것을 고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맨시티의 만수르나, 첼시의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를 보라. 디디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팀을 인수했다면, 그는 미친 듯이 앨범을 만들고 투어를 1년 내내 해도 자금이 부족했을지도 모른다. 결론은 스포츠 팀을 인수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것.
*축구 선수가 직접 랩을 했던 사례
1. 앤디 콜(Andy Cole)의 "Outstanding"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뉴캐슬(Newcastle) 등을 거쳐온 스트라이커 앤디 콜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99년에 싱글 "Outstanding"을 발표했다. 이는 갭 밴드(The Gap Band)가 만든 동명의 '82년 작을 샘플링한 곡으로, 당시 UK 차트 TOP 40을 차지했다.
2. 라이언 바벨(Ryan Babel)도 랩을?네덜란드의 국가대표이자, 리버풀(Liverpool)에서 활약하다 독일 호펜하임으로 이적한 라이언 바벨도 리오(Rio)라는 닉네임으로 랩을 했다. (라이언 바벨은 아래 영상에서 2분경 등장함)
3. 힙합의 본고장 출신 클린트 뎀프시(Clint Dempsey)미국 대표팀의 미드필더이자 잉글랜드 풀럼(Fulham)에서 활약하는 클린트 뎀프시는 빅 호크(Big Hawk)와 XO라는 휴스턴 출신의 랩퍼와 호흡을 맞춰 "Don't Tread"라는 곡으로 멋진 활약을 보였는데, 힙합의 본고장답게 축구 선수가 참여한 힙합 곡 중에서 가장 좋은 평을 얻었다. 라이언 바벨과 마찬가지로, 뮤직비디오에 축구 영상이 수시로 등장한다.
12
-
-
- 이지 (2012-06-16 20:01:48, 222.103.52.***)
- 외질이 랩한 영상은 없네요 ㅜㅜ
-
- The Crack (2012-06-13 20:33:16, 221.142.41.**)
- 발로텔리 만치니 디스곡 가자
-
- 이치호 (2012-06-13 16:45:39, 211.221.156.**)
- 와우;; 라이언 바벨은 네덜란드 랩인가요....?ㅎㅎ
발음 쥑이네요;;
-
- DJ.Crag (2012-06-13 01:37:46, 124.5.119.*)
- 정대세가 힙합을 좋아했었다니.. 축구엔 문외한이다보니 이름이랑 어떤진 알았는데 참 독특하군요.
-
- 박정현 (2012-06-12 19:11:51, 210.183.176.**)
- 역시 리드머는 이런 기획기사가 너무 알차고 재밌습니다 ㅋㅋ
-
- 립밤 (2012-06-12 19:03:36, 121.136.41.***)
- 간암으로 은퇴한 아비달도 취미로 랩을 한다고 알려져있죠
-
- 립밤 (2012-06-12 18:59:55, 121.136.41.***)
- 스눕독이 포르노라든지 대마초라든지 이런 것들과 연관이 있다보니까 빅토리아는 베컴이 스눕하고 친한걸 아니꼽게 보고잇죠
-
- 립밤 (2012-06-12 18:58:08, 121.136.41.***)
- 최근에 아스날 축구선수 프림퐁도 사촌이 Lethal Bizzle라는 힙합가수인데 피쳐링했죠 피처링 하고 만약 jay z가 연락오면은 심각하게 선수생활을 그만둘지 고민해야될거라고 애기했었죠
-
- 길심슨 (2012-06-12 16:47:37, 121.171.217.***)
- 제이일렉트로니카도 트위터로 첼시팬이라고 파란 기를 흔들자 뭐 그카더군요. 바르셀로나 팬으로서 좀 씁슬했음..
-
- piano (2012-06-12 16:36:04, 1.252.109.***)
- 왜 테베즈가 없지 했는데 생각해보니 아르헨티나는 유로엔 안나가죠 ㅋ..
-
- Fukka (2012-06-12 16:32:56, 211.246.77.**)
- 하하하하 재밌게 잘봤습니다. 특히 선수들 랩한 건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