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머 뷰] Frank Ocean의 진정한 용기
- rhythmer | 2012-07-06 | 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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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흑인음악계는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의 양성애자 커밍아웃이 뜨거운 이슈이다. 프랭크는 종종 메시지와 사진 등을 올리던 텀블러 계정에 자신의 바이섹슈얼적 성향에 대한 글을 썼다. 자신을 둘러싼 루머들에 대해 견해를 밝히겠다며, 궁금증을 자아낸 그는 이번 포스팅을 통해 처음으로 남자를 만났던 날에 대해 고백했다. 'Whoever you are, whenever you are…'로 시작된 긴 편지는 순수한 회상으로 이어졌다. 열아홉 여름, 단지 어떤 남자와 함께해서 행복했던 날들에 대해 프랭크는 담담하게 이야기해 나갔다. 그는 자신이 사랑에 빠졌다는 걸 깨달았고, 그때부터 자신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토로했다.글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확실한 주장이나 입장표명 같은 것은 없는데, 프랭크 오션의 음악처럼 담백한 고백이 주이다. 소통해왔다고 믿는 이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앨범 발매를 앞둔 상태이니 얼마나 많은 생각 끝에 쓰게 된 글인지는 충분히 알만하다. 게다가 곧 발표될 앨범은 그의 메이저 데뷔작이다.
프랭크 오션은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어온 알앤비 씬에서 독보적인 포지션을 점하고 있는 신예이다. 그런 뮤지션의 첫 번째 정규작에 쏠려있는 관심이야 말해 입 아프다. 그러니 앨범이 나오기 직전에 보내온 그의 편지에, 엄청난 이목이 꽂히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더군다나 힙합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뮤지션의 커밍아웃이라니…. 흑인음악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대중음악계가 들썩이고도 남을 만한 사건이다. 어찌 보면, 메이저 데뷔작을 내놓기 직전인 지금이 커밍아웃하기에 최적의 시기인 것처럼도 보인다. 게다가 얼마 전엔 힙합계의 거물이며, 프랭크 오션이 속해 있는 데프 잼의 수장인 제이-지(Jay-Z)가 이례적으로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고 말이다. 제이-지는 오바마의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 발언 당시, ‘인간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고, 그들의 선택은 침해받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했었다. 제이-지의 발언은 흑인 사회 내에선 다소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지점으로 기억될만했다는 점에서 큰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렇듯 소속사 사장님이 깔아놓은 훌륭한 멍석까지 있었으니 프랭크 오션이 용기 내 한 발짝 걸음을 내디딘 건 마치 화룡점정의 시나리오처럼 보일 정도다.
어쨌든 프랭크 오션의 이번 커밍아웃은 참으로 용기 있는 행동이며, 그가 현 알앤비 씬에 새로운 호흡을 불어넣고 트렌드를 만들어 낼 아티스트라는 기대엔 변함이 없다. 오히려 그에게 흐름을 주도할 명분마저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흑인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지지가 필요한 알앤비 뮤지션이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막 성공적인 시작을 꿈꾸는 시기에 이번 행동이 쉽게 할 수 있는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의 용기 앞에 있었을 무수한 고민을 그가 띄운 편지의 섬세하기 그지없는 어조가 보여주듯 말이다. 이처럼 섬세한 커밍아웃은 여태껏, 그리고 앞으로도 그 어느 문화권에서도 볼 수 없을 것 같다. 프랭크 오션에 대한 장르 팬들의 기대치와 그것을 바탕으로 그가 보여준 용기, 이 모든 것이 흑인 사회와 장르 씬 커뮤니티에서 진보적인 태도와 생각들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덧붙여 이런 모든 이해관계를 뒤로하고, [Channel Orange]가 음악적으로도 역사적인 데뷔 앨범이 되길 바란다. 그의 용기있는 고백이 찰나의 용기로만 무색해지지 않게 말이다. [Channel Orange]가 어떤 수준의 앨범이냐에 따라, 향후 그의 커밍아웃이 미칠 영향의 파장이 달라질 것이다. 프랭크 오션이 알앤비 씬에 오래간만에 나온 재능과 트렌드를 이끌 만한 예술성과 스타성을 겸비한 아티스트이기에, 그의 용기가 두고두고 회자될 수 있도록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로 올라서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아래는 프랭크 오션의 텀블러에 이미지로 올라온 편지 전문.(클릭해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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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재형 (2012-07-25 09:24:18, 183.96.61.***)
- The Guardian ★★★★★ 만점
The Arts Desk ★★★★★ 만점
The Telegraph ★★★★★ 만점
Pretty Much Amazing (A+) 만점
Pitchfork Media (9.5/10)
Spin (9/10)
Clash (9/10)
AllMusic (4.5/5)
Slant Magazine (4.5/5)
Sputnikmusic (4.5/5)
musicOHM (4.5/5)
Chicago Tribune (3.5/4)
HipHopDX ★★★★☆
The Observer ★★★★☆
Rolling Stone ★★★★☆
The Independent ★★★★☆
Newsday (A)
PopMatters (8/10)
해외평가가 거의 만장일치로 올해의 앨범 수준입니다.
타인의 평가가 전부는 아니지만, 아티스트 자신의 커밍아웃으로써 이 앨범의 메시지는 완성되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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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도 (2012-07-10 07:30:27, 173.55.154.***)
- 직장에 게이인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저도 이리저리 알게된것중 하나가 이 친구들이 두려워 하는건 사람들이 자신들이 게이라는걸 안다는게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들이 게이란걸 알게된후 자신들을 다르게 대하는거라고 하더군요. 일단 용기엔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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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우 (2012-07-09 14:10:29, 203.142.217.***)
- 사실 마케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아닐 확률이 더 높은게 흑인은 미국 전체에서 가장 동성애에 배타적인 인종입니다. 그다지 진보적이지 않죠. 마초적이고 심지어 게이는 커녕 여성에게도 편파적인 힙합씬만 봐도 대충 감이 오지 않습니까. 오바마야 '이렇게 진보쪽 표를 가져가도 흑인은 어차피 나 찍겠지'라는 선거전략으로 볼 수 있다쳐도 이건 마케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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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루이더킹주니어 (2012-07-09 07:19:58, 216.114.194.***)
- 앨범 발매전의 마케팅 전략도 참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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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high (2012-07-08 15:38:47, 221.141.120.***)
- 프랭크 오션을 좋아하고 그에 대해서 기대를 가지게 된것은
그가 들려준 음악이 좋고, 가능성있는 젊은 뮤지션이기 때문이지
그가 이성애자라서가 아니었습니다
그가 누구를 사랑하든 상관없어요...
그것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고 싶지도 않고
저는 리스너로써 프랭크 오션이 어떤 음악을 들려주냐에 관심 있을뿐
커밍아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그의 용기에 박수 보내주고 싶네요
7월 17일인가 데뷔작 발매가 얼마 안남은것으로 아는데
높은 완성도의 결과물과 좋은 반응을 얻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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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훈 (2012-07-07 19:33:15, 116.125.114.***)
- 코 앞으로 다가온 앨범 발매일이나 오바마의 발언 + 제이-지의 지지 발언 등 이런 저런 주변 여건을 따져봤을 때 정말 적절한 타이밍에 터뜨렸다는 생각.
저는 바이섹슈얼이건 아니건 신경쓰지 않아요. 작년에 들려준 앨범처럼 좋은 데뷔작 내놓길 바랍니다. 데뷔작이 최근 음악계의 척박해진 분위기를 뒤엎으며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해줄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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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호 (2012-07-07 00:48:40, 211.214.32.***)
-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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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기 (2012-07-06 19:46:30, 114.203.5.***)
- 프랭크오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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