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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뷰] 전쟁에 반대한 흑인음악(Anti-war Black Music)
    rhythmer | 2013-05-03 | 1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지난 3 20일은 미국이 중동의 자유를 찾아주겠다는 명분 아래 이라크를 침공한지 딱 10주년이 된 날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라크 전쟁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확실한 것은 전쟁 이후, 이라크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다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도 이라크 전쟁을 통해 얻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평이 강하며, 전쟁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 역시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전쟁이 발발했던 2003년 당시에도 반전운동이 활발했는데, 이러한 반전의 메시지는 때론 음악을 통해 전달되기도 한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작품을 통해 전쟁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이러한 반전 메시지는 반전 운동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렇다면, 전쟁에 반대하는 흑인 뮤지션들은 누가 있었으며, 어떠한 맥락으로 음악을 통해 반전 메시지를 전했을까? 미국이 직접적 군사개입을 한 현대의 가장 큰 두 전쟁, 베트남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흑인음악을 통해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베트남 전쟁에 반대한 흑인음악 Anti-Veitnam War Black Music

     

    결과적으로 미국에 큰 패배를 안겨준 베트남 전쟁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만은 상당했다. 매번 전쟁을 통해 경제성장을 해왔던 미국이었지만, 전쟁이 길어지고 사상자가 늘어나면서 미국 내 반전 여론이 거세게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반 베트남 전쟁 여론은 흑인인권운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베트남 참전 흑인군인들의 처우가 문제였다. 실제 흑인 군대는 전 병력의 11%를 차지했지만, 육군 전투부대에서 흑인 병력은 그 두 배였다. 1966년의 전투에서 흑인 사망자가 전체의 22.4%를 차지했고 이전 5년 동안의 사망자 비율도 상당히 높았다.[1] 게다가 전쟁 때문에 미국 내 흑인 빈곤을 구제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베트남 전쟁을 바라보는 흑인들의 불만은 더욱 커져갔다. 이런 이유로 흑인인권 지도자인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은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대 의사를 펼쳤고, 흑인 인권 운동과 함께 반전 운동도 이끌어 나갔다.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음악계의 목소리 역시 강했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전 메시지는 음악팬들에게 전설로 남아있는 우드스탁 페스티벌(Woodstock Festival in 1969)’의 주요 소재였다. 많은 록 뮤지션들이 우드스탁 페스티벌에서 반전을 노래했다. 그리고 이러한 음악계의 목소리는 고스란히 흑인음악계에도 전해졌다. 우드스탁에서 미국의 국가인 “The Star-Spangled Banner”를 연주함으로써 전쟁에 대한 반대를 표시했던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Machine gun”에서는 자신의 기타 연주로 머신 건과 폭탄의 소리를 묘사함으로써 또 한 번 반전 의사를 표했다.

     

    모타운(Motown) 소속 에드윈 스타(Edwin Starr)의 히트곡인 “War” 또한 가사에서 볼 수 있듯이 전쟁에 대한 무의미함과 허무에 대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 곡은 모타운의 프로듀서인 노만 위트필드(Norman Whitfield)의 곡으로 본래 템테이션즈(Temptations)를 위해 만든 곡이었다. 당시에는 큰 반응을 일으키지 못했지만, 에드윈 스타의 목소리를 입힌 후 히트하여 빌보드 핫 100차트 1위까지 올라가는 성과를 낳았다. 후에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의 리메이크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에드윈 스타는 이후에도 “Stop the war now!”라는 노래를 통해 다시 한 번 반전에 대한 의사를 표했으며, “War”의 원래 주인이었던 템테이션즈 또한 “Ball of confusion”으로 전쟁 반대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참고로 언급했던 “War”, ”Stop the war now!”, “Ball of confusion”  세 곡 모두 노만 위트필드의 곡이다.



    War, Huh, Yeah

    What is it good for

    Absolutely noting

    전쟁, 무엇에 좋은가?

    단언컨대, 아무 것에도.

     

    Edwin Starr – War

     

    흑인음악 팬이라면, 반드시 들어야 할 명반 중 하나인 마빈 게이(Marvin Gaye) [What’ Going On]은 앨범 전체적으로 전쟁과 당시의 미국 상황에 항의하는 성격이 강한 앨범이다. 특히, 동명의 수록곡인 “What’s Going On”은 동생인 프랭키 게이(Frankie Gaye)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면서 형인 마빈에게 편지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전한 걸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빌 위더스(Bill withers) 또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오른팔을 잃은 병사의 이야기를 듣고 “I Can’t Write Left Handed”라는 곡을 발표했다. 후에 이 곡은 2008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를 지지하는 존 레전드(John legend)와 더 루츠(The Roots)가 함께한 콜라보레이션 앨범인 [Wake up!]에서 리메이크되었다.

     

    Mother, mother
    There's too many of you crying
    Brother, brother, brother
    There's far too many of you dying
    You know we've got to find a way
    To bring some lovin' here today

    Father, father
    We don't need to escalate
    You see, war is not the answer
    For only love can conquer hate
    You know we've got to find a way
    To bring some lovin' here today

    어머니, 너무 많은 것이 당신을 울게 하네요.

    형제여, 너무 많은 것들이 당신을 죽게 합니다.

    우리가 여기에 사랑을 가져다 주기 위해서 

    길을 찾아야 된다는 걸 알고 있잖아요.

     

    아버지, 우리는 더 확대시킬 필요가 없어요.

    보세요, 전쟁은 정답이 아니에요.

    사랑만이 증오를 잠재울 수 있어요.

    우리가 여기에 사랑을 가져다 주기 위해서

    길을 찾아야 된다는 걸 알고 있잖아요.

     

    Marvin Gaye – What’s Going On

     

    이 밖에도 많은 흑인 뮤지션들이 음악을 통해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는 흑인음악계뿐만 아니라 당시 미국 음악계를 이해하는 주요 테마였다. 존 레논(John Lennon)을 필두로 많은 뮤지션들이 반전의 메시지를 전했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탐탁하지 않았던 미국 정부는 주류 라디오 채널에서 이와 같은 곡들을 금지곡으로 선정했다. 그럼에도 미국 대중은 그들의 음악을 원했고, ‘언더그라운드’, ‘얼터너티브(Alternative)’를 표방하는 소규모 라디오 채널에서 그들의 음악을 틀면서 대중은 반전 메시지가 담긴 음악들을 소비했다.

     

    그러던 1973 1 27일 월남, 월맹, 그리고 미국 사이에서 종전 협정이 체결되었다. 그리고 1976 7 2일 하노이를 수도로 하는 통일 베트남 사회중의 공화국이 정식 출범하였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전쟁인 베트남 전쟁은 이렇게 미국의 패배로 끝이 났다.


     

    이라크 전쟁에 반대한 흑인음악 Anti-Iraq War Black Music

     

    과거, 현재, 미래를 통틀어 최악의 테러로 기억될 9.11 테러는 미국의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모두가 테러에 대한 공포에 휩싸였다. 미국은 9.11 테러의 용의자로 오사마 빈라덴과 그의 조직인 알 카에다를 지목했고,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그의 인도를 요구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이를 거부하자, 미국은 즉각 군사 행동에 나섰다. 전면적 군사 작전이 펼쳐진 것이다. 몇 차례 대규모 전투에서 미국은 승리를 거두었고, 계속 도피를 하던 빈 라덴 역시 2011 5 2일 파키스탄 은신처에서 사살되었다.

     

    문제는 미국의 공세가 아프카니스탄과 알 카에다로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이라크, 이란, 북한을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미국에 테러 공격을 기도하는 모든 세력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그리고 2003 3 20, 미국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세계의 안보 환경을 위협한다는 명분 아래 이라크를 침공한다. 하지만 미국 내 많은 여론은 부시 대통령의 이와 같은 결정에 부정적이었다. 세계 많은 언론들이 부시를 전쟁 광으로 표현했으며, 미국 내에서도 지나치게 공격적인 태도가 테러를 부추긴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국내외 여론도 시간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여론은 그대로 반전 운동과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

     

    특히, 흑인 커뮤니티 안에서 부시 대통령의 인기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부시는 2001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과 이라크전에 주력하느라 흑인 및 빈곤층 복지예산을 깎아 버렸다. 부시 정부 들어 빈민층 비율은 11.3%에서 오히려 12.7%로 늘었다. 카트리나 피해가 가장 컸던 뉴올리언스의 경우 인구의 3분의 2가 흑인이고, 이중 다시 3분의 1은 빈민층이며, 시 전체의 빈곤층 비율은 28%로 다른 지역 평균의 배가 넘는다.[2] 이런 상황에서 원래 흑인에 대한 차별적 사고를 가지고 있었던 부시 대통령에 대한 흑인 커뮤니티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자연스레 베트남 전쟁과 마찬가지로 많은 뮤지션들이 음악을 통해 이 명분 없는 전쟁을 반대했다. 힙합, 알앤비 뮤지션들이 포함되었음은 물론이다. 에미넴(Eminem), 스눕 독(Snoop Dogg) 등의 프로듀서로 활동한 바 있는 프레드렉(Fredwreck)은 스탑 무브먼트(The S.T.O.P Movement)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이라크 전쟁과 부시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맙 딥(Mobb Deep), WC, 대즈(Daz), RBX, 드파리(Defari), 에버라스트(Everlast), 수파플라이(Soopafly), 싸이프레스 힐(Cypress Hill), 맥 텐(Mack 10), 케이알에스 원(KRS-One), 다일레이티드 피플스(Dilated Peoples)가 참여했으며, “Down With Us”“Dear Mr. President” 등 두 곡이 발표됐다.

     

    Dear Mr. President

    you and your friends you all are crooks

    sellin out the poor man

    the soldiers lives are took

    I can't see no differece from Mr. Hussein to Mr. Bush

    Death and deception it's the brew the devil cooks

     

    대통령, 당신과 당신 친구들은 다 사기꾼이야.

    가난한 사람들을 팔고, 군인들의 삶을 앗아갔지.

    난 후세인과 부시의 차이점을 모르겠어.

    죽음과 속임수, 이것은 악마들의 음료 

     

    The S.T.O.P Movement - Dear Mr. President

     

    이밖에도 스눕 독(Snoop, Dogg, “Sister and Brothers”), 다일레이티드 피플스(“War”), 칸예 웨스트(Kanye West, “Jesus walks”) 등등, 많은 힙합 뮤지션이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했다. 특히, 블랙 아이드 피스(The Black Eyed Peas)는 당시 테러와 전쟁에 대한 공포와 피로함을 “Where Is The Love”를 통해 달래주어 대중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미국과 영국 측이 승전을 선포한 뒤인 2004 10, 미국이 파견한 조사단이 이라크에 대량 살상 무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마지막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People killing, people dying

    Children hurtin', hear them crying

    Can you practice what you preach

    Or would you turn the other cheek

    Father father father father

    Send some guidance from above

    'Cause people got me, got me questioning

    Where is the love

     

    서로를 죽이는 사람들, 죽어가는 사람들

    고통받는 아이들, 그들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당신이 믿는 복음처럼 행동하거나,

    원수마저 사랑할 순 없는 건가요.

    하느님, 하늘에서 안내자를 보내주세요.

    이 세상은 저희에게 한 가지 질문만을 안겨주니까요.

    사랑은 어디에 있나요?

     

    The Black Eyed Peas - Where Is a The Love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War, What Is It Good For


    흑인음악을 중심으로 소개했지만, 사실 반전 메시지는 록/포크 음악에서 백인들에 의해 더욱 많이 다뤄졌다. 하지만 흑인 뮤지션들의 반전 음악은 물리적인 양과 별개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바로 그들의 음악이 단지 평화를 기원하는 뮤지션의 태도에서 기인되는 것이 아닌 당사자성에서 발현된다는 점이다. 베트남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서 볼 수 있듯이 전쟁은 흑인 커뮤니티에 큰 타격을 주었고, 그들은 미국인으로서 가해 집단 안에 속해 있는 피해자들이었다. 물론, 흑인들뿐만 아니라 전쟁에 반대하는 대다수의 미국인들 역시 같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지금 역시 전쟁의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현재 북한은 여전히 핵무기 보유를 위해 힘쓰고 있으며, 미국은 이에 대해 두 개의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적어도 우리를 위한 전쟁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1] 벤자민 콸스, 『미국 흑인사』, 백산서당, 2002, 286p

    [2] 부시의 흑인차별 그리고 흑인대통령, 한겨례 신문(2008 11 7),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3204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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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J.Crag (2013-05-03 19:38:35, 124.5.116.***)
      2. 글제목 보고 딱 떠오른 곡은 제다이 마인드 트릭스의 'Uncommon Valor'
        그외에도 제다이 마인드 트릭스나 러기드맨이 부른 반전 곡이 몇개 더있었던것 같네요
        백인이라서 언급이 안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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