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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힙합 역사상 최초의 발자취들
    rhythmer | 2013-10-02 | 2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글: 강일권


    종종 힙합팬들이 '최초'에 관해 물어오곤 한다. '최초의 랩이 뭐에요?', '최초의 랩퍼는 누구예요?' 나 또한, 힙합 음악을 들은 지 얼마 안 됐을 때 그랬듯이 어느 분야건 '최초'에 관한 건 궁금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막상 잘 찾아보게 되지는 않는 게 사실. 그런 의미에서 힙합 역사상 최초의 발자취라 할만한 몇 개의 중요한 기록들을 살펴볼까 한다
     


    최초의 /힙합 송

     

    Fatback Band - "King Tim III (Personality Jock)" (1979)


     

    사실 진정한 의미에서 최초의 랩 송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드넓은 미국 전역 어딘가의 누군가가 홈레코딩으로라도 녹음한 랩이 있다면, 바로 그게 최초의 랩 송이 되는 것이니까. , 정식으로 발표된 결과물 중에서 따지자면, 팻백 밴드(Fatback Band) 1979년에 발표한 "King Tim III (Personality Jock)"이라는 곡이 최초의 랩 송으로 기록된다. 아마도 많은 이가 슈거힐 갱(The Sugarhill Gang)"Rapper's Delight"을 최초로 알고 있겠지만, "King Tim III (Personality Jock)"은 그보다 약 다섯 달이나 앞서서 발표됐다. 흥미로운 건 팻백 밴드가 힙합이 아닌, 펑크(Funk)와 디스코 음악을 하는 밴드였다는 점. 당시 이 곡은 빌보드 알앤비 차트에 11주간 머무르며, 최고 26위까지 올랐었다.

     


    최초의 랩/힙합 히트곡

     

    The Sugarhill Gang - "Rapper's Delight" (1979)


     

    많은 이가 '최초의 랩'으로 기억하는 슈거힐 갱의 "Rapper's Delight"은 정확히 '최초의 랩 히트곡'이다. 오늘날 '힙합의 어머니'라 불리는 고 실비아 로빈슨(Sylvia Robinson)에 의해 제작된 이 곡은 빌보드 종합 차트인 'Hot 100'에 랩 음악 최초로 랭크되어 최고 순위 36위까지 기록했다. 특히,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대히트했는데, 영국에서는 3, 네덜란드에서는 1위까지 올랐다. "Rapper's Delight"은 익히 알려졌다시피 소울/펑크 그룹 식(Chic) "Good Times"를 샘플링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베이스 파트를 무단으로 사용했던 탓에 쉭의 멤버 나일 로저스(Nile Rodgers)와 버나드 에드워즈(Bernard Edwards)로부터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결국, 로저스와 에드워즈가 뒤늦게나마 저작권자로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며, 사건은 일단락되었고, 이 사건은 힙합 역사상 최초의 샘플링 논쟁이 되었다. 한편, 당시는 드럼 머신이나 샘플러가 나오기 전이었기 때문에 베이스와 드럼 연주자들이 무려 15분여 동안 쉬지 않고 같은 루프를 연주해야 했다는 사실과 한 번도 스튜디오 녹음이라는 걸 해본 적 없는 멤버를 위해 실비아 로빈슨이 직접 랩을 해야 할 때에 맞춰 일일이 손으로 신호해가며 녹음했다는 건 유명한 비화다.  

     


    최초의 MC(Emcee)

     

    Coke La Rock

     


    힙합 역사상 최초의 엠씨로 기록된 인물은 뉴욕 태생의 코크 라 록(Coke La Rock)이다. 그는 '힙합의 아버지' 쿨 디제이 허크(Kool DJ Herc)의 절친이자 음악 파트너였다. 1973년의 한 하우스 파티에서 힙합이 탄생하던 순간에도 그가 자리하고 있었다. 'You rock and you don't stop'이라든지 'Hotel, motel, you don't tell, we won't tell' 같은 오늘날까지도 종종 쓰이는 (혹은 모태가 되는) 라인을 처음으로 구사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비록, 그의 이름을 내건 앨범은 한 장도 발표되지 않았지만, 최초로 랩이란 형식을 시도했다는 점만으로도 많은 랩퍼들이 존경을 표하고 있다.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한 최초의 랩퍼

     

    Kurtis Blow

     

    아직 랩/힙합 음악이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을 무렵, 최초로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을 맺고 음반을 발매하여 상업적 히트를 기록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The Breaks"의 주인공 커티스 블로우(Kurtis Blow). 그는 1979년에 머큐리(Mercury Records)와 계약하고 싱글 "Christmas Rappin'""The Breaks"를 발표, 각각 40만 장과 50만 장을 팔아 치우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일전에 올라온 -힙합, 주류 음악계에 발을 내딛다. Kurtis Blow “The Breaks” (http://bit.ly/1dVuVDx)라는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한 최초의 랩 그룹

     

    Fearless Four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한 첫 랩퍼가 탄생한 지 약 4년 후인 1983년엔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한 첫 랩 그룹이 탄생했다. 6인조 그룹 피어리스 포(Fearless Four)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엘렉트라(Elektra Entertainment)와 계약을 맺고 몇 장의 싱글을 발표했지만, 정규 앨범은 한참 뒤인 1994년이 되어서야 발매할 수 있었다. 지금은 바로 그 단 한 장의 정규작 [Creepin' Up On Ya]만을 남긴 채 사라졌다.

     


    CD
    로 발매된 첫 번째 랩/힙합 앨범

     

    Run-D.M.C [King Of Rock] (1985)

     

    1970년대에 들어서 아날로그 방식의 저장 매체인 LP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CD를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먼저 활용한 사례는 아바(ABBA)의 앨범 [The Visitors](1982)로 기록된다. 그로부터 약 3년 뒤인 1985년엔 힙합 씬에서도 CD로 제작된 첫 앨범이 나오게 되는데, 바로 힙합 선구자 중 한 축인 런 디엠씨(Run-D.M.C) [King Of Rock]이다. 록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끌어와 일렉 기타 리프가 지배적인 당대 올드 스쿨 힙합 사운드의 전형을 들려주는 이 앨범은 런 디엠씨의 정규 2집이었으며, 발매된 그해 골드(Gold/50만 장 이상), 1987년에 플래티넘(Platinum/100만 장 이상)을 찍는 성공적인 기록을 남긴 힙합 명반 중 한 장이다.

     


    CD
    로 발매된 첫 번째 랩/힙합 더블 앨범

     

    [Master P Presents Down South Hustlers: Bouncin' and Swingin'](1995)

     

    지금이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마스터 피(Master P)가 이끄는 노 리밋 사단(No Limit Records)의 인기는 대단했다. 비록, 음악적으로 좋은 평을 듣진 못했지만, 당시 힙합 씬의 두 축이던 동부의 붐 뱁(Boom Bap) 사운드와 서부의 쥐-펑크(G-Funk) 사이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상당한 돈을 쓸어 모았다. 힙합계 최초의 더블 CD도 바로 그들로부터 나왔다. 노 리밋 소속 뮤지션들이 총출동한 이 최초의 랩/힙합 더블 CD는 비록, 상업적인 히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당대 노 리밋 레코즈의 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기록물과도 같다.

     


    최초의 랩/힙합 더블 앨범

     

    DJ Jazzy Jeff & The Fresh Prince [He's the DJ, I'm the Rapper] (1988)

     

    그래미 수상에 빛나는 히트 싱글 "Parents Just Don't Understand"가 수록된 디제이 재지 제프 앤 더 프레쉬 프린스(DJ Jazzy Jeff & The Fresh)의 정규 2집이 힙합 역사상 최초의 더블 앨범이다. CD는 한 장으로 구성되었지만, 오리지널 포맷이었던 바이닐(vinyl)이 두 장으로 나뉘어 발매되었으며, 러닝 타임도 무려 85분여에 이른다. 건전하고 밝은 주제들을 담았던 당시 이들의 음악은 갱스터 랩퍼들로부터 맹공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나 음악팬들과 평단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1995년에는 트리플 플래티넘(300만 장 이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Homebase]와 함께 듀오의 대표작으로 회자되는 앨범이다. 한편, 솔로 뮤지션으로서 발표한 최초의 랩/힙합 더블 앨범은 투팍(2Pac) [All Eyez On Me] (1996)이다.

     


    'Parental Advisory'
    라벨을 달고 발매된 최초의 랩/힙합 앨범

     

    Ice-T [Rhyme Pays] (1987)

     

    미국의 학부모로 구성된 민간음악검열단체인 ‘Parents Music Resource Center (PMRC)’의 꾸준한 압박에 의해 미국 레코드 산업 협회(RIAA)의 권유로 부착되기 시작한 'Parental Advisory' 마크를 달고 발매된 최초의 힙합 앨범은 아이스-(Ice-T)의 데뷔 앨범 [Rhyme Pays]였다. 다만, 당시는 커버에 인쇄가 아닌, 스티커로 부착되어 나왔다. 본작은 갱스터 랩 장르의 효시가 된 작품이며,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s)에서 발표된 최초의 힙합 뮤지션 앨범이기도 하다. 이 앨범을 시작으로 아이스-티는 오랫동안 힙합 씬을 풍미했으며, 오늘날 갱스터 랩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다. 'Parental Advisory'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전에 올라왔던 -Parental Advisory’ ‘19과 격이 다르다! (http://bit.ly/1c3FzKg)라는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최초로 G-Funk를 창시한 뮤지션

     

    Cold 187um (aka Big Hutch)

     

    많은 이가 쥐-펑크(G-Funk)를 창시한 인물로 닥터 드레(Dr. Dre)를 거론하지만, 실제 최초로 쥐-펑크 사운드를 만든 이는 그룹 어보브 더 로우(Above The Law)의 빅 허치(Big Hutch aka Cold 187um). N.W.A 시절, 프로덕션에 참여하기도 했던 허치는 쥐-펑크 특유의 신스 사운드를 드레보다 앞서서 창조한 걸로 유명하다. 어보브 더 로우는 90년대 초반, 이지-(Eazy-E) 사단의 핵심 세력으로, 웨스트코스트 힙합 씬에서 상당한 실력을 인정받고 인기를 끌었던 그룹. 빅 허치는 이 그룹의 프론트맨이었으며, 그가 쥐-펑크 창시자라는 이야기는 그동안 몇몇 힙합 마니아들에 의해 회자되어 왔다. 그리고 어보브 더 로우가 1991년에 발표한 EP [Vocally Pimpin']은 최초의 쥐-펑크 앨범으로 기록된다. 최근에는 쥐-펑크 선구자 중 한 명인 워렌 쥐(Warren G)가 공식적으로 빅 허치의 업적을 인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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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할로윈1031 (2013-10-03 08:33:47, 175.202.126.***)
      2. 이야.. 정말 글에도 쓰셨듯이 뭘까하고 궁금은한데 딱히 찾아보진않고 그냥 풍문으로만 들었던 정보를 정확하게 올려주시네요.
        뭔가 아나 모르나 상관없을것 같으면서도 알면 좋은내용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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