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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2014 한국 힙합 결정적 사건 베스트 11
    rhythmer | 2015-01-15 | 1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여느 해와 같이 2014년의 한국 힙합 씬도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들썩거렸다. [쇼미더머니]가 씬 전체를 뒤덮은 해인 듯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누군가는 자신의 위치를 고수하며 나름의 성취를 남기기도 했다. 늘 그렇듯 반가운 소식과 웃지 못할 사건들이 뒤얽혀 심심할 틈 없는 1년이 되었던 듯하다. 어느덧 2015년 새해를 맞이한 현재, 작년 한 해 동안 다사다난했던 한국 힙합 씬에서 가장 묵직했던 사건 베스트 일레븐(11)을 모아봤다. 순서는 무순위.

     

     


    1. 팔로알토, 상복 없는 이미지 탈피. 한대음과 리드머 어워드 석권
     

    2003년 정식 트랙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며 활동을 시작한 팔로알토는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는 경력을 가진 베테랑 아티스트가 되었다. 기나긴 커리어 속에서 그는 수많은 결과물을 내놓았지만, 유난히 각종 시상식과는 별 인연이 없었다. 발표하는 앨범마다 좋은 평을 받던 그는 유독 상복과는 떨어져 있었는데, 드디어 이 징크스를 털어버릴 수 있었다. 2014년 초 열린 '11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그의 앨범 [Chief Life]최우수 랩&힙합 음반부문을 움켜쥔 것. 이후, '리드머 어워드'에서도 올해의 랩/힙합 앨범부문을 수상하며, 상복 없는 랩퍼의 이미지를 떨쳐내는데 성공했다.

     



    2. 비스메이저, 크루에서 레이블로

     

    딥플로우(Deepflow)가 이끌어오던 크루, 비스메이저(Vismajor) 2013, 컴필레이션 앨범 [RUN VMC]를 발표하며 좋은 반응을 일으킨 바 있다. 앨범의 성공으로 여러 기획사로부터 제안을 받던 이들은 고심 끝에 독립의 길을 결정했다. 딥플로우, 우탄(Wutan), 로우 디가(Row Digga) 등은 명칭을 VMC(Vismajor Company)로 바꾸고 레이블로써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다. 우탄의 [Zooreca]를 시작으로, 던밀스(Don Mills), 우탄 & 버기(Wutan & Buggy) 등의 앨범을 차례로 내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었으며, 순식간에 언더그라운드의 주요 레이블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3. 빈지노의 "Dali, Van, Picasso" 표절 시비, 불붙은 샘플링 논쟁

     

    지난해 초 발매된 빈지노의 싱글 “Dali, Van, Picass”의 인기가 고조되는 동안, 문제가 터졌다. 프로듀서 피제이(peejay)는 이 트랙을 프로듀싱하며 쳇 베이커(Chet Baker) "Alone Together"를 샘플링했는데, 이 샘플에 대한 클리어런스가 되어있지 않아 구설수에 오르게 된 것. 이 사건은 해당 뮤지션 뿐만 아니라, 샘플링 작법 자체에 관한 논쟁으로 번지게 되었다. 사실 무단 샘플링에 관한 문제는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지만, 이토록 커다란 화제가 된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었다. 이에 혹자들은 무단 샘플링과 표절은 다름이 없다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으며, 이를 옹호하는 이들의 의견이 뒤섞여 상당한 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소속사 측에서 샘플 클리어런스를 진행하겠다는 발표가 나왔고, 시간이 지나며 논란이 가라앉았다. 이번 사건은 무엇보다 샘플링에 대한 한국의 창작자들과 청자들의 인식 수준이 어떠한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예로 남을 것이며, 샘플링에 대한 인식의 필요성을 재고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4. 초기대작이었던 이센스의 정규 1, 무기한 연기

     

    2013년 가장 뜨거운 사건이었던 일명 컨트롤 대전을 마지막으로 아메바 컬쳐와 결별한 이센스(E-Sens)는 새로운 레이블 '비스츠앤네이티브스(Beasts and Natives)'에 둥지를 틀며 서서히 새로운 출발을 계획했다. 그러나 여러 공개곡과 싱글 "Back In Time"을 발표하여 더욱 기대감을 고조시키던 그는 다시 한 번 안타까운 사건에 휘말렸다. 또한, 이에 따라 발매 예정이었던 그의 1 [the Anecdote]의 발표는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되었다.

     



    5. 다이나믹 듀오, 힙합 거장 DJ Premier와 협연

     

    힙합 씬의 전설적인 존재, 디제이 프리미어(DJ Premier)의 방한 소식은 여러 마니아를 들뜨게 했다. 여기에 더해진 충격적인 소식이 있었으니,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와 디제이 프리미어가 합작한다는 것. 비록, 기대보다 적은 단 두 곡의 싱글이었으나, 한국을 대표하는 힙합 듀오와 전설적인 프로듀서의 합작은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며,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이 작업은 단순히 온라인 상의 콜라보에 그치지 않고, 직접 스튜디오에서 만나 이루어졌으며, 몇몇 TV 프로그램에서 함께 라이브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의 TV 방송에서 프리모의 라이브를 보다니, 국내의 팬들에겐 가슴 벅찬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6. [
    쇼미더머니], 한국 힙합 씬을 뒤덮다.

     

    늘 논란이 되었던 힙합 프로그램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가 어느덧 세 번째 시즌까지 마무리되었다. 특히, 이번 시즌은 가장 많은 인기와 논란을 일으켰는데, 그 중심엔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민망한 순간들이 함께하기도 했다. 동시에 힙합 밀당녀’, ‘털ㄴ업’, ‘댓츠 노노등등, 프로그램에서 파생된 유행어의 인기는 아직도 식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 이번 시즌 역시 기존에 씬에서 활동하던 여러 뮤지션이 참여하여 화제와 비난을 동시에 불렀으며, 무엇보다 이젠 한국 힙합 씬이 '쇼미더머니에 출연한 랩퍼와 출연하지 않은 랩퍼'로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되었다. 과연, 이러한 현실 속에서 힙합 뮤지션들이 각자 어떠한 해법과 생각을 가지고 활동을 이어나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7. 화지, 정규 앨범 [EAT] 무료 공개

     

    EP를 통해 정규작에 대한 기대를 키웠던 랩퍼 화지는 정규 1 [EAT]을 무료로 공개하는 파격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무료 공개에 대해 실력은 출중하나 유명하지 않은 자신의 인지도를 고려해 선택한 수단이라 밝혔는데, 탄탄한 음악적 완성도가 뒷받침되어 더욱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한편, 리드머에서 R점수 '4.5'를 부여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인플래닛과 관계가 영향을 끼쳤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이에 화지는 인터뷰에서 '만약 제 앨범이 구린데 좋다고 했거나, 구리다고 안 다뤘다면, 그게 좀 문제였겠죠. 하지만 [EAT]이 좋은 앨범인 걸 어떡합니까?'라고 응수했다.

     



    8. 스윙스, 2014년 불태우고 입대

     

    2013년의 끝자락, 스윙스가 발매한 싱글 불도저(Bulldozer)”에서 그는 2014년이 자신의 해가 될 거라 호기롭게 외쳤다. 정말 2014년이 그의 것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미완의 앨범으로 남은 [감정기복 ll] 시리즈의 파트 1으로 시작해 저스트 뮤직(Just Music)의 컴필레이션 [파급효과]를 발매했고, 이어 '감정기복'의 두 번째 파트를 공개한 데다가 또 다른 정규 앨범 [Vintage Swings]를 발표하는 등, 대단한 양의 다작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곧이어 발표한 싱글 "돌아올게"를 끝으로 그는 입대하게 되었으며, 현재는 리듬파워의 보이비(Boi.B)가 복무 중인 군악대에 소속되어 본격적인 군생활을 시작했다.

     



    9. 비프리와 허클베리피, 음원정액제 거부 이어가다.

     

    지난 2012년에 진행되었던 '스톱 덤핑 뮤직(Stop Dumping Music)' 캠페인은 당시 씬의 뜨거운 감자였다. 그러나 잠깐 불타오른 이후, 뮤지션들은 또다시 흩어졌고, 별다른 성과는 내지 못한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는데, 그럼에도 이 캠페인의 취지를 이어가는 힙합 뮤지션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바로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비프리(B-Free)와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비프리는 2 [희망]을 발매한 당시에도 온라인 서비스를 거부한 바 있는데, 2014년 발매한 [Korean Dream]에서 또한 이러한 뜻을 이어가며 개별 곡 구매 외의 서비스 방식을 거절했다. 허클베리피도 정규 1[gOld]로 제대로 된 수익 구조의 음원 서비스를 요구하는 강도 높은 의지를 보여주었다.



    10.
    싸이, Snoop Dogg과 콜라보

     

    강남스타일젠틀맨으로 전례 없는 히트를 기록한 싸이는 다음 행보로 웨스트 코스트의 전설적인 랩퍼, 스눕 독(Snoop Dogg)을 파트너로 선택했다. 이는 상당히 영리한 전략이었는데, 스눕 독이 기존에 쌓아놓은 이미지를 활용해, 동양인에 대한 일종의 거부감을 상쇄하며 자신의 입지를 굳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각종 매체와 팬들에게서 장르적인 시선에 의한 비판이 일기도 했지만, 싸이의 애매한 위치를 재고시키는 데에는 대단히 효과적인 전략이었다. 또한, 이러한 의도나 논쟁과는 별개로, 한국의 술자리 문화를 체험하는 스눕 독의 코믹한 모습은 팬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엄밀한 의미에서 싸이는 힙합 뮤지션이 아니지만, 스눕 독의 참여로 한국 힙합 씬에도 적잖은 화제를 모았기에 선정했다.

     



    11. 연결고리 열풍과 레퍼런스 논쟁

     

    일리네어 레코즈(Illionaire Records)의 컴필레이션 앨범 [11:11]의 수록곡 연결고리[쇼미더머니 3]에서 바비(Bobby)의 경연곡으로 사용되고, 다양한 종류의 리믹스가 발표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동시에 음악적으론 엄청난 혹평을 받았는데, 첫 번째 이유는 이미 국외에서 나온 스타일의 과도한 레퍼런스 때문이며, 둘째는 콰이엇(The Quiett)의 붕괴된 플로우 때문이었다. 더불어 MC메타의 참여도 시너지를 내기보다 어색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문제가 된 "연결고리" 레퍼런스 트랙은 메이박 뮤직(Maybach Music) 소속 트레이시 티(Tracy T)“16”과 퓨쳐(Future)“Sh!t”. 이에 힙합 팬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레퍼런스라는 비판과 트랩 뮤직의 장르적 스타일일 뿐이라는 반박이 뒤섞여 뜨거운 화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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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uwu (2015-01-16 21:21:00, 182.227.103.***)
      2. 한국힙합은 지금 이 시간에도 퇴보중 ^^
      1. C.B (2015-01-16 00:22:55, 125.187.63.**)
      2. 잘 읽었습니다. 14년도가 딱 정리가 되네요,

        살짝 아쉬운게 저스트뮤직 컴필레이션 앨범 관해서 언급이없는거랑

        화지 앨범에 평점 논란 에 관한 언급이네요 화지 앨범 정말 좋게들었고 명반

        이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저렇게 까지 말할 필요 없는거같은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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