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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복면을 금지하면 섭섭해 할 랩퍼들
    rhythmer | 2015-12-02 | 1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글: 강일권



    IS 탓에 복면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지만, 누가 썼느냐의 문제이지 복면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그건 여기 복면을 음악적 행보에 끌어들인 랩퍼들의 예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사전적 의미의 복면만을 대상으로 했음을 밝힌다. 그래서 아쉽지만, 마스크 랩퍼의 대명사 엠에프 둠(MF Doom)은 제외했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

     

    비록, 자기자신만큼은 아니겠지만, 칸예의 복면 사랑은 뜨겁다. 그는 투어를 돌며 여러 스타일의 복면을 선보였는데,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자유롭게 하고 새로운 아티스트가 된 기분이 들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 2013 1월엔 패션 디자이너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의 패션쇼에 참석하며 붉은 복면을 착용하여 많은 화제를 모았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어쩌면 타일러의 복면 사랑이 칸예보다 한 수 위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꾸준히 각양각색의 복면을 선보여왔는데, 그중에서도 이마 부분에 십자가를 거꾸로 새긴 초록색 복면은 한때 그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였다. 특히, 이 복면은 이후, 아이폰 케이스를 비롯한 머천다이즈 상품으로도 제작되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타잍러의 대표 믹스테입 중 하나인 [Bastard] 비공식 이미지와 정규 3 [Cherry Bomb] 관련 공연 등에서도 개성 넘치는 복면을 선보였다.

     

    플라이스(Plies)

     

    2006년과 2008년 사이 상당한 인기를 누린 랩퍼 플라이스의 복면 사랑도 매우 깊다. 그는 두 장의 정규 앨범 [Definition of Real][Goon Affiliated]에서 모두 복면을 쓰고 등장했다. 비록, 라디오 플레이 싱글과 달달한 트랙으로 연명하는 랩퍼라며 비판받기도 했지만, 초반 석장의 앨범 제목을 통해서도 체감할 수 있듯이 그는 누구보다 리얼(Real)’ 감성을 호소하던 랩퍼였다.


    영 벅(Young Buck)

     

    영 벅의 첫 앨범은 [Born to Be a Thug]이지만, 첫 번째 정규작은 피프티 센트(50 Cent)가 규합한 집단 쥐-유닛(G-Unit)의 멤버가 된 이후, 발표한 [Straight Outta Cashville]이다. 그리고 이 앨범의 스페셜 에디션 커버에서 그는 복면을 쓰고 그릴을 드러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때 나도 좋아했던 포즈지만, 90도에 살짝 미치지 않는 각도로 팔을 든 다음 검지손가락을 쭉 피며 잔뜩 진지한 표정으로 앞을 응시하는 질풍노도의 시기 포즈의 일반 버전 커버보다 복면 커버가 훨씬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스쿨보이 큐(Schoolboy Q)

     


    정규 2[Habits & Contradictions] 커버에서 복면 여인을 등장시켰던 스쿨보이 큐는 정규 3 [Oxymoron] 디럭스 버전 커버에서 직접 복면을 쓰고 등장했다.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연출한 일반 버전 커버도 인상적이지만, 트레이드마크인 벙거지 모자에 하얀 스키 마스크를 쓰고 위압감을 표출하는 디럭스 버전 커버도 강렬하다. 그가 추구하는 갱스터 랩이라는 정체성에도 좀 더 잘 어울리고 말이다.

     

    마스터 피(Master P)

     

    90년대 힙합 씬을 호령했던 거물 중 한 명, 마스터 피(Master P)는 정규 11 [Good Side, Bad Side] 커버에서 타이틀 컨셉트에 맞게 반쪽 복면을 쓰고 등장했다. 노 리밋 솔져(No Limit Soldiers)를 이끌던 수장다운 군용 마스크가 인상적이다 

     

    릴 웨인(Lil Wayne)

     

    2000년대 힙합의 아이콘 중 한 명인 릴 웨인은 매우 귀여운(?) 복면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그는 드레이크(Drake)의 정규 2 [Take Care]의 여섯 번째 싱글인 “HYFR (Hell Ya Fucking Right)” 뮤직비디오에서 앙증맞은 귀가 달린 판다 복면을 쓰고 등장하여 씬 스틸러가 됐다. 한편, 지난 2011년 할로윈 때는 녹색 해골 복면을 착용한 사진을 포스팅한 바 있다.

     

    투 체인즈(2 Chainz)

     

    오로지 ‘Big Booty Hoe’만 있으면 된다고 외치던 애틀랜타 힙합의 강자 투 체인즈는 첫 번째 솔로 앨범인 [Based on a T.R.U. Story]에서 복면 컨셉트를 향한 욕망을 실현했다. 싱글 “Like Me”의 뮤직비디오를 통해서다. 그는 같은 해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공연에서도 검은 복면을 쓰고 무대에 선 바 있다 

     

    조이 배드애스(Joey Bada$$) & 캐피톨 스티즈(Capital Steez)

     

    붐뱁 힙합의 새로운 기수, 프로 에라(Pro Era)의 조이 배드애스와 고 캐피톨 스티즈는 랩뿐만 아니라 복면 패션에서도 콤비 플레이를 자랑했다. 조이의 믹스테입 [1999]에 수록된 “Survival Tactics”의 뮤직비디오를 통해서다. 그들의 복면 퍼포먼스는 곡과 어울리는 생생하고 거친 무드에 약간의 그로테스크함까지 더하는데 성공했다.

     

    제이지(Jay Z) & 비욘세(Beyonce)

     

    이 세기의 블랙뮤직 커플은 지난 2014년에 감행한 합동 콘서트, ‘On the Run Tour’의 포스터를 멋들어진 복면 컨셉트로 장식했다. 그들의 첫 콜라보였던 제이지의 싱글, “'03 Bonnie & Clyde”의 향수까지 물씬 밴 이 포스터에 많은 팬과 매체가 환호했다. 정말 흠잡을 데 없는 커플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닭 대가리 수준의 뇌를 가졌거나 혼이 비정상인 사람이 아닌 이상 현 시대, 그것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복면착용금지법 따위를 누가 생각하겠느냐마는 그래도 아주 만약에 그런 법이 있다면, 이상 소개한 랩퍼들은 누구보다 섭섭해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처럼 말도 안 되는 법이 생길 리 없어 너무 억지스러운 주제를 잡았다고 여길 독자도 있겠지만, 혹시 또 모르는 일이잖은가. 정말로 저런 법을 생각하고 제정할 닭 대가리 수준의 사람들이 어딘가에 실존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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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ippy (2015-12-19 18:30:22, 211.232.223.***)
      2. 재밌는주제네요 ㅋㅋ
      1. Manual (2015-12-15 02:14:48, 59.22.109.***)
      2. 칸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자신 만큼은 아니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편집장님 표현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asym (2015-12-06 12:51:01, 1.232.141.***)
      2.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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