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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2015 국내 랩/힙합 싱글 베스트 15
    rhythmer | 2016-01-01 | 1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리드머 필진이 1차 후보작 선정부터 최종 순위 선정까지 총 두 번의 투표와 회의를 통해 선정한 ‘2015 국내 랩/힙합 싱글 베스트 15’를 공개합니다. 아무쪼록 저희의 리스트가 한해를 정리하는 좋은 가이드가 되길 바랍니다.

     

    2014 12 1일부터 2015 11 30일까지 발매된 앨범의 타이틀곡 및 뮤직비디오가 제작된 대표곡, 디지털 싱글이나 무료 싱글로 발표된 곡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앨범 베스트와 달리 무순위이며, 순서는 발매일 순입니다.

     

     

    수다쟁이북가좌동

     

    Released: 2014-12-04

    Label: Self-Released

     

    "북가좌동"은 마치 수퍼랩핀 피제이의 수다쟁이와 다시 만난듯한 흐뭇함을 끄집어내는 프로덕션과 퍼포먼스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더해진 현실의 깊이를 껴안은 성숙한 시선은북가좌동을 여러 면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는 곡으로 만들었다. ‘손에 든 총은 없어 이곳은 빈민가도 아니지 차별은 없어후에소리 없는 총성남보다 못한 대우 받거나 돈 안 되는 한심한 자와 같은 가사가 한 곡 안에서 대응할 때 풍기는 기운은 북가좌동이라는 지역의 정서와 엮여 대단한 힘을 보여준다.


     

    나플라 – Wu

     

    Released: 2015-01-14

    Label: Self-released

     

    신인 랩퍼 나플라(Nafla)는 올해 갑작스레 조명된 LA 교포 힙합 씬의 랩퍼들 중에서도 이 곡을 통해 특히 눈에 띄는 위치를 점했다. 투박한 리듬 파트와 단출한 피아노 진행으로 ‘90년대 우탱 클랜(Wu-Tang Clan)이 기조로 했던 무드를 성공적으로 재현했으며, 그 위를 자유자재로 뛰노는 미려한 랩핑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의 가사처럼 한번에 급을 올린 트랙이라 할만하다.


     

    JJK - 고결한 충돌

     

    Released: 2015-01-23

    Label: C9엔터테인먼트

     

    JJK는 새 앨범 [고결한 충돌]에서 새로이 만들어진 본인의 가정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동명 타이틀곡을 통해 자신이 어디로부터 비롯되었는지를 조명한다. 1절과 2절에서 각각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력을 이야기한 다음 마지막 3절에서 이제 가장의 역할을 하게 된 자신으로 초점을 옮겨오는 흐름이 인상적이며, 프로듀서 코드쿤스트(Code Kunst)가 장기인 건반과 신스를 활용하여 멜랑콜리한 무드를 연출한 프로덕션도 일품이다. 더불어 피처링한 베테랑 소울맨(Soulman)과 신인 모라(Morra)의 탁월한 보컬까지 더해져서 감상의 몰입도가 더욱 높아졌다.


     

    던말릭 & 마일드 비츠 - About Muse

     

    Released: 2015-03-31

    Label: 데이즈얼라이브

     

    '90년대 힙합 프로덕션의 대가 마일드 비츠(Mild Beats)가 제공한 비트 위에서 ‘90년대 태생의 신예 MC가 힙합 황금기로부터 이어받은 낭만을 노래한다. 흥미로운 점은 던말릭(Don Malik)이 단지 그가 느껴보지 못한 시절의 그럴듯한 재현에만 그치지 않았다는 것. 당대에 대한 애정과 연구를 바탕으로 탁월한 랩핑을 통해 음악적 당위와 퍼포머로서 매력을 동시에 내뿜었다. 짧게 끊어치는 브라스 소리를 중심으로 조성된 흥겨운 무드도 일품이다.


     

    딥플로우 - 작두 (Feat. 넉살 & 허클베리피)

     

    Released: 2015-04-13

    Label: 비스메이져, 스톤쉽

     

    두 명의 게스트 랩퍼와 함께 홍대 언더그라운드 힙합 무대를 초현실적인 미지의 공간으로 단숨에 그려내는 "작두"는 딥플로우의 태도를 유쾌하게 그려낸 "잘 어울려"와 함께 [양화]의 양대 킬러 트랙이다. 딥플로우의 존재감 과시, 신예 넉살의 감탄을 자아내는 랩 퍼포먼스, '분신' 공연 때문에 곡에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허클베리피의 자기과시는 '작두'를 단순한 판타지에서 벗어나게 한다. 딥플로우가 직접 주조한 비트 역시 일품이다.


     

    빅뱅 - Bae Bae

     

    Released: 2015-05-01

    Label: YG엔터테인먼트

     

    빅뱅이 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발표한 [M]에 수록된 "Bae Bae"의 완성도는 실로 절묘하다. 테디, 지드래곤, T.O.P가 함께 주조한 프로덕션은 악기 소스와 샘플 하나하나가 기가 막히게 맞물리는 가운데, 상반된 무드의 벌스(Verse)와 후렴이 극적으로 교차하면서 오묘한 감흥을 안기고, 성적인 메타포를 한껏 뿌려놓은 가사 역시 허를 찌르는 '' 타령으로 쾌감을 선사한다. 더불어 미국 메인스트림 힙합 사운드에 기댄 벌스에 이어 대중친화적인 멜로디 라인의 후렴을 포갠 센스가 여느 케이팝들과 수준을 달리한다는 것도 돋보이는 지점이다.


     

    뱃사공마초맨 (Feat. 차붐, 딥플로우)

     

    Released: 2015-07-23

    Label: 리짓군즈

     

    그동안 리짓군즈(LegitGoons), 야밤그루브 등의 결과물을 통해 인상적인 랩과 가사를 들려준 뱃사공의 첫 정규 앨범 [출항사]에 수록된 "마초맨"은 특유의 한량 감성을 매력적으로 풀어낸 곡이다. 투박한 가운데 적절한 기교가 빛을 발하는 뱃사공의 랩이 끈적하게 들러붙고, 객원으로 참여한 차붐과 딥플로우(Deepflow) 역시 컨셉트와 절묘하게 맞물린 랩을 들려준다. 곡 전체에 풀풀 풍기는 B급 감성을 위트 있게 연출한 뮤직비디오 역시 함께 체크해보길 권한다.


     

    인크레더블, 타블로 & 지누션오빠차

     

    Released: 2015-08-15

    Label: CJ E&M

     

    엉망진창 랩쇼 [쇼미더머니4]가 남긴 자산 중 그래도 칭찬할만한 게 바로 이 곡이 아닐까 싶다. '8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의 댄스 팝과 뉴 잭 스윙 프로덕션을 기조로 댐펑크(Dam-Funk) 류의 모던 펑크 사운드까지 가미되어 탁월한 비트가 완성됐고, 그 위로 곡의 바이브에 맞게 단선적으로 뻗어나가는 랩핑이 절묘하게 얹혔다. 대중성과 장르적 완성도 모두를 움켜쥔 올해 한국힙합 최고의 파티 앤썸이라 할만하다.


     

    루드 페이퍼 - New Rasta Virus (Feat. 더블K)

     

    Released: 2015-08-18

    Label: A.A.P

     

    그룹 루드 페이퍼가 본격 루츠 레게를 표방한 앨범 [Destroy Babylon]의 첫 싱글이었던 이 곡은 국내에서 흔치 않게 레게와 힙합이 결합한 라가머핀(Raggamuffin)의 진수를 선사한다. 중독적인 프로덕션과 함께 리듬을 자유자재로 타며 기가막힌 감흥을 만들어내는 쿤타의 보컬이 백미. 무엇보다 적잖은 곳에서 날카롭고 함축적으로 사회문제를 파고드는 가사는 우리가 종종 힙합 아티스트로부터 얻길 바라던 쾌감을 대신하고도 남는다. 엄지를 치켜세울만한 레게 앨범 속에 자리한 절묘한 레게 + 힙합 트랙이다.


     

    이센스 - The Anecdote

     

    Released: 2015-08-27

    Label: BANA

     

    첫 번째 정규 앨범 [The Anecdote]의 동명 타이틀 곡에서 이센스는 아버지의 부재를 통해 자신의 삶을 꺼내 보여준다. 억지스런 신파 없이 무덤덤하게 진행되는 랩과 오비(Obi)의 붐뱁 비트에서 벗어난 프로덕션은 노래가 전하려는 먹먹함 가득한 감흥을 최대치로 전달한다. 동시에 앨범이 전하고자 하는 이센스의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를 온전히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바스코 – iDozer

     

    Released: 2015-09-18

    Label: Just Music Ent

     

    신곡으로 구성한 바스코(Vasco)의 새 믹스테입 [`MADMAX`] 발매 전에 나온 두 번째 싱글 "iDozer"는 그의 장기라 할 수 있는 공격적인 랩핑을 전면에 내세운 트랙이다. 천재노창이 두툼한 베이스와 투박한 드럼의 조합으로 연출한 '90년대 붐뱁 힙합 사운드가 무게 있는 감흥을 전하는 가운데, 바스코의 랩핑이 시원시원하게 어우러졌다.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주는 곡이다.
     

     

    와비사비룸 - 밥말리

     

    Released: 2015-10-07

    Label: Self-released

     

    올해 가장 인상적인 앨범 중 하나인 [물질보다 정신]의 타이틀곡 "밥말리"는 그들이 추구하는 스타일이 극대화된 정점과도 같은 곡이다. 두 랩퍼가 맥락 없이 쏟아내는 가사가 음산한 듯 자연스레 흥을 돋우는 에이뤠의 비트 위에 흘러갈수록 와비사비룸의 음악적 방향은 더욱 명확해진다. 뜨악한 단어의 조합은 기이한 유머를 만들어내지만, 이를 통해 구현되는 아이러니한 비장미는 청자가 와비사비룸이라는 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쾌감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구스범스 - 엉금엉금 (Feat. 제리코, PNSB)

     

    Released: 2015-10-22

    Label: 스톤쉽

     

    그리 활발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매 작업마다 흥미로운 결과물을 보여주는 애드벨류어(Add Valuer)소속의 디제이 겸 프로듀서 구스범스(Gusebumps)의 싱글이다. 음침하고 정글스러운 무드에 어우러진 강렬한 후렴구와 PNSB(피엔에스비) 특유의 능글맞고 익살스러운 랩핑이 돋보인다. 일련의 결과물을 통해 어설픈 클라우드 랩 카피캣이 아님을 증명한 이들다운 결과물이다.


     

    허클베리피 – Everest

     

    Released: 2015-11-19

    Label: 하이라이트, CJ E&M

     

    허클베리피(Huckleberry P)는 이 곡에서 예술가로서 행보를 에베레스트 정복을 꿈꾸는 등산가에게 대입한다. 담담한 어조로 시작된 랩은 어느덧 격양되어 극적인 감정선을 연출하며, 마지막엔 잔잔한 마무리로 진한 여운을 남긴다. 허클베리피의 리리시스트적 면모가 특히 잘 드러난 곡이라 할만하다.


     

    빈지노 - We Are Going To

     

    Released: 2015-11-30

    Label: 일리네어레코즈

     

    올해 나올 예정인 빈지노(Beenzino)의 첫 정규 앨범에서 두 번째 싱글로 발표된 "We Are Going To"는 그와 피제이(Peejay)의 꿀궁합을 다시 한 번 체감할 수 있는 곡이다. 어감을 한껏 살린 라임에 비해 내용적인 측면의 빈약함이 아쉽긴 하지만, 매끈하게 흘러가는 플로우와 능숙한 변주가 돋보이는 프로덕션이 잘 어우러져 이를 충분히 상쇄하며 진한 여운을 남긴다. 빈지노의 정규작뿐만 아니라 둘의 합작 앨범을 기대하게끔 하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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