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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뷰] 잠입 르포 - 힙합퍼를 위한 힙합펍 (2)
    rhythmer | 2016-03-04 | 1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글: 우동수



    '90
    년대 AFKN에서 WWF(지금은 WWE)를 시청했던 독자라면 기억할 것이다. WWF의 시작 바로 전에 한 시간 동안 흑인 파티 피플들이 그루브 타는 모습만 보여주던 프로그램 [소울트레인] 말이다. 힙합의 힙은커녕 알파벳 H도 모르던 코흘리개였음에도 당시 이 프로그램을 매주 본방 사수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고 내가 유난히 춤을 좋아했거나 그때부터 흑인음악을 좋아했던 건 아니다. 단지 WWF의 방영시간이 워낙 불규칙했던 탓에 한 시간 전부터 켜놓고 대기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흑인음악에 노출되고 본의 아니게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인 흑인음악에 빠져든 게 아닌가 싶다.

     

    '힙합퍼를 위한 힙합펍' 기사에 왠 힙합 삼촌의 유년 시절 회상이냐고? 오늘 소개할 펍의 이름이 바로 그 프로그램의 이름과 같기 때문이다. 가늘고 길~~~~~~~~게 가고 싶은 기획! '힙합퍼를 위한 힙합펍' 두 번째 장소! '소울 트레인(SOUL TRAIN)'을 소개한다.

     

    노파심에 미리 말하고 넘어가자면, 본 기획은 해당 영업소들과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작성되었음을 밝힌다.

     

    하나 더! 타이틀에선 '힙합펍'을 강조했지만, 정확하게는 블랙 뮤직 팬들을 위한 바, 혹은 펍을 소개하는 기획임을 밝힌다.


     

     

    인스타그램 소개글 (https://www.instagram.com/soultrain_itaewon/)

     

    Jess Kim / Soul Train 클럽인 듯 클럽 아닌 소울트레인 이태원 director | engineer | player | bgm | Excutive producer  Human communication을 통한 감성 Service Media  www.facebook.com/itaewon.soultrain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7가길 54-4 2

    간단하게 말하자면 해밀턴 호텔 뒷골목 홍석천 로드 거의 끝


     


    이곳을 처음 알게 된 건 음지에서 활동하는 술집 로케이션 매니저 동생 덕이었다. 일렉트로닉 음악이 나오는 곳에서 술을 마시면 목 디스크 걸린 비둘기처럼 엉망으로 리듬을 타는 내게형이 가면 딱 좋아할 곳이 있어요라며 동생이 안내한 곳이 바로 소울 트레인이다. 첫 방문은 비교적 이른 9 30분쯤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그냥 좋은 음악이 나오고 대화하기 좋은 아늑한 바라고만 생각했다. 음악 볼륨이 작은 건 아니지만, 테이블 자체가 크지 않아 앞사람의 목소리가 충분히 잘 들리기 때문이었다. 물론, 신청곡도 가능했다. 어디까지 최신곡이 나오는지 궁금해서 드레이크(Drake) “Hotline Bling”과 미겔(Miguel) “Wave”를 신청해봤다(작년 10월이었다). 몇 분 후, 우리 일행은 "Hotline Bling"에 맞춰 잭콕을 마실 수 있었다. 소울 트레인과 아주 친밀한 단골의 말에 따르면 어지간한 노래는 DJ 겸 사장님이 다 찾아서 틀어준다고 한다. 그 후로 방문할 때마다 신청해서 들었던 노래들의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케로 우노(Kero Uno) “Princess Diamond", 에이샙 라키(Asap Rocky) ”Fine Whine", 인터넷(Internet) “Under Control" 등이 있다. 그러나 신청곡을 제시하는 테이블이 워낙 많은 탓에 모든 노래를 다 들을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하니 혹시 자신이 신청한 노래가 나오지 않더라도 너무 실망은 마시길.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11시를 넘어가면서부터다. 분명 9시에 자리 잡을 때만 해도 오순도순 테이블에서 대화를 나누던 분위기였는데, 어느 순간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자에 앉아있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하고 무안하게 느껴진다. 논스톱 댄스 파티가 이어지는 이때는 주로 '80~'90년대 음악들과 그때의 느낌을 살린 요즘 노래들이 나오는데 예를 들면,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 ”Fast Love", 루더 밴드로스(Luther Vandross) “Shine", 리온 웨어(Leon Ware) ”Why I Came to California", 턱시도(Tuxedo) “Do It", 마이클 잭슨(Micheal Jackson) ”Love Never felt so good“, 엑지빗(Xzibit) ”X", 너티 바이 네이처(Naughty By Nature) “Hip Hop Hooray" 등의 노래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춤을 못 춰도 상관없다. 대단히 잘 추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격렬하게 출 공간도 없다. 한껏 고조된 흥을 발산하기에 안성맞춤인 분위기에 맞춰 흔들다 보면, 어느새 목디스크 걸렸던 비둘기에서 정상인이 된 기분이 들 것이다. 그러니 시간대별로 바뀌는 분위기를 숙지하여 방문하길 권한다. 9시 이전에는 좋은 음악을 들으며 가볍게 술 한잔 하는 곳으로, 11시 이후에는 턴업 되어 즐기는 곳으로 말이다. 다만, 금요일과 토요일엔 너무 늦게 가면 발 디딜 틈이 없으니 서두르시길 



     


    끝으로 지난 2월의 어느 목요일 밤 9시부터 10시까지의 선곡 리스트를 옮겨본다.

     

    Hi Gloss - You`ll Never know

    Micheal Jackson - I Wanna be Where You Are

    George Benson - Six Play

    Honne - Warm on a Cold Night

    Izzy Bizu - White Tiger

    Faith Evans - All Night Long

    Bobby Brown - Every Little Step

    Sheila E - The Glamorous LIfe

    Logic - Never Enough

    Redman - Put It Down

    Janet Jackson - No Sleep

    Sade - Nothing Can Come Between Us



     


    이런 분들에게 추천!

     

    1) 흑인 음악을 들으면서 친구들과 술 마시고 싶은 독자

    2) 춤은 추고 싶은데 클럽 가기엔 수줍음이 많은 독자

    3) 이야기도 나누고 싶고, 춤도 추고 싶은데 주어진 시간이 매우 짧은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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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disaster (2016-03-05 16:46:11, 175.113.101.***)
      2. 네~~ 바에서 즐기시면 될듯합니당~
      1. 박승엽 (2016-03-05 15:55:33, 1.238.190.***)
      2. 혼자 가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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