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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리뷰사각지대: Rehab, DJ Bootsie, Dusty
    rhythmer | 2016-03-08 | 1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강일권

     

     


    시간은 없고 앨범은 많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 음악을 듣는다 해도 세상엔 우리가 놓칠 수밖에 없는 좋은 앨범들이 수두룩합니다. 그중엔 힙합이나 알앤비/소울 영역으로 명쾌하게 분류하기 모호한, , 리드머에서 정식으로 리뷰하기엔 다소 애매한 지점에 있는 작품들도 꽤 있죠. 그런 의미에서 블랙 뮤직 팬이라면, 흥미롭게 들을만하다고 생각하는 앨범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가급적 잘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의 작품을 위주로 할 예정이며, 비정기적으로 한 번에 3작품씩 다룹니다.


     

    Rehab - Southern Discomfort

     

    힙합과 락의 교접으로 태어난 랩 락(Rap Rock)은 저 옛날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를 위시하여 블러드하운드 갱(Bloodhound Gang), 레이지 어게인스트 머신(RATM), 림프 비즈킷(Limp Bizkit), 린킨 파크(Linkin Park) 등등, 무게감 있는 밴드들의 활약을 통해 세계적으로 많은 팬 층을 형성했다. 비록, 현재는 장르의 인기가 사그라진 편이지만, 이 계열의 흥미롭고 탄탄한 완성도의 결과물만큼은 꽤 찾아볼 수 있는데, 애틀랜타 출신의 밴드 리햅(Rehab) 2000년에 발표한 정규 2집도 그중 하나다.




     

    리햅의 음악은 범대중적인 스타일과 실험적인 사운드 전반을 아우른다. 기존 랩 락 밴드들의 음악과 달리 강렬한 연주보다는 힙합 프로덕션 쪽에 좀 더 무게중심이 쏠린 것도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특히, 이들은 남부 힙합의 중심지 출신답게 서던 힙합과 서던 록의 결합은 물론, 레게와 '90년대 얼터너티브 락 스타일까지 버무리며 상당히 독특한 느낌의 음악을 주조해내기도 한다. 잘게 쪼갠 808드럼과 레게 리듬이 어우러지는 "Hey Fred"라든지 극대화된 퍼커션과 뭉개진 보컬의 이질적인 조화가 인상적인 "Thinkin' Again"운 그 대표적인 예. 둔탁한 비트 위로 서정적인 기타 리프와 보컬 라인으로 곡을 주도하는 "Sittin' At A Bar" 같은 트랙도 귀를 잡아끈다.

     

     

    DJ Bootsie - The Silent Partner

     

    눈에 보이는 현란한 기술을 구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주옥같은 곡들을 디깅(Diggin')해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더 나아가 그런 음악을 직접 창조해내는 것 또한 DJ의 존재감을 드러내주는 행위이다. 대표적으로 디제이 섀도우(DJ Shadow)는 이러한 행위들을 통해 DJ의 활동 영역을 기술적인 턴테이블리즘 밖으로까지 끌어올린 대표적인 인물이며, 헝가리 출신의 디제이 붓시(DJ Bootsie)는 그 계보를 잇는 뮤지션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붓시의 음악적 기반은 힙합과 턴테이블리즘이지만, 평소 몽환적인 트립합과 엠비언트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에게도 본작은 인상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엠비언트, 힙합, 그리고 집시음악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Horseriders Toward The Abyss", 그루비한 베이스와 드럼 위로 여유로운 어쿠스틱 기타 리프와 스트링이 곁들여진 "Sword Removed", 강렬하게 내리꽂히는 드러밍과 탱고 리듬의 조화가 황홀한 그루브를 선사하는 "Tango Ronin", 늘어뜨린 보컬 샘플과 비트를 엇박으로 배치하여 나른함을 자아내는 "The Only Thing You Feel" 등은 2년여에 걸쳐 완성된 붓시 사운드를 음미하기에 제격인 트랙들이다.


     

    Dusty - Keep It Raw

     

    재즈, 펑크(Funk), 트립합, 브레이크비트 등등, 여러 장르의 음악을 절묘하게 믹스하며 전천후 디제이(DJ)로서 로컬 씬에서 인정받던 더스티(Dusty)는 자신의 첫 앨범을 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음악적 욕구를 좀 더 적극적으로 발현하기 위해 '재즈&밀크(Jazz&Milk)'라는 레이블을 설립한 후, 3년여 만에 발표한 이 첫 앨범엔 이전 두 장의 EP를 통해 마니아들의 애간장을 태운 더스티의 신선하고 미묘한 그루브가 넘실댄다.




     

    더스티 외에도 여러 장르의 요소들을 잘 섞는 퓨전의 마법사들은 많지만, 각 음악의 특징을 정확하게 잡아내서 어느 한 부분도 과하지 않게 적절히 조율하는 솜씨는 확실히 더스티를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이틀곡 “Keep It Raw”와 재즈 싱어 카라 발렛(Carla Vallet)이 참여한 매혹적인 두 트랙 “Just An Illusion”, “Rhythmo” , 전체적으로 재즈와 브라질리언 음악에 기반을 둔 더스티의 펑키 그루브는 새로운 감흥의 세계로 인도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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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숭털 (2016-03-10 01:25:27, 121.130.227.**)
      2. 이 시리즈 너무 좋아요!! 잘 듣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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