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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뷰] Unsigned: 비단종
    rhythmer | 2017-02-12 | 2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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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싸인드(Unsigned)'는 아직 레이블과 계약하지 않은 주목할만한 힙합, 알앤비 신인을 조명하는 코너입니다. 가능한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 대상이며, 비정기적으로 꾸준히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름: 비단종 (본명: 나종윤)

    출생지: 경기도 성남

    능력: 노래, 작곡, 프로듀싱

    주력: 알앤비/소울

     

    음악적 성과만 따지자면, 지난 2016년 알앤비/소울계는 매우 풍족했고, 그 배경엔 올해의 발견이라 할만한 신예의 도드라진 활약이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건 데뷔 EP [비단종]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비단종은 그중 한 명이다. 본지가 선정한 ‘2016 국내 알앤비/소울 앨범 베스트 10’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60년대 전통 소울부터 ‘90년대 네오 소울을 아우르는 가운데 국악을 절묘하게 퓨전시킨 그의 음악은 전위적이면서도 장르적 완성도 또한 탄탄했다.

     

    그동안 한국대중음악계에서 국악과 퓨전을 통해 이른바한국형’, 혹은한국식이란 형식에 과도하게 집착한 시도들은 작위적인 느낌만 남기는 데 그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한국적이란 수식어만 들어가도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은 게 사실. 그러나 비단종은 스스로 한국적임을 내세우고, 이를 탁월한 완성도로 설득한다. 아티스트 이름을 짓는 것부터 그렇다.




     

    처음부터 본명인 나종윤과 관련한 예명을 짓고 싶었다는 그는 비단 자에 쇠북 자를 써서 현재 이름을 탄생시켰다.

     

    ‘비단으로 된 종’, 혹은비단결 같은 소리를 내는 종으로 해석할 수 있는 함축적인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어서 좋았어요. 마침 작업한 결과물에 한국적인 느낌이 많이 담겨있어서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비단종이 알앤비 음악에 빠지게 된 건 블랙가스펠을 통해서였다. 고등학생 때 기독교 신앙에 심취했던 그는 국내외 CCM을 많이 들었는데, 도니 맥클러킨(Donnie McClurkin), 커크 프랭클린(Kirk Franklin), 스모키 노플(Smokie Norful) 등의 음악을 들으며 자연스레 알앤비까지 관심이 옮겨갔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아티스트는 도니 헤더웨이(Donny Hathaway), 알 자로우(Al Jarreau),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마빈 게이(Marvin Gaye), 소리꾼 장사익이다.



     


    앞서도 밝혔지만, 비단종의 음악이 더욱 특별했던 건 바로 국악과 기가막힌 퓨전 때문이었다. 앨범에서 껄떡고개축제같은 곡은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스타일의 소울 음악이었다. 그는 이처럼 실험적인 시도를 위해 라디오 국악방송을 들으며 자신의 음악과 결이 맞는 판소리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한다. 그 결과 흥부가박타는 대목소리를 만나 껄떡고개를 작업했고, 고수와 매김을 떠올리며 뮤지션들이 잼(Jam)을 하는 듯한 축제를 만들어냈다.

     

    소울 음악을 작업하려다 보니 그들의 음악에서 흐르는 소울을 제 음악으로 구현해내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일단 기틀은 소울 음악으로 잡고 그 외에 음악적인 요소를 제가 구현할 수 있는 것들로 만들어보려고 했습니다. 장사익, 전인권 같은 뮤지션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그 안에 확실한 소울이 느껴졌고, 그것들을 제 음악과 퓨전하면 재미있는 결과물이 나오리라 확신했어요.”




     

    비단종은 앞으로도 깊고 묵직한 울림이 있는 소울 음악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국악과 퓨전에도 여전히 관심이 많고, 재즈, 블루스, 가스펠이 느껴지는 작업물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특히, 기존 작법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의 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떤 의미에서든 대체 불가한 뮤지션이 되고자 하는 그는 올해 상반기에 [전국체전]이란 흥미로운 제목의 앨범과 공연을 준비 중이다.

     

    : 강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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