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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뷰] 잠입 르포 - 힙합퍼를 위한 힙합펍 (4)
    rhythmer | 2017-02-17 | 2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우동수

     


    아마 이런 경험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1차만 하고 헤어지기에는 아쉽고, 막상 자리를 옮기자니 애매한 상황, 마땅한 장소가 떠오르지 않아 길에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그냥 제일 가까운 펍에 들어가지만, 영업종료 시간이 한 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 그래서 늦게까지 하는 펍을 찾아 또 하염없이 방황하는 그런 상황 말이다. 이럴 때 내가 아는 곳 있어! 거기 가자!’라고 자신 있게 안내할만한 곳을 소개한다. 홍대의 리듬 호프다.


     

    인스타그램 소개글

     

    퀘사디아+맥주+블랙뮤직+슈프림+조던+수줍은소녀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1-15 2

     

    영업시간

     

    - 18:00. - : 18~05

     

    이 연재를 시작하고 새로운 습관이 하나 생겼다. 인스타그램을 볼 때 어딘가 힙합적인 느낌이 풍기는 공간을 보면 일단 리스트에 올려놓고 검색해보게 된다. 리듬호프도 그런 경로로 리스트에 올린 곳 중 하나다. 그런데 사실 리듬호프는 특별히 검색해볼 필요도 없었다. 이미 이름부터 힙합의 냄새가 진동했으니까.

     

    리듬호프를 처음 방문한 날은 작년 12월의 어느 춥지 않은 토요일 새벽 1 30분이었다. 세미 길치에 초행길, 그것도 이미 술을 마신 상태임에도 전혀 방황하지 않고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리듬호프는 찾기 쉬운 곳에 위치해있다. 일단 리듬호프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로고다. 핑크빛으로 빛나는 로고와 리듬호프의 폰트가 어쩐지 편히 즐기고 가라며 왼쪽 귀에 속삭이고, 어서 사진 찍어서 인스타에 올리라고 오른쪽 귀에 속삭이는 느낌이다.



     


    자리에 앉으면 곳곳에 걸려 있는 블랙뮤직 스타들의 앨범 커버가 눈에 들어온다.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ilge)부터 다 브랫(Da Brat), 넥스트(Next)까지, 왕년의 스타들의 얼굴을 보는 것도 반갑지만, 살짝 숨어있는 비욘세(Beyonce)의 신인 시절 사진이 가장 재미있는 안줏거리였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 확인보다 먼저 한 일은 나오고 있는 음악을 체크한 것이다. 그때 나오고 있던 음악은 TLC“Girl Talk”였고, 다음 곡은 알 카포네(Al Kapone)“Get Crunk, Get Buck”이었다. 나중에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90년대말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의 노래들을 주로 튼다고. 그 말을 듣고 보니 곳곳에 붙어 있는 앨범 커버가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음악 볼륨은 살짝 낮아서 대화에 집중하기 더 좋았다. 신청곡은 단골들이 신청하면 틀어준다고 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음악을 확인했으니 메뉴를 확인할 차례다. 리듬호프의 대표 메뉴는 퀘사디아와 산미구엘 생맥주다. 사실 술은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 다양한 술을 마시러 간다기보다는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러 간다고 생각하면 좋을듯하다. 2층에 위치한 덕에 테라스 자리도 있는데, 지금은 비록 비닐로 덮여 있지만, 여름에는 그곳에서 마시는 생맥주가 리듬호프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가 될 듯하다. 사장님이 좋아하는 것으로만 채워진 곳이라서 그런지 리듬호프는 메뉴도, 가격도, 음악 볼륨도, 분위기도 전반적으로 모든 것이 부담 없었다. 여러분도 이 부담 없음을 부담 없이 느끼길 바라본다.



     


    다음은 12월의 어느 토요일 새벽 한 시간 동안 나왔던 트랙 리스트다. 

     

    D`angelo – Really love

    Joey Bada$$ – Don`t Front

    Aaliyah – One In A Million

    Avant – This is Your Night

    Eric Benet – Sunshine

    Mack 10 – Nothin` But the Cavi Hit

    Fugees –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Elle Varner – Only Wanna Give It To You

    Dr. Dre – Keep Their Heads Ringin`

    Al Kapone – Get Crunk, Get Buck

    TLC – Girl Talk

    Common – The Light

    Usher – Nice & Slow


     


    이런 분들에게 추천!

     

    1) 음악 감상도 중요하지만 대화도 중요한 분

    2) 술과 식사를 동시에 해결하고 싶은 분

    3) 나만의 아지트를 개발하고 싶은 분

    4) 돈 걱정 안하고 실컷 놀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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