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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토픽] 다작왕: 앨범 발표가 취미인 랩퍼들
    rhythmer | 2017-03-17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우동수

     


    눈치채지 못한 독자들이 절대다수겠지만, 나는 리드머에서 퓨쳐(Future)의 역할을 노리고 있다. 심심할 때 머리 쓰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가벼운 글, 혹은 알아두면 아는 척하는데 도움이 될 법한 흥미로운 지식을 전파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말이다. 결코 퓨쳐를 폄하하는 게 아니니 오해마시길! 마치 라면 스프처럼 참여만 했다 하면 어떤 곡이든 히트 뱅어로 바꾸는 퓨쳐의 상업성을 지향한다는 뜻이니까.

     

    퓨쳐는 또한 힙합 씬에서 다작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그는 지난 2 17일 정규 5[Future]를 발표한 데 이어 224일엔 정규 6[HNDRXX]를 발표했다. 일주일 만에 정규 앨범 두 장을 연달아 발표한 것이다. 이 같은 퓨쳐를 벤치마킹해서 리드머의 퓨쳐도 지난 문신특집에 이어 일주일 만에 새로운 특집을 써봤다(*편집자 주: 필자의 기사 송고일 기준). 이른바 앨범 발매가 취미인 스타들!

     

    퓨쳐(Future)

     

    [DS2] 2015 7 17 / [What a Time to Be Alive] 2015 9 20/ [EVOL] 2016 2 6일, [Future] 2017 2 17 / [HNDRXX] 2017 2 24

     


    거짓말 좀 보태서 퓨쳐는 공장이 음반 찍는 속도보다 앨범을 빨리 만드는 아티스트로 올라섰다. 사실 2015년에도 이와 비슷한 충격을 준 바 있다. [DS2]를 발표한지 2달 만에 드레이크(Drake)와 손 잡고 [What a time to Be Alive]를 발표한 것. 그리고 또 5개월 만에 [Evol]을 발표한 것이다.

     

    이렇게 쉬지 않고 작업하다 보니 디자이너(Desiigner)“Panda”를 자기 노래로 착각하는 해프닝도 벌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Evol] 이후로 비교적 잠잠했던 퓨처는(물론, 그 사이에도 믹스테입은 쉬지 않았지만) 또 다시 일주일 만에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많은 팬의 지갑을 강탈하고 있다.

     


    영 떡(Young Thug)

     

    [I`m UP] 2016 2 5 / [Slime Season 3] 2016 3 25/ [Jeffery] 2016 8 26

     


    영 떡도 퓨쳐에 버금가는 다작왕이다. 그는 처음 씬에 등장한 이후, 매해 평균 2장의 정규 앨범 같은 믹스테입을 발표해왔다. 작년에도 총 3장의 앨범을 발표했는데, [I`m UP] [Slime Season 3] 사이의 간격은 한 달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각 앨범의 퀄리티가 매우 준수하다는 사실이 그의 클래스를 보여준다. 다만 아이러니한 건 이렇게 다작을 하면서도 정작 정규 앨범이라고 밝힌 [HiTunes] 발매는 아직 오리무중이라는 사실.

     

     

    릴 웨인(Lil Wayne)

     

    [Rebirth] 2010 2 2 / [I Am Not a Human Being] 2010 9 27

     


    퓨쳐와 영 떡 이전에 다작의 원조는 릴 웨인이었다. 디스코그래피가 시리즈로 정리될 만큼 (‘Carter 시리즈’, ‘I am not a Human Being 시리즈’, ‘Dedication 시리즈’, ‘Da Drought 시리즈’) 엄청나게 많은 앨범을 발표했지만, 캐시머니와 트러블로 [Carter 5]를 발표하지 못하면서 꽤 오랜 시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어쩌면 앨범 2장만 더 내고 은퇴할 거라던 그의 말이 영원히 지켜지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슬픈 예감이 든다.

     

     

    구찌 메인(Gucci Mane)

     

    [Everybody Looking] 216 7 22 / [Woptober] 2016 10 14 /

    [The Return of East Atlanta Santa] 2016 12 16

     


    구찌 메인 또한 다작 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이번에도 거짓말 좀 보태자면, 평범한 힙합 마니아의 CD 콜렉션보다도 구찌가 발표한 앨범이 많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믹스테입을 발표했다.

     

    특히, 그의 창작욕은 투옥 전에도, 투옥 중에도, 투옥 후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 되는 중이다. 이런 페이스로 가다간 머지않아 구찌 메인의 100집 앨범 리뷰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테크 나인(Tech N9ne)

     

    [All 6's and 7's] 2011 6 7 / [Welcome to Strangeland] 2011 11 8 /

     


    테크 나인도 랩 속도만큼이나 앨범 주기가 빠른 뮤지션이다. 1년에 한 장씩 앨범을 발표하는 것이 요즘은 흔한 추세지만, 테크 나인은 길어야 1, 짧으면 6개월 간격으로 10년째 정규앨범을 발표하고 있다.

     

    그중 2011년과 2015년에는 한해에 2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정말 폭발적인 창작욕을 과시했다. 이 정도면 이력서의 취미란에 진지하게앨범발표라고 써도 누구도 비웃지 못할 것이다.

     

     

    고스트페이스 킬라(Ghostface Killah)

     

    [Fishsacle] 2006 3 28 / [More Fish] 2006 12 12

     


    고스트페이스 킬라도 기복 없음과 꾸준함의 아이콘이다. 다른 우탱 클랜(Wu-Tang Clan) 멤버들과는 달리 지금도 왕성하게 앨범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더불어 고스트페이스는 2006년에 연달아 발표한 [Fishsacle] [More Fish]를 기점으로 다양한 조력자들과 거의 매년 앨범을 발표하며 팬들의 지갑을 가뭄 들게 하고 있다.

     

     

    탈립 콸리(Talib Kweli)

     

    [Prisoner of Conscious] 2013 5 7 / [Gravitas] 2013 12 15

     


    어쩐지 눈 뜨자마자 밥 먹고 세수하는 순간을 빼고는 잠들 때까지 가사만 쓸 것 같은 느낌의 소유자. 힙합 모범생 탈립 콸리도 다작하는 뮤지션 중에 하나다.

     

    인디로 넘어간 후에는 전과 달리 앨범을 불규칙적으로 자주 발표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2013년에는 [Prisoner of Conscious] [Gravitas]을 불과 7개월 간격으로 발표하며 왕성한 창작욕을 과시했다.


     


     

     

    2년에 한 장씩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것이 관례처럼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다가 1년으로 간격이 좁혀졌고, 이제는 믹스테입과 정규작 사이의 선이 흐릿해지고 디지털 스트리밍 중심의 시장이 되면서 더더욱 그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어쩌면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는 이 상황에 관해선 누구보다 아티스트의 고민이 크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당분간 이 흐름은 이어질 것이고, 그렇게 우리의 귀는 계속 바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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