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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드머 뷰] ‘우먼파워’ 노래한 블랙뮤직 여성 아티스트의 곡 베스트 10
    rhythmer | 2018-03-19 | 1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황두하

     

     

    지난 38일 목요일은 국제 여성의 날이었다. 이에 맞춰 세계 곳곳에서는 여성 인권 증진을 위한 시위가 일어났고, 맥도날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자사의 로고인 ‘M’‘W’로 뒤집어 놓기도 했다. 최근 몇 년 간 여성 인권과 페미니즘은 전 세계적인 화두이다. 작년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Harvey Weinstein)이 저지른 권력형 성폭력 사건을 피해 여성들이 폭로하면서 촉발된 미투운동은 이 같은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근 몇 년간 페미니즘이 화젯거리며, ‘미투 운동이 있기도 전인 2016년부터 ‘OO계 내 성폭력이라는 이름으로 만연한 성범죄를 고발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올해 들어서는 미투 운동의 흐름을 받아들여 미디어를 통해 더욱 주목받고 사회를 강타하는 중이다. 우리 사회가 전보다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여성 인권만큼은 여전히 후퇴해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나 다름없다.

     

    블랙뮤직, 특히, 힙합은 다분히 남성중심적이고 마초적인 성격이 강한 음악이었다. 랩퍼들은 대부분 남자였고, 이들은 남성성을 과시하거나 여성을 성공의 전리품 정도로 전시하기도 했다. 최근  그런 현상에 반기를 드는 흐름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메인스트림 랩 가사 대부분은 이러한 것들로 점철되어 있다.

     

    그러나 블랙뮤직에서 남성들의 목소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은 배우로 더 유명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랩퍼로 활동했던 퀸 라피타(Queen Latifah)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 뮤지션들이 남녀차별이란 부당한 현실과 여성의 힘을 노래해온 역사가 있다.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여기 그러한 노래 중 꼭 들어봐야 할 10곡을 소개해본다.

     

    -순서는 발매 연도 순-


     

    1. Queen Latifah – U.N.I.T.Y. (1993)

     

    퀸 라티파의 세 번쨰 스튜디오 앨범 [Black Reign]에 수록된 이 곡에서 그녀는 힙합 문화 안에 만연한 여성 혐오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거리에서 여성에게 성직인 발언을 하거나 휘파람을 부는 등의 행위를 일컫는 일명 캣 콜링(Cat Calling)’과 가정폭력 등에도 일침을 가하며, 여성을 존중하라고 설파한다. 퀸 라티파는 이 곡으로 제37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랩 솔로 퍼포먼스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Huh, I punched him dead in his eye / And said, "Who you calling a bitch?"
    난 그의 눈을 죽을 듯이 때렸어. 그리고 말했지, “누구한테 X년이라고 하는 거야?”


     

    2. Salt-N-Pepa – None of Your Business (1994)

     

    힙합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여성 그룹 솔트 앤 페파는 데뷔 때부터 많은 곡을 통해 강한 여성상을 내세워왔다. 이들의 네 번째 앨범 [Very Necessary]에 수록된 “None of Your Business”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곡에서 그룹은 여성인 자신이 무엇을 하든 남자가 신경 쓸 바가 아니라며, 여성의 주체성을 강하게 내세운다. 오늘날 유행하는 ‘#GirlsCanDoAnything’이라는 해시태그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 아닐까 싶다.

     

    ‘So don't try to change my mind, I'll tell you one more time / It's none of your business’

    그러니까 내 마음을 바꾸려고 들지 마. 다시 한 번 말하는데, 네가 상관할 바 아냐.


     

    3. Erykah Badu – Cleva (2000)

     

    네오소울 음악의 아이콘 중 한 명, 에리카 바두 역시 음악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강하면서도 현명한 여성상을 내세운 뮤지션이다. 소포모어 앨범 [Mama’s Gun]에 수록된 “Cleva” 역시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는 트랙이다. 그는 이 곡을 통해 여성을 속박하던 화장, 속옷, 긴 머리, 화려한 드레스에서 벗어나 정신적인 아름다움과 현명함을 추구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파한다. 개성 있는 비주얼과 음악으로 누구도 대체 못할 영역을 구축한 그이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But I'm clever when I bust a rhyme / I'm cleva always on ya mind’

    하지만 내가 노래할 때면 난 영리하거든. 네 마음 속에 난 언제나 영리해.


     

    4. Missy Elliot – Work It (2002)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2위까지 오르며 상업적으로도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이 곡은 미시 엘리엇을 스타덤에 올려준 대표곡이다. 팀발랜드(Timbaland)의 감각적인 프로듀싱과 미시의 차진 래핑도 매력적이지만, 핵심은 가사에 있다. 이 곡은 기존의 남성 랩퍼들이 여성을 대상으로 하던 성적인 가사들을 그대로 되돌려준다. 더불어 사회가 요구하는 미적 기준에 상관 없이 흑인 여성으로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한껏 어필하는 가사 또한 인상적이다.

     

    If you got a big, let me search ya / And find out how hard I gotta work ya

    네가 큰 것을 가지고 있다면, 내가 한 번 볼게. 널 다루는 게 얼마나 힘든지 봐야겠어.


     

    5. Beyoncé – Run The World (Girls) (2011)

     

    슈퍼스타 비욘세는 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 시절부터 줄곧 여성을 응원하는 곡들을 만들어왔다. 세계 최정상에 오른 지금까지도 페미니즘과 흑인 인권 등, 정치적인 목소리를 앨범에 담아내는 중이다. “Run The World”는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곡. 강한 일렉트로닉 비트 위로 여성이 세상을 움직이는 주체임을 천명한다. 이후 이 곡은 전 세계 여성들을 응원하는 대표적인 주제가가 되었다.

     

    Who run the world? Girls!

    누가 세상을 지배해? 여자들!


     

    6. Alicia Keys – Girl On Fire (Feat. Nicki Minaj) (2012)

     

    앨리샤 키스가 2012년에 발표한 앨범의 동명 타이틀곡인 “Girl On Fire“는 비욘세의 “Run The World”와 함께 대표적인 여성들의 주제가다. 곡에서 키스는 꿈과 야망을 가진 여성을 묘사하고, 그 꿈이 무엇이든 상관 없이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둔탁한 드럼과 전매특허인 피아노 라인, 그리고 곧게 뻗어나가는 강한 보컬이 어우러져 메시지에 설득력을 더했다. 오늘날 힙합 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랩퍼인 니키 미나즈의 벌스 역시 매우 인상적이며, 곡에 딱 맞는 게스트라고 할 수 있다.

     

    Oh, she got her head in the clouds / And she's not backing down

    , 그녀는 구름까지 올라있어. 그리고 내려오지 않을 거야.


     

    7. Janelle Monáe – Electric Lady (Feat. Solange) (2013)

     

    자넬 모네는 음악과 연기를 병행하며 페미니즘, 흑인 인권, LGBTQ 등등,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온 엔터테이너이다. 특히, 나사(NASA) 소속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2016)에 출연하기도 했다. 2013년에 발표한 동명의 앨범에 담긴 이 곡에서 그는 여성의 힘을 주창한다. 어떤 모습이건 간에 그 자체로 강하고 아름답다는 것이 요지다. 곡의 후반부에 나오는 자넬 모네의 차진 랩 역시 일품이다.

     

    We the kind of girls who ain't afraid to get down / Electric ladies go on and scream out loud

    우린 행동하는 걸 두려워 하지 않는 여자들이야. 열광적인 우리들은 계속해서 크게 소리 칠 거야.


     

    8. Jamila Woods – Blk Girl Soldier (2016)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의 앨범에 참여하며 주목받은 자밀라 우즈는 2016년 첫 정규앨범 [HEAVN]을 통해 그해 가장 인상적인 신예로 떠올랐다. “Blk Girl Soldier”는 앨범의 대표곡이라 할만하다. 이 곡에서 그는 유명한 흑인 인권 운동가 로자 파크스(Rosa Parks)를 비롯한 위대한 여성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그들처럼 함께 싸울 것을 설파한다. 그의 보컬은 한없이 부드럽지만, 그 목소리가 곡에 더 큰 생기를 불어넣었다.

     

    Rosa was a freedom fighter / And she taught us how to fight

    로사는 자유의 투사였어. 그녀는 우리에게 싸우는 법을 가르쳐주었지.


     

    9. Solange – Don’t Touch My Hair

     

    솔란지는 2016년 발표한 걸작 [A Seat at the Table]로 비욘세의 동생이 아닌 한 명의 뮤지션으로 거듭났다. 앨범은 감각적인 음악 안에 흑인 인권과 같은 정치적인 메시지를 훌륭히 담아낸 작품이었다. “Don’t Touch My Hair”는 대표적인 곡이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흑인 여성에 대한 차별을 짚어내고, 그들의 상징인 곱슬머리를 내세워 고유의 문화 유산에 대한 자부심을 한껏 드러낸다. 탄탄한 음악과 메시지가 만난 아주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You know this hair is my shit / Rode the ride, I gave it time / But this here is mine

    그래 이 머리는 나의 것이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시간도 많이 흘렀지만 이건 나의 것이야.


     

    10. Rapsody – Black & Ugly (2017)

     

    랩소디는 작년에 뛰어난 완성도의 정규 데뷔작 [Laila’s Wisdom]을 발표하며 여성랩퍼의 새로운 롤모델을 제시했다. 수록곡인 “Black & Ugly”는 사회가 강요하는 미적 기준과 외모지상주의에 반기를 들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실제 랩소디는 자신의 외모를 평가하는 트윗들을 보고 곡을 썼다고 한다. 섹슈얼한 이미지를 내세우는 여성 뮤지션들 사이에서 가사와 음악만으로 승부하는 그이기에 곡이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Black and ugly as ever and still nobody fine as me / No one been as kind as me

    흑인이고 못생겼지만, 여전히 누구도 나처럼 할 수 없어. 누구도 나와 같은 사람은 없어.

     

     

    #GirlsCanDoAn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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