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인터뷰] 카를로스 - Is He Still Standin'?
- rhythmer | 2009-10-26 | 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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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타운(Uptown)의 원년 멤버로 오랜 기간 활약했던 카를로스(Carlos)가 돌아왔다. 그리고 그는 의미심장한 타이틀의 새 EP [Still Standin’]에서 그동안 쌓인 자신의 분노와 심정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업타운의 카를로스가 아닌, 솔로 뮤지션 카를로스로 서기까지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리드머(이하 ‘리’): 대마초 사건으로 5년 동안이나 국내에 들어오지 못했죠.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아픈 두 동생과 가족 부양을 위해 미국에서 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카를로스(이하 ‘카’): 업타운 5집이 나오고 전 미국에 계속 있었는데요, 정말 여러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학교에 들어갔고 공부해서 간호사 자격증을 땄어요. 동생들을 위해서요. 내년쯤에는 제 여자친구(*카를로스는 ‘와이프’라는 표현을 썼다.)와 함께 장애인을 돌보는 시설을 열려구요. 여자친구도 간호사 자격증을 땄거든요.
리: 오, 그렇군요. 아무래도 그런 결심을 한 데에는 동생의 영향이 컸겠네요.
카: 네. 제 막내 동생이 현재 22살인데, 말도 잘 못하고 걷지도 못해요. 동생을 보면서 음악말고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걸 또 해야겠다고 맘먹었죠. 제가 첫 째이기도 하고….
리: 미국으로 가야 했을 때 심정이 어땠나요?
카: 어후… 정말 힘들었어요. 제 돈이 다 한국에 있는 은행에 있었는데, 한국에 들어오지를 못하니 돈도 못찾았었구요. “Damn, 나 이제 거지 됐다.” 싶었어요.
리: 돈을 찾을 새도 없이 쫓겨갔던 건가요?
카: 네. 사건 때문에 행동 자체가 다 통제됐었거든요.
리: 그렇게 힘든 시기를 겪고 [Testimony]를 통해 성공적인 컴백을 하는가 싶었는데, 곧 업타운(Uptown)을 탈퇴했죠?
카: 2007년 6월쯤에 제가 스스로 나왔어요. 금전적으로 문제가 좀 있었거든요. 그래서 다 엿먹으라고 하고 “앞으로는 업타운 못하겠습니다.” 말하고 나왔어요.
리: 음, 그럼 일단 거기에 얽힌 이야기는 잠시 후에 좀 더 이야길 해보도록 하죠. 현재는 서융근 프로듀서가 대표로 있는 Z-Fact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되어있죠? 어떻게 인연이 닿은 건지.
카: 제 이번 앨범에 수록된 “Gangsta”라는 곡에서 첫 번째 벌스를 부른 조-엘(Jo-el)이 고등학교 때부터 친군데요, 원래 한국에서 데뷔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친구가 미군이기 때문에 데뷔할 수가 없었어요. 어느 날 조-엘이 절 융근이 형에게 소개시켜줬구요. 사실 처음에는 서로 잘 안 맞았어요. (웃음) 생각이나 음악 스타일 전부…. 그런데 계속 만나면서 의견을 나누다 보니 잘 통하게 됐죠.
리: 이번에 발표한 EP [Still Standin’]에서 두 분이 공동 프로듀싱을 맡았죠. 타이틀이 의미심장하네요.
카: Yeah~ ‘업타운을 나왔지만, 아직 안 망했고 여전히 서있다.’는 의미에요.
리: 언제부터 준비해온 건가요?
카: 앞서 말씀 드렸듯이 원래는 친구 앨범을 도와주려고 했는데, 못하게 되는 바람에 ‘그럼 내 것부터 해야지.”하고 시작한 앨범이에요. 약 1년 정도 준비한 거 같아요.
리: 가장 주력하고자 한 부분이 있다면요?
카: 음… 업타운에 대한 제 심정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Gangsta”와 “Fuktown”을 수록한 거구요. “Gangsta” 가사 중에 ‘She is my LADY ~ member that, FUCK THAT!’ 같은 부분도 들어가 있죠. 사람들은 진실을 알아야 해요.
리: 그런데 스티브 씨까지 디스했더군요. 이유가 뭔가요?
카: 한창 문제가 있을 때 서로 의리를 지키자고 이야기했었는데, 막상 그룹을 나올 때가 되니까 제 편에 서지를 않았어요. 절 믿지 않은 거죠. 그러다가 솔타운까지 하고는 결국, 스티브도 나왔잖아요. 그때 얘는 정말 아니다 싶었어요. 그래서 “Ok, 스티브, 너도 이제 어른이니까, 네가 알아서 해. 다시는 나한테 연락하지 말고 만나지도 말자. Fuck You, Bye” 그러고 말았어요.
리: 그래도 오랫동안 함께했던 콤비인데, 안타깝네요. 업타운 3000이라는 팀도 같이 했었고….
카: 근데 업타운 3000을 할 때도 잘 안 맞았어요. 음악이나 가사 때문에도 많이 싸웠거든요.
리: 스티브 씨도 솔로앨범을 작업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카: 나오라고 해요. “Gangsta” 가사에도 썼지만, 저하고는 게임이 안 될 거예요. 만약, 절 디스한다면, 저도 맞받아쳐줄 거예요.
리: 업타운 새 멤버들 중에 아는 분도 있나요?
카: 네. 챈(Chan)하고 매니악(Maniac)하고는 원래 아는 사이에요. 스윙스(Swings)는 잘 몰랐구요. 안 그래도 일전에 챈과 매니악과 통화하면서 “이건 업타운 전 멤버와 나 사이의 문제야. 너희하고는 아무런 문제없어. 그러니 나 디스하지마.”라고 말했었어요.
리: 반응이 어땠나요?
카: “Ok, No problem. Man.”
리: 이제 타이틀곡인 “U R My Girl”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Fuktown”이나 “Gangsta”와는 달리 달콤한 곡인데요.
카: “U R My Girl”은 미국에서 힘든 시기를 보낼 때 만났던 제 여자친구를 위해 만든 곡이에요. 여자친구 덕에 희망이 생겼었거든요. 기분 좋을 때나 힘들 때나 항상 옆에 있어줬어요. 그래서 꼭 여자친구를 위해서 곡을 만들고 싶었어요.
리: 전 뮤지션들이 자신의 연인을 위해 음악을 만들어서 들려줄 때가 제일 부럽더군요. (웃음)
카: 이 곡 말고 또 한 곡이 더 있어요. 아직 발표하지는 않은 곡인데… 잠시만요. 들려드릴게요. (*카를로스는 곧 컴퓨터 하드에 보관되어 있는 또 한 곡의 힙합 세레나데를 틀었다) “Beautiful Lady”라는 곡이에요. ‘힘든 상황 속에서 나에게 힘이 되어줘서 고맙고, 이제부터 너와 나 손 꼭 잡고 함께 가자.’는 내용을 담았죠.
리: 여자친구분이 정말 좋아하겠어요. 몇 년 동안 사귀었나요?
카: 6년이요. (웃음) 스페인과 필리핀 혼혈이에요.
리: 오래 사귀었네요. 여자친구 분은 카를로스 씨가 힙합뮤지션인 걸 알고 있었나요?
카: 아뇨, 처음에는 몰랐대요. 저도 말은 안 했었구요. 그런데 여자친구의 친구들이 대부분 한국사람이라 나중에 알게 됐죠. 하루는 여자친구랑 같이 파티에 갔는데, 그곳에 있던 친구들이 절 보고 놀라면서 “카를로스!”라고 외치더라구요. 제 여자친구는 어리둥절해서 친구들에게 절 어떻게 아느냐고 물어봤죠. 그러니까 친구들이 “네 남자친구 업타운이라는 그룹의 유명한 래퍼야.”라고 말해줬어요.
리: 바로 믿던가요? (웃음)
카: “Nah~ 무슨 소리야.” 이러면서 안 믿었어요. (전원웃음) 나중에 제가 활동했던 영상보고 나서야 “흠… 뭐 랩 좀 했나 보네?” 그러더라구요.
리: 재미있네요. (웃음) 음악적으로는 웨스트코스트 힙합 스타일이 많이 묻어나요.
카: 네. 원래 저희 집이 LA니까요. 제가 웨스트코스트 힙합하고 더티 사우스 모두 좋아하거든요.
리: LA, 갱스터 랩의 고향에서 자랐군요. (웃음)
카: Yeah~ 제 미국 친구들은 거의 갱스터들이에요. (웃음)
리: 카를로스 씨는 아닌가요?
카: Nah~ 아니에요. (웃음) 저는 갱스터 아니에요.
리: 저희 다 힙합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어때요. 솔직히 말씀해도 되요. (전원웃음)
카: 전 진짜 아니에요. 문신도 없어요. (웃음) 제가 멕시칸 혼혈이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멕시칸 친구들이 갱단에 들어오라는 제의를 하긴 했어요. 그때 제가 친구들한테 얘기했죠. “난 장애인 동생들도 있고 아버지도 많이 아프셔서 가정을 돌봐야 한다. 그러니 갱단에 들어갈 수 없다.”라고요. 또 어머니께 실망을 안기기도 싫었구요. 그랬더니 친구들이 “Ok. Fine. 넌 갱은 아니지만, 우리랑 친구하자.”라면서 이해를 해줬어요.
리: 쿨하군요. (웃음)
카: 제 친척 중에도 갱스터인 사람들이 몇 명 있어요. 그런데 우리 식구는 그렇지 않아요. 아버지는 군인이셨구요, 아버지 동생 중 한 명은 해병대, 한 명은 LA 경찰 스왓(S.W.A.T) 팀이에요. 또 한 명은 간호사구요.
리: 아버님은 어디가 아프셨나요?
카: 대장암 때문에 많이 고생하셨어요. 그동안 수술만 6번 받으셨죠. 작년 8월에도 아버지 수술 때문에 미국에 다녀왔는데, 그때 정말 많이 울었어요. 마지막인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다행히 잘 됐어요. 아버지 아프신 걸 보면서 더더욱 갱단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마음을 잡았죠.
리: 정말 다행이네요. 아버님께서 계속 건강 유지하시길 빌게요.
카: 감사합니다.
리: 참,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미국에서도 발표할 계획이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카: 네, 준비 중이에요. 이번 앨범 수록곡들 만이 아니라 신곡들도 포함해서 정규로 낼 예정이구요.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의 메인 DJ인 제 친구를 통해서 현지 뮤지션들을 참여시키는 것도 노력해보려고 해요.
리: 진심으로 기대할게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어요. 이번 EP는 한국에서 발매가 됐는데, 영어로 된 랩이 대부분이라 한계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리스너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카를로스 씨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카: 음,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이번 앨범은 제 마음속에 있는 분노를 하루 빨리 표출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기 때문에 조금 급하게 작업을 했어요. 그렇다 보니 타이틀곡을 제외하고는 한국어 가사로 만드는 작업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에요. 좀 더 제 마음을 잘 표현하기 위해 영어 그대로 가고자 한 것도 있었구요. 그래서 곧 발표를 계획하고 있는 컴필레이션 앨범 [Southside Vol.1]에서는 한국어 랩을 많이 수록하려구요.
리: [Southside Vol.1]이라면…?
카: 친분 있는 동생들과 뮤지션들을 모아서 작업할 앨범이에요. 저는 웨스트코스트, 즉, 웨스트사이드(Westside) 출신이기 때문에 ‘Westside’와 ‘한국(South Korea)’을 합친 ‘Southside’를 타이틀로 정했죠. 5월에 발표할 거예요. 신효범 누나도 참여해주기로 했어요.
리: 오, 오랜만에 신효범 씨의 보컬을 들을 수 있겠네요. 컴필레이션 앨범 이후에 또 다른 계획도 있나요?
카: 아까 말씀드린 미국에서 낼 앨범 준비를 꾸준히 할 거구요, 제 솔로 정규 앨범도 계획하려구요.
리: 흑인음악팬들에게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카: 앞으로 랩, 음악, 이미지 등 전부 더 멋진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할거니까 관심 가져 주세요. 사고 일으키는 일도 절대 없을 거에요. 나이를 먹어가니까 철이 들더라구요.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것도 생각해야 하니까요. 나중에 아이에게 “A-yo 떨 피울래?” 이럴 순 없잖아요. (전원웃음) 전 가족을 위해서 꼭 성공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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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 / 강일권, 사진 : 정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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