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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인터뷰] Gallant – 그가 음악을 하는 이유 '진심을 말하고 싶을 뿐'
    rhythmer | 2016-08-24 | 3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인터뷰, :
    제이크, 강일권

    사진: 김홍수

     

     

    눈부신 재능과 뛰어난 완성도의 앨범으로 귀를 사로잡는 신예의 등장을 마주하는 건 언제나 짜릿하고 가슴 벅찬 일이다. 그리고 매해 이 같은 환희를 느낄 수 있다는 건 행복이다. 올해는 갈란트(Gallant)였다.

     

    지난 2014년에 발표한 EP [Zebra]를 통해 드러났던 그의 범상치 않은 실력과 감각은 올해 4월에 나온 첫 정규작 [Ology]에서 폭발했고, 앨범에 담긴 독창적인 음악은 진정한 의미에서 얼터너티브 알앤비(Alternative R&B)’라 할만했다. 그만큼 갈란트가 이룬 음악적 성취는 그저 주목할만한 신예의 등장 그 이상이었다.

     

    그런 그가 8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 간 열린 서울 소울 페스티벌을 계기로 한국을 찾았고, 이에 직접 그를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인터뷰를 시작한 순간, 우린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았던 그의 시무룩한 표정에 대한 걱정이 기우였음을 깨닫게 됐다. 그는 이름만큼이나 매우 정중하고(gallant), 밝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리드머(이하’): 반갑다. 실은 우린 벌써 만난 적이 있다. 지난 3SXSW(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에서 당신의 무대를 봤었다.

     

    Gallant(이하 ‘G’): 오 정말? 무척 반갑다. (웃음)

     

    : 다시 만나서 반갑다. 먼저 리드머와 한국의 팬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G: 안녕하세요, 리드머 독자 여러분. 전 갈란트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여러분이 보내준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해요.

     

    : 꽤 어릴 적부터 음악을 만들었던 걸로 안다. 언제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기로 마음먹었는가?

     

    G: 사실 처음에 곡을 쓰게 된 계기는 어릴 적 일종의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면서였다. 곡을 쓰는 게 내가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데에 도움을 주었거든. 솔직히 대학에 가기 전까지는 뮤지션이란 커리어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러니까 아마 17살쯤에 마음 먹었던 것 같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학시절엔 장래에 대해 고민하면서 뮤지션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다. 애당초 그걸로 돈을 벌려고 시작한 일이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을 졸업하고 뮤지션이 되려는 마음을 접었을 때, 제대로 된 뮤지션으로서 커리어가 시작되었다. (웃음)

     

    : 2014년에 [Zebra]를 발표하고 2년 후인 올해에 [Ology]를 발표했다. 그때와 지금은 분명 달라진 점이 있을 것 같다.  

     

    G: 그렇다. 내가 [Zebra]를 만들 때는 음악을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내면을 정화하면서 스스로를 계발하는 시간이었다. 당시엔 주로 한 가지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집중했었다. 반면 [Ology]에서는 내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나의 내면에 있는 훨씬 다양하고 깊은 면들에 집중하는 시간이었기에  [Zebra] 때보다 더욱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Ology]에서는 내 안의 약한 부분 같이 모든 것을 포함하려고 하면서 개인적인 성장을 담게 되었다.

     

    : 정말 엄청난 변화다. 그렇다면 앨범 제목인학문(Ology)’은 무엇에 관한 것인가? 자기 자신을 탐구하는 학문을 얘기하는 건가? 아니면 본인이 공부하는 것에 대한 것인가?

     

    G: 둘 다다. 항상 곡을 쓸 때면 스스로 공부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럴 때면 내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들,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 사이의 관계 같은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Ology’는 이런 과정을 나타내기에 가장 적절한 단어였다.

     

    : 앨범을 들여다보면, 전반적으로 허망함과 우울함이 가득하다고 느껴진다. 이 같은 정서가 뉴욕에서 대학 생활을 하며 느꼈던 감정으로부터 비롯한 게 맞나?

     

    G: 일정 부분 그렇다. 우울함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론 대학에서 시간을 즐겼었다. 친구와 놀고, 밤새 술 마시고.. 하지만 그때는 어렸었기 때문에 이른 시기에 집을 떠나 지내는 게 약간 힘들었었다. 아마 그런 점이 우울함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




     

    : SXSW 무대에서 기타 연주하는 걸 보았다. 이번 앨범에서도 락 사운드를 적극 활용한 게 감지되고. 예를 들어 “Jupiter”라든지.. 원래 락 음악도 즐겨 들었나?

     

    G: 어릴 적부터 인터넷으로 내가 들을 수 있는 모든 음악을 들으면서 자랐다. 장르는 가리지 않았다. 그러면서 여러 아티스트의 음악이 지닌 다른 특징들을 느껴왔다. 예전 밴드 음악부터 얼터너티브 락까지, 락 음악의 여러 선구적인 사운드에 주목했었다. 2000년대 중반 팝 씬의 주류가 되었던 락 음악이나, ‘80년대에 다양한 악기들을 적극 활용한 펑크(Punk) 스타일 음악들도 영감을 주었다. 근데 특별한 장르나 하나의 악기가 영향을 주었다기보다는 내 사운드는 자라면서 들어온 음악들의 영향이 합쳐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 말한 것처럼 당신은 음악적으로 정말 넓은 스펙트럼을 지녔다고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몇몇 인터뷰를 보면, 장르 카테고리 안에서 거론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번 앨범을 최근 대두한 장르명인 얼터너티브 알앤비 카테고리 안에서 얘기하곤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G: 그것도 괜찮다. 사실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내 음악을 들었다는 얘기고, 그들이 내 음악을 들어주는 것은 매우 고마운 일이다.

     

    : 그럼에도 당신은 단지알앤비를 한다.’보다는 넓은 음악 장르를 포함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G: 그렇다. 하지만 그건 내가 하는 음악이 나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누가 그것을 어떻게 부른다고 해서 내가 음악으로부터 느끼는 바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누가 내 음악을 듣고 나를 친절하다고 하든, 못됐다고 하든 중요한 것은 오직 진실된 나에 대한 음악을 하는 것뿐이다.

     

    : 한마디로 곡을 쓸 때, 어떠한 장르가 될지 미리 예상 같은 것은 전혀 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G: 그렇다.

     

    : 그렇다면 특별히 영감을 받은 알앤비나 힙합 아티스트, 혹은 앨범이 있는가?

     

    G: 난 항상 재키 윌슨(Jackie Wilson)의 팬이었다. 특히, 그의 데뷔 앨범을 좋아한다. 그의 음악은 표현력이 매우 뛰어나면서 특이함을 지니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진실된 자신을 보여주면서 누군가를 따라가려 하지 않았다.

     

    : 브랜디(Brandy)의 엄청난 팬이라고 알고 있는데.

     

    G: 맞다. (웃음) 브랜디의 [Never Say Never]는 아마도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앨범일 것이다.

     

    : 그녀의 어떤 부분이 당신을 팬으로 만들었는가?

     

    G: 아마 전달력(delivery)이라고 해야 하나. 그녀는 불확실한 부분을 자신감 있게 말할 줄을 아는 것 같다.

     

    : 그녀의 어느 곡을 가장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참고로 강일권 편집장은 “I Wanna Be Down”, “Brokenhearted”, “Top of the World”를 꼽았다.

     

    G: “Brokenhearted”! “Brokenhearted”는 나도 정말 아끼는 곡이다. “Best Friend” 역시 좋아한다. (: 아 그 곡도 좋다!) 그리고 또너무 많아서 꼽기가 힘들다.

     

    : 언젠가 브랜디와 작업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웃음)

     

    G: 나 역시 그랬으면 좋겠다. 내가 그녀를 직접 만나는 건 엄청난 일이다.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정신을 잃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 행운을 빈다.

     

    G: 고맙다 (웃음).




     

    : 앨범 이야기로 돌아와보자. 한 인터뷰에서 보니 스스로 만든 앨범 아트워크의 금색 우는 표정을 ‘Hopeless Optimism’이라고 했더라. 의미하는 바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G: ‘비관적인(Hopeless)’ 감정은 절대 없어 지지 않는다. 그렇게 어려움들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항상 할 수 있다는긍정적인(Optimism)’ 자세를 가진다면 그런 어려움은 작아질 수 있다. 어려움들은 마치 영화 [바바둑, The Babadook/*편집자 주: 제니퍼 켄트 감독의 2014년 작. 출산 차 병원으로 가던 중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당시 태어났으나 과행행동 장애가 있는 아들과 살아가는 워킹맘 아멜리아가 악령의 저주로부터 아들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에서 가족들을 공격하는 괴물 같다. 하지만 가족들은 마지막에 그 괴물을 없애지 않고 그냥 지하에 가둬둔다. 어떤 사람들은 어려움이나 문제들을 발견하면 그걸 어떻게 없앨까 애쓰고 고민하지만, 언제나 문제에 대한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기에 ‘Hopeless Optimism’은 그것을 인정하고 문제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자세를 의미한다.

     

    : 정말 깊은 생각을 하게끔 한다. 비록, 당신의 은유적이고 추상적인 가사를 전부 제대로 해석하기란 쉽지 않지만, (웃음) 앨범의 다른 곡들과 달리 마지막 곡 “Chandra”에선 미약하게나마 희망을 엿보는 게 느껴졌다. 맞나?

     

    G: 그렇다.

     

    : 그렇다면, 혹시 “Chandra”가 다음 작품의 세계관을 잇는 다리와도 같은 곡인가?

     

    G: 약간은 그렇다. 내가 이 곡을 쓸 때 무언가 디즈니스러운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었다. 개인적으로 가사가 지니는 느낌이 곡과 어울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곡은 매우 희망적이고, 나 자신의 나약하고 부정적인 부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담아내고자 했다.

     

    : Weight In Gold”를 처음 들었을 때 그 여운이 한참 동안 가시질 않았다. 특히 보컬 면에서 기존의 많은 얼터너티브 알앤비 곡들처럼 진행되는 듯하다가 후렴에서 진성으로 터지는 부분이 반전이었다. 지금의 보컬 실력과 스타일은 어떻게 구축하게 되었나? 일정 부분 타고난 건가, 아니면

     

    G: (웃음) 전혀 아니다. 내가 중학교 시절에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못했다. 하지만 곡을 쓸 때 가사를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었다. 좋은 목소리를 간절히 원한 적은 없었다.

     

    : 그럼 꾸준한 연습의 결과란 얘긴가?

     

    G: 2년 전부터 혼자서 많은 연습을 했다. 스스로를 가혹하게 채찍질하면서 내가 머릿속에 그리는 노래가 나올 때까지 계속했다. 그 과정은 단순히 여러 발성을 내려는 시도 이상이었다. 그런 것은 그저 내 안에 있는 감정들을 발산하는 데에 필요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 아무리 그래도 분명 타고난 부분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팍팍 온다.

     

    G: (웃음) 고맙다. 예전에는 절대 이 정도가 아니었다. 연습을 많이 했다.




     

    : 이번 앨범을 논할 때 대부분 곡을 프로듀싱한 스틴트(STiNT)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어떤 프로듀서인지, 그리고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는지 소개 부탁한다.

     

    G: 가장 중요한 부분은 우리가 정말 친한 친구로 지냈다는 것이다. [Zebra]에서 역시 그랬던 것처럼, 같이 작업하는 사람과 진실한 관계는 도움이 된다. 스틴트와 작업할 때에는 정해진 작업이랄 게 없었다. 그저 둘이 어울리면서 이야기하고 놀았던 게 결국 앨범을 완성시켰다. 그는 정말 재능있는 프로듀서다. 개인적으로 그가 천재적이라고 생각한다.

     

    : 그뿐만 아니라 “Skipping Stones“에 아드리안 영(Adrian Younge)이 참여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 특유의 빈티지한 프로덕션을 원했던 건가?

     

    G: 맞다. 그 역시 굉장한 프로듀서다. 그의 스타일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아드리안 영은 그만의 매우 특별한 스타일이 있으면서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 곡을 쓸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G: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진실성이다. 곡을 쓸 때 그저 쿨해 보이려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단지 멋있게 보이려고 곡을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 음악 산업계에 관한 시선이 꽤 비판적인 걸로 안다. 대표적으로 컴플렉스(Complex)지와 인터뷰가 그랬고. 그렇게 생각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가 궁금하다.

     

    G: 내가 정확히 뭐라고 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전원 웃음). 여태껏 음악 산업계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아왔다. 하지만 몇 년 전과는 많은 것이 달라졌고, 지금은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 경험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은 결국 모든 일은 사람과 사람 간의 일이라는 것이다. 내가 스틴트를 만나 단순히 프로듀서와 가수를 넘어 좋은 친구가 된 것처럼 그냥 겉치레인 관계와 서로 진실한 유대감을 갖는 관계는 다르다. 지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다들 후자라고 생각한다.

     

    : 정말 잘됐다. 그런 좋은 사람들과 함께 앞으로 펼쳐나갈 계획이 궁금하다.

     

    G: 앞으로 한동안은 투어를 계속할 예정이다. 그리고 여러 가수와 콜라보레이션이 예정되어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가수들과 작업을 하며, 서로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 많은 아티스트 친구들을 만들고 그들에게서 영감을 받는다면 좋을 것 같다. 또 여러 작은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그게 반드시 다음 앨범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내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계속할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뮤지션으로서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attitude)는 무엇인가? 뮤지션을 꿈꾸는 이들에게 값진 조언이 될 것이다.

     

    G: 사람들은 흔히 아티스트는 어때야 한다고 말한다. 좀 거만해야 한다거나, 스타처럼 보여야 한다거나. 하지만 난 그런 것들을 믿지 않는다. 난 클럽에 가는 것보다 집에서 TV를 보거나 비디오게임을 하는 게 더 좋고, 친한 친구들과 노는 게 편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저 나 자신답게 사는 게 좋다. 단순히 멋지고 강하게 보이려 하고 싶지 않다. 어차피 그럴 수도 없고. (웃음) 난 그저 내 진심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진실성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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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Tramp (2016-08-26 20:22:59, 112.185.173.*)
      2. 와 매그놀리아 진짜 좋아하는데
      1. detox (2016-08-24 13:36:20, 1.237.58.***)
      2. 이런 양질의 인터뷰 때문에 리드머를 못끊음..
      1. Raaaam (2016-08-24 10:27:02, 175.223.21.***)
      2. 좋은 인터뷰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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