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인터뷰] Musiq Soulchild - '음악'과 '소울'을 모두 품은 순정파 소울 뮤지션
- rhythmer | 2012-05-11 | 2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진실한 사랑을 노래하는 소울 싱어송라이터 뮤직 소울차일드(Musiq Soulchild)가 지난 2010년에 이어 다시 한 번 한국땅을 밟았다. 이번엔 단독 공연을 위해서다. 그래서 우린 공연 하루 전날 삼성동에 있는 인터콘티넨탈 호텔로 그를 만나러 갔다. 처음 주어진 시간은 겨우 20분 남짓. 음악만큼이나 진중한 그의 대답을 다 듣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이미 인터뷰하기로 한 비즈니스 센터 룸의 예약 시간이 살짝 초과되어 더 있을 수 없는 상황. 그래서 우린 정중하고도 과감하게 물어봤다. ‘당신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아직 많은데, 혹시 다른 곳에서 더 이야길 나눌 수 있느냐?’라고. 이름 안에 ‘음악’과 ‘소울’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이 욕심쟁이 뮤지션은 매우 흔쾌히 ‘Sure~!’를 외쳤고, 우린 조금이나마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날 인터뷰는 평소 뮤직을 좋아했던 알앤비 뮤지션 보니(Boni)가 함께 진행하여 의미를 더했다.
리드머(이하’리’): 이전 방문은 페스티벌이었고, 이번은 단독 공연으로 한국을 찾았다. 느낌이 어떤가?
Musiq Soulchild(이하 ‘Musiq’): 다시 방문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다시 온 것에 대해 환영해줘서 고맙다. 날 응원해줘서. 날 보러 와주어서. 저번 공연 때도 정말 재미있었고….
리: 당신이 태어난 필라델피아에선 정말 멋진 소울 뮤지션들이 많이 배출됐다. 스타일리스틱스(The Stylistics), 델포닉스(The Delfonics) 등등…. 그 중 당신도 한 명이고. (웃음)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필라델피아가 다른 곳보다 특별히 소울의 기운을 잔뜩 품고 있기 때문인가? (전원웃음)
Musiq: 일단 필라델피아는 창조적인 에너지가 굉장하다. 많은 뮤지션이 자신들을 표현하기 위해 그 에너지를 사용한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많은 일들이 이뤄지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굉장히 열정적인 곳이다. 사랑도 많고, 사랑도 많이 하고…. 처음엔 알지 못했는데, 성공하고 유명해지기 전에 각 지역과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깨달았다. 모든 곳이 다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곤 다시 집에 돌아와서 깨달은 게 있는데, 우리가 할 일이 많다는 거였다. 또한, 필라델피아에는 많은 힙합 뮤지션도 있다. 믹 밀(Meek Mil)이라고 릭 로스(Rick Ross)와 같이 하는 친군데, 재능이 많다. 그도 필라델피아 출신이다. 우리는 스스로 자리를 잘 잡아서, 열정을 표현하며 큰 영향력을 만든다. 이곳 필라델피아에서 항상 그렇게 해나가고 있다.
리: 그 말을 들으니 엄청 가고 싶어진다.
Musiq: 음, 어… (웃음) 필라델피아 사람들은 항상 서로를 사랑하고 돌보며, 열정적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사랑은 언제나 힘들고, 다른 면이 있다. 불행하게도 그런 일들이 필라델피아에 많이 있긴 하다. 어떤 사람들은 다혈질이기도 하고…. 그래도 조심하기만 한다면, 필라델피아의 어디든 가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리: 음악을 하기 전에는 무엇을 했었나?
Musiq: 몇몇 일을 해봤었다. 패스트 푸드 레스토랑, 박물관/미술관에서도 일했었다. ‘Caterman’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왔을 때 필요한 기능들이나 파티를 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주는 일인데, 나는 주로 음식을 가져다 주거나, 테이블을 셋팅하고 정리하는 일을 했었다. 굉장히 재미있었다.
리: 그럼 데프 소울(Def Soul)과 계약은 어떻게 이루어진 건가?
Musiq: 내가 녹음한 노래를 매니저가 1998년 11월, 데프 잼(Def Jam) 측에 보냈는데, 그쪽에서 좋아하면서 뉴욕에 와달라고 했다. 그때 나는 애틀랜타(Atlanta)에 있었는데, 매니저가 전화로 "헤이, 얘기됐어!"라고 하더라. "무슨 소리야?" 했더니 "언제 계약하러 갈래? 우리 뉴욕으로 어서 가야 해!"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내가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웃음) 난 뉴욕에 갔고, 2000년 2월에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데프 잼(Def Jam Record)와 함께 하게 되었다.
리: 데뷔 전에는 비트박스도 했던 걸로 안다.
Musiq: 오, 맞다.
리: 우린 당신의 음악을 얘기할 때 힙합을 절대 빼놓을 수 없다고 보는데, 자신의 음악에서 힙합이 차지하는 지분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Musiq: (깊이 생각한 후) 내 음악은… 음… 동일하게 두고 싶다. 동일하게 세 파트로. 우선 내 음악은 어떠한 형태의 소울 음악과 동일하다. (아까 우리가 필라델피아에 대해서 얘기한 것처럼) 굉장히 열정적인 음악 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도니 헤더웨이(Donny Hathaway),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마빈 게이(Marvin Gaye)같은 사람들은 단지 뮤지션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운동가였고, 자선가였고, 인도주의적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우리 사회와 세계에 긍정적인 방법으로 영향을 끼치길 바랐다. 그리고 노래와 마찬가지로 로맨스, 관계에 대한 이 모든 것들을 소울 뮤직이라고 한다. 이것은 단지 일차원적인 것이 아니라 다차원적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힙합뮤직과 마찬가지로 동등하다. 힙합뮤직은 세대의 소리이며, 소울 뮤직을 통해서 태어났다. 힙합 뮤지션들이 다시 재활용하듯 사용하는 소울 그루브의 샘플들을 보라. 많은 디제이와 프로듀서가 그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그것들을 사용한다. 그리고 그들은 랩을 하고 비트박스나 브레이크 댄스, 또는 그래피티 등등, 각자의 스타일을 통해 사회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정리하자면, 내 음악은 소울 뮤직과 힙합뮤직, 그리고 마지막 제3의 음악들, 예를 들어 재즈, 가스펠, 블루스, 클래식, 라틴, 일렉트로니카, 아, 케이팝도 (웃음) 등등…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진다고 생각한다.
리: 힙합의 지분을 동등하게 생각한다는 말에 살짝 놀랐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힙합에 대한 애정이 훨씬 짙은 것 같다.
Musiq: 우린 어린 친구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생각하고, 그들의 미래를 챙길 필요가 있다. 우린 인생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빠져 나와 삶 속의 모든 것을 발전시켜야 한다 (물질적인 걸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우린 살아있는 게 아닐 것이고 침체되고 성장이 멈춰서 심지어 퇴행하거나, 죽게 될 것이다. 힙합은 이 모든 것을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밀어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삶 속에서 단순한 즐거움을 느끼곤 한다. "새 신발 샀어, 새 차를 뽑았어, 새 여자친구가 생겼어."같은…. 당신의 삶을 자랑스러워 하고, 성공을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살고 있는 집, 벌 수 있는 돈, 입을 수 있는 옷 등등, 전적으로 당신의 성공을 그렇게 표현 하는 것에 대해서 잘못 된 건 없다. 그러나 내 생각에 그것들이 좋은 쪽으로 쓰여졌을 때, 비로소 힙합 뮤직과 힙합 뮤지션들, 그리고 힙합 세대들이 정치적 이슈들을 변화시키는 목소리가 될 것이다. 젊은 친구들이 관여하지 않았더라면 버락 오바마가 당선된 것 같은 일들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정신적인 부분은 힙합의 굉장히 중요한 기초가 된다.
리: 아이스 큐브(Ice Cube)의 곡에 피처링했던 "Why Me?" 이야길 빼놓을 수 없다. 참 멋진 곡이었는데….
Musiq: 와~ “Why Me?”! 예~ 참 영광스러운 작업이었다.
리: 그거 알고 있나? 저 옛날 "Bob Gun"이라는 곡에 참여했던 조지 클린턴(George Clington) 옹 이후, 당신이 아이스 큐브와 작업한 마지막이자 유일한 알앤비 싱어이다. (웃음) 워낙 후렴구에 보컬을 안 넣기로 유명한 그인데, 어떻게 작업이 이루어진 건가? 그리고 느낌이 어땠는지?
Musiq: 당시 난 노래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하고 싶어했다. 아니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 커리어에서 미칠듯한 과도기였다. 그때 그 곡을 위해 날 떠올려준 아이스 큐브에게 매우 감사하다. 왜냐하면, 그건 내게 굉장히 거대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아이스 큐브는 힙합 전설이다. 그는 힙합을 듣는 관점을 변화시켰고, 우리 스스로가 자랑스러운 세대임을 힙합으로 표현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었다. 그의 성공은 우리가 특별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지지해주는 것과 같았다. 그런 그와 작업했으니 얼마나 영광이었겠는가?! “Why Me?”가 담았던 메시지는 비폭력에 대한 것이었다.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그 짓을 그만 하는 게 좋을 거야.”, “왜 다른 사람의 삶을 뺏어가면서 네 삶을 살아가는 거야?”, “도대체 그러는 목적이 뭐야?”, “이런 일들을 하는 걸 정당화시키지마!"같은 메시지들 말이다.
리: 힙합 얘기를 한창 했으니 이제 알앤비 얘기를 해보자. (웃음) 언제 처음 알앤비 음악과 사랑에 빠졌나?
Musiq: 내가 알앤비에 빠졌을 때는 내가 그것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때였다.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 사랑을 이야기할 때…. 알앤비는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사람들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사랑은) 사람들에게 어렵지 않고 굉장히 쉬운 메시지다. 모두들 사랑을 하고 싶어하고, 느끼고 싶어하고,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있길 바라니까. 가끔은 그 사랑이 잘못 될 때도 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아, 가슴 아파, 그녀가 날 떠났어, 오, 하나님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너무 슬퍼요, 그녀와 함께 있지 못하니까.."같은 말들을 하고 싶어한다. 어떤 사람들은 단지 그냥 아파하고, 그 아픔을 느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통에 대해 알기를 원한다. 바로 그런 것들을 이야기 하는 게 알앤비 음악이고 굉장히 파워풀한 장르이다. 많은 것들을 많은 말 없이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로버트 글래스퍼(Robert Glasper)의 앨범에서 크리셋 미첼(Chrisette Michele)과 함께한 노래 "Ah Yeah"를 예로 들어볼까? 자세히 들어보면, 내 벌스는 단지 4줄뿐이지만, 그 안엔 내가 얘기하고자 한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리: 당신의 가장 최근작인 [MusiqInTheMagiq]의 “Yes”는 뮤직비디오와 함께 보니 더욱 감동적인 곡이었다(암으로 투병하는 이들에게 바치는 뮤직비디오). 이 연출은 당신의 아이디어였나?
Musiq: 난 약간의 도움을 줬을 뿐이다.
리: 뮤직비디오 마지막에 추모의 의미로 삽입된 이름 ‘Roye Ann Kempt’는 누구인가?
Musiq: 로이 앤 켐트(Roye Ann Kempt)는 유방암 예방 단체 대표인 수잔 쥐. 코멘(Susan G. Komen)과 관계된 사람인데, 난 거기(유방암 예방 단체)와 같이 일한 적 있다. 그 뮤직비디오는 유방암 때문에 희생된 사람들과 암을 이겨낸 사람들에게 바치는 뮤직비디오이다.
리: “Just Friends”, “Dontchange”, “Anything”, “Yes” 등등, 당신의 대표곡들의 가사를 보면, 당신은 정말 알앤비 음악계에 몇 안 되는 순도 100%의 순정파다. (웃음) 사랑과 여자에 대한 당신의 가치관이 그대로 투영된 거라고 봐도 무방한가?
Musiq: (웃음) 앞서 잠깐 언급했던 "Ah Yeah"에서 내가 노래한 게 ‘아름다움은 때로 지나치게 과장되어있어. 누구나 예뻐질 수 있지만, 매력은 많이 달라. 감사하게도 넌 나에게 와주었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누구나 예뻐 보일 수 있고, 누구나 괜찮은 옷을 입을 수 있고, 화장도 멋지게 할 수 있고, 괜찮은 말을 한다거나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거야. 누구든지 그렇게 하는 것을 배울 수 있고. 그런데 그게 내가 너에게 매력을 느끼는 전부가 아니야. 난 네가 얼마나 예쁜지 신경 쓰지 않아. 네가 무슨 옷을 입었든 중요치 않지. 네가 뿌리는 향수 냄새가 어떤지도. 네가 어떻게 걷는지, 말하는지, 춤추는지도 말이야.’라는 내용인데, 이건 내가 지닌 생각과도 같다. 내가 만약 누구한테 매력을 느낀다 함은, 위에 말했듯이 무엇을 입었건, 어떻게 생겼건, 심지어 가슴이 무슨 사이즈건 신경 안 쓴다는 의미다. 아침에 일어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화장이 안되어 있는 얼굴을 보고, 머리가 헝클어져 얼굴을 덮고 있는 상태를 봐도, 난 여전히 그 사람한테 빠져있다는 거다. 사람들은 지나치게 보이는 것에 집중하지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그냥 단지 그 사람과 함께 있는 게 좋은 거다. 사랑한다는 말은 누구에게나 할 수 있다. (우리를 가리키며) 심지어 당신들을 모르는데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애정을 갖고 있을 순 있다. 당신들이 괜찮길 바라고 잘되길 바라는 것처럼.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한테 좋아한다고 말할 순 없다. 그들이 괜찮길 바라지만, 그들을 썩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와 함께 있기 때문에, 같이 있고 싶기 때문에,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냥 그 사람이 행복했으면 하고, 그 사람이 항상 웃었으면 싶은 것, 그저 그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기 위해 같이 힘쓰는 것, 그 사람이 다쳐서 병원에 가야 한다면 같이 가주고, 그 옆에 앉아서 도와주고 함께 있어주는 것…. 이 모든 것이 내 음악에 담는 가치관들이다.
리: 우리 예상이 맞았다. 당신은 이 시대 최고의 순정남이다! (전원웃음) “Dontchange”를 비롯해서 몇몇 뮤직비디오를 보면, 연기 욕심이 엿보인다. (웃음) 실제 배우로서도 욕심이 있나?Musiq: 음. 사실 연기보다는 연출에 욕심이 있는 편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난 카메라 앞에선 굉장히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편이다. 카메라 앞은 굉장히 불편하다. 그럼에도 내가 뮤직비디오를 찍는 이유는, 내가 해야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노래를 부르면, 그것을 위해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야 한다. 뮤직비디오를 통해 사람들이 그 노래가 무엇을 뜻하는지,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더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노래가 별거 아니어도 만들 때도 있다. 소리를 줄이고, 뮤직비디오만 볼 때에는 "이게 무슨 얘길 하는 거야? 뭐에 대한 거야?"라고 생각한다. 결국, 나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에 대해 더 열정적인 편이다. 나는 연출을 많이 하고 싶어서, 연출가한테 "이렇게 해보는 게 어때, 저렇게 해보는 게 어때?"라고 자주 얘기한다. 어떻게 얘기하는 게 좋을지를 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사람들은 더 많은 정보를 뮤직비디오로부터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연기를 하지 않는다면 정말 연출만 하고 싶다. 정말 카메라 앞에선 불편해 죽겠다. (웃음)
리: 당신에게 애증의 싱글일 “Radio”와 앨범 [OnMyRadio]를 얘기해볼까?
Musiq: 오… 그 앨범 (전원웃음)
리: 발표했을 때 팬들의 반응에 섭섭하진 않았나? 그리고 혹시 그 반응들이 다음 행보에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는지?
Musiq: 음,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면, 언제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니까. 그렇게 되었을 땐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항상 좋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별로 흥미가 없는 것 일뿐이다. 불행하게도, 어떤 사람은, 꼭 자신들이 얼마나 맘에 들지 않았는지를 게시판에다가 쓰기도 한다. 알다시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이렇다. 사람들은 부정적이길 좋아하고, 부정적인 말을 하길 좋아한다. "이거 구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만든 건지 모르겠네", "그냥 집어치워", "그만둬라". 등등… 사람들은 내가 되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에 대해서만 집중하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그것보다도 내가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하려고 한다. 사람들을 감동시키려고 집중하는 것에 에너지를 쏟는 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저 다른 그 사람이 되고 싶어하고, 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을까에만 신경 쓴다. 난 그냥 단지 최선을 다할 뿐이다. 만약 그것으로 인해 사람들이 좋아해주면 정말 감사하고, 만약 아니더라도 신경 쓰지 않는다.
보니: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
Musiq: 그래, 그렇게 해야 한다. 정말 그렇게 하라고 권장하고 싶다. 무엇이 중요한지 집중하고, 네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멋있다. 누군가가 널 미워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왜냐면 너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런데도 만약 어떤 사람에게는 안 좋았다고 한다면, 그럼 그 사람들이 잃어버리는 것이다.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이끌어 내어, 그 사람들에게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리: 많은 이를 열광하게 했던 데뷔앨범 [Aijuswanaseing]이 나온 지도 어느덧 12년이나 됐다. 이 앨범과 얽힌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나? 앨범을 작업할 때, 앨범이 발매되고 난 후 등등, 어떤 이야기든 상관없다.
Musiq: 아, 벌써 그렇게 되었나, 12년이나…? 얽힌 기억이나 남는 추억은 굉장히 많다. 굉장히. 아쉽게도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기억들이다. 때로는 관계를 악용하는 사람들과 일해야 될 때도 있고, 그 관계는 비참하게 끝이 난다. 어떤 기억들은, 지워내고 싶기도 하다. 정말 나는 앞으로도 좋은 것들을 빼앗아 가는 일들은 허락하지 않을 거다. 그리고 음악은 그때의 그 기억을 반영한다. 음… 정말 달콤쌉싸름한 기억들이 굉장히 많다. 그래도 여전히 그때 만났던 일부 사람들과는 쭉 연락하고 지내고 있고, 그들을 존중하며, 감사하다. 왜냐면, 그 지난 일들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배웠기 때문이다. 많은 영감을 주었고, 그런 경험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성공하는 것, 돈을 많이 버는 것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항상 편한 것만은 아니다. 언제까지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일을 통해서 삶을 배우는 것은 맞다.
리: 그렇다면, 당신의 앨범 중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했다고 생각하는 앨범은 무엇인가?
Musiq: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 특정한 앨범보다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앞으로의 나를 만들기 때문이다.
리: 멋진 대답이다. (웃음) 근 몇 년 사이 하우스(House) 음악과 결합한 일명 ‘Hip-House’ 스타일(요즘 미국 음악계에서 부르는 명칭이다) 이 메인스트림 힙합과 알앤비 씬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많은 것도 사실인데, 이러한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Musiq: ‘Hip-House’라… 난 한번도 들어본 적은 없는데, 그 어감은 알겠다. 음… 내 생각엔,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뭔가를 접할 때마다 긴장하고, 어려워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해의 부족, 정보의 부족, 지식의 부족들. 이 모든 것들이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한다. ‘좋다, 나쁘다, 싫다.’를 얘기하기 전에, 먼저 도전해보는 게 좋은 것 아닌가 깊다. 난 힙합 음악도 좋아하고, 하우스 음악도 좋아한다. 그 두 장르가 합쳐졌을 때는 뭔가 재미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너는 땅콩버터를 좋아하고 젤리를 좋아하는데, 만약 이 두 개를 섞었다고 하면, "아..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모르는 거다.
리: 마지막으로 뮤지션으로서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attitude)는 무엇인가? 뮤지션을 꿈 꾸는 이들과 신예에게 값진 조언이 될 것이다.
Musiq: 항상 긍정적일 것. 언제나 별로 좋지 않은 쇼였다고 해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아라. 만약 당신 스스로 그로 인해 힘들어한다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만약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내가 뭘 잘못했을까', 또는 '어떻게 하는 것이 더 나았을까'라는 생각으로 인해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될 거다. 다음 기회에는 당신이 배운 모든 것들을 거름으로 삼아서 요구할 수 있고, 어떤 상황이 와도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헤쳐나갈 수 있게 될 거다. 제발 '더 큰 쇼에 나갈 거야. 더 큰 곳으로 가기 위해서 기다릴 거야'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배운 모든 걸 지금 당장 써라. 누군가가 당신에게 돈을 좀 줬다면, 그걸 아껴두지 말고 써라. 그런 식으로 생각해보는 거다. 아 물론, 돈은 아껴야지. 저축해야지. 하하. 어쨌든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배운 것들이 있다면 그걸 아껴두지 말고 꼭 쓰라는 거다. 그렇게 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더 부딪히고, 또 배우고 그런 식의 반복이다. 그리고 항상 즐겨라! ‘Have Fun!’. 당신의 일을 하되, 즐겨라. 정말 당신의 삶 중에 좋은 시간들이 될 거다. 그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즐기기만 하는 것은 안 된다. 언제나 균형을 이룰 것.
아래는 단답
만약 도둑질이 법적으로 허용된다면, 그동안 발표된 다른 이의 곡 중 가장 뺏어오고 싶은 곡은?
Musiq: 하… 아무것도 훔치고 싶지 않아! 하하하. 아무것도! 패스!
가장 좋아하는 영화 3편은?
Musiq: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생각을 좀 하다가) 일단 [The Wiz, 1978]. 아프리칸 아메리칸 버전의 [오즈의 마법사]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다이애나 로스(Diana Ross), 퀸시 존스(Quincy Jones)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나오는데, 꼭 보길 바란다. 굉장히 오래된 영화인데, 거기에 나오는 안무나, 의상, 그리고 특히 음악이 끝내준다. 다음 영화는 [The Star Wars]. 다 재미있지만 첫 번째 편이 제일 재미있다. 그리고 마지막 영화는 (고심 끝에) 아, 너무 어렵다. 마지막 영화는 언제나 바뀐다. [The Avengers], 어제 막 봤는데, 정말 끝내준다. 꼭 가서 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당신에게 음악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뮤지션 3명을 뽑는다면?
Musiq: (주저하지 않고) Donny Hathaway, Stevie Wonder, Marvin Gaye. 난 언제나 그 대답을 알고 있다. 언제나!
인터뷰. 글 / 보니, 강일권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26
-
-
- 사도 (2012-06-01 00:00:49, 71.177.76.**)
- 마치 뮤직이 제 앞에서 말하는것과 같이 생생하고 영양가 넘치는 인터뷰였습니다. 최혁진님이 인용하신 저 가사와 함께, "때로는 관계를 악용하는 사람들과 일해야 될 때도 있고, 그 관계는 비참하게 끝이 난다. 정말 나는 앞으로도 좋은 것들을 빼앗아 가는 일들은 허락하지 않을 거다." 가 정말 가슴에 새기고 싶은 말이네요.
좋은 인터뷰 감사합니다.
-
- 달재 (2012-05-28 00:42:48, 219.255.14.**)
- 잘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정말
-
- 최혁진 (2012-05-14 11:41:30, 125.178.59.***)
- 누구나 예뻐질 수 있지만, 매력은 많이 달라
사람들은 지나치게 보이는 것에 집중하지만, 보이는 게 다가 아냐
역시 멋있으세요 이 시대의 시인 로멘티스트 ! 히히히
-
- Vizualiza (2012-05-12 23:44:13, 115.92.13.**)
- 굉장한 로맨티스트네요
사랑에 대한 가치관에 관해 이야기한 답변에 감동받았습니다
-
- ITsou (2012-05-12 12:52:49, 211.197.97.*)
- 아 진짜 뮤지끄는 너무 좋네요 ㅠㅠ
완전 순정파에 감성파에ㅠㅠㅠㅠ
인터뷰까지 ㅠㅠ
-
- 보리 (2012-05-12 02:49:51, 121.162.18.***)
- 뮤지끄 인터뷰는 항상 좋네요 재밋는 질문해주셔서 잘 보고 갑니다 순정남 동감 ^^온마이레디오라 ㅋㅋ
-
- 김인욱 (2012-05-12 01:20:36, 115.143.203.*)
- 좋은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뮤지끄 너무 좋아요
뮤지끄 음악 들으면 너무 좋아서 이끄 이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