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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인터뷰] DJ Nu-Mark(of Jurassic 5) - 지금이나 예전이나 오로지 힙합!
    rhythmer | 2013-05-23 | 1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쥬라식 파이브(Jurassic 5)의 프로듀싱을 담당하는 두 디제이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진 디제이 누-마크(DJ Nu-Mark)는 팀이 해체한 이후에도 꾸준히 솔로 커리어를 쌓아왔다. ‘Broken Sunlight’ 시리즈를 발표하며 자신의 존재를 힙합 팬들에게 다시금 각인시켰고, 매 공연에서 퍼포먼스를 위해 재기 발랄한 소품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겨왔다. 그런 그가 레드불 쓰리 스타일 행사차 한국을 찾았다. 우린 마치 옆집 사는 수다쟁이 형과도 같았던 그와 만나 근황과 쥬라식 파이브의 새 앨범 발매 여부, 그리고 어린 시절 음악 장비를 사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던 일 등등, 한바탕 수다를 떨어 보았다.



    *DJ Nu-Mark 리드머 인터뷰 인사 영상
     


    리드머(이하''): 만나서 반갑다. 한국의 팬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DJ Nu-Mark(이하 ‘누-마크’): 안녕 여러분. 인터뷰하게 되어 매우 감사하고 이렇게 와주고 자리를 마련해주어 고맙다. 한국에 다시 오게 되어 좋다.

     

    : 다시 한국을 방문한 느낌이 어떤가?

     

    -마크: 올 때마다 음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다. 특정한 노래가 특정한 곳에서 더 좋은 반응을 얻는데, 내가 음악을 틀 때 한국사람들은 어두운 부분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팝도 매우 좋아하고. 일반적인 사람들이 보통 팝을 많이 듣는데, 그래서인지 (한국인들은) 매우 흥미로운 리스너라고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관객이다. 히트를 칠 수도 있고, 잘 먹혀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고. (웃음)

     

    : 화제가 되었던 코첼라(Coachella) 공연 이야기를 해보자. 쥬라식 파이브(Jurassic 5)의 재결합 무대라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투어도 예정되어있는데, 앞으로 새 음반까지 내는 건가?

     

    -마크: 재결합 투어일정을 조절 중이다. 사실 지금 유럽과 아시아에서 예약된 쇼가 있다. 일본, 포르투갈, 영국, 그리고 유럽의 여러 나라에 갈 예정이다. 아직 앨범에 대해 얘기가 나온 것은 없지만, 누구도 모르는 일이니…. 일단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앨범이 꼭 발표되길 빌겠다. 근데, 그룹이 재결합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마크: 계속해서 공연제안을 받았다. 그룹이 깨진 1년 후에도, 3년이 지나도, 6년이 지나도 계속 물어보고 제안이 들어왔다. 아무래도 그런 것들이 우릴 움직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때가 된 거지. 다들 솔로 프로젝트도 했고, 그룹에서 벗어나 가족들과도 시간을 보냈고, 타이밍이 좋았다. 우리가 다시 모여 작업할 준비가 되었고!

     

    : 지난해 발매되었던 앨범 [Broken Sunlight]‘Broken Sunlight’ 시리즈의 싱글을 한데 모은 앨범이다. 사실 그동안 당신의 믹스 결과물들은 있었지만, 개인 앨범이 발매되는 것은 활동한 기간에 비해 늦어진 감이 좀 있는데, 그래서 의미도 남다를 것 같다.

     

    -마크: 내 인생에서 모든 것이 다 흩어지고 깨지고 그런 시기에 그 앨범을 만들었다. 쥬라식 파이브는 해체했지, mp3 , 디지털 음원들이 나오는 음악 세계에서 생계를 유지하며 작업을 하는 시대도 끝났지, 인터넷 불법 공유가 판을 치고 또 음악 세계에서 관계 문제도 있었고. 여러 가지로 멘탈 붕괴가 오는 시기였는데, 그때 난 다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 놓으려는 시도로 음악을 하기 시작했다. 뭔가 하긴 해야 하는데, 테마를 좀 더 나아간 거지. 그래서 앨범을 다른 10인치 싱글 여섯 개로 나누고, 7개월 동안 10인치 판을 내놓게 된 거다.

     

    : 앨범에 피처링한 아티스트 가운데 라지 프로페서(Large Professor)가 제일 눈에 띄었다. 그와 어떻게 작업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마크: 라지 프로페서는 내가 ‘죽기 전에 같이 일하고 싶은 top5'에 드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와 작업한 건 정말 영광이었지. 그는 여러 전설적인 레코딩의 한 부분이고, 메인 소스(Main Source)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팀 중 하나다. 그는 사운드를 잘 만든다. 엄청나게 놀라운 프로듀서지. 정말 존경해서 그와 일한다는 건 진정한 프로와 일하는 것 같았다. 소리가 참 좋아서 (녹음 중에) 내가 ’아, 그냥 두세요.‘ 하는데도 그가 마음에 안 들면 다시 하고…. 하하어쨌든 그랬다.

     

    : 이 음악계에 많은 베테랑급 아티스트들이 있는데, 여태껏 작업해보지 않았던 뮤지션들 가운데 함께 협업해 보고픈 사람이 있다면?

     

    -마크: (고민할 새도 없이) -(Q-tip)이다. 그의 사운드는 안 좋은 것이 없다. 그의 목소리는 어디든 얹어 놓을 수 있다(역자 주: 어떤 트랙에서도 잘 어울린다는 표현). 자신의 한계를 점점 넓히고 끊임없이 고군분투 하는 아티스트다. 씬에 기여한 것도 정말 많지 않은가?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 (A Tribe Called Quest)는 가장 중요한 힙합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인스트림과는 정말 전혀 다른 것을 하며 그들만의 규칙을 만들어냈으니 말이다.

     

    : "Tropicalifornia" 뮤직비디오가 참 귀여웠다. 뮤직비디오에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많이 담았는데 그 가운데 실제로 능숙하게 연주할 수 있는 악기는 몇 개인가?

     

    -마크: 난 드럼을 친다. 프로듀서로서 피아노로 여러 가지를 하는데, 제대로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내 드럼 실력은 나쁘지 않다. 근데 그거 말고는 키보드에도 좀 초보고…. 키보드로 베이스를 할 줄은 알지만, 그냥 그 정도다.

     

    : 요즘 ‘DMC World Champion’ 대회를 보면, 예전과 달리 참가자가 직접 프로듀싱을 한 다음 LP한판에 녹음을 다 떠와서 오리지널LP판이 아닌, 직접 제작한 판으로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더라. 이전과는 다른 방법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마크: 글쎄그냥 사람들이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정말 멋진 디제이라면, 디제잉을 하면 되고 그 외에 프로듀싱도 하면 더 좋지만, 난 다른 이의 음악적 흠이나 단점만을 보는 사람은 아니다. 한 가지를 잘 하는 것이 다섯 가지를 그저 그런 수준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 덧붙여 요즘의 턴테이블리즘은 예전과는 달리 일렉트로니카 사운드에 기반을 두는 경우도 많다. 요즘 스크래치들은 독창적인 음악적 시도보다는 기술적인 접근이 더 많은데 이에 대한 생각도 궁금하다.

     

    -마크: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하는 시대니까. 요즘 그런 것이 나오고, 사람들은 그런 음악에 춤을 추고. 일렉이 왕성한 시기다. 다들 일렉트로닉을 하고, 그런 스타일이 널리 퍼져있는데, 그 덕에 오히려 나 같은 뮤지션에게는 좀 더 많은 기회가 생긴다고 볼 수도 있다.

     

    : 이번에도 공연을 위해 가져온 장난감들이 많은가? 공연을 위해 이동할 때마다 장난감 때문에 조마조마 할 거 같다. (전원 웃음)

     

    -마크: 물론 가져왔다. 하나는 사운드 체크 할 때 운명을 다 했지만, (웃음) 다들 살아 남았다. 그 정도 확률은 괜찮지 않나? 5분 정도는 속상했지만, 뭐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다. 1명만 전사했으니.

     

    : 장난감을 공연에 써야겠다고 생각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마크: 쥬라식 파이브가 함께 할 때 뮤직 블럭스라는 장난감이 있었다. 그걸로 정말 재미있고 혁신적인, 여러 창의적인 것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쥬라식 파이브 공연에서 그 장난감 하나로 디제잉 솔로도 했거든. 근데 그룹이 해체하고 나서 이제 내가 무대에서 무엇을 할까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됐는데, 디제잉하는 것 외에는 도무지 생각나지 않더라. 그러다가 문득 무대를 전부 장난감으로 채우면 어떨까? 사람들이 비웃을까? 아님 멋질까?’ 하고 생각했다.

     

    : 장난감 대부분을 어떻 튜닝작업 했나? 장난감을 고르는 취향도 남다를 것 같은데.

     

    -마크: 난 장난감 모으는 것을 음반 디깅과 똑같이 접근한다. 쥬라식 파이브가 해체하고 디깅에 대한 열정을 잃었던 때가 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하고 있었는데, 샘플 클리어런스에 대한 법이 매우 엄격했고 비용도 너무 많이 들었고... 그래서 내 자신을 음반으로부터 좀 떼어 놓을 필요가 있었다. 질문에 대답을 하자면, 내가 직접 연주를 하고 소리가 나는 장난감을 좋아하는 편이다. 속에 소리를 집어 넣거나 미디 컨트롤을 하지는 않았다. 나중에도 그러지 않는다고는 장담 못하겠지만….

     

    : 코첼라 공연에서 보여준 대형 턴테이블 공연도 인상적이었다. 정말 귀엽던데 누구 아이디어였나?

     

    -마크: 컷 케미스트(Cut Chemist)와 내가 공연을 위한 구상 중일 때 이미 장난감들은 다 너무 작고, 보이지도 않고 카메라로 클로즈업해야지만 보여서 무조건 크게 가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대형 턴테이블이다. 크고 얇은 플라스틱을 돌아가는 CDJ에 붙이기로 했는데, 그랬더니 스핀을 하는 둥 마는 둥 안 되는 거다. 그래서 모터2개를 붙이고 나서야 제대로 되었다. 어쨌든 대답만 간추려보면 내 아이디어였다. 하하. 매우 골치 아팠다. 그야말로 신기술이었으니 말이다. 그게 또 내 문제이기도 한데 무슨 생각이 나면, 그것을 날것 그대로 관중 앞에서 테스트하고, 뭔가 잘못되면, 그냥 또 실패하고 잘못 돼버리는 거다. (전원웃음)


    *코첼라에서 대형 턴테이블을 대동한 공연 장면 


    : 디제이 장비가 비싼 편인데 어린 시절엔 어떻
    돈을 마련했나?

     

    -마크: 당시 난 드럼을 치고 있었는데, 절친한 친구가 삼촌과 살고 있었다. 그분이 디제이였는데 뉴욕에 가서 레코딩을 하곤 했다. 그리고 나와 절친은 그 삼촌 앞에서 브레이킹 댄스를 췄다. 그분의 영향을 받아 디제잉을 하게 되었는데, 장비를 구입하고자 돈을 벌기 위해 처음엔 아이스크림 집에서도 일했다. 디제이들이 대부분 클럽에서 음악을 듣고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당시 난 어려서 클럽엔 가지 못했다. 어쨌든 꽤 많은 노력으로 돈을 모았고, 결국, 1200모델을 17,18살 때 샀다. 리얼리스틱 믹서였고 매우 저렴했다. 라디오 쉑(Radio shack)이라는 저가품목을 취급하는 전파상에서 샀는데, 굉장히 싸게 잘 샀지.

     

    : 그럼 자신만의 믹스셋을 처음 만든 건 언제였나? 어떤 곡들이 담겨 있었을지 궁금하다.

     

    -마크: 87년도일거다. 힙합뿐이었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오로지 힙합! (웃음)

     

    리 평상시엔 어떤 음악을 즐겨 듣나?

     

    -마크: 여자친구와 있을 땐 올드 스쿨을 듣고, 소울과 펑크(Funk)도 듣고, 새 힙합 아티스트도 들으려고 노력하고, 스트리트 음악에도 귀를 기울이려고 한다. 재즈와 라틴음악도 매우 좋아한다.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라틴을 일단 알게 되면, 다른 여러 장르도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한번 들어보길 권한다.

     

    : 예전에 한국에 왔을 때 디깅해간 음악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

     

    -마크: ‘히식스(He6)’라는 팀의 음악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내가 사간 판 중에 샘플링했던 여자싱어의 앨범이 있는데, 이름이 기억나질 않는다.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편집자 주: 히식스는 1960년대 중반 등장한 그룹으로 1970년대까지 10년간 활동하며, “초원의 사랑”, “말하라”, “사랑이 어떻게 왔는가를”, '물새의 노래' 등의 히트곡을 내며 사랑받았다.

     

    : , 히식스라니…. 놀랍다. (웃음)

     

    -마크: 음악이 참 인상적이었다.

     

    : 마지막으로 한국의 디제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마크: 그들이 디제이라는 것을 진정으로 알고 이해한다면, 포기하지 말고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라. 백업 플랜이 필요하다느니 다른걸 해보라느니 하는 주변의 소리가 당신을 방해하도록 놔두지 말아라.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누구보다도 최고가 되려고 해라. 인터넷을 잘 활용해라. 내가 어렸을 땐 없었는데, 어쨌든 이런 도구를 잘 활용해라.

     

    :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달라.

     

    -마크: [Broken Sunlight] 시리즈에 관심 있으면 ‘unclenu.com’에서 직접 살 수도 있다. 쥬라식 파이브가 곧 여러 투어를 하니 곧 함께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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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co.wic (2013-05-27 06:20:54, 120.142.209.**)
      2. 한 10년쯤 전에는 기분 업시킬 때 j5 앨범들만 주구장창 듣곤 했는데.. 요즘도 물론 종종 꺼내듣는 정말 좋아하는 팀이고, 개인적으로는 컷케미스트보다 누막의 비트들을 더 좋아하는지라 반갑네요^^.
        인터뷰 잘 봤습니다.
      1. 신숭털 (2013-05-24 19:36:57, 121.64.233.**)
      2. 디제이들은 진짜 멋있는거 같아요! 중학교때 꿈꿨던 적이 있었는데...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습니다.
      1. Fukka (2013-05-23 23:04:26, 175.223.3.***)
      2. 오 누막!!! 쥬라식 파이브로 한번 와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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