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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인터뷰] 소울맨 - 반짝이는 많은 별 중 하나, 혹은 그냥 노래하는 사람
    rhythmer | 2010-06-03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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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이가 기대하고 기다린 보컬리스트 소울맨의 온전한 솔로 결과물이 드디어 발표됐다. 비록, 정규 앨범이 아닌 싱글이라 아쉽기도 하지만, 귀와 가슴 속을 가득 메우는 그의 보컬은 그런 아쉬움마저도 쉬이 날려버린다. 선선한 바람이 불던 어느 저녁, 우리는 그의 싱글 발매를 축하함과 동시에 인터뷰를 핑계 삼아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이기 위해 홍대의 통닭 호프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는 이미 어디선가 얼큰하게 한 잔을 하고 오는 길이었다.

    리드머(이하 ‘리’): 아니, 혼자서 먼저 술을 먹고 오면 어떡해요. 같이 시작하기로 해놓고….

    소울맨(이하 ‘소’): 아, 죄송해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었어요. 그래도 멀쩡해요. (웃음)

    먼저 술을 먹고 온 것에 대한 약간의 항의가 이어졌고, 우린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소주와 통닭 한 마리를 시켰다.

    리: 먹으면서 시작해 볼까요? “Let’s Get Started”라는 디지털 싱글을 앞서 발매하긴 했지만, 음반 형태로 발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잖아요. 본인의 이름으로 나온 첫 싱글인데 소감이 어때요?

    소: 좋아요. 좋다는 말씀밖에는 할 말이 없어요. (웃음)

    리: 뮤지션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있다면요?

    소: 음… 뮤지션이 되겠다는 엄청난 포부를 가지고 있던 건 아니었어요. 노래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그래서 굉장히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리: 씬에 몸담은 지 얼마나 됐죠?

    소: 예전에 밀림이라는 사이트가 있을 때부터 피처링한 음악을 올리곤 했어요. 제 이름을 걸고 나온 데뷔 시점으로 따지자면, 조피디 씨 앨범에 피처링했을 때. ‘소울맨’이라는 이름은 안 썼지만....

    리: 오, 조피디 씨의 어떤 앨범이요?

    소: “친구여” 있는 앨범이요. 거의 6년 됐네요.

    리: 솔로 결과물을 왜 이렇게 늦게 발표했어요? 기다리는 분도 많았는데.

    소: 저는 솔로 결과물에 대해 엄청난 기대나 욕심이 없었어요. 왜냐하면, 나는 보컬이고, 결과물을 내려면 작곡가나 작사가 등등 여러 스탭이 필요하니까. ‘언젠가 나오겠지….’하면서 편안하게 생각했죠.

    리: 보통 뮤지션들은 어떻게 해서든 빨리 내려고 하는 게 일반적인데…. 특이해요. (웃음)

    소: 저는 남들보다 좀 느려요. (웃음)

    리: 조바심 나진 않았나요?

    소: 별로 없었어요. 그냥 노래하는 게 좋았죠.

    리: 욕심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건 결과물은 자식과도 같을 텐데, 앨범, 혹은 음반이라는 단위가 소울맨에게는 어떤 의미인가요?

    소: 앨범이라는 건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창구라고 생각해요. 욕심만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앨범이 빨리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예전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조바심 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가수가 되어야지.’, ‘잘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왜냐하면, 저는 음악을 아카펠라 동호회부터, 완전 취미로 시작했거든요. 아카펠라 동호회 있을 때 알앤비 동호회 사람들이 와서 “같이 팀 활동해보지 않을래?” 그러다가 “조피디 앨범에 참여해보지 않을래?” 이런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죠. 현실적으로 가수라는 꿈이 없었거든요.

    리: 그럼 원래 꿈은 뭐였나요?

    소: 특별한 꿈이 없었어요.

    리: 노래가 꿈을 만들어준 거군요.

    소: 그렇죠. 저는 고등학교도 중퇴했거든요. (웃음) 그냥 알바하면서 살았고.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했어요. 어머니가 피아노치고 그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게 생활이었죠. 우리 엄마가 미대를 나와서 집에서 피아노 레슨까지 했던 분이에요. 음악과 미술에 관련이 많은 분이었죠. 저도 처음에 피아노를 배우려다가 외가 쪽 유전으로 인해 손이 작고 잘 펴지질 않아서 피아노 대신 첼로를 시작하게 되면서 음악을 접하게 되었어요.

    리: 고등학교를 중퇴한 이유가 뭔가요?

    소: 그냥 다니기 싫어서요. 

    리: 단지 그 이유?

    소: 네. (웃음)

    리: 화끈하다! (전원웃음) 자연스럽게 뮤지션의 길로 흘러 들어왔다 해도 분명히 누군가의 좋은 음악이 잠재적으로는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음악이 있었죠?

    소: 음. 제가 처음 샀던 앨범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OST]였어요. (웃음) 두 살 터울의 형이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으며 팝 음반을 많이 샀기 때문에 저도 그런 걸 많이 들으면서 자랐죠. 그 음반이 처음으로 꽂혔던 음악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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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코러스 재벌’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소: 소문이 아니고 예전에 편집장님이 지어낸 말씀이잖아요. 그것 때문에 제가 참 곤란해요. (웃음) 재벌은 아니고요. 그냥 버스 타고 다니다가 택시 타는 정도에요. 하하.

    리: 코러스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소: 코러스도 마찬가지로, 제가 아예 이 일을 하려고 마음먹었던 게 아니라 사람들이 저를 불러서 시작하게 된 일이에요. 그렇다고 코러스를 부수적으로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이 직업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죠. 하지만, 뭔가를 크게 건다거나 하지도 않아요. 어쨌든 제 또 하나의 명함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 일을 좋아해요. 덕분에 돈도 벌 수 있고요. (웃음)

    리: 소울맨이라는 이름이 어느 정도 알려졌는데 코러스를 꺼리거나 그런 건 없나요?

    소: 에이, 그렇진 않아요.

    리: 원래 정규 앨범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싱글로 방향을 선회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소: 전 회사에서 독립해서 혼자 제작을 하려고 보니 여건이 쉽지 않더라고요. 또, 앨범을 냈을 때, 신인이기 때문에 앨범에 들어 있는 곡들을 사람들이 한 곡 한 곡 들어줄지도 의문이었고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많은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서 싱글을 내게 되었죠.

    리: 이번 싱글 “Love is On”은 원래 정규 앨범에 수록될 곡이었죠? 어떤 곡인가요?

    소: 네. “Love is On”은 엠브리카(a.k.a 윤재경) 형이 만든 곡이에요. 첫 번째 싱글은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우리 인생의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돈일 수도 있지만. (웃음) 그리고 다른 곡으로는 “Inside”가 있는데, “Love is On”과는 상반된, 사랑하는 사람을 가질 수 없는 아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죠.

    리: 원래 보컬 음악의 가장 보편적인 주제가 사랑이죠. 그만큼 가장 진부해질 수 있는 주제이고. 특히, 가요계에서는 신파적인 내용으로 많이 흘러가서 천편일률적인 느낌도 들고요. 그런 걸 타파할 수 있는 소울맨만의 방향성이 있다면요?

    소: 가요 세션을 하러 가서 보면, 거의 다 총에 맞거나 심장이 터지고 손톱도 빠지는 그런 내용이 많죠. (전원웃음) 그래서 세션 하러 가서 가사를 받으면, “암 걸릴 것 같아.” 이런 얘기를 농담 삼아 해요. 암 걸리지 않을 수 있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웃음) 슬프더라도 암 걸리지 않을 정도의 노래. 그냥 벤치에 앉아서 가만히 하늘만 쳐다보고 있어도 슬퍼 보이고 싶었어요.

    리: 그런 이미지를 영화로 표현하자면 어떤 영화가 있을까요?

    소: 전 영화를 안 봐요. 제가 좀 공감을 굉장히 잘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리: 의외네요? 영화를 아예 안 봐요?

    소: 네. 만약,  [글래디에이터]를 보다가 주인공이 칼 맞는 장면이 나오면 저도 칼에 찔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게 싫어서 영화를 잘 안 보는 편이에요.

    리: 드라마는요?

    소: 드라마는 봐요. 드라마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총 16부작이면 적어도 8부작 정도는 이뤄지기 때문에 제가 이해할 수가 있어요. 그 반면 영화는 한 시간 반, 두 시간 내에 이 사람의 캐릭터가 설명되기 때문에 이해는 안 되는데 공감은 하게 되어요. 준비할 시간도 없이 나와 동일시하는 거죠.

    리: 음, 그렇군요. 피처링 작업도 참 많이 했잖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요?

    소: 피처링 중 가장 좋았던 건 소울 다이브 앨범에 있는 “M.S & S.M”이에요. 그동안 힙합 앨범에 피처링을 많이 했는데, 별로인 앨범에 참여하지 않았던 점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제가 실제로 친하게 지내는 뮤지션들이 대부분 음악적으로 존경하는 사람들인데, 그 중 소울다이브 넋형의 음악은 정말 좋아해요. 인간성은 모르겠지만. (전원웃음) 가사도 굉장히 감동적이라, 녹음을 하면서 “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던 작업이었어요.

    리: 그럼 그동안 본인이 부른 곡 중에 가장 죽여준다고 생각하는 곡이 있다면?

    소: 별로 마음에 드는 게 없는데…

    리: 그러지 말고, 한 곡만 뽑아보세요.

    소: 마이노스 앨범의 “Fade Out – Stolen Moments” 정도?

    리: 이유가 있다면?

    소: 진심을 다해서요.

    취해서 답변이 너무 성의 없는 것 아니냐는 인터뷰어의 항의에 소울맨은 100% 진심으로 그게 이유라고 항변했다. 우린 또 다시 술잔을 기울이며, 점점 붉어지는 서로 얼굴을 보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리: 그럼 다른 곡은 진심을 다하지 않았다는 말인가요?

    소: 진심을 다한 곡이 많지 않아요. (웃음)

    리: 솔직한 모습 좋아요. 보컬리스트로서 방향성이 있죠?

    소: 특별한 건 없고요. 그냥 어제보다 오늘 더 편안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노래하면서 스트레스받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만큼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리: 많이는 아니어도 이제 알 만한 사람들은 알 정도가 되었고 평단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이에 대해 본인 스스로 평가한다면?

    소: 아무도 모르게 음원 사이트에 걸릴 수도 있었는데, 힙합 씬에서 활동한 경력 때문에 사람들이 들어주지 않았나 싶어요.

    리: 너무 겸손한 답변인데요? 그래도 노래 실력을 많은 분이 인정해주고 있잖아요.

    소: 그래도 요즘 워낙 노래 잘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리: 힙합앨범 피처링 작업을 많이 했지만, 실제로 소울맨 씨가 추구하고자 하는 음악은 편안한 계열의 음악이고 발라드 음악이잖아요. 그런 음악적 차이에서 오는 일장일단이 있을 듯한데요?

    소: 장단점이 있지만, 딱히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 이유가 뭐냐 하면, 저는 평생 노래를 할 거니까. 힙합 씬에서 너무 튀거나 딸리는 노래를 하더라도 이게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리: 소울맨 씨의 절친 중 한 명인 정기고 씨는 본인 음악의 정체성을 힙합에도 두고 있는 보컬리스트잖아요.

    소: 그런데 제 생각에 보컬은 장르가 없는 것 같아요. 힙합은 장르가 있죠. 랩이 있고 힙합 씬이 있고. 보컬 씬이 없는 이유가, 보컬은 장르가 너무 많으니까 보컬 씬으로 한정 짓기 힘든 거에요. 랩은 힙합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이라도 보컬리스트로서 여러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보여주고 싶어요. 단지 R&B, 네오 소울로만 제 음악을 한정 짓고 싶진 않아요. 저는 해보고 싶은 게 많거든요. 성악도 해보고 싶고…. 그냥 보컬은 보컬인 것 같아요.

    리: 소울맨이라는 이름과 달리 소울음악, R&B 음악에만 머물고 싶지 않다는 거죠?

    소: 그렇죠. 소울맨이라는 이름 자체도 소울이라는 음악 장르에 한정된 이름이 아니라는 거죠. 저를 그냥 노래하는 사람으로 봐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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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최근 눈여겨보는 후배 보컬리스트가 있다면요?

    소: 제가 후배라고 하면 그 사람이 기분 나쁠 수도 있는데, (웃음) 전 요즘 디즈(DEEZ)를 듣고 엄청난 충격에 빠졌어요. 뭐랄까… 시도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더라고요.

    리: 디즈 씨 앨범 좋았죠.

    소: 자극이 정말 많이 됐어요.

    리: 어드스피치(Addsp2ch) 씨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어요. 상당히 의외인데요?

    소: 네. 어드스피치와 어떻게 친해졌더라…

    리: 어드스피치 씨가 거의 유일무이하게 술자리에서 소울맨 씨를 놀릴 수 있는 동생이라고 하던데요?

    소: 술자리에서 만났는데 느낌이 정말 좋아서 친해지게 되었어요. 참 착한 동생이죠. 나를 놀려도 봐줄 수 있을 정도로…. (웃음)

    리: 헤리티지와 소울사이어티로 그룹 활동도 꽤 했는데, 본인이 그룹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나요?

    소: 그런 욕심은 없는데, 필요하다면 그룹도 하고 싶고 듀엣도 하고 싶어요. 내 보컬만 보여주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진 않기 때문에, 저와 어울리는 보컬이 있다면 같이 해보고 싶죠.

    리: 코드가 맞는다면 즉흥적인 작업 제의도 가능하겠네요.

    소: 그렇죠. 소울맨 & 마이노스도 그런 식이었죠.

    리: 소울맨 & 마이노스의 다음 앨범 계획도 있나요?

    소: 음, 아직 계획은 없어요. 하지만, 다른 랩퍼와 작업에 대해선 생각 안 하고 있어요. 민호(마이노스)는 현재 같이 살고 있어요. 그 친구가 어떤 회사에 들어가서 어떻게 활동할지 모르기 때문에 확실히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만약 랩퍼와 같이 작업하게 된다면 마이노스가 될 거에요.

    리: 마이노스 씨와는 어떤 면에서 잘 통해요?

    소: 별로 잘 통하진 않는데, 그게 매력인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잘 통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거죠.

    리: 프로젝트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는 있을 것 같은데….

    소: 그건 제가 느끼지 못한 마이노스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겠죠. 사실 가사에 들어가는 욕에 대해 처음엔 별로 매력을 못 느꼈는데, 하다 보니 가사에 특정한 의미를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았죠. 그렇기 때문에 마이노스의 음악뿐 아니라 가사에도 기대하게 되었고요.

    리: 이번 싱글 이후 계획이 있다면요? 정규 앨범 계획도 있죠?

    소: 네. 그런데, 싱글을 몇 장 더 내고 정규 작업을 할까 해요. 아직 정확히 싱글 몇 장을 낸 뒤에 정규를 내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요. 마음 가는 대로 해야죠. (웃음)

    리: 많은 뮤지션이 국내 음반 시장의 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곤 해요. 소울맨 씨 생각은 어떤가요?

    소: 음… 글쎄요. 저는 딱히 불만이 없어요. 그냥 제 갈 길을 가는 스타일이라서요.

    리: ‘내가 잘하면 잘 된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군요.

    소: 네. 저는 저 같은 사람도 싱글을 낸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불만이 없어요.

    리: 정말요? (다시 몇 분간 인터뷰어의 진실 추궁이 이어졌다.)

    소: 그럼요. 제가 어릴 때 듣고 자란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나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처럼 대형 기획사에 들어가서 앨범을 낸 건 아니지만, 제 음악을 찾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진짜 신기할 따름이에요.

    리: 어떤 뮤지션 혹은 어떤 보컬리스트로 기억되고 싶나요?

    소: 다양한 음악을 하는 보컬리스트요. 사실, ‘소울맨’하면 사람들이 제 목소리만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R&B적이다, 발라드 적이다.’ 뭐 이런 거 말고.

    리: 그렇긴 해도 소울맨 씨는 힙합, R&B음악을 통해 이름을 알렸잖아요. R&B를 추구한다는 보컬리스트는 많아도 정작 R&B 음악을 제대로 한 사람도 거의 없었고. 진짜 흑인음악을 좋아하는 리스너들이 손꼽는 ‘R&B 아티스트’가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도 소울맨 씨는 인정받고 있단 말이죠.

    소: 그런데 전 리스너들에게 “저는 국내 R&B를 선봉하고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그 리스너들과 같은 음악을 듣고 자란 보컬일 뿐이에요. 라산 패터슨(Rahsaan Patterson)도 좋아하고 양희은 씨도 좋아하는 보컬일 뿐이에요. 그래서 여러 가지 느낌을 내고 싶어요. 그 사람들이 좋아하는 느낌을 내가 낼 수 있다면 그렇게 표현해보고 싶을 뿐이에요.

    리: “Love is On”은 R&B 싱글인데, 여기서 훨씬 먼 곳으로 달아날 수도 있다는 거군요.

    소: 그렇죠. 그리고 음악은 금메달, 은메달을 따지는 게 아니고 스스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늘에 떠있는 엄청 밝은 별은 아니더라도 반짝반짝 빛나는 수많은 별 중의 하나가 되고 싶어요. “저기 아직도 저 별이 있네?” 이 정도. (웃음)

    리: 물론, 음악에 금은동이 있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음악을 하는 사람 모두가 리스펙을 받진 않아요. 음악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 존중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가요 아니면 그래도 들어줄 만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입장인가요?

    소: 생활인으로서 음악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그냥 일어나서 노래하고 싶고, 연습으로 스트레스받지 않고. 노래가 대중적으로 성공 하든 못하든 그런 거에 구애 받지 않을 정도로, ‘나의 직업은 음악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마인드가 있다면 평단의 혹평, 혹은 리스너의 혹평 모두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아요.


    소울맨 인생의 보컬 앨범 Best 5

    1. Whitney Houston [The Preacher`s Wife OST]
    2. [Waiting To Exhale OST]
    3. Mariah Carey [Music Box]
    4. [Sound Of Music OST]
    5. 양희은 [1991]



    인터뷰. 글 / 강일권, 민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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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임병곤 (2010-10-04 15:40:07, 59.10.215.***)
      2. 소울맨님 정말로 ㅠㅠ
      1. ㅇㅇ (2010-06-04 20:28:35, 110.8.252.***) 삭제하기
      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소
      1. 끌리는대로 (2010-06-04 04:39:09, 71.115.170.***) 삭제하기
      2. 뭔가 진실한 인터뷰네요 ㅋㅋㅋㅋ
      1. 손명환 (2010-06-03 23:37:47, 59.21.190.***) 삭제하기
      2. 이런인터뷰진행박식은 처음인것같아요 ㅋㅋ
      1. SupaDupa (2010-06-03 20:14:36, 118.33.62.***) 삭제하기
      2. 인터뷰 재미있네요. ㅋㅋ
        정감이 넘친다고 해야 하나.

        소울맨님 노래 짱
      1. Clip (2010-06-03 17:52:54, 211.192.231.***) 삭제하기
      2. 멋지고, 담백한 인터뷰네요,,,
        정규앨범도 만나봤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디즈, 보니, 진보 등 알앤비 소울 씬이 두터워지는 느낌입니다.

        그나저나 DEEZ씨 이번 앨범이 참 후덜덜하긴 했군요,
        저렇게 까지 언급하시는 것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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