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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인터뷰] 코드 쿤스트 – 이례적인 비트메이커, '코드명: 쿤스트'
    rhythmer | 2014-06-20 | 1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비트메이커이자 프로듀서인 코드 쿤스트(Code Kunst)는 뚝심 있게 자기 스타일을 밀고 나가거나 색깔을 내고자 하는 신인들에게 불친절한 오늘날 한국힙합 씬에서 공격적인 앨범 발표를 통해 단단하게 위치를 다지고 있다. 온라인 음원 차트에 오르는 것과 미국 메인스트림에서 유행하는 특정 스타일 베끼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장르 시장 안에서 그처럼 뚜렷한 방향성과 스타일을 고수하고자 하는 뮤지션을 만난 것도 참 오랜만이다. 그의 새 앨범 [Novel]
    올해 주목해야 할 힙합 앨범 중 한 장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코드 쿤스트, 그는 참 '이례적인' 비트메이커다 

     

     

    리드머(이하 ''): 데뷔한 지 어느 정도 된 건가요? 정확하게?

     

    Code Kunst(이하 '쿤스트'): 1년 조금 안 됐어요.

     

    : EP를 발표한 시점부터 치는 건가요?

     

    쿤스트: 그런 셈이에요. 그게 작년 7월이었으니….

     

    : 데뷔와 동시에 앨범을 낸 거네요.

     

    쿤스트: 그렇죠. 그전에도 물론 (앨범을) 내려고 마음먹었는데, 계속 엎어 버리고 2년 정도 미루다가 낸 앨범이에요.

     

    : 국내에선 언젠가부터 앨범을 들고 나오는 신인이 많이 없어졌어요. 다들 싱글 발표에만 주력하는 분위기죠. 그래서 코드 쿤스트 씨가 더 반가웠습니다.

     

    쿤스트: . (웃음) 안 그래도 주위에서 많이 말렸어요. 싱글, 혹은 비트 테이프(Beat Tape)를 먼저 내라고 했죠. 아니면 무료로 다른 뮤지션들 곡에 참여하든지. 그런데 저는 일부러 참여를 안 했어요. 앨범으로 시작하고 싶었거든요. 약간 무리하게 내긴 했어요.

     

    : 앨범으로 시작하고 싶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쿤스트: 이건 제 개인적인 욕심인데, 처음엔 앨범처럼 퀄리티를 높게 한 비트 테입을 내볼까 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보는 인식도 그렇고, 저 같은 경우에도 오히려 앨범 위주로 음악을 듣거든요. 그래서 앨범으로 냈죠.

     

    : 앨범은 혼자서 준비하고 제작한 거예요?

     

    쿤스트: 그렇죠. 그 전에 아르바이트해서 모아 둔 돈이 있었어요. 그런데 CD 찍는 돈밖에 안 들었어요. 음악적으론 제가 다 만들다 보니….

     

    : 그렇게 해서 발표했던 첫 앨범이지만, 반응이 미적지근했죠?

     

    쿤스트: 첫 앨범에서 노린 것이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이랑 작업을 같이 하고 싶은데, 대뜸 들이밀 수는 없어서 명함처럼 '나를 나타낼 수 있는 앨범을 만들자.'였어요. 그래서 일부러 래퍼들도 많이 안 쓰고, 절반이 비트로 된 앨범이에요. ‘이 정도 찍으니까 같이 한 번 해보자.’라는 의미로요. 그 앨범이 일반 리스너한테는 별로 반응이 없었죠. 그런데 뮤지션들은 꽤 들었더라고요. 그때부터 다른 뮤지션들과 작업이 생기게 됐고요.

     

    : 그러니까 음악팬들 사이에서는 다소 묻혔지만, 뮤지션들 사이에서 코드 쿤스트 씨의 존재감을 알리는 데는 성공했다는 말씀이네요. 데뷔작의 성과로서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쿤스트: 네 그런 셈이에요.

     

    : 그럼 이번 앨범 작업을 시작한 건

     

    쿤스트: 작년 12월부터 준비했어요.

     

    : 지금 참여한 뮤지션들 중 일부는 전 앨범을 듣고 참여한 거고요?

     

    쿤스트: 그렇죠.

     

    : 어떤 음악이 쿤스트 씨의 힙합 열정에 불을 지폈나요?

     

    쿤스트: 힙합은 나스(Nas)“Doo Rags”를 듣고 빠졌어요.

     

    : .. 그 곡 피아노 룹이 죽이죠.

     

    쿤스트: . 그때까지는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어요. 동아 방송대에 디자인 전공으로 들어갔는데, 거기서 동아리 형들이 음악 만드는 걸 살짝 눈으로만 배웠어요. 그렇게 하다가 군대에 갔는데, 음악을 못 들으니까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밤만 되면 생각이 나고…. 진짜 죽겠다 싶었죠. 게다가 부대가 전방이라서 사지방(편집자 주: 군대에 있는 PC방을 일컫는 '사이버 지식 정보방'의 줄임말)도 오픈 안 되고 MP3, CDP 다 안됐어요. 그렇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전역 할 때쯤에는 나도 한번 만들어 볼까.’ 해서 독학을 시작하게 됐어요.


    : 혹시 그래서 주로 건반을 많이 쓰는…? (전원웃음)

     

    쿤스트: 그 곡 때문은 아니고요, 피아노를 좋아해서요. 저는 구상을 하면 막 쏟아져 나오는 스타일인데, 이번 앨범은 소스를 만드는 데 꽤 많은 노력을 했어요. 가상 악기로도 만들지만, 샘플에서 따올 때도 있죠. 곡을 만들 때 우선 스케치를 한 다음 만들어 놓은 소스를 대입하면 편이에요. 그래서 빈 곳은 가상 악기를 쓰든지 보이스 샘플로 채우든지 하고 있죠. 차별화라고도 생각하는데, 프로듀서 앨범이면 래퍼들의 앨범에서 들어보지 못한 비트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소스 소리에 욕심을 내죠.

     

    : 처음에 작업은 소프트웨어로 시작했나요?

     

    쿤스트: . 구글링 해보니까 큐베이스로 많이 하더라고요.

     

    : 결국 군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네요? (전원웃음)

     

    쿤스트: 그렇죠. 반환점이 되었죠.


     



    : 음악적 성향이 맞지 않더라도 친분이 있으면 작업하는 편이에요?

     

    쿤스트: 아니요. 저는 절대, 친분 때문에 하는 작업은 없어요. 오히려 저는 혼자서 특정 뮤지션을 겨냥해 놓고 곡을 쓰는 스타일이에요. 물론, 그 래퍼한테 노리고 만들었다고 말은 하지 않지만요. (웃음)

     

    : 상상하니까 무섭네요. (웃음)

     

    쿤스트: 어쨌든 전 그렇게 만드는 스타일이에요.

     

    : 앨범을 내고 씬에 데뷔해 보니 느낌이 어떻던가요? 요즘 씬이 단순히 실력만으로 진입하기엔 어려운 면도 있는 게 사실인데다가 워낙 좁다 보니 음악관이 맞지 않아도 부대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X같다.'라고 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재미를 느끼는 분도 있는데, 코드 쿤스트 씨는 솔직히 어때요?

     

    쿤스트: 지금으로썬 재미를 좀 느끼는 편이에요. 제가 23살 중반에 시작을 했는데, 처음엔 너무 힘들었죠. 힙합 뮤지션치고는 남들보다 좀 늦은 감이 있었으니까 지금 이 1년을 남들 3년처럼 써야 된다는 압박이 있었어요. 그래서 하루에 서너 시간만 자며 했어요. 현재 저와 같이 작업을 많이 하는 친구들, 특히 씨잼(C Jamm)이나 넉살형한테 배우는 것도 많아요. 그 외에도 아예 제가 몰랐던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작업할 수 있다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스크린이나 공연장에서 봤던 사람들을 보니까 좋죠. 재미있어요.

     

    : 씨잼 씨나 넉살 씨와 쿵짝이 잘 맞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도 궁금하고

     

    쿤스트: 씨잼은 옆 동네 살던 애에요. 그런데 그건 나중에 알았죠. 어차피 혼자 시작했으니까 함께 작업할 사람도 직접 찾아보자 한 거였어요. 힙합엘이, 리드머를 돌면서요. 그때 씨잼의 첫 번째 믹스테입을 들었죠. 잘하더라고요. 저랑도 잘 맞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첫 번째 곡을 그 친구한테 부탁했죠. 넉살형은 아예 제가 모르는 상태에서 예전부터 랩을 많이 들었어요. 제 앨범에 참여한 블랭 타임(BLNK-TIME)이랑 같은 크루(Rydmeka)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형한테 제가 만든 곡을 들려주면서랩 한번 얹어 봐요.” 이런 식으로 하고 있어요. (웃음)

     

    : 말씀한 씨잼 씨나 넉살 씨도 요즘 각광받고 있잖아요. 래퍼들과 합작 프로젝트도 계획이 있어요?

     

    쿤스트: 사실 씨잼과 이미 7~8곡을 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지금 ('쇼미더머니') 바빠서요. 그래도 계속 놀면서 하고 있어요. 마침 이틀 전에 제가 다음 앨범을 명확하게 구상했거든요. 늦어도 아마 내년 겨울(12)에는 나올 거예요. ‘느와르영화를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을 담았어요.

     

    : 오 흥미로운 컨셉트네요.

     

    쿤스트: 비트 하나마다 공간적인 상황을 연출했죠. 길거리에서의 씬, 공연장 씬, 오케스트라 씬들도 있어요. 지금은 제 앨범보다 MC들의 앨범에 참여하고 있고요.

    : 그럼 이번 앨범 [NOVEL]에 대한 얘기를 해보죠. 타이틀은 소설이라는 뜻과 함께이례적인이란 뜻도 있는데, 두 가지 의미를 다 담은 건가요?

     

    쿤스트: 그런 셈이에요. 근데 저도 솔직히 찾아보고 알았어요. (웃음) 처음부터 소설처럼 이야기를 풀어 나가야지 하며 곡을 썼어요. 그런데 뜻을 찾아보니까이례적인이라는 의미도 좋더라고요. 그래서 앨범에 마지막으로 추가된 트랙이 3번 트랙이랑 마지막 트랙이에요. 3번 트랙은 원래 “Real”이라는 완성곡인데….  

     

    : 바스코 씨와 뉴 챔프 씨가 참여했다는 곡 맞죠?

     

    쿤스트: . 7 25일에 싱글로 나올 거예요. 그런데 이 트랙을 편곡해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스킷 버전으로 넣게 되었죠.

     

    : 참여 진과 조합이 좋았어요. 베테랑부터 신인까지 특별히 모나지 않은 활약을 펼친 느낌이에요.

     

    쿤스트: , 제가 노린 것 중 하나에요. 다들 자기 것이 있는 사람들이었으니까요. 자기가 하는 음악이 확실한 거죠. 그리고 웬만하면 평소에 그 사람이 자기 앨범에서 안 했던 느낌을 끌어내려고 해요. 넉살 형 같은 경우에도 신나는 음악을 주로 하지만, 그 사람한테도 속내가 있거든요.

     

    : “You Can’t Control Me”라는 곡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만든 계기가 궁금해요.

     

    쿤스트: 얼마 전 있었던 '컨트롤 대전'을 보면서 감명을 받았어요. 모든 곡을 좋게 들었고요. 특히 테이크 원(Take One)이랑 개코형 것을 좋게 들었죠. 전 사람들이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던지는 모습이 좋아요. 그래서 그때 받은 느낌을 일기 식으로 만들어 놓은 거였어요. 원래는 앨범에 넣을 생각이 없었는데, 마침 제 상황과도 맞물려서….

     

    : 상황이라는 건?

     

    쿤스트: 한 회사에서 작곡과 관련한 계약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제 원래 음악 스타일 말고 다른 걸 많이 요구하더라고요. 그것에 대한 감정도 담겨 있어요.

     

    : 컨트롤 대전에 대한 헌정이자 쿤스트 씨의 의지를 동시에 담은 곡이군요.

     

    쿤스트: . 그 회사에 바치는 곡이기도 해요. (웃음) 그래서 따로 MC도 구하지 않았죠.



     


    : 전반적으로 앨범을 만들 때 컨셉트와 흐름을 유독 많이 신경 쓰는 편인 것 같아요.

     

    쿤스트: 맞아요. 저는 프로듀서라면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비트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 여기저기서 비트를 받는 것보다 더 수월하게 연계적으로 풀어낼 수 있고요.

     

    : 참여 래퍼들에게 많이 관여하는 편이에요? 이를테면, 주제나 표현 수위 같은 것 등등에서….

     

    쿤스트: 아니요. 저는 딱 주제만 얘기해요. 제가 정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타협을 많이 봐요. 일방적으로 주제를 정해주면 MC도 가사가 잘 안 나올 수 있잖아요. 그래서 우선 어떤 주제를 원하는지 물어보죠. 개인적으로 진지한 가사를 좋아해요. 예를 들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가사 있잖아요. 그래서 대부분 그런 점을 부탁하는 편이에요. 세부적인 건 제가 맞춰 가고요.

     

    :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곡 중 하나가 “Hate You”라는 곡이었어요. 구구스타(GuGu Star) 씨와 조합이 상당하더군요. 생소한 보컬리스트였는데, 소개 좀 해주세요. 어떻게 같이 작업하게 됐는지도.

     

    쿤스트: 먼저 연락이 왔었어요. 푸쉬 딕스(Push Dixx)라는 팀에서 활동하는 친군데, 주로 사운드클라우드(Sound Cloud)에 곡을 올리는 친구에요. 어린 친구들로 구성된 팀이고요. 처음에 제가 블랙스트리트(Blackstreet) “No Diggity”를 리믹스하면서 그 비트에 노래한 걸 들었는데 잘하더라고요. 그렇게 그 친구와 첫 작업을 하면서 알게 됐죠. 늘 하고 싶었던 것이 힙합 비트에 노래를 만드는 거였거든요. 굳이 힙합, 알앤비 나누지 않고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GuGu Star - No Diggity Remix (prod. CodeKunst)

     

    : 국내에서도 힙합 비트 위에 자연스레 보컬을 얹은 곡을 좀 더 많이 듣고 싶은데, 사실 미국 본토에 비해 가사적인 부분이나 보컬 라인을 짜기에 다소 어려운 점이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곡은 더 인상적이었어요.

     

    쿤스트: 처음엔 힘들었어요. 개인적인 생각에, 외국 보컬은 애드립이나 코러스를 쌓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반면에 우리나라는 가사랑 멜로디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고요. 쉽게 말해서 있어 보이게(?) 하는데 애를 먹었죠. (웃음)

     

    : 앞으로 두 분의 합작 앨범도 나왔으면 좋겠네요.

     

    쿤스트: 지금도 계속 작업하고 있어요. 8월엔 구구스타의 솔로 앨범이 나올 거고요.

     

    : 여러 커뮤니티의 반응을 살펴보니 참여 진 중 "Organ"의 넉살 씨에 대한 반응이 가장 좋더군요.

     

    쿤스트: 그 곡은 처음부터 타이틀로 잡고 작업이 들어간 거였어요. 넉살 형을 참여시킬 생각이었고요. 넉살 형이 유명하고 안 유명하고를 떠나서 랩 자체를 제가 되게 좋아했거든요.

     

    : 이번 앨범을 만드는 데 영향을 끼친 뮤지션이 있을까요?

     

    쿤스트: 많죠. 그 중에서 킹 크룰(King Krule)이라는 가수이면서 밴드가 있어요. 어지러울 정도로 음악 전체적으로 리버브(Reverb)를 많이 걸어요.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라는 나름의 생각도 해요. 또 다른 하나는 맥 밀러(Mac Miller)에요. 들을 때마다 새로운 충격을 받아요. 그래서 그의 음악을 들으면, 어떻게 만들었을까 상상하죠. 물론, 밀러가 비트를 직접 만드는 건 아니지만, 그런 앨범의 분위기를 만드는 감각에 놀라요.

     

    : 국내에서 매년 논란이 되고 있는 작곡 레퍼런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요?

     

    쿤스트: 원래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딱 일주일 전에 생각이 바뀌었어요. 제 앨범에는 물론 필요가 없어요. 그런데 참여할 때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작업을 할 때 그 아티스트와 감정 교류를 위해 의견 교환을 하잖아요. 예를 들어희망차고 몽환적이고 두근거리는 감정이 있다고 한다면, 제가 느끼는 것과 상대가 느끼는 게 다르다는 거죠. 저는 거기서 칸예 웨스트(Kanye West) “Runaway” 같은 느낌을 떠올렸는데, 상대는 편안하고 희망찬 느낌을 떠올린다거나…. 이런 경우엔 생각하고 있는 느낌이나 분위기의 곡을 몇 개 얘기해주는 게 더 수월해요.

     

    : 그런 이유라면 일리 있네요.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감정의 교류 차원에서만 긍정적으로 본다는 거죠?

     

    쿤스트: 그렇죠. 예를 들면, ‘맥 밀러 느낌으로 해줘.’ 정도는 괜찮아요. 그런데 '그 아티스트의 그(특정한) 곡으로 해줘.', 이렇게 말하면 못하죠. 전 제 스타일이 있는데. ‘어떤 뮤지션처럼은 괜찮다고 생각해요.

     

    : 국내에선 선배 작곡가, 비트메이커들이 레퍼런스 관행에 무감각해져서이렇게 (따라) 하면 돼식으로 마치 하나의 기술처럼 조언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군요. 안타까운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쿤스트: 가장 이상적인 경우가 얼마 전에 있었어요. MC가 멜로디 라인을 스케치해 준 거죠. 자기가 느낀 감정을 저한테 보내 온 거예요. 그러면서 제 식대로 표현해달라는 거였죠. 굉장히 재미있는 작업이었어요.

     

    : 쿤스트 씨 음악은 전반적으로 어두운데, 성향이 그런 편인가요?

     

    쿤스트: 음악에서만 그렇죠. 어릴 때는 록을 많이 들었어요. 그때 전율을 느꼈죠. 저는 특정

    뮤지션에 꽂히면 그 배경까지 파헤치는 스타일인데, 제가 음악에서 느끼는 희열은 어둡고 반항적인 느낌들이에요. 하지만 제가 다른 이의 작업에 참여하는 건 아예 다르죠. 리듬파워의 앨범 [월미도의 개들]에 참여했을 때처럼요. 이번에도 형들이랑 새로 작업 중인데, 아예 올드스쿨(Old School)도 있어요. 그런데 제 앨범에서는 제가 하고 싶은 색깔이 있죠.

     

    : 당분간은 다크한 분위기로 가겠네요?

     

    쿤스트: 특별하지 않으면 계속 그럴 거예요. 제가 지금 감명 받고 있는 게 그거라서…. 묵직하고 안에서 도는 듯한 음악을 좋아해요.

     

    음악적으로 90년대 스타일도 담겨 있는데, 오늘날의 멜랑꼴리한 분위기도 어우러지는 맛이 색달랐어요.

     

    쿤스트: 이 음악도 듣고 저 음악도 듣다 보니까…. 예를 들어 맥 밀러의 실험적이고 음울한 분위기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드럼 소리는 둔탁한 게 좋아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걸 (앨범에서) 했어요.



     


    : 그럼 다음 앨범은 영화로 치자면 어떤 스타일의 작품이 될까요?

     

    쿤스트: 영화 [Once]에서 주인공이 혼자서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씬이 있어요. 그 분위기인데 힙합인 거죠. 이미 완성을 했어요. 제 나름대로 장면을 생각한 거죠. 저는 집에서 비트를 찍는 사람이지만, 홍대나 길거리에서 버스킹 하는 사람들 보면 짠한 게 있어요. 작년에는 제 나름대로 힘들었거든요. 혼자 곡은 만들고 있는데 절차나 유통을 전혀 모르니까요. 그래서 저는 장면을길거리로 매치시키고, 제 과거라고 본거죠. 물론, 그 환경에서도 약간의 찬사를 넣었어요. 그러다가 점차 발전해서 제가 어느 정도 입지를 다졌을 때의 씬도 있어요. 좋아하는 곡을 플레이하는 장면이죠. 다음으로 모든 사람들이 홀에서 제 음악을 듣는 씬도 있어요. 전반적으로 이렇게 흘러가는 작품이 될 거예요.

     

    :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담는 건가요?

     

    쿤스트: 그렇죠. 제가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것도요. 실망했던 것, 기뻤던 것까지 포함해서요. 제가 주인공인 누아르 앨범이죠. 그걸 같이 불러주는 사람, MC들도 자기 속내를 잘 드러낼 수 있게 비비는 작업만 남았어요.

     

    : MC와 녹음 스케줄 조정이 관건이겠네요. (전원웃음)

     

    쿤스트: MC들이 바쁘니까요. 비트는 7월말이면 끝날 것 같아요. 고충이지만, 재미있어요. 워낙 바쁜 경우엔 가이드를 들어 볼 때도 있는데, ‘녹음 한 거 쐈어.’ 이러면 바로 집에 들어가서 들어야 해요. (웃음) 그때 정말 설레요.

     

    : 앨범을 두 장 낸 신예로서 한국 장르 음악 시장에 대해 느낀 게 있다면요?

     

    쿤스트: 느낀 건 정말 많죠. ‘진짜 좁구나.’라는 걸 처음에 느꼈고….

     

    : 그 부분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줄 수 있을까요?

     

    쿤스트: 그러니까이건 당연하면서도 아쉬운 건데요, 나라가 일단 좁은 것도 있고요. 전 당연히 잘하는 사람이 다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아 피처링 진이 또 쟤야, 또 얘야.'. 그런데 또 쓰는 이유는 그 사람이 잘하기 때문이에요. 전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또 많이 나오는 얘기가 아마추어나 프로의 경계를 두기에 애매하지만, 아직 활동 안 하는 친구들이우리나라는 위에서 다 해먹어서 활동할 자리가 없어.’라고 하거든요. 근데 이렇게 말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만 해도 앨범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 처음부터 아는 이가 한 명도 없었어요. 그렇게 시작을 했죠. 그리고 앨범을 만드는 데 사실 생각보다 돈은 얼마 안 들어요. 얼마나 노력을 하느냐가 중요하죠. 언더 씬에서 낼 거라면요. 어차피 자기가 뜨려면 지금 프로들보다 잘해야죠. 그래서 그렇게 생각하는 건 잘못 됐다고 생각해요. 깡이 없다고 생각해요.

     

    :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 시간 혼자의 힘으로 결과물을 준비하며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조언 좀 해주세요.

     

    쿤스트: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으면 경험을 얻을 수 없다.’ 라는 말을 좋아해요. 저도 곡을 다 만들었는데믹스를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에 (인터넷을) 찾아보면서 했어요. 물론 믹스 기사 수준까지는 못하지만, 찾으면 다 나와 있거든요. 자기가 들을 때 희열을 느끼는 지점이 있잖아요. 분명 거기까지는 근접할 수 있어요. 또 처음에 곡을 다 만들고어떻게 유통해야 되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냥 솔직하게 물어보면 되는 것 같아요. 처음이라서 할 줄 모른다고 하면 다 가르쳐 주거든요. 그런데 괜히처음이라고 말하면 얕잡아 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어설프게 아는 척하는 게 제일 멍청한 것 같아요. 모르면 물어서 하는 게 제일 좋아요.

     

    : 리짓 군즈(Legit Goons) 크루에도 소속돼 있죠?

     

    쿤스트: , 한 달 정도 됐어요. 근데 엄청나게 활동할 거다.’ 이런 건 아니에요.

     

    : 어떻게 합류하게 됐어요?

     

    쿤스트: 사실 이전에 다른 크루에게 연락이 왔었어요. 그런데 그 크루는 나랑 작업을 해보지도 않았는데, 같이 크루를 하자고 하니 이상한 거예요.

     

    : 냄새가 좀 나는군요.

     

    쿤스트: . 근데 리짓 군즈엔 먼저 인연을 맺은 블랭 타임이란 친구가 있었어요. 일단 리짓 군즈는 음악을 하는 집단이 아니에요. 심지어 오락부장도 있어요. 이번에 MT를 가는데 그러면 오락부장이 메인이 되는 거죠. 음악뿐만 아니라 사람들 자체가 즐기려는 마인드에요. 제가 본 사람들 중 가장 재미있게 음악을 하는 사람들인 거죠. 리짓 군즈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주위로부터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색깔이 안 맞지 않느냐는 거였어요. 제 음악이 어두우니까요. 리짓 군즈는 신나잖아요. 그런데 저도 음악에서만 어두워요. 밖에 나가서는 재미있게 놀고 싶은 사람이거든요. ‘넌 음악을 해야 해.’ 해서 음악을 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당연히 희열을 느끼죠.

     

    : 놀려고 들어갔다는 소문이 맞네요.

    쿤스트: 그렇죠. (웃음) 논다는 의미가 되게 크죠. 놀면서 음악을 하는, 제가 본 크루 중에서는 최고에요.

     

    : 어쨌든 말씀한 다른 크루 뿌리친 건 잘 한 것 같아요. 사실 비트메이커는 '크루'라는 미명 아래 뒤에서 재능 기부를 강요당하는 걸 많이 봐 와서….  

     

    쿤스트: 그 사람들이 아는 건 제 비트 밖에 없잖아요. 제가 어떤 사람인가는 모를 텐데 말이죠. 리짓 군즈에 들어간 게 그 이유에요. 거긴, 나 앨범 낼 거야. 비트 좀 줘.’ 이런 게 없어요. 그냥 나오는 거 있으면 주고, 안 나오면너 앨범에 나 써.’ 이래요.

     

    : 리짓 군즈에서 뱃사공 씨가 참 실력파던데….

     

    쿤스트: , 자기 것이 있는 형이에요. 지금도 근처 작업실에서 가사 쓰고 있을 거예요.

     

    : 마지막으로 코드 쿤스트 씨의 음악을 듣고 또 앞으로 들을 사람들을 위해 남길 말이 있다면요?

     

    쿤스트: 사람만 보고 음악을 안 들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어요. 트위터에서 누구 앨범이 나오잖아요. 유명한 사람인데도 제가 듣기엔 구려요. 그런데 다들 좋다는 거예요. 친하다고 RT를 하는 거죠. 그렇게 되면 구린 곡이 퍼지는 거잖아요. 그럼 손해죠. 내가 아끼는 사람인데 말이죠. 그리고 굳이 강요하지 않지만 만약에 내가 어떤 뮤지션이 좋다면, 그 사람에 대해 한번 깊이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사람을 느껴가며 앨범을 듣는 거죠. 그리고 제 다음 앨범에서는 코드 쿤스트, 진짜 죽여.’보다내가 이 공간에 있구나.’라고 느끼며 들었으면 좋겠어요.

     

    : , 이름의 의미를 물어 본다는 게 너무 늦었네요. 'Code Kunst’.

     

    쿤스트: (웃음) 저희 부모님이 화가신데, 제가 전역 후에 말씀드렸어요. 저 키우느라 고생하셨다, 나도 하고 싶은 거 찾았으니 이제 이제 부모님도 하고 싶은 것 하며 사시라고. 그 말을 듣자마자 두 분이 그림 그리러 떠나셨어요. (전원 웃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집으로 오시고요. 환경 덕에 어릴 때부터 그림을 많이 봤어요. 그리지는 않았지만요. 독일어로 쿤스트(Kunst)가 예술인데, 제가 '예술을 한다.' 이런 거창한 뜻보다는 단순하게 지었죠. 그 계기가 첫 앨범을 만들 때에요. 엄마 방 화장실에 샤워를 하러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유화 물감 냄새가 났어요. 어릴 때 많이 맡던 냄새인데도 혼자 있으니까 기분이 묘했어요. 그러면서 부모님께 물려받은 나의 예술적인 부분이 생각났죠. 쿤스트는 그렇게 정했어요. ‘Code’는 코드명을 뜻하고요. ‘예술의 코드를 만들 것이다.’라는 뜻으로요.




     
    ※만약 도둑질이 합법적으로 허락된다면 훔쳐오고 싶은 곡 베스트 10 (무순위)

    1. Mac Miller - I Am Who Am
    2. 김완선 -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3. King Krule - The Noose Of Jah City
    4. xxyyxx - About You
    5. The xx - Intro (from 'xx')
    6. Aphex Twin - Alberto Balsalm
    7. Fiona Apple - Every Single night
    8. Bobby Womack - Stupid
    9. Mac Miller - Inside Outside
    10. August Alsina - Test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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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영권 (2014-06-25 04:56:38, 119.206.211.***)
      2. 정말 음악 멋지네요 클래식한 앨범 또 기대하겠습니다 리드머 감사합니다.
      1. 김선화 (2014-06-22 14:49:51, 119.206.211.***)
      2. code kunst 정말 관심가지고 있는 뮤지션이었는데 이렇게 인터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code kunst 앞으로 정말 너무나 기대되는 뮤지션, 인터뷰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1. J (2014-06-22 00:42:43, 112.154.175.**)
      2. 존경합니다
      1. 무용가리 (2014-06-20 22:45:10, 121.160.1.**)
      2. 하 멋져요!!
      1. Jayelee (2014-06-20 20:45:55, 110.70.50.***)
      2. 눈물이남. 감사합니다. 최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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