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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인터뷰] 후쿠오 & 담예 – 뻔하고 획일화된 힙합에 화가 난
    rhythmer | 2019-10-08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인터뷰, : 강일권

     

    '90년대 웨스트코스트 힙합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서브 장르, 쥐펑크(G-Funk)는 얼핏 한국의 힙합 팬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

    시도하는 아티스트 자체가 거의 없기도 했다. 아무래도 쥐펑크의 성공 뒤엔 매력적인 프로덕션만큼이나 갱스터 세계관의 랩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문화나 래퍼들의 정서를 고려했을 때, 온전히 구현하기 어려운 장르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프로덕션적으론 유의미한 시도들이 적게나마 있었는데, 이번 후쿠오(Hookuo)와 담예의 앨범은 가장 최근의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대다수의 신예가 트랜드 좇기에 급급한 현재의 한국힙합 씬에서 완성도까지 담보한 그들의 무모한(?) 시도에 박수를 보내며, 직접 만나 보았다.


     

     

    리드머(이하 ’): 많은 이가 생소하다고 할 후쿠오 씨의 정체부터 살피고 가겠습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난 느낌이에요. 저는 지난 4월에 나온 형선이란 신예 아티스트의 앨범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됐는데요,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한 건가요?

     

    후쿠오(이하 ’): 방구석 프로듀서를 하다가 작년쯤에 비트테이프를 내면서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시작했어요.

     

    : 공식적으로 크레딧에 이름이 올라간 건 언제예요?

     

    : 그게 형선의 앨범이었어요.

     

    : 그럼 본인의 이름을 내건 공식적인 앨범은 이번 합작 앨범이 처음인 거네요?

     

    : 네 그렇죠.

     

    : 서로 어떻게 만났는지 궁금합니다.

     

    담예(이하 ’): 저는 후쿠오의 비트테이프를 듣고 되게 잘한다 싶어서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했어요. 저도 앨범이 나오면 들려줘야겠다고 생각 중이었죠. 근데 어느 날 후쿠오가 인스타 스토리에 엄청 좋은 펑크 비트를 올렸어요.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너무 좋다고 스토리 답장을 보낸 것이 인연이 됐죠. 이후에 제 첫 싱글이 나온 날 후쿠오가 얀시 클럽에서 파티를 열었거든요. 거기 놀러가서 같이 술 마시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 통하는 게 있었군요.

     

    :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고, 기타 치는 것도 비슷하고, 서로 배경이 비슷하다 보니 자주 보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친구가 됐고요.

     

    : 담예 씨가 먼저 프러포즈를 한 거네요.

     

    : (웃음) 그쵸.

     

    : 두 분이 서로 맞았던 부분이 이를테면, '트렌드에서 벗어난' 같은 지점일까요?

     

    : 엄청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다르긴 한데요, 크게 봤을 때 비슷했어요. 그리고 당시 제가 한국에서 음악 하는 동갑내기 친구가 없던 상황이었어요. 근데 이 친구를 만나니까 얘기도 잘 통하고 좋더라고요.

     

    : 서로 알게 된 이후 작업물을 내기까지 꽤 빠르게 온 것 같아요.

     

    : 서로 비슷한 건 많았는데, 음악 하는 건 달랐어요. 전 그때 로파이(lo-fi)한 음악을 하고 있었고, 이 친구는 담예 음악을 하고 있었죠. 사실 이번 앨범은 재미로 만들어 보던 곡이 하나둘 쌓여서 나온 거예요.

     

    : 아티스트 이름엔 각각 어떤 의미가 담긴 거예요? 담예는 본명인 '예담'을 거꾸로 한 걸로 아는데....

     

    : 맞아요. 대학교 때 별명이 담예였어요. 데뷔 전부터 아티스트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했는데, 생각해보니 이름이 아무리 구리더라도 음악이 멋지면 함부로 부를 수 없는 이름이 되잖아요? 그래서 담예란 이름이 100% 맘에 들진 않았지만, 나름 유니크하기도 해서 쓰게 됐어요.

     

    : 후쿠오 씨는요? 사실 처음 크레딧에서 봤을 땐 일본 프로듀서인가 했습니다. (전원웃음)

     

    : 저도 처음에 닉네임을 정말 많이 생각해봤어요. 근데 제가 추구하는 가치관 중 하나가 '너무 진지할수록 구려진다.'라는 거거든요. (: 맞아, 맞아) 그래서 이름을 생각 중이었는데... 혹시 '괴짜가족'이란 만화 아세요?

     

    : 네 알죠.

     

    : 거기 후쿠오라는 캐릭터가 있어요.

     

    : ... 그럼 이 후쿠오가 그 후쿠오...

     

    : . (웃음) 어감이 참 좋더라고요. 그래서 쓰려던 참에 하루는 일본인이랑 술을 마셨어요. 제가 '후쿠오'가 정확히 무슨 뜻이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일종의 '럭키 가이(Lucky Guy)' 같은 의미라는 거예요.  

     

    : 한국어로 말하자면, '복남' 같은 의미에요. 제 핸드폰에도 복남으로 저장되어 있어요.

     

    : 원래 일본 만화나 애니를 즐겨 봤어요?

     

    : 그것도 그렇지만, 제가 일본 음악에서 샘플링을 많이 해왔어요.

     

    :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요?

     

    : 특유의 '70, '80년대 동양풍의 느낌이 있거든요. 그게 좋았고, 남들과 차별화된 프로덕션을 만들고 싶기도 했고요.

     

    :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제이팝(J-Pop)은 아니죠?

     

    : , 재즈나 옛 음악들이에요.

     

    : 과거 일본 음악들을 들어보면, 의외로 블랙뮤직과의 접점이 많더라고요. '80년대 나온 일본 수사 드라마 OST를 들어보면, 펑크 스타일의 곡도 많고....

     

    : 전 일본 민요도 샘플링했었어요. 뭔가 가장 동양스러운 것 같아요. 지금은 여러 음악을 소스로 삼는데, 당시엔 일본 음악을 가장 많이 샘플링했었어요.

     

    : 이제 앨범 [Greatest Hits] 얘기를 해보죠. 국내에서는 드물게 쥐펑크(G-Funk)가 부각된 작품이에요. 이 장르를 담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 사실 펑크 음악은 제 메인 장르가 아니었어요. 근데 샘플링을 주로 하다 보니까 디깅한 음악들을 들으면서 ', 진짜 멋있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샘플링이 아닌 작법으로도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에 악기 연주 연습을 하면서 계속 만들어보는 중이었어요. 그러다가 쥐펑크를 만들어서 이 친구에게 보냈어요. 재미로 한번 해보라고 보낸 건데, 엄청 멋있고 재미있게 나온 거예요.

     

    : 그게 이번 앨범의 어떤 곡이에요?

     

    : "Str8 Outta San Andreas"였어요.

     

    : 이거 재미있겠다 싶더라고요. 원래는 쥐펑크가 아니라 펑크 앨범으로 갈 생각이었어요. 펑크의 여러 요소를 섞은 그런 앨범이요. 근데, 담예가 한 걸 듣고....

     

    : 맞아요. 후쿠오는 펑크 앨범을 만들고 싶어했어요. 초반에 저에게 보낸 비트 중엔 완전 프린스(Prince) 느낌 나는 곡도 있었고요. 그중에 제가 잘 할 수 있겠다 싶은 곡들을 골라서 해봤죠. 후쿠오와 뭔가를 제대로 할 거면, 평소에 제가 하던 것과는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해보고 싶었어요. 저도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요. 그게 많이들 하는 '센 척'하는 거였어요. 요즘엔 아예 대놓고 하잖아요. 더 세게, 그리고 누가 봐도 거짓말인 것처럼. 그런 기믹성 음악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때 후쿠오가 보낸 비트가 쥐펑크였어요. 사실 처음엔 소화하지 못할 것 같아서 거절하려고 했어요. 근데 들어보니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하고 싶었던 기믹성 소재로 녹음을 하다가 여기까지 왔어요.



     


    : 한국에서도 초기에 쥐펑크를 시도한 사례가 좀 있었어요. 혹시 들어본 적 있어요?

     

    : , 지누션 음악이라든지.

     

    : 지누션의 곡도 있었고, 아예 앨범 전체적으로 시도한 경우도 있어요. 래퍼홀릭(Rappaholik), 태완 씨가 있었던 그룹 로다운(Low Down) 등등. 전 당시에 쥐펑크가 멜로딕한 지점이 많아서 국내에서도 대중적으로 꽤 어필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어요.

     

    : 아무래도 정서가 맞지 않아서 아닐까요.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근데 이제는 의외로 맞을 것 같았거든요. 대놓고 갱인 척을 한 부분이 요즘의 (한국 힙합) 정서랑 맞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실험을 해본 건데, 반응을 보면 여전히 맞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전원웃음)

     

    : 말씀한 지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곡이 "Str8 Outta San Andreas"인데, 이 같은 기믹, 혹은 컨셉트는 이전에 리짓군즈의 [ROCKSTAR GAMES]와도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습니다. 갱스터 랩이란 장르가 탄생할 수 없는 한국에서 한 번 우회하는 식으로 갱스터 랩을 다루는 느낌이랄까요.

     

    : "Str8 Outta San Andreas"을 만들었을 땐 리짓군즈의 앨범이 나오기 전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비슷하게 됐어요. 안그래도 일전에 오넛(O'Nut) 형하고 얘길 나눈 적 있어요.

     

    : 오넛 씨도 펑크에 일가견이 있죠.

     

    : 맞아요. 펑크 정말 잘 만드는 아티스트죠. 당시에 제가 오랜만에 [GTA 샌 안드레아스] 게임을 하던 중이었는데, 그런 얘길 하더라고요. "대한민국 힙합퍼들은 '샌 안드레아스'에서 힙합을 배우지 않느냐." (전원웃음) 들어보니 맞는 말 같더라고요. 그 말에 영향받아서 쓴 곡이 "Str8 Outta San Andreas"였어요.

     

    : 말씀 듣고 보니까 세대에 따라서 정말로 GTA가 영향을 끼친 부분도 적잖이 있겠네요. (웃음) 이번 앨범은 철저히 후쿠오 씨만 프로듀싱을 맡은 거죠?

     

    &: 그렇죠.

     

    : 담예 씨도 본인의 앨범에선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을 겸했는데, 이번 작업에선 철저히 퍼포머로서만 임해서 느낌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왜 보통 운전 잘하는 사람이 남이 운전하는 차를 잘 못 타잖아요. (웃음)

     

    : 그래서 제겐 도전이었어요. 이런 식으로 롤을 명확히 나눈 합작이 처음은 아니었어요. 이전에 같은 회사의 스윗(The Suite) 형과 머시머시미(mushmushme)란 팀을 할 때 저는 프로듀싱에만 전념하고 스윗 형은 퍼포먼스를 전담했었죠. 그때 프로듀서의 역할이 단지 비트만 만드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걸 느꼈어요. 한 아티스트를 프로듀스하는 부분에 관해 많이 배웠죠. 이번엔 그 반대의 지점에서 배웠어요. 제 앨범 때는 전부 혼자 맡아서 하다 보니까, 프로덕션이 좋으면, 퍼포먼스 측면에선 좀 덜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퍼포먼스에만 집중한 이번 작업에선 그럴 수 없었죠.

     

    : 기믹 얘기를 좀 더 해볼까요? 앨범 발매 전부터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화가 났다.'란 문구와 이미지를 공개했는데, 이게 기믹의 핵심인가요?

     

    : (웃음) 제가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진심이고, 그걸 전달하는 방식이 기믹이라고 보시면 돼요. '획일화된 게 싫다.', '다양했으면 좋겠다.' 싶은 거죠. 이걸 전달하는 방식이 '다 죽여버릴 거야! 내가 얼마나 빡센 사람인데!'인 거죠. 강서구 출신도 아니면서 '너 강서구 알아?' 뭐 이런.... (전원웃음) 

     

    : 강서구 출신도 아닌데,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 후쿠오가 강서구 토박이인데, 이 친구가 추구하는 기믹이 있어요. 저에게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할 때마다 '강서구 웨싸이(Westside) 갱스터~!' 이러거든요.

     

    : , 강서구가 웨싸이이긴 하죠. (전원웃음)

     

    : 그게 전 웃겨서 가사에 쓰다 보니까 저도 강서구 출신인 것처럼 됐어요.

     

    : 강서구가 또 '갱서구'도 되거든요.

     

    : 한국에 그런 곳이 몇 군데 있죠. 제가 안산에서 오래 살았거든요.

     

    &: (웃음) 안산도 유명하죠. (셋이 동시에) 안산드레아스!!

     

    : 앨범에서 화나있는 대상을 적시하진 않았지만, 대략 그려지긴 해요. 제 생각엔 멈블 랩이나 트랩 뮤직, 그리고 가사에도 나오듯이 앞에 'Lil'을 붙인 래퍼들 등등. 왜 여기에 화가 나있는지를 좀 더 적나라하고 구체적으로 듣고 싶어요.

     

    : 사실 그런 음악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하는 이들에 관해서도 무관심했어요. 근데 하루는 후쿠오랑 클럽에 놀러간 적 있어요. 애프터 파티였는데, 계속 비슷한 트랩 음악이 흘러나오니 스트레스가 쌓이더라고요. ‘여기 계속 있지 못하겠다.’ 싶었죠. 화도 좀 났고요. 그래서 그때 느낀 심경을 바탕으로 가사를 써보고자 한 거예요. 트랩을 (한국에서) 처음 시도했거나 잘하는 아티스트들에겐 불만 없어요. 예를 들어 재키와이나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같은. 근데 처음 음악 하는 사람들이 스타일적으로 따라하기 쉽잖아요? 그 사람의 개성이나 아이덴티티는 따라하지 못할지언정 그럴싸하게 비슷한 걸 만들 순 있단 말이에요.   

     

    : 처음 음악 하는 사람들이 재키와이나 언에듀의 스타일을 따라하기 쉽다는 말씀인가요? 그러니까 재키와이나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는 담예 씨가 비판하고자 하는 래퍼군에서 빠지는 거죠?

     

    : . 그 두 사람의 음악은 수많은 트랩 중에서도 차별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은 아니지만, 들었을 때 개성과 잘한다는 게 느껴져요. 즐겨 듣진 않을지언정 리스펙트는 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잘 되니까 따라하는 래퍼들이 많아지는 게 문제라는 거죠. ‘너무 한쪽으로만 가지 말고 자기 스타일의 음악들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보다 세게 말하려는 것이 이번 앨범에서 의도한 바이고요.

     

    : 후쿠오 씨의 생각은 어때요?

     

    : 너무 뻔한 게 싫어요. 예담이도 얘기했지만, 재키와이 씨를 예로 들면, 트랩이 아니라 다른 음악을 해도 자기 스타일이 묻어난단 말이에요. 아마 발라드를 해도 재키와이 음악일 거예요. 그런 분들은 리스펙트하는데, 어정쩡한 카피캣들이 싫은 거죠. 또 제가 10대 때 힙합을 들을 때만 해도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했거든요. 트랩보다는 그루브 있는 힙합이 좀 더 많았고요.

     

    : 10대 때라면 대략 시기가…?

     

    : 2012, 13년쯤이요. 여러 스타일이 나와서 좋았어요.

     

    : 어느 정도 쇼미더머니의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 그러니까.)

     

    : 굉장히 크죠.

     

    : 가사적인 부분에서도 그래요. 예전엔 래퍼들이 인생 이야기를 비롯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주옥같은 가사도 많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가사를 듣는 재미도 있었고요. 좀 더 그 사람의 얘기를 듣고 싶게 만들었죠. 근데 지금은 가사에 별로 치중하지 않는 것 같아요. 무턱대고 돈 얘기, 플렉스(Flex) 하는 내용만 많아져서 아쉬워요.

     

    : 하지만 이른바 플렉스는 아주 오래 전부터 랩 가사 고유의 소재 중 하나였잖아요.

     

    : 근데 그땐 플렉스도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하기 위한 거였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그냥 '나 돈 많아.'인 것 같고요.

     

    : 담예 씨도 후쿠오 씨의 의견에 동감하는 건가요?

     

    : 그렇긴 한데요, 그래도 그걸(플렉스) 재치있게 하는 사람은 있다고 생각해요. 언에듀케이티드 키드의 경우가 얼핏 안 그런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가사를 재치있게 쓰려고 노력한 게 느껴지거든요. 기믹도 워낙 잘 깔아놨고요. 

     

    : 어정쩡하질 않죠.



     


    : 두 분 다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씨에 대한 샤라웃(Shout Out)이 상당하네요.

     

    : 제가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데, 저에게 감흥을 주니까요.

     

    : 차이가 좀 있긴 하지만, 가사에 대한 기준이 두 분 다 좀 빡빡한 편인 것 같아요. 특히, 비슷한 나이대의 다른 아티스트들보다 꽤 보수적입니다. (웃음)

     

    &: (웃음) 네 맞아요.

     

    : 제가 생각해도 영꼰인가 싶고요. (전원웃음)

     

    : 근데 전 회색지대에 있는 아티스트보다 두 분처럼 한쪽으로 좀 쏠려있는 아티스트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어떤 방향이든지요. 그런 아티스트가 많이 등장해서 자유롭게 할 말 하고 결과물을 발표할 수 있는 판이야말로 많은 이가 그토록 부르짖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판이라고 보거든요.  

     

    : 저희는 굳이 부정하지 않고 영꼰대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발표하지 않은 곡 중에 '우린 영꼰이 맞는 것 같다.'란 가사도 있었고요. (웃음)

     

    : 사실 누구나 꼰대 기질은 다 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스스로 인정하는 사람과 인정하지 않는 사람만 있을 뿐이지. 특히, 본인은 절대 꼰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꼰대일 확률이 높죠.

     

    : 저희는 이렇게 가려고요.

     

    : 이번 앨범의 프로덕션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 멜로디를 먼저 만들었어요. (: 멜로디라면, 주로 신스 라인 말씀인가요?) , 쥐펑크 특유의 그 소리 있잖아요. 시그니처 사운드죠. 그걸 먼저 구상한 다음에 악기들을 쌓았어요. 그리고 '90년대 쥐펑크를 고스란히 구현하기보다는 트렌드도 고려했어요.

     

    : 트렌드를 고려했다는 건 사운드 측면에서의 말씀인가요?

     

    : . 맞아요.

     

    : 원래 두 분 다 쥐펑크 음악을 좋아했어요?

     

    : 전 원래 '90년대 힙합을 좋아했으니까요.

     

    : 좋아는 했는데, 최애까지는 아니었어요. 저희에겐 사이드 프로젝트 같은 거예요. 원래 재미로 시작한 작업인데, 후쿠오가 제대로 된 쥐펑크 비트를 계속 보내줘서 맘 먹고 해야겠다 싶었고요.

     

    : 처음에 이 앨범을 진지하게 갈까, 살짝살짝 장난스럽게 갈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결과적으로 너무 빡세게 가는 것보다 가볍게 가보는 쪽으로 했죠. 6 "Ygw (Youth Gone Wild)"의 제목도 원래 "청바지"였어요. '청춘은바로지금'이란 의미로요.

     

    : 좋은데요? 왜 영어 제목으로 바꾼 거예요?

     

    : 피처링한 이글라프(Eglaf)가 반대해서요. 진지한 음악을 하는 친구거든요. 만약 제목을 "청바지"로 할 거면, 크레딧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해서. (웃음)

     

    : 그런데 "Lil Funk"란 곡만 들어봐도, 단순히 재미로 넘기기엔 화가 많이 담겨있는 것 같은데요.

     

    : 그건 맞아요. 코어적인 메시지는 분명히 진지한 고민으로부터 온 거니까요. 다만, 말하는 방식을 좀 더 코믹하게 간 거죠. 비판하고자 하는 트랩 아티스트들의 방식으로 가사를 써서 되돌려주는 거랄까요.

     

    : 그러니까 '너희의 방식을 빌어서 내가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여주겠다.'라는 건가요?

     

    : 한 수 위는 아니고요. (웃음) 제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그들의 것을 해보겠다는 거죠.

     

    : 힙합 팬들의 반응을 살피는 편이에요?

     

    &: 네 그럼요.

     

    : 어떤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 대한 반응이나 평소 한국힙합 팬들의 반응을 보며 느끼는 바가 있었을 것 같은데....

     

    : .. 이제 공급이 많아져서 그런지 새 음악을 낼 때 주목받기 어려운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을 내기 전에도 예상한 게 있거든요. 뮤지션들의 반응은 좋을 것 같고, 힙합 팬들의 반응은 많이 없을 것 같았죠. 근데 예상보다 뮤지션들의 반응은 더 좋았고, 힙합 팬들의 반응은 처참했어요.

     

    : 담예 씨는 솔로 앨범을 냈을 때도 뮤지션들의 샤라웃이 있었던 걸로 압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음악을 소비하고 서포트하는 장르 팬들의 반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 맞아요. 사람들을 보면, 팬덤의 지지를 받는 뮤지션에 관해선 본인 취향이 아니더라도 그 이유를 궁금해하고 관심을 갖더라고요. 저도 그렇고요. 반면에 뮤지션의 지지를 받는 뮤지션에 관해선 (음악) 스타일을 보는 것 같고요. 그래서 요즘 든 생각은 팬을 늘리는 게 먼저인 것 같아요.

     

    : 샤라웃 했던 뮤지션 중에 현재 같이 작업 중인 이가 있어요?

     

    : 서사무엘형과 작업 중이에요. (*필자 주: 10 6일에 서사무엘이 피처링한 담예의 새 싱글 "아사랑이하고싶"이 발매됐다.) 저의 음악을 가장 많이 좋아해줬어요.

     

    : 이번 쥐펑크 프로젝트를 추후 정규작으로 확장할 생각도 있는 거예요?

     

    : 아마 여기서 끝이지 않을까

     

    : 반응이 좋아야...?

     

    : 잘 모르겠어요. 이건 우리에게 일종의 취미 같은 거라서요. 놀면서 하는 재미있는 거요. 또 모르죠. 다음엔 동부 힙합이나 서던 힙합으로 할 지도요. (웃음)

     

    : 이 친구나 저나 평소 하던 음악이랑 다른, 사이드 프로젝트 같은 거예요.

     

    : 그럼 각자 처음에 빠져들었던 음악은 어떤 스타일이었어요?

     

    : 저는 로파이 음악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로파이 음악 씬은 정말 작다고 생각하는데요,

     

    : 씬이라고 부를만한 크기가 아니지 않나요?

     

    : 맞아요. 불모지죠. 외국도 비슷하지만요. 로파이 음악은 장르에 구애받지 않아서 좋아해요. 록이든 재즈든 소울이든 힙합이든 로파이 하면 로파이 음악이거든요. 정말 멋있는 음악이에요. 그리고 비트만으로도 개성을 살릴 수 있어서 좋고요. 질감이 정말 중요하죠. 가끔 음악을 딱 들었을 때 , 이거 누구누구 노래다.’라고 알 수 있는 경우가 있잖아요? 로파이는 뮤지션 본인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 그런 로파이 음악엔 어떻게 빠진 거예요?

     

    : 디깅을 하다가 스톤스 스로우(Stones Throw Records)를 알게 됐어요. 노워리즈(NxWorries: Anderson.Paak X Knxwledge)의 음악이었는데, 좀 충격적이었어요. ‘이런 세계도 있구나…’ 싶었죠. 그래서 찾아 듣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도 로파이 음악을 하는 분들이 몇 명 있더라고요. 그분들이랑 작업도 하게 되고, 크루도 만들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 국내에서는 지케이 후니지(GK Huni'G), 아방가르드 박(Avantgarde Vak) 등이 로파이 계열의 음악을 선보였잖아요.

     

    : 진짜 멋있는 분들이죠.



     


    : 로파이 음악에 빠지기 전부터 블랙뮤직을 좋아했던 거예요?

     

    : 아뇨, 원래는 록을 좋아했어요. 중학교 때부터 기타를 오래 쳤어요. 밴드도 했었고요. 예담이랑 공통점이기도 해요.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를 좋아해서 슬래시(Slash) 내한도 갔죠. 록키드였어요. 록키드들 특징이 뭐냐면요,

     

    : “힙합은 쓰레기다!”

     

    : , , 맞아요. 2병 록키드일 때. (전원웃음) 제가 화곡 고등학교 출신인데, 자이언티(Zion.T) 씨가 선배예요. 당시 점심시간에 프라이머리의 앨범에 있는 씨스루가 나왔는데, 겉으론 이런 거 왜 듣냐?!’ 하면서 집에서 좋다고 들었어요. 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처럼. 이런 거죠. (전원웃음) 여튼 씨스루를 처음 듣는데, 사운드가 괜찮더라고요. 그래서 프라이머리의 앨범을 전부 들었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프라이머리 씨의 인터뷰를 찾아 봤더니 영향받거나 좋아하는 블랙뮤직 아티스트를 말한 게 있더라고요. 그렇게 블랙뮤직을 알게 됐어요. 디엔젤로(D’angelo), 질 스콧(Jill Scott) 등등. 헤비메탈과는 또 다른 그루브의 세계를 알게 된 거죠.

     

    : 그렇게 프로듀서까지 온 거예요?

     

    : 밴드는 계속했었는데요, 멤버들의 열정이 점점 없어지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해보려고 작곡을 배웠는데, 마침 힙합까지 좋아하게 되면서 방향이 달라졌어요. 예전에 힙플 자녹게가 잘나가던 시절에 곡을 올려서 1등을 한 적 있어요. ‘, 나 가망이 있나 보다.” 싶었죠. (웃음) 그때만 해도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거든요. 원래 사범대를 가려고 했고요. 근데 군대에 가고 전역할 때즈음 음악이 너무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후회하더라도 해보기로 했어요. 1년 동안 지하 방구석에서 방향성을 고민하며 제 스타일을 잡아갔죠. 그게 로파이 음악이었던 거고요. 그전에는 트랩, EDM 등등 여러 장르를 해봤어요.  

     

    : 이 친구가 웃긴 게, 트랩을 비판하지만, (트랩 비트를) 되게 잘 찍어요.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저에게 10분만에 트랩을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작업실에 가서 정말 10분만에 좋은 트랩을 만들어내더라고요. ‘얜 뭐지...?’ 싶었던 순간이 기억나요. (웃음)

     

    : 지하에 살면서 악이 뻗치던 시기였어요. 그때 만든 로파이 음악들은 되게 셌어요. 자위용 음악이라고 해야 하나? ‘너희는 이런 거 못하지? 난 이런 사운드를 내.’ 이런 거죠. 그땐 되게 건방진 마음으로 했던 것 같아요.

      

    : 전 후쿠오가 로파이 음악을 할 때 정말 멋진 아티스트로 느껴져요. 이 친구 비트테이프 중에 [Melting]이란 작품을 들어보면, 정말 질감부터 모든 부분이 대단해요. 인터넷에서는 못 듣거든요. 꼭 사서 들어보세요, 여러분.

     

    : 진짜 테이프로만 냈군요?

     

    : 테이프가 진짜 옛날 문화잖아요? 멋있다고 생각해서 지금도 꾸준히 테이프를 내고 있어요. 올해까지 7장 정도 냈죠. 한 테이프당 100장에서 200장 정도 찍는데, 한국에서 30%, 일본에서 50% 정도가 나가요.

     

    : , 일본 쪽에서 더 많이 나가네요.

     

    : 제 닉네임이 그래서 그런지 (전원웃음) 신기하게 그래요.

     

    : CD로 낼 생각은 없어요?

     

    : CD는 멋이 좀

     

    : 제가 1월초에 후쿠오랑 다른 프로듀서 친구, , 동생들이랑 카페에서 만난 적 있어요. 몇 명은 처음 만난 사이였고요. 그래서 서로의 작업물을 교환할 때였는데, 저만 CD고 전부 테이프를 들고 왔더라고요.

     

    : 되게 신기했어요. CD를 받아보니까.

     

    : 아이러니했어요. 보통 반대잖아요? 거기선 제가 소수가 되더라고요. (웃음)

     

    : 오늘날엔 CD도 소수인데, 소수 중에서도 소수가 됐군요. 정말 보기 드문 광경입니다. (웃음)

     

    : 모으다 보니까 테이프랑 바이닐(Vinyl)만 모으게 됐어요.

     

    : 담예 씨가 블랙뮤직에 빠지게 된 계기도 들려주세요.

     

    : 저도 이 친구랑 비슷해요. 락덕이었죠.

     

    : 그래서 더 빨리 친해진 것 같아요.

     

    : 데스 메탈까지 갔었어요. 근데 어느 순간 현타가 오더라고요. 너무 헤비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다시 라이트한 음악 쪽으로 가다가 팝도 듣게 됐어요. 처음엔 싱어송라이터가 꿈이었어요. 힙합을 고등학생 때부터 좋아하긴 했는데, 머릿속에선 항상 기타를 오래 쳤고, 이걸 더 좋아하니까 힙합은 취미로만 하자 싶었죠. 근데 1년 정도가 지난 다음 보니까 취미로 쓴 랩이 원래 하려던 음악보다 더 많은 거예요. 그동안은 자각하지 못했고요.

     

    : 어떻게 깨달은 거예요?

     

    : 어느 날 보니(Boni) 누나가 보더니 넌 랩을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그걸 해.”라고 했어요.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더라고요. 자각하게 된 거죠. (웃음)  

     

    : 후쿠오 씨는 솔로 앨범 계획이 있어요?

     

    : 있어요. 내년에 계획 중이예요. 제가 프로듀싱하고 아티스트가 피처링하는 앨범이요. 현재는 많은 아티스트와 작업하고 있어요. SM엔터테인먼트 쪽에서도 연락이 와서 작업 중이고요.

     

    : 전처럼 너희는 이런 거 못하지?’ 류의 음악으로만 채운 앨범도 만들 생각 있어요?

     

    : 활동하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일전에 아는 여자애가 제가 인정하지 않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듣더니 우는 모습을 봤는데, 기분이 묘했어요. 저도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선이 좀 무너진 것 같아요. 다만, 제 음악적인 특징을 허물지 않는 선에서요.

     

    : 담예 씨는 앞으로 계획이 어떻게 돼요?

     

    : 담예의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Life’s A Loop]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이 앨범에선 제가 2~3년 동안 몰입했던 음악을 만들고자 했어요. 이젠 더욱 과감하게 나가 보려고요. 원래 하던 작업 방식을 살려서요.

     

    : 원래 했던 작업 방식이라면…?

     

    : 어렸을 때부터 기타를 치면서 멜로디가 떠오르면, 머릿속에 떠오른 코드를 기타로 먼저 찾은 다음 옮기는 식으로 작업했어요. 근데 힙합 비트를 만드는 데 무게를 두면서 그 방식을 쓰지 않았죠. [Life’s A Loop]에서 유일하게 그 방식을 쓴 곡이 “DUSSA”예요. 다른 곡들은 영 소울(Young Soul) 형의 도움을 받아서 함께 작업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원래의 제 방식과 힙합 비트를 만들 때의 방식을 결합하는 나름의 방법을 찾았어요. 이걸 토대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작업한 곡들을 하나씩 내면서 나아갈 생각이에요.

     

    : 앞으로의 결과물이 더 기대되네요.

     

    : 최근에 서사무엘형이랑 얘길 나눈 적 있어요. 일부러 이틀 밤을 새우고 녹음했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랬느냐고 물었더니 그래야 원하는 상태의 보컬로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서였대요. 느낀 바가 많았어요. 연구와 고민을 많이 할수록 그루브 있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제 음악을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비단 기술적인 부분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요. 저부터도 음악에 처음 빠졌던 때를 생각해보면, ‘와 이거 그루브가 좆되네!’가 아니라 그냥 좋아서였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처음으로 돌아가는 거죠.  

     

    :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안 좋아해도 들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아해준 분들에겐 더 감사하고요. (웃음) 얼마 전에 첫 단독 공연을 했어요. 그동안은 다른 아티스트의 피처링으로, 아니면, 파티에서 취객이나 친구들 앞에서 했었죠. 제 공연 때 25명 정도가 왔는데, 많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제 멘트 하나에 웃어주고 음악에 감동해주는 모습이 너무 감사했어요. 그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고 싶네요. 더 좋은 음악을 들고 오겠습니다.  

     

    : 저는작업량으로 승부하는 프로듀서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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