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머
스크랩
  • [국내 인터뷰] 퓨처리스틱 스웨버 - 자기 혐오와 감정 소비가 낳은 다작의 성공사
    rhythmer | 2021-02-17 | 1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인터뷰: 황두하, 이진석

     


    작업량이 많다는 건 분명 바람직한 일이지만, 때론 아티스트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창작에 관성이 붙어 자기복제의 늪에 빠지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 슬럼프에 빠지기 쉬운 탓이다. 독보적인 작업량을 자랑하는 뮤지션 퓨처리스틱 스웨버(Futuristic Swaver)는 이러한 위험을 영리하게 피해왔다. 독자적인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새로운 장르를 부지런히 흡수했고, 작품을 발매할 때마다 꾸준히 완성도를 끌어올린 덕이다.

     

    최근, 그는 신생 레이블 데이토나(Daytona)에 입단하고, 정규작 [YFGOD]과 디럭스 버전을 발표하며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퓨처리스틱 스웨버에게, 그가 지나온 행보와 창작의 원동력에 관해 들어보았다.
     


    리드머(이하 리): 반갑습니다. 우선, 퓨처리스틱 스웨버라는 이름부터 묻고 가죠. 어떻게 짓게 된 거예요?

     

    퓨처리스틱 스웨버(이하 퓨): 원래는 스웨버(Swaver)라는 이름을 썼어요. 제가 고등학교 때, 더티 사우스(Dirty South)가 조금씩 바뀌면서 퓨처리스틱(Futuristic)이라는 장르가 생기고 있었어요. 그랜드허슬(Grand Hustle)의 영 엘에이(Yung L.A.)나 제이 퓨처리스틱(J. Futuristic), 로스코 대쉬(Rosco e Dash), 트래비스 포터(Travis Porter)의 음악을 들으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죠. 퓨처리스틱이라는 단어 자체가 굉장히 멋있었고, 그 장르를 좋아하기도 했어요. 당시 제이 퓨처리스틱의 [Futuristic Swaver]라는 앨범이 있었어요. 스웨거(Swagger)와 플레이버(Flavor)를 합친 스웨버(Swaver)라는 슬랭이에요. 의미가 좋아서 같이 쓰게 됐어요.

     

    : 프로듀서로서는 랩탑보이보이(Laptopboyboy)라는 이름을 쓰잖아요? 프로듀서로서의 자아를 분리한 계기가 있나요?

     

    : 중학교때부터 음악을 좋아하고 듣긴 했는데, 녹음을 제대로 해본 건 고등학교 때에요. 아는 형 컴퓨터에서 녹음을 해보고 진짜 제 목소리를 알게 되었죠. 그때 혼자서 랩스킬로 승부를 볼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는 알바를 해도 그렇고, 다른 힘든 일은 잘 못 했거든요. 예술로 어떻게든 먹고 살고 싶은데, 좋아하는 건 힙합 밖에 없었어요. 여러가지 생각을 했죠. 당시 한창 트위터가 활성화되던 시기라, 계정을 여러 개 만들었어요. 래퍼, 프로듀서, 디제이, 아트워크 계정을 각각 만들어서 다 다른 사람인 척을 했죠. 이 중에 하나만 뜨면 서로를 서포트해줄 수 있으니까요. 그때 중2병도 조금 있었고요. (웃음) 처음에는 랩탑보이보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푸씨트랙(Pussytrack)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어요. 이름이 너무 자극적이다 보니까, 래퍼들에게 데모를 보냈을 때 다들 인상 깊었나 봐요. 비프리(B-Free) 형이 그렇게 얘기했대요. 이름이 어떻게 푸씨트랙이냐고. (웃음) 그렇게 좋은 기회가 생겨서 오케이션(Okasian)과도 알게 되고, 루키즈 게임(Rookies Game) 한창 할 때 디멘토(Demento) 형도 알게 됐어요. 프로듀서로 활동하면서 아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형들이 조언을 해주더라고요. 푸씨트랙이라는 이름을 쓰다가, 이름 따라간다고요. (웃음) 당시에 마침 40만원짜리 랩탑을 사서, 형들이 랩탑보이(Laptop boy)라고 불렀어요. 포토샵으로 랩탑보이 로고를 만드는데, 간지가 안 나더라고요. 옆에 있던 스웨이디(Sway D) 형이 보이(Boy)를 한 번 더 붙여보래요. 그렇게 완성된 이름이에요.

     

    : 시그니처 사운드도 매력적인데, 누구 목소리예요?

     

    : 당시 음악 하던 아는 누나가 있었어요. 온라인상에서 교류하던 사람이었는데, 제 비트를 쓰면서 자기가 그냥 녹음해서 준 거예요. 당시 시그니처 사운드가 막 생기기 시작했던 시기인데,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요. 그대로 잘라서 쓰게 됐죠. 여자 목소리다 보니까, 남자 목소리를 쓰는 것보단 낫겠더라고요. (웃음)

     

    : 랩탑보이보이의 유튜브 계정도 운영하고 있잖아요? 무료 비트를 제공하기도 하고, 판매하기도 하는데.

     

    : 유튜브로 제공하는 타입비트(Type Beat)라는 게 미국에서 시작되고, 인터넷으로 점점 퍼졌잖아요? 그 흐름이 커지다 보면 모두가 타입비트를 사용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했어요. 그런 생각이 드니까,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된 거죠. 랩탑보이보이라는 이름도 알리고, 비트도 판매할 수 있고요. 원래, 기존의 힙합은 아는 사람들끼리 활동하던 씬이었잖아요? 유명한 사람들도, 어떻게 유명해졌을까 생각해보면 친구의 친구를 소개받고, 술자리에서 만나는 식으로 오프라인에서 교류가 많이 이루어졌어요. 그런 틀을 깨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제가 어느 정도 유명해져도, 랩탑보이보이가 만드는 비트는 누구든 캐주얼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죠. 그리고, 그때는 국내보단 해외 뮤지션들과 활동하고 싶었어요. 제가 타입비트를 올릴 때, 국내 뮤지션보단 릴 우지 버트(Lil Uzi Vert), 주스 월드(Juice WRLD) 같은 종류의 제목을 적어서 올리니까, 외국 뮤지션들이 그걸 듣고 제 비트에 랩을 녹음한 걸 듣는 게 좋더라고요. 제 작업 스타일도 영향이 있어요. 제 작업물의 질이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질보다 양으로 승부를 해서 인지도를 쌓아보려는 의도도 있었어요.

     

    : 실제로 해외에서 연락이 많이 왔나요?

     

    : , 요즘도 많이 하고 있어요. 최근 앨범엔 영스터 잭(Youngster Jack)이라는 미국 친구의 피처링도 받았고요. 일본 뮤지션이랑도 작업을 많이 했고요. 저는 누구든 안 가리고 작업하는 걸 좋아해요. 프랑스 친구가 비트를 쓴 적도 있고, 베트남 친구와 콜라보한 적도 있어요. 최근엔 부탄 아티스트가 제 비트를 사가기도 했어요. (웃음) 세계적으로 작업하는 걸 좋아해요.

     

    : 부탄 아티스트는 정말 의외네요. (웃음) 작업량이 정말 많은 편이에요. 지금까지 쉬지 않고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데, 다작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요?

     

    : 지금은 많이 나아졌는데, 옛날부터 성격 자체가 소심하고 억압되어 있었어요. 부모님도 좀 엄한 편이었고요. 스스로 사회성이 좀 떨어진다고 생각했죠. 알바를 해봐도 일을 못 하고, 일할 자신도 없고, 사람들 마주하는 것도 불편하니까 어떻게든 예술로 먹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그래서 제일 좋아하는 힙합 음악을 만들게 된 거고요. ,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 나가는 것에 대한 욕심이 있었어요. 다른 사람보다 장르를 먼저 이해하고,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리고요. 결국, 힙합을 너무 좋아해서 이렇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순수하게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게 가장 큰 원동력이었네요.

     

    : 그렇죠. 지금도 제가 메이저라고 볼 수는 없지만, 어릴 때 듣던 사람들과 작업도 하고 있잖아요? 사실 어릴 땐 상상도 못 했어요. 오케이션 형의 연락이 왔을 때, 친구랑 백화점에서 쇼핑하다가 바닥에 주저앉았어요. 너무 감동적이어서요. 그런 것 하나 하나가 모티베이션이 되기도 했어요.

     

    : 처음 힙합 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 처음엔 그냥 인터넷을 너무 좋아했어요. 원래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만들던 사이트에서 활동했어요. 그 사이트가 폐쇄되고, 오갈 데가 없어진 거죠. 그 시기쯤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알게 됐어요. 일리닛(Illinit)이 프리스타일을 했던 미공개 음원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알아보다가 힙합플레이야(Hiphopplaya)를 알게 됐죠. 그때가 사이먼 도미닉(Simon Dominic)이 믹스테입(Mixtape)을 내고 예약을 받던 시기예요. 그 게시물에 들어가 보니까, 다른 사람들에 비해 댓글이 엄청 많은 거예요. 표지도 바뀌기 전이라 엄청 잘생긴 사진이 있고, 인지도도 있어 보이니까 언더그라운드에서 핫한 사람이구나 싶었죠. CD, 당시 이센스(E-Sens)의 믹스테입도 같이 판매하고 있었고요. 그때 믹스테입 가격이 엄마한테 졸라서 살 수 있는 가격이었어요. (웃음) 그 두 앨범을 사고, 피처링 파도타기를 하면서 음악을 진지하게 듣게 되었어요.

     

    : 보통 퓨처리스틱 스웨버 하면 트랩 음악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트랩의 어떤 면에 빠진 거예요?

     

    : 퓨처리스틱이라는 장르 자체가 요즘의 트랩 음악과 굉장히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 영엘에이 같은 사우스 음악들은 사실 트랩 음악이 기반이잖아요? 저는 그런 비트가 멜로디컬해서 좋았어요. 따라 부르기도 쉽고요. 어렸을 때부터 일본 음악도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솔직히 당시 힙합과 제이팝은 접점이 하나도 없었는데, 퓨처리스틱이나 지금의 트랩 장르를 보면 어느 정도 접점이 있잖아요? 사운드적으로 해피한 느낌이 드니까요. 나스(Nas) [Illmatic]처럼 가사에 서사가 있고, 깊이와 의미가 있는 것보다 멜로디가 캐주얼하고 중독적인 음악을 더 좋아했어요. 그 취향을 쭉 이어오다가 트랩이 유행하기 시작하니까 자연스럽게 빠지게 된 거죠.

     

    : 일본 음악에 관한 얘기도 조금 더 해줄 수 있어요?

     

    : 제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미지가 있긴 한데, 솔직히 끈기가 없어서 보기가 힘들어요. 처음 일본 문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예전 웃찾사에 퐁퐁퐁이라는 코너가 있었어요. 그 코너에 오오츠카 아이(おおつか あい)퐁퐁(ポンポン)”이라는 노래가 쓰였거든요. 그걸 보고 오오츠카 아이라는 아티스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CD도 거의 다 샀었고, 라이브 클립도 다 챙겨보고요. 목소리가 너무 듣기 좋고, 국내 음악에서 들을 수 없는 희열이 있었던 것 같아요.

     

    : 이번 앨범의 수록곡 중 “Ticket”이란 곡이 오오츠카 아이에게서 영감을 받은 곡이죠?

     

    : . 처음엔 크게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빠른 바운스의 노래를 만들고 싶어서 마이 호미 타르(My Homie Tar) 형에게 스케치를 받았어요. 대충 스케치를 받아서 녹음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 메인 가사를 먼저 써 놓고, 인트로에 “Ticket” 가사를 검색해서 후렴을 따라 부르다가 인용하게 된 거죠. 그래서 제목도 “Ticket”으로 지은 거고요. 



     


    :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앨범을 발표했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뭐예요?

     

    : 사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좋아해 준 앨범이 [BFOTY], 애착이 많이 가죠. 개인적으론 최근 앨범을 제일 많이 듣게 되고요. 다 제 노래이니까, 어떤 음악 빼곤 별로 라는 말을 할 순 없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 주고, 공감해주는 게 제일 좋은 노래라고 생각하죠. 저에게 음악은 일기예요. 다른 사람들이 다이어리 쓰는 거랑 똑같다고 생각해요. 감정선에 따라 나오는 음악이 다른데, 저는 신나는 비트에 슬픈 얘기를 할 때 제일 와 닿는 것 같아요. 주스 월드의 “Lucid Dream”도 사실 음악은 굉장히 신나잖아요? 그런데 노래 자체엔 슬픈 무드가 묻어 있어요. 그런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요즘도 그런 음악을 만들고 애착을 많이 두고 있어요.

     

    : 이야기한 것처럼 [BFOTY]가 특히 좋은 평가를 많이 받고, 한국대중음악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잖아요? 그때 소감이 어땠어요?

     

    : 신기했어요. 그땐 제가 감정적으로 힘들 때라 빨리 완성해 치워버리고, 다른 걸 만들고 싶어 했어요. [F Is Friends]라는 앨범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힘든 감정을 [BFOTY] 실어서 빨리 내보내고, [F Is Friends]를 멋있게 만들고 싶었어요. 그게 더 제가 하고 싶은 무드와 잘 맞기도 했고요. [BFOTY]에선 제가 셀프 프로듀싱을 하다 보니까, 장난을 많이 해 놨어요. 뒤에 변주가 들어간다든가, 갑자기 독특한 부분에서 피처링이 나온다든가소스에 리버스를 넣는 것도 있고요. 이런 요소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건가 싶기도 하고, 조금 많이 솔직하게 쓴 가사들이 사람들 마음을 움직였다고도 생각해요.

     

    : 시상식 얘기를 하니까, 얼마 KHA에 관련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잖아요? 어떤 생각으로 얘기를 꺼낸 건지 듣고 싶어요.

     

    : 사실, 리드머라는 사이트가 리스너들에게 평가절하를 많이 당하잖아요? (웃음) 시비 거는 사람도 많고요. 제가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됐을 당시에 최엘비의 [오리엔테이션]이나, 오르내림(OLNL) 앨범, 아니면 [] 같은 작품의 리드머 리뷰가 어느 커뮤니티에서도 나올 수 없는 특별한 평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힙합엘이의 자막 콘텐츠처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요. 이번에 노미네이트 된 앨범들은 솔직히 임팩트가 떨어지기도 했고, 방송이나 [쇼미더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았어요. 리드머의 리뷰 부재가 어워드에 타격을 입힌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하게 되더라고요. 몇 년 전 제가 노미네이트 됐을 때만 해도 앨범 라인업이 굉장히 화려했거든요. KHA가 방송국에서 볼 수 없는, 좋은 음악을 사람들에게 선보일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올라가지 않아서 그런 것도 아니고, 같은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편이 되어주고 싶었어요. 그게 전부예요. (웃음)

    : 작업을 할 때, 본인의 앨범에 수록될 곡과 타입비트 형식으로 유튜브에 올라가는 곡, 혹은 판매를 위한 곡을 작업할 때의 차이가 있을까요?

     

    : 그냥 만들어 놓고 올릴 때도 있는데, 요즘은 타입비트를 많이 자제하고 있어요. 음악을 만들면서 타입비트 영상을 고르는 게 너무 귀찮더라고요. 원래는 대신 업로드해 줄 수 있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레슨생이었는데, 레슨을 그만 두면서 비트를 올려 달라 이야기하기가 조금 그렇더라고요. (웃음) 종종 유튜브에 올려놓은 비트를 쓸 때도 있고, 만들고 바로 가사를 쓸 때도 있죠. 랜덤이에요. 그냥 꽂히는 비트를 쓰는 것 같아요. 사실, 사람들이 제가 실수로 같은 비트를 이름만 바꿔 올려도 아무도 몰라요. (웃음) 너무 많으니까요. 비트를 올렸다가 직접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우는 경우도 있고, 그대로 두는 때도 있고요.

     

    : 딱히 차이를 두진 않는군요.

     

    : 맞아요. 이번 앨범에화안났어 (i <3 bOOmbAp)”같은 노래는 아예 모티브를 가지고 만들기는 했어요. 그렇게 테마를 정하고 만드는 건 즉석에서 구성을 짜는데, 그렇지 않은 곡들은 그때그때 꽂히는 비트에 작업하는 편이에요.

     

    : 작업 방식도 궁금하네요. 이름처럼 노트북 하나로 작업하는 건가요?

     

    : , 그러고 있습니다.

     

    : 방금 얘기했던화안났어(i <3 bOOmbAp)”란 곡이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부제를 비롯해서 트랩의 대표주자로서 붐뱁 래퍼들을 자극하는 뉘앙스가 흥미로웠는데요.

     

    : 일단, 힙합엘이의 콘텐츠 중에 제 가사를 소개해준 게 있었는데, 그 부분에 반응해서 만들게 됐어요. 처음에 내레이션으로 나오는 부분이요. 혼자 재미있는 상상을 많이 해요. 최근에 가오가이의 디스전에 참여하게 된다면, “외톨이를 샘플링해서 드릴(Drill) 비트로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 이런 걸 많이 떠올리거든요.

     

    : (웃음) 재미있을 것 같네요.

     

    : “연결고리리믹스를 웃기게 만든 적도 있고요. 블랙코미디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서 작업하게 된 거예요. 일부러화났어(Don’t Care)”라는 곡을 트레이스 해서화안났어(i <3 bOOmbAp)”라고 한 거고요. 처음에는 트랩 비트가 나오잖아요? 그것도 노린 거죠. ‘이 새끼 또 똑같은 거 하겠네.’라고 사람들이 생각할 때, 갑자기 붐뱁 비트로 전환되도록. 사람들이 들을 때 포인트가 되게 만들어 본 거죠.

     

    :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전작보다 사운드적으로 굉장히 다채로워졌다고 생각했어요. 트랩 비트뿐만 아니라, 퓨처베이스나 붐뱁, 또 굉장히 빠른 템포의 곡도 있고요.

     

    : 제가 요즘 빠른 비트의 음악을 많이 들어요. 장르로 이야기하면, 하이퍼팝(Hyperpop)이나 글리치코어(Glitch Core)같은 것들이 사운드클라우드에서 핫하거든요. 국내에서도 시도하는 친구들이 생겼고요. 예전에 퓨처리스틱을 들을 때는 우탱 클랜(Wu-Tang Clan을 듣지 이런 걸 왜 듣냐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래도 이쪽이 좋은 걸 어떻게 해요. 그렇게 항상 새로운 걸 찾았어요. 힙합이 질릴 때는 인디 록도 들어보고하이퍼팝 쪽의 선두주자인 원 헌드레드 겍스(100 gecs)라는 뮤지션이 있어요. 그 사람들 음악을 들으면서 빠지게 됐죠. 영스터 잭도 그런 아티스트 중 하나고요. 국내에서도 이런 걸 하는 흐름이 생기니까, 조금 놀랐어요. 나도 질 수 없지 싶어서 만들게 된 거죠.

     

    : 예전부터 독특하고 재미있는 가사를 많이 쓰고 있는데,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는 거예요?

     

    : 사실, 가사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썼어요. 그때 뉴올(Nuol)이 인스트루멘탈 앨범을 냈는데, 전 트랙에 가사를 쓴 적도 있어요. 거의 일기를 쓰듯 가사 쓰는 걸 좋아해요. 힙합 키드로서 열정이 있어서 어릴 때부터 많이 써왔는데, 그런 것들이 발판이 되었다고 볼 수 있죠. 그때 스윙스(Swings) 음악도 좋아했고, 기성 래퍼들의 음악을 거의 다 들었어요. 거기서 영감을 받은 것도 있었을 거예요. 영향이 자연스레 나오는 거죠. 남들이 못 하는 얘기들을 위트 있고, 재치 있게 썼을 때 사람들이 좋아하잖아요? 그런 포인트를 노리고 쓰는 경우가 많아요.

     

    : 작업량이 많다 보니, 주제를 얻는 경로도 다양할 것 같아요.

     

    : 주제는 제가 살아온 삶에서 많이 떠올리죠. 지금은 어렸을 때의 일들과 지금을 비교하면서 많이 쓰고 있어요. “Ticket”도 그런 경우고요. 지금 나의 상황과 겪고 있는 감정, 그리고 어렸을 때 느낀 것들을 조합해서 많이 쓰는 편이에요.



     


    : 지금은 스타렉스(Starex) 크루의 멤버로도 활동 중이잖아요? 어떻게 모이게 된 크루예요?

     

    : 처음부터 크루로 만들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노스페이스갓(Northfacegawd) 형이 당시에 헨즈(Henz)에서 알바를 했어요. 현장에서 노래를 많이 듣는데, 트랩이 나오는 파티에 제대로 된 트랩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진짜 트랩만 나오는 파티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저랑 아이시 블루이(Icey Blouie)라는 친구랑 매그닉(!magnic!) 형까지 넷이 모이게 됐어요. 넷 다 래퍼니까, 디제이들을 섭외해서 매번 파티를 열었죠. 그러면서 주위에 마음 맞는 친구들도 생기고, 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도 들어오고, 당시 그 친구였던 벤치프레스180(benchpress180)도 알게 되면서 디제잉을 시키게 됐고요. 마이 호미 타르 형이나 저도 프로듀서였는데, 디제잉을 배웠어요. 그런 식으로 커지다 보니까 시너지도 생기고, 음악 취향도 너무 잘 맞더라고요. 둘도 없는 친구들이 됐죠.

     

    : 처음엔 파티 팀 같은 느낌으로 시작됐군요. 예전에 부산에선 아발란체(Avalanche)라는 크루에서도 활동했죠? 지금은 해체했나요?

     

    : 그 크루도 사실 스타렉스랑 비슷하게 시작됐어요. 지금 스타렉스 멤버들과 많이 섞여 있기도 하고요. 그때는 파이가 커지면서, 점점 의견 조합이 안 되기 시작했던 걸로 기억해요. 저는 계속 하고 싶었는데 (웃음) 자연스럽게 해산이 된 것 같아요.

     

    : 원래는 부산에서 활동하다가 서울에 올라오게 되었잖아요? 거주지를 옮기면서, 예전과 달라진 점이 어떤 게 있을까요?

     

    : 일단 혼자 살아서 너무 좋아요. (웃음) 옛날에는 부산에서 뭔가를 이뤄내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어요. 로컬 언더그라운드에서 임팩트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죠. 그런데 힘든 일도 계속 생기고, 부산에서 공연을 해도 절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섭외를 하는 사람들도 힙합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분이 거의 없었고요. 20대 초반에는 레블(REVEL)이라는 클럽에서 자주 놀았는데, 레블이 없어진 이후론 서면에 힙합 클럽이 몰리게 됐어요. 그쪽 클럽은 힙합 음악은 거의 안 나오고, 그냥 애들이 노는 곳 같은 분위기였죠. 저는 아티스트로서 클럽에 가니까 관계자들을 만나게 되잖아요? 거의 힙합에 관심이 없어요.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어요. , 솔직히 말해서 제가 부산에서 약간 찐따이다 보니까… (웃음) 서울말 쓰면 욕하고 그런 특유의 분위기가 꼴 보기 싫은 거예요. 그래서 서울로 오게 됐죠.

     

    : 그래도 예전엔 한국 로컬 씬 중 부산에서 움직임이 많았던 걸로 아는데, 바뀌었나 보군요?

     

    : 그런 움직임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많았어요. 다만, 따라오는 사람이 없었다고 생각해요. 사람 일이 어떻게 될 지 모르잖아요? 지금 코로나 시대가 올 줄도 몰랐고요. 클럽 레블도 사라지고, 손님도 줄고, 경성대 쪽에 사람이 많았는데 점점 서면 쪽으로 몰렸거든요? 서면에 클럽이 많이 생겨서 처음에 몇 번 가봤는데, 나중엔 애들 노는 판으로 바뀌어 버리더라고요.

     

    : 그렇군요. 다른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인디펜던트로 활동해오다가, 최근에 데이토나(Daytona)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어떻게 연이 닿게 되었나요?

     

    : 원래는 한별이 형이라고, 플래닛 블랙(Planet Black) 형을 우연히 만났어요. 저는 그 형을 알고 있었지만, 일리네어(Illionaire)의 매니저인 줄은 몰랐죠. 만났을 때 술김에 예전 음악들 너무 좋았다고 얘기하면서 친해지게 됐어요. 형이 유통 쪽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렇게 여러 도움을 받다가, 다른 여러 회사에서 받은 제의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게 됐어요. 그 얘기를 더 콰이엇(The Quiett)에게 넌지시 흘렸나 봐요. 그때 콰이엇 형도 회사 멤버를 영입하던 시기라, 잘 맞아 떨어지게 됐죠.

     

    : 혼자 활동하던 때와 달라진 게 있나요?

     

    :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어차피 혼자 다 할 줄 아니까요. (웃음) 솔직히 저는 인지도 측면에서 많이 도움을 받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쭉 하면서, 인지도도 쌓고 돈을 벌어야 하고 싶은 걸 계속할 수 있으니까요.

     

    : 확실히 인디펜던트로 활동한 시간이 기니까, 유통 면에선 굉장히 잘 알 것 같아요.

     

    : 거의 다 할 줄 알아요. 문서 같은 것도 제가 다 쓰고요. (웃음) 더 큰 도움을 받기 위해 얘기를 많이 해 봐야죠.

     

    : 레이블에 합류하게 되고, 정규작을 냈잖아요? 앨범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 일단 여섯 번째 정규 앨범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사실은 2집이에요. 제 나름대로 나눈 기준으로는요. 사실 이 앨범을 1집으로 하고 싶어요. 옛날에 치기어린 시절에 1집을 냈을 땐 시간도 촉박했고, 작업량에 목메던 때였거든요. 중요한 부분을 많이 놓쳤어요. 그래서 정규라는 이름은 함부로 붙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노래는 많이 내고 싶다 보니까 정규작이라 붙은 것들이 생긴 거죠. 사실, [YFGOD]이 제 정규 1집이고, 저에 대해서 다 담았다고 할 수 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담고, 이만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어요.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저는 항상 신인의 마음이거든요.

     

    :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군요. (웃음)

     

    : 그런 거죠. 회사도 들어왔고요. 너무 열심히 하느라 몰랐는데, 열심히 하는 게 다가 아니라 잘 하는게 답이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이제 열심히만 말고, 잘 해보겠다는 포부를 알리는 앨범이라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 디럭스 버전엔 독특한 앨범소개가 붙기도 했는데요. 콘셉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어요?

     

    : 제가 음악을 만들 때 기반이 되는 건 성격과 환경적인 부분이에요. 저는 자기 혐오가 엄청나게 크고, 감정 소비를 많이 해요. 사람들은 그냥 듣고 흘려 넘길 만한 이야기도 수 십 번씩 곱씹어보기도 하고요. 이런 것들에 대해 분풀이를 하면서 음악을 하는 거죠.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서로를 보면서 하는 말들은 저는 마이크에 대고 하는 거예요. 최근에 특히 감정 소모가 심하다고 느꼈어요. 그러다 보니 감정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죠. 앨범을 들어보면 빠른 템포의 음악이 많고, 피치를 조절해서 보컬로이드 같은 튠을 많이 썼어요. 그래서 앨범 소개도 그렇게 쓴 거죠.

     

    : 디럭스 버전으로 다시 앨범을 낸 계기도 궁금해요. 사실 외국에선 빈번한 일이지만, 국내에서는 드문 편이잖아요?

     

    : 일단 [YFGOD]이 제가 회사에 들어와서 낸 첫 앨범이잖아요? 회사 형들이랑 얘기해서 서로의 의견을 반영해서 만든 첫 결과물이죠. 따로 입김을 받아서 만든 건 아닌데, 원래는 트랙 수가 더 많았어요. 모양새를 다듬기 위해 트랙을 줄이게 됐고, 거기에 실리지 못한 노래와 하고 싶은 음악을 섞어서 디럭스를 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계획되어 있던 거죠. , 외국에서 릴 우지 버트(Lil Uzi Vert) 같은 사람들이 디럭스를 내는 게 요즘은 자연스럽게 됐잖아요? 저도 당연하게 생각한 거죠. 정규 앨범이니까요.

     

    : 디럭스 버전의 커버 아트는 어떻게 작업하게 된 거에요?

     

    : 제가 그런 아트쪽도 많이 디깅해요. 옷에도 관심이 많고요. 그런 아트를 하는 사람들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면, 비슷한 성향의 추천 친구가 떠요. 부계정으로 그런 것들을 거의 다 디깅했어요. 제 앨범에 어울릴 만한 캐주얼한 아트를 찾아서,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을 한 거죠. 원래는 ‘YFGOD’이라는 글씨가 들어가 있는 다른 버전을 받았어요. 그 버전을 리라연(LEERYAN) 님에게 부탁해서 구름 모양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죠. 거기에 아래 로고 같은 것도 추가해서 완성하게 됐어요.

     

    : 원래의 앨범 커버와 굉장히 갭이 큰 아트워크라 흥미로운 것 같아요.

     

    : 원래 앨범 커버도 다른 거였어요. 다른 형들과 얘기해서, 프로필 사진처럼 촬영한 다음 바꾸게 된 거죠.

    : 다시 음악 얘기로 돌아가 볼까요? 이번 앨범에서, “Regret It”이라는 트랙의 가사가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아까 이야기한 자기혐오가 바탕이 된 곡이죠?

     

    : 맞아요. 저는 처음부터 그런 가사를 써 왔어요. 돈 문제부터 시작해서 자기 혐오가 기반이 되어 있었고, 곡을 만들 때 이모(Emo) 류의 음악들이 표현하기 쉽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슬플 때 슬픈 노래를 들어야 해요. 슬픈 노래를 듣고, 마음껏 울어야 감정이 소모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슬플 때 EDM 틀고 춤춰 봐야 쓸데없다고 봐요. 제 경우는 그래요. 인디 음악을 들으면서도 그런 부분을 가장 좋아했고, 오오츠카 아이의 음악도 가사는 몰라도 목소리 안에 슬픔을 달래주는 무언가가 있다고 느껴서 좋아하게 된 거고요. “Regret It”은 나도 이런 힘든 삶을 살고 있는 똑 같은 사람이고, 다들 자기 자랑을 하고 싶어 하지만, 나 같은 인간도 있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이런 음악을 계속 만들면 나 같은 사람들이 내 음악을 좋아해주겠지? 그런 마음도 컸죠.

     

    : 평소 사운드클라우드 씬에 굉장히 관심이 많잖아요? 이번 앨범의 객원 중에도 생소한 이름이 많이 들어갔는데, 같이 작업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 우선 호시(HOOSHI)부터 이야기하자면, 제가 얼마 전 비트메이커를 뽑아서 앨범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어요. 그때 심사위원 같은 걸 하면서 호시라는 분을 만나게 됐는데, 비트를 굉장히 잘 만들더라고요. 꼭 같이 한번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 트랙은 1년 전부터 준비했던 거예요. 제가 처음 시도하는 장르다 보니까, 빌드 업을 하면서 벌스 하나만 만들어 놓고, 후렴도 대충 짰는데 임팩트가 없어서 계속 고민했죠. 그러다가 하이퍼팝이나 글리치코어를 들으면서 감을 잡고, 피치를 만지면서 완성한 곡이에요. 패드(PAAD)는 옛날부터 알고 있었어요. 한국사람이랑 작업한 것도 몇 개 있었고요. 뭔가 목소리에 한을 쏟아내는 느낌이 있어요. 쭈노(zzuno だいすき!)랑 셋이서 작업한 “Cant’ Feel”이라는 곡은 쇼트 레인 마피아(Short Lane Mafia)같은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 와이쥐(YG)나 닙시 허슬(Nipsey Hustle) 같은 사람들이 하는 템포나 사운드도 있고요. 그런 갱스터 같은 느낌에 패드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쭈노도 원래는 생각이 없었는데, 가사 쓰는 스타일과 이미지가 잘 어울리겠더라고요.

     

    : 예전부터 신인들과 작업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특히 신예를 많이 기용하는 이유가 있나요?

     

    : 그냥 좋으면 좋은 거로 생각해요. 그리고 더 이상 제가 피처링으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웃음) 더 위에 있는 레벨은 제가 닿지도 못하고요. 작업을 너무 많이 하니까 쓸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거죠. 제가 할 수 있는 건, 저와 취향이 비슷하거나 유명하진 않아도 잘 하는 친구들을 찾는 거예요. 저랑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챙겨주는 것에 포커스를 많이 맞추는 것 같아요. 음악을 만드는 것 자체를 프로듀싱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무드에 맞는 사람들을 부르는 거죠. 기성 래퍼들은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보니까 새로운 장르를 요청하기 조심스러워요. 바쁜 분들이라 귀찮게 하기도 싫고, 저는 빨리 발표하고 싶은데 피처링 때문에 작업이 늦어지는 것도 싫거든요. (웃음) 그래서 젊고 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 친구들과 같이 하는 게 재미있어요.

     

    : (웃음) 앞으로도 그런 작업을 많이 기대해볼 수 있겠네요.

     

    : 저도 사실 딘(Dean)이나 디피알 라이브(DPR Live) 같은 피처링을 쓰고 싶죠. (웃음) 그런데 닿을 경로가 없잖아요? 일단 그냥 열심히 하면서 올라가다 보면 그런 분들과 작업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하겠죠. 지금은 제가 좋아하는 마음 맞는 친구들이랑 하는 걸 더 즐기고 싶어요.

     

    : 그럼 이번 앨범에 참여한 사람들 외에도, 즐겨 듣거나 추천할만한 신예가 있을까요?

     

    : 칠라우드(Chilloud)라는 친구가 잘하고요. 릴유(Lil Yu)라는 친구도 잘해요. 계속 사운드클라우드 씬 자체는 보고 있지만, 누구와 같이 작업해야겠다 싶은 건 아직 없는 것 같아요. 한국사람이랑 EP를 만들기로 했었는데, 그 친구도 요즘 바쁜 것 같아서 언제쯤 나올 지 모르겠고요. 지금은 스타렉스 컴필레이션을 준비하고 있어요.

     

    : 기대되네요. 이번 앨범에 “Emotions”라는 트랙은 [BFOTY]의 수록곡과 이름이 같은데, 전혀 다른 곡이더라고요? 같은 이름을 붙인 이유가 있나요?

     

    : 까먹었어요. (웃음) 이번 앨범의 “Emotions”도 사실 만든 지 꽤 됐어요. 웨이비팡(Wavypang)에게 편곡을 받아서 곡을 멋있게 만든 다음 넣었는데, 전 앨범에도 “Emotions”라는 곡이 있었다는 걸 까먹었죠. (웃음)

     

    : 퓨처리스틱 씨가 이야기하니까 설득력이 있네요. (웃음) 워낙 작업량이 많으니까요.

     

    : [BFOTY] “Emotions”는 원래 내기 전에 제목이 없던 곡이라 대충 지은 곡이에요. 그런데 이번 곡은 처음에 만들 때부터 제목을 정해 놨었어요. 이번엔진짜 Emotions”라고 적을 걸 그랬네요. (웃음)

     

     

     

     

    : 가사를 보면 자기혐오 외에도, 힙합에 관한 애정과 자부심, 또는 반대편에 대한 공격성 같은 것도 드러나는 것 같아요. 혹시, 본인이 생각하는 힙합에 관해 설명해 줄 수 있어요?

     

    : 멋있는 거죠. 자기 밥그릇 챙기려고 남을 속이면서 거짓말하는 건 힙합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저도 사실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명확히 모르겠어요. 그냥 제가 보고 자란 아티스트들처럼 자기 할 거 하면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게 힙합다운 거라고 생각해요. 미디어에 나와서 얼굴 한 번 비추고 래퍼라고 하고 다니는 거 말고, 꾸준히 작업하고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요. 저는 랩보다 음악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랩을 스킬풀하게 잘하는 것보다 완성도 있는 음악을 보여주고, 좋은 앨범을 내는 게 진짜 힙합이죠.

     

    : 평소엔 방송이나 미디어에 대해서도 약간은 부정적인 스탠스가 엿보였어요. 이 부분에 관해 말씀해준다면요?

     

    : 저도 사실 미디어에 반감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냥 그런 거 있잖아요? 그동안 인지도도 있고, 자기의 역사가 있는 사람이 나와서 조롱거리가 되어버리고, 친구들은 한 3초 나오고 지나가버리고요. 거기에 나와서 잘 하면 잘 하는 사람이 되고, 떨어지면 못 하는 사람이 되어버리고, 방송만 보고 판단해버리는 게 싫은 거죠. 제가 자세히는 모르지만, 다 같이 고생하는 건 당연히 알아요. 거기 나가는 래퍼들을 폄하할 이유도 전혀 없고요. 그냥 저는 그 자리에 있지 않으니까, 필요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뿐이에요. 솔직히 아쉬운 거죠. 다 완벽할 순 없으니까요.

     

    : 최근 디스전에 관해 이야기하면서도 비슷한 불만을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퓨처리스틱 스웨버 씨가 생각하는 근래 힙합 씬의 문제는 어떤 거라고 생각해요?

     

    : 우선 그냥 유행처럼 소비되는 게 제일 문제인 것 같고요. 이번 디스전도 마케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 어마어마한 원한을 품고 디스했다기보단, 마케팅에 가깝지 않을까 싶었죠. , 그 사람의 생각은 모르는 거니까요. 제 주변에도 부정적인 견해를 이야기하는 친구들이 몇 명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무슨 상황인지 찾아보게 되었는데, 마케팅적인 요소를 위해 만만한 사람을 잡은 건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글로 써서 이렇게 표현하면 공격적인 스탠스가 더 부각되니까 욕먹을 짓을 했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딱히 부정하고 싶은 건 없어요. 저 같은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무도 얘기 안 하면 누가 얘기해요?

     

    : 앨범에 관한 얘기를 조금 더 하자면, 이번에 여러 곡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죠? 특히 법정에서 찍은 뮤직비디오가 굉장히 독특했는데, 작업 과정을 듣고 싶어요.

     

    : 일단, 감독을 해준 친구가 제 대학 동기예요. 동기들 두 명이 팀으로 활동했는데, 그중 한 명이 졸업 작품을 준비한다고, 예산을 좀 태울 거래요. 그래서 반씩 내고 크게 만들어보자고 얘기했어요. 처음에 기획안을 받았는데, 노래랑 너무 안 어울렸어요. 그래서 조금 더 찾아보다가, 법정까지 가게 됐죠.

     

    :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혹시 다른 뮤직비디오 계획도 있나요?

     

    : 아마 한두 개 정도 찍을 것 같아요. “Ticket”의 비디오를 찍을 것 같고, 다른 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비주얼라이즈 콘텐츠는 계속 내고 싶어요.

     

    : 아까 한국사람과의 합작이나 스타렉스 컴필레이션을 이야기했는데, 그 외에도 다른 활동 계획이 있을까요?

     

    : 개인 프로젝트도 할 거예요. 랩탑보이보이로서도 앨범을 내고 싶은데, 생각만 계속 하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멋있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죠.

     

    : 보통 프로듀싱 앨범을 만들면 피처링을 모으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요.

     

    : 맞아요. 남들에게 피처링 받는 게 진짜 힘들어요. 저처럼 작업 빨리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웃음) 개인 앨범도 예정된 건 없지만 작업은 많이 하고 있어요.

     

    : 기대해보겠습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 최근에 나온 제 앨범 많이 들어주시고, 좋아요랑 댓글 많이 부탁드려요. (웃음) 제가 생각보다 부정적인 인간은 아니니까, 제 생각이 궁금하시면 음악 많이 들어주세요.

    16

    스크랩하기

    • Share this article
    • Twitter Facebook
    • Comments
    « PREV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