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머
스크랩
  • [국외 인터뷰] Fizz & Boog - B2K를 지나 둘만의 길로
    rhythmer | 2010-11-15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지난 2001년 전세계 소녀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그룹 B2K는 단 두 장의 앨범을 통해 힙합/알앤비 아이돌로 우뚝 섰고, 이른 해체로 아이돌 가수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룹이 해체하고 팀 내 최고 인기스타였던 오마리온(Omarion)은 솔로 뮤지션으로서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지만, 다른 멤버들의 활약상은 접할 수 없었는데, 2010년, 당시 10대였던 4명의 멤버 중 릴 피즈(Lil Fizz)와 제이 부그(J Boog)가 24살이 되어 다시 컴백했다. 박재범이 출연한다는 소식으로 국내에선 이미 한바탕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영화 [하이프 네이션(Hype Nation)]과 함께. 3D로 만들어질 이 액션-댄스 영화의 촬영차 한국을 첫 방문했던 피즈 앤 부그(Fizz & Boog)를 촬영장에서 만나보았다.

    리드머(이하 ‘리’): B2K 활동으로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되어 부와 인기를 누렸다. 당시 스타로서의 삶은 어땠나?

    Lil Fizz: 즐거웠다. 또래들이 갖지 못할 여러 가지 혜택들을 누릴 수 있었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살 수 있었고, 놀이 공원에서도 줄을 설 필요가 없었다. 클럽도 무료입장에, 공짜 쥬얼리에 수많은 나이키 제품들까지. 물론, 안 좋은 점도 있었다. 다른 평범한 친구들처럼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사귈 수도 없었고, 졸업 파티는 물론, 농구나 풋볼을 즐길 수도 없었으니까. 잘 알겠지만, 그런 류의 장단점은 항상 공존한다.

    리: B2K 활동을 시작한 게 몇 살 때였나?

    Lil Fizz: 14살이었다. 지금은 우리 둘 다 24살이다. 

    리: 그룹은 어떻게 결성되었던 건지?

    J Boog: B2K 이전에 나와 피즈(Fizz)가 함께 말라뎁(Maladept)이란 팀에 함께 속해 있었다. 12살 때였다. 그 이후에 매니지먼트에 의해 나머지 멤버들과 B2K로 결성되어 활동하게 되었다.

    리: 어릴 적부터 꿈이 가수였나?

    Lil Fizz: 그렇다. 농구 선수도 되고 싶었고….

    리: 둘 다 농구를 잘하는 편인가?

    Lil Fizz: 다른 이들과 비교해봤을 때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웃음)

    리: 두 사람이 현재 듀오 활동을 비롯하여 파퓰러 엔터테인먼트(Popular Entertainment)를 함께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 B2K 해체 이후, 어떻게 두 사람이 서로 의기투합하게 되었나?

    J Boog: B2K 활동 이전부터 우리 둘은 오랜 친구였고, 그룹 내에서도 가장 친했다. 16살 때부터 우리만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리는 것이 꿈이었다. 이루고 싶던 가장 큰 꿈이기도 했고, 시간이 흐르다 보니 어느새 회사를 차리게 되었다.

    리: 꿈이 이루어진 것, 축하한다.

    J Boog: 고맙다. (웃음)

    리: 작년에 아이튠즈를 통해 EP를 발표했었다. 두 사람의 정규 앨범은 언제 나오는 건가?

    J Boog: 아직 정해진 일정은 없지만, 작업 중이며 곧 나올 것이다. 우리도 그러기를 바라고. 현재는 미국에서 (앨범 발매 외에) 다른 프로모션 일정들이 잡혀있다. 또 지금 이렇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도 영화를 비롯해 몇몇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한국 가수들과 콜라보를 통해 우리 음악을 알리고 있는데, 최근 용감한 형제들과 함께 그의 앨범의 첫 번째 싱글 “Addict”를 비롯한 3곡을 함께 했다.

    리: 새로운 앨범에 누가 참여하는지 말해줄 수 있나?

    J Boog: 한국에서 작업한 곡들은 당연히 한국 뮤지션들과 함께 했지만, 미국에서 발표하게 될 우리의 앨범 [Night Life]에는 현재 피처링 진이 없이 순전히 우리 둘이 작업하고 있다. 사람들은 아직까지 B2K에 익숙해져 있어서 우리 두 사람의 진짜 색깔, 목소리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들려주길 위하 피처링 등 다른 참여 진은 배제하고 있다.

    리: 그렇다면, 현재 작업하고 있는 앨범에 담길 결과물이 B2K 시절의 음악과 어떤 점이 다를지 궁금하다.

    Lil Fizz: B2K 시절에 우리는 너무 어렸다. 당시에는 레이블에서 시키는 대로, 작곡가들과 프로듀서들이 만들어주는 대로 음악을 했다. 하지만, 이번 우리 앨범에서는 모든 곡을 직접 작곡, 프로듀싱하는 한편,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도 많이 담으려 한다. 이것이 가장 다르다.

    리: 두 사람 다 곡을 쓰는가?

    J Boog: 그렇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는 독특한 스토리 라인이 존재한다. 하룻밤 사이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순서대로 곡이 들어가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앨범을 통해 하룻밤의 이야기, ‘Night Life’를 하게 되는 식이다.

    리: 말이 나온 김에 첫 앨범 [Night Life]의 음악적인 컨셉트에 대해서도 살짝 얘기해 달라. 둘 다 랩과 보컬을 모두 구사하는데,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 예정인지…?

    Lil Fizz: 최대한 균형을 이룰 것이다. 부그가 노래를 하게 될 것이고, 내가 랩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리: 오, 부그가 보컬을 전부 담당하다니 신선하다.

    J Boog: 원래 그러려고 한 것은 아닌데, 피즈가 나더러 노래를 불러보라고 했다. 헌데 첫 작업물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이번 앨범에서 노래 파트를 죄다 맡게 되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랩하는 걸 좋아한다. (웃음)

    리: 참, 부그(Boog)의 솔로 앨범 [My First Words]에 대한 소식을 접했던 기억이 있다. 2008년 즈음 발표될 예정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후 소식을 못들은 것 같다. 어떤 일이 있었나?

    J Boog: 맞다. 당시 솔로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었는데, 피즈와 파퓰러 엔터테인먼트를 시작하고 듀오로 활동하게 되면서 솔로 앨범의 발표는 접게 되었다. 아직도 그 곡들은 가지고 있는데, 당분간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리: 이러다 영영 안 나오는 건 아닌가? (웃음)

    J Boog: 영원히 안 나온다고는 하지 않겠다. (웃음) 언젠가는 나올 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듀오로 활동하는데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근데 그 이야기는 어떻게 알았나? 잘 모르는 사실인데, 대단하다.

    리: 우리가 좀 정보력이 뛰어나다. (전원웃음) 자, 이제 한국생활 이야기를 좀 해보자. 두 달 반 동안의 체류기간이 결코 짧지가 않다. 어떤 일들을 했나? 그리고 한국에서 어떤 인상을 받았는가?

    Lil Fizz: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 모든 것이 미국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전자제품에서 건축물, 그리고 아이들이 토요일에도 쉬지 않고 학교를 나간다는 것까지 모든 것이 앞서 있었다.

    리: 한국에서 발견한 가장 매력적인 일이 있다면? 예를 들면 문화라던가-

    J Boog: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한국에서는 쓰레기를 분리수거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종이, 음식 쓰레기 할 거 없이 그냥 한곳에 모아 버리는데, 이곳 사람들은 일일이 분리수거를 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환경 보호 차원에서 보면, 정말 멋지고 매력적인 일이다. 또 이곳의 하루는 무척 길다는 인상이었다. 단순히 해가 긴 것뿐만 아니라, 새벽 4시에도 모든 가게가 열고, 사람들로 북적대는 사실이 놀라웠다.
     
    Lil Fizz: 맞다. 처음에는 나도 그게 가장 신기했다. 길에 나가보면, 어떤 시간대, 어디서든, 사람이 지나다닌다. 이 도시는 절대 잠들지 않는다. (웃음)

    리: 한국에서 자주 놀러 다녔던 장소가 있는지?

    J Boog: 딱히 정해놓고 놀러다닌 장소는 없는데,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으로 쇼핑하러 자주 갔다. 이곳의 명품 스토어들, 구찌라던가 루이뷔통 매장에 가보니 미국에는 없는 제품들도 갖추어 놓았더라.

    Lil Fizz: 난 나이키가 좋던데. 한국에 와보니 매주 새로운 조던 시리즈들이 입고되더라. 미국에서는 기껏해야 두세 달에 한 번 정도 새로운 조던 시리즈가 나오는데 말이다. 신발 잔뜩 샀다.

    J Boog: 나도 미국에서 신발을 모았는데, 여기 오니까 매주 새로운 모델이 나오는 덕에 볼 때마다 샀다.

    리: 그럼 신발은 각자 몇 켤레 씩 샀는가?

    J Boog: 그래 봤자 나는 일곱 켤레 샀다. (피즈를 가리키며) 신발은 저 친구가 정말 좋아하니까.

    Lil Fizz: 나는 스무 켤레 넘게 산 거 같다.

    리: 현재 영화 [하이프 네이션/Hype Nation]을 촬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영화에 대해 소개 좀 해달라. 또 기존 댄스 영화, 예를 들어 [스텝 업/Step Up]. 혹은 피즈가 직접 출연하기도 했던 [유브 갓 서브드/You’ve got served] 같은 댄스 영화들과 차별점을 느낄만한 부분이 있을까?

    J Boog: [스텝 업], [유브 갓 서브드] 같은 영화들은 댄스 영화이긴 하지만, 힙합 스타일에 가깝지 비-보이(B-Boy)들을 전면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그러나 [하이프 네이션]은 비-보이들을 보다 심도 있게 다루는 동시에 또 독특한 스토리 라인과 광대한 스케일을 가지고 있다. 그냥 여타 다른 댄스 영화처럼 ‘춤’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갱 조직에 연루된 비보이들이 등장하는 범죄, 액션물이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무술, 액션 씬도 등장한다. 단순한 댄스 영화는 아니다.

    Lil Fizz: 한국과 미국, 양국간의 문화가 동시에 어우러지는 것도 볼만할 것이다.

    리: 당신들도 알겠지만, 한국의 아이돌 스타였던 재범의 출연으로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많은 언론으로부터 질문 받았겠지만, 우리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웃음) 그에 대한 느낌은 어땠나?

    Lil Fizz: 재범은 성실한 친구다. 열심히 하고 겸손하다. 그가 한국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바른 친구다.

    리: 재범 외에 또 친분을 쌓은 한국 가수들이 있는지?

    Lil Fizz: 함께 곡 작업을 진행한 용감한 형제들. 그는 정말이지 천재다. 스튜디오에서 작업할 때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그가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지켜보면 놀라울 따름이다.

    J Boog: 한국에 있으면서 많은 한국 가수들의 음악을 접했다. 빅뱅의 뮤직비디오도 보았고, 포미닛이라던가, 미스 에이, 시스타 등의 음악을 알게 되었다. 피즈는 시스타의 인트로에서 랩을 도와주기도 했다. 드렁큰 타이거의 음악도 접했었다.

    리: 그들 중 누가 가장 강렬한 인상을 주었나?

    Fizz & Boog: 당연히 미스 에이다! 그녀들은 정말 멋지다 (웃음)

    리: 한국 음악 씬에 대해 느낀 점이 있다면?

    J Boog: 상당히 열정적이다. 클럽에서 음악이 나오면 사람들이 굉장히 열광적으로 반응한다. 한가지 좀 특이했던 점은 클럽에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춤추지 않고 벽을 바라보고 혼자 열심히 춤추기도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파트너나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춤을 추는데, 한국 클럽에서는 일렉트로니카나 레이브 클럽이 아닌데, 힙합 클럽에서도 혼자 무아지경에 빠져 열정적으로 춤추는 클러버들이 있어 놀랐다.

    리: 마지막으로 한국의 흑인음악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Lil Fizz: 한국에서 두 달 동안 영화 촬영과 음악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었다. 따뜻하게 맞이 해준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우리의 근황은 트위터(@fizzandbozz)를 통해 지켜봐 주길 바란다. (한국말로) 사랑해요! 
     







    인터뷰. 글 / 강일권, 박수나(Contributor)
    - Copyrights ⓒ 리드머(
    www.rhythmer.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8

    스크랩하기

    • Share this article
    • Twitter Facebook
    • Comments
      1. lemonade (2010-11-16 05:21:06, 216.114.194.***)
      2. 잠깐, 미국도 분리수거 합니다 ㅋㅋㅋㅋ
        누가 들으면 미국은 분리수거 안하는 나라인줄 알겠네 ㅋㅋ

        팀내 최고 스타였던 오마리온 마저도 그렇게 잘나가지 못하고 있는 판에.. 둘의 향방이 걱정이 되지만 열심히 해보길. .
    « PREV LIST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