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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플레이리스트] 10회 한대음시상식 '힙합 & 알앤비' 부문 수상작과 선정의 변
    rhythmer | 2013-03-01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2월 28일 유니클로 악스에서 펼쳐진 '제10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결정된 랩/힙합, 알앤비/소울 부문 수상작과 선정의 변을 공개합니다. 

    [최우수 랩&힙합-음반] 소리헤다 [소리헤다 2]

    어떤 앨범이 수상해도 특별한 의문이 들지 않는 해였다. 작품의 방향과 매력은 저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모든 앨범이 한국힙합의 미래가 밝음을 증명했다. 그 중에서도 소리헤다는 자신의 두 번째 정규앨범을 통해힙합프로듀서로서의 재능과 고집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는 다른 장르와 차별화되는 힙합의 고유한샘플링작법을 레코드에서 직접 소스를 따오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고수하면서 차용을 뛰어넘은재창조를 이루어냈다. 재즈를 기반으로 다양한 소스를 활용해 힙합을 잘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는 그의 앨범은 사실 정성스레 매만진 빈틈없는 단단한 소리의 합이었기에 그 뛰어남을 말할 수 있다. 또한 그는 자신이 펼쳐놓은 사운드와 의도한 콘셉트 아래 수많은 피쳐링 뮤지션을 화학적으로 융화시킨감독으로서의 면모도 보여주었다. 어쩌면 관점에 따라 [소리헤다 2]는 후보작을 통틀어 가장 눈에 띄지 않거나 특색이 없어 보이는 작품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오늘도 우직하게 기본을 지키는방망이 깎는 소리헤다’에 대한 우리의 벅찬 지지다.                                                                                                - 선정위원 김봉현

     

    [최우수 랩&힙합-노래] 지드래곤 'One Of A Kind'

    장르 구분에 자신을 가두지 말라고 항변하는 아티스트가 음악적으로 설득력이 있으려면 우선 어떤 스타일의 곡을 만들던지, 아티스트의 존재감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지드래곤은 과욕이 곡간의 균열을 일으켰던 전작 [Heartbreaker]와 달리 [One Of A Kind]의 모든 곡에서는 드디어 어떤 장르/편곡 스타일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기 색을 완벽하게 투영시키는 데 성공했다. 운 좋게 맞아떨어졌다기보다는 어느 곡에서든 능숙함이 배어있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동명의 힙합 트랙 ‘One Of A Kind’는 그 중에서도 단연 발군이다. 범위를 넓혀 지금껏 그가 참여한 모든 힙합 트랙 중에서 봐도 단연 최고로 치켜세울 만하다. 프로듀서 초이스37(Choice37)은 다양한 사운드 소스들을 흩뿌리면서도 미니멀리즘의 멋이 강하게 느껴지게 하는 완전한 통제력으로 따라하기가 아닌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덕션을 선사했다. 여기에 지드래곤은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자신의 이미지를 십분 활용하여 자기과시라는 전형적인 힙합가사 문법에 충실하다. 극대화된 능글맞고 거만한 자기과시는 내 노래는 건물을 올리지와 같은 오직 그만이 유효한 설득력 있는 라인으로 완성됐다. 이 정도로도 충분하지만 지드래곤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연예인에게 끝없는 겸손을 요구하는 국내 정서를 특유의 랩 작법으로 돌파하는 것이다. 그의 자기과시에 여유를 더했으며, 그 여유는 애교 섞인 코믹함으로 드러나는데 그것은 곡 전체에 걸쳐 있지만, 앞서 말한 자기과시를 전혀 해치지 않는다. 이렇게 지드래곤은 불특정 대중에게 어떤 거부감도 주지 않으면서 한국 정서와 어긋나 있다고 다들 말하던 힙합 고유의 멋 중 하나를 온전히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어떤 면에서 바라봐도 ‘One Of A Kind’ 2012년 가장 인상적인 힙합 곡이다.                                                                                                                 - 선정위원 남성훈

     

    [최우수 알앤비&소울-음반] 나얼 [Principle Of My Soul]

    본작은 뮤지션이 추구하고자 하는 장르의 탁월한 기술적 구현 능력을 갖춘 걸 넘어서 엄청난 마니아일 경우 탄생할 수 있는 뛰어난 결과물의 좋은 예이다. 나얼은 이 앨범에서 알앤비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있는 다양한 서브 장르의 음악(가스펠, 필리 소울, 어덜트 컨템포러리 알앤비, 어반 소울 등등)을 섬세한 편곡과 풍성한 사운드를 통해 총망라하며 장르 음악이 줄 수 있는 최고의 흥취뿐만 아니라 대중의 감성 또한 움직이기에 충분한 감흥을 선사한다.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는 나얼의 음색과 기교가 주는 울림 또한 여전하다. 이번 앨범이 그의 이전 결과물들보다도 더 인상적인 건, 단순히 알앤비 음악을 기술적으로 잘 구현했다는 감흥을 넘어 장르 음악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마니아로서 애정마저 담뿍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필리 소울의 아름다운 관악 사운드와 멜로디를 기가 막히게 재현한 앨범의 대표곡 중 하나, “You & Me”의 노랫말이 우리말이었다면, 더욱 인상 깊고 의미가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한 곡 한 곡이 아티스트의 고집과 집착이 만들어낸 흐뭇한 결과물이라 할만하다. 그야말로 각 시대별 알앤비/소울 음악에 대한 나얼의 열렬한 애정에서 비롯한 국내 메이저 씬에서 보기 드물게 장르적 성취를 이뤄낸 작품이다.

    - 선정위원 강일권

    [최우수 알앤비&소울-노래] 나얼 바람기억

    언뜻 보면 클리셰 하나를 덧칠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선정이다. ‘바람기억에서 나얼이 보여준 감수성이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것을관습적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대답부터 하자면 그 말은 어느 정도 맞고, 이 곡의 전개와 진행은 상당 부문익숙함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나는 뻔한 도식을 어떻게든 극복해내는 것이 뛰어난 보컬리스트의 힘이라고 믿는다. 나얼은 앨범에서, 특히 이 곡에서 철저히 정공법을 구사한다. 자신이 전통과 뿌리에 깊게 발 담그고 있음을 억지로 부인하지 않는다. 매번하고한 것만을 소비해야첨단으로 인정받는 이 병리의 시대에, 이러한 자세는 처절할 정도로 역행하는 것처럼 비친다. 그러나 결국 놀라게 되는 쪽은 우리다. 신파적인 정서의 선 사이로 삐져나오는 소울에 대한 진한 동경과 구현은 여러 예상 가능한 반론을 즉각적으로 봉쇄해 버리기에 충분하다.                                                                                - 선정위원 이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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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m real. (2013-03-02 17:34:45, 220.88.13.***)
      2. 수상자 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어떤 분들이 샘플링이 어쩌구 왈가왈부하는데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어찌됐든 새롭게 재탄생 시킨 분은 아티스트분들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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