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리드머 픽] 주간 리드머 픽, RHYTHMER PICK (2024-03-22)
- rhythmer | 2024-03-22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장르 불문) 음악이 관련된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리드머 필자들이 각자의 취향을 듬뿍 담아 선정한 추천 리스트를 공유합니다.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
이상현 Pick: 비교적 덜 알려진 음악 공간, 리스닝 룸 '백지화'
음악 감상이 취미거나 관련해서 깊게 빠져있다면, LP와 CD 등을 판매하는 여러 오프라인 숍을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코로나 시기에 맞물려 바이닐이 유행을 타고, 특정 바이닐 숍에 줄을 서기도 하는 진풍경도 이어졌다. 오랜 기간 영업하고 있던 LP 바나 펍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음악과 관련된 공간 중 덜 알려진 곳을 소개해 본다.
올림픽 공원 근처에 있는 리스닝 룸 백지화는 조용한 분위기와 고가의 장비,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꾸며진 공간이다. 이곳은 이용 시간 내 신청곡을 받고, 다른 이용자가 신청한 곡이 번갈아 나와 완전히 다른 취향을 가진 리스너가 애정하는 곡을 들을 수 있다. 대관도 가능하며, 음악 취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임을 하기에도 좋은 장소다. 인스타: @baekjihwa
황두하 Pick: 과거에서 온 미래의 사운드, Breakwater의 "Release the Beast"
샘플링은 현재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작법 중 하나다. 과거의 명곡을 샘플링했다는 것만으로도 마케팅 포인트가 되는가 하면, 샘플링 원곡을 찾아내는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는 예측하지 못한 부분이 샘플링이어서 놀라움을 안겨주는 사례도 있다.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Robot Rock"은 대표적이다.
제목처럼 로봇이 춤추는 것 같은 미래지향적인 사운드의 이 곡에서 신시사이저 리프는 사실 샘플링이다. 바로 펑크 밴드 브레이크워터(Breakwater)가 1980년에 발표한 "Release The Water"에서 따온 것이다. 무려 44년 전에 발표된 곡이지만, 신시사이저만큼은 지금 들어도 굉장히 세련됐다. 사전 정보 없이 이 곡의 인트로를 듣게 된다면 (과장 조금 보태서) 신곡인가 싶을 수도 있다. 여러분도 샘플링 디깅을 통해 새로운 사운드를 발견해보길 바란다.
장준영 Pick: 돌아온 청하의 새 시작, "Eenie Meenie"
청하가 돌아왔다. 기존 소속사와 계약 만료 후, 아이돌로서는 꽤 긴 1년 반의 공백기 끝에 박재범의 모어비전(MORE VISION)과 계약하고 첫 싱글을 발표했다. 일렉트로 하우스의 공격적인 프로덕션과 시원시원한 보컬 퍼포먼스를 들을 수 있는 "I'm Ready"는 기존에 "Stay Tonight"와 "Dream of You"에서 시도했던 음악적 맥락과 유사해 흥미롭다. 하지만 좀 더 주목할 곡은 "Eenie Meenie"다.
"Roller Coaster"와 "벌써 12시"처럼 팝적인 성향을 덜어낸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 브레이크비트(Breakbeat)와 트랩을 품은 비트를 기반으로 콘트라베이스, 기타, 사운드 이펙트, 박수 등등, 다양한 질감의 샘플 소스를 풍성히 사용하여 영리하게 변주를 가져가 흥미롭다. 특히 청하의 보컬이 무척 빛난다. 변모한 프로덕션에 맞게 과도하게 고음으로 일관하기보다는 힘 있는 중저음을 전반적으로 사용한 덕분에 매력적인 음색이 여느 곡보다도 훨씬 잘 드러난다. 중간마다 소소하게 섞은 랩도 변화한 스타일을 단숨에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포인트. 흡족할 만한 복귀고, 기대되는 새출발이다.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