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리드머 픽] 주간 리드머 픽, RHYTHMER PICK (2024-04-12)
- rhythmer | 2024-04-12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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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불문) 음악이 관련된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리드머 필자들이 각자의 취향을 듬뿍 담아 선정한 추천 리스트를 공유합니다.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
장준영 Pick: 상처받고 버려진 연애들을 모아, 사가의 [연애들]지난 12월에 발매된 [연애들]은 연애의 파편을 하나씩 이어 붙여 관계와 사랑을 노래한 작품이다. 사가(SAGA)는 불안하고 불확실한 상대에 대한 믿음과 감정을 직시하고 반추한다. 실패에 가까워 보이는 연애를 통해 깨달은 내용을 담담한 듯 정열적으로 분출한다. 상황은 감춰져 모호하지만, 직설적인 표현 덕분에 감정과 태도를 쉽게 읽을 수 있다. 애잔하고 안쓰러우면서도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는 가사가 흥미롭다.
프로덕션도 가사와 잘 어우러진다. 전체적으로 로파이(lo-fi)한 질감을 듬뿍 활용하여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사운드를 구축했다. 특히 "소음의 방"과 "불확실"에선 몇몇 해외 아티스트의 이름이 듣는 내내 떠오를 정도로, 인디 록의 장르적 특성을 매력적으로 구축해 즐겁다. 피아노 하나의 단출한 구성으로 잔잔한 울림을 전하는 "진실 말고 진심을 원해요"도 참 좋다. 5곡인 것이 참으로 아쉬운, 올해 인디 씬의 빛나는 데뷔작.
황두하 Pick: ScHoolboy Q의 'Verse Of The Year(?)'프로듀서 케니 비츠(Kenny Beats)는 유튜브를 통해 'The Cave'란 콘텐츠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아티스트 한 명을 스튜디오로 초대하여 인터뷰를 하며 케니가 즉석으로 비트를 만들고, 말미에는 아티스트가 그 비트 위에 프리스타일을 뱉는 것이 콘텐츠의 골자.
그런데 최근 이 구성을 파괴해버린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스쿨보이 큐(ScHoolboy Q)다. 그는 촬영 전부터 '오늘 랩을 하고 싶지 않다'는 콘텐츠의 근간을 흔드는 발언으로 케니를 당황시켰다. 촬영에 들어가고 케니가 드럼과 피아노 샘플링으로 비트의 골격만 만들자마자 큐는 부스에 들어가더니 나른한 목소리로 대충 프리스타일을 뱉고 나와버린다. 케니도 반쯤 자포자기했는지 'Verse Of The Year'라고 너스레를 떨며 큐와의 토크를 이어간다. 그간 봤던 'The Cave'의 에피소드 중 가장 혁신적(?)이다.
강일권 Pick: 전율의 [조커: 폴리 아 되] 1차 예고편토드 필립스 감독, 호아킨 피닉스, 레이디 가가 주연의 '조커' 속편 [조커: 폴리 아 되, Joker: Folie à Deux]의 1차 예고편은 정말 끝내준다. 이른바 '주크박스 뮤지컬' 형식이 될 것으로 알려진 작품답게 예고편부터 음악과의 조화가 돋보인다. 참고로 주크박스 뮤지컬이란 싱글 레코드가 가득한 기계에 동전을 넣고 선곡을 하면 히트곡을 들려주는 음악상자(Jukebox)처럼 흘러간 예전의 인기 대중음악을 가져와 극적 구조에 맞게 재가공 및 맥락화한 뮤지컬을 일컫는다.
2019년에 개봉한 전편의 예고편 역시 명곡 "Smile"의 지미 듀란티(Jimmy Durante) 커버 버전을 사용하여 극적인 감흥을 선사했는데, 이번엔 그보다 더욱 황홀하다. 트레일러 전반에 사용된 음악은 싱어송라이터 재키 데샤논(Jackie DeShannon)이 1965년 발표한 "What The World Needs Is Love"의 톰 존스(Tom jones) 커버 버전(1970)이다. 다만 프로덕션 면에서 편곡, 혹은 리믹스가 가해졌는데, 이것이 예고편용인지 본편에서도 사용되는 버전인지는 불분명하다. 어쨌든 [조커: 폴리 아 되]의 1차 예고편은 마치 뮤지컬의 하이라이트 부분처럼 강렬하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음악과 영상의 완벽한 조합이다. 특히 마지막 시퀀스는 전율을 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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