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리드머 픽] 주간 리드머 픽, RHYTHMER PICK (2025-03-28)
- rhythmer | 2025-03-28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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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불문) 음악이 관련된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리드머 필자들이 각자의 취향을 듬뿍 담아 선정한 추천 리스트를 공유합니다.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
황두하 Pick: 수민의 예상치 못한 가창력이 빛난 "어떤가요" 커버 무대수민(SUMIN)은 국내 블랙 뮤직 씬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아티스트다. 2010년대 한국 알앤비의 새 지평을 연 [Your Home](2018)은 물론, 슬롬(Slom)과 함께한 [Miniseries] 연작까지. 내는 앨범마다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주며, 본인만의 경력을 탄탄히 쌓아왔다. 소위 말하는 '힙'한 이미지에 상대적으로 가려졌지만, 사실 수민 음악의 핵심 중 하나는 그의 뛰어난 가창력이다. 탄탄한 보컬을 바탕으로 어떤 스타일의 곡에서도 유려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2023년 11월 KBS의 [더 시즌즈 - 악뮤의 오날오밤]에 출연해 펼친 "어떤가요" 커버 무대는 그의 가창력을 재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1990년대 스타일의 알앤비 발라드인 "어떤가요"에서 그는 여태 보여주지 않았던 가창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특히, 고음을 안정적으로 뽑아내는 하이라이트 부분에서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수민이 우리나라 알앤비 씬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라는 것이 뿌듯해지는 영상이다.
장준영 Pick: [Soul Company - Official Bootleg Vol.2]에 대한 단상가끔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학창 시절에 대부분 발라드와 아이돌 음악에만 열중할 때, 유독 그 친구만은 달랐다. 매우 차분한 친구의 MP3에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아티스트와 함께 어렵고 적응 안 되는 음악으로 가득했다. 처음엔 그냥 남의 MP3엔 뭐가 들어있나 싶어서 들었을 뿐, 그 친구나 노래가 좋아서 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조용하던 소년은, 음악 얘기를 시작하면 마치 다른 사람이 되어 힙합은 뭐고 알앤비는 이렇다는 둥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나는 그 모습이 매번 신기했고, 더욱더 궁금해질 때마다 다시 그 친구의 MP3를 찾아 들었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늘어나던 사용 빈도는 어느새 마치 내 MP3인 것마냥, 학교 가는 날에 비례할 정도였다. 그 시간이 도움이 되었는지, 록만 듣던 나는 1~2년이 지난 후론 그 친구와 버벌진트(Verbal Jint)나 스윙스(Swings), 더 콰이엇(The Quiett) 같은 국내 래퍼의 신보를 같이 들으며, '뭐가 좋고 뭐는 별로네!'와 같은 얘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그때 그 친구가 아끼던 앨범 하나를 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Soul Company - Official Bootleg Vol.2](2007)였다. 소울 컴퍼니 멤버들의 낭만과 열정 가득한 이 앨범을 다시 들을 때마다,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곤 한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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