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타가 된 애틀랜타 출신의 랩퍼 트리니다드 제임스(Trinidad James)가 지난 11월에 뱉은 '남부 힙합 뉴욕 지배설'은 힙합 씬을 뜨겁게 달군 화두였다.

그는 뉴욕에서 열린 '컨버스 러버 트랙스(Converse Rubber Tracks) 공연 도중 "뉴욕이 이 씬을 지배하던 때를 기억해. 딥셋(Dipset)이 아주 조지던 때 말이야. 세상에, 난 그때 쥬엘즈 산타나(Juelz Santana)처럼 반다나를 삐딱하게 쓰고 다녔었어. 근데 X발 (뉴욕 힙합 씬이) 어떻게 된 거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고? 난 뉴욕 랩이 죽여주던 때를 기억한다고. 당시 남부에 있던 우리는 그저 찌그러져서 우리 음악을 할 수밖에 없었지.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너희 모두(뉴욕 랩 씬)를 음악적으로 지배하고 있어...그리고 오늘날 뉴욕에서 뜨고 있는 모든 녀석들이 전부 애틀랜타 출신이라는 걸 알거야."라고 말해서 현장에 있던 관객들로부터 상당한 야유와 논란을 야기시켰다.

더불어 제임스는 공연이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난 뉴욕을 존중하지 않는 게 아니야. 너희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면, 맘대로 생각해. 어쨌든 난 진실을 내뱉었으니까. 뉴욕은 뉴욕 힙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블랙 데이브(Black Dave), 트로이 에이브(Troy Ave), 데이브 이스트(Dave East), 스모크드자(SmokeDza), 조이 배드애스(Joey Bada$$) 등등, 뉴욕을 지키는 아티스트들은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잖아. 거짓말이라고? 나중에라도 뉴욕 라디오를 틀어서 확인해봐. 액션 브론슨(Action Bronson)과 플랫부쉬 좀비스(Flatbush zombies)도 빼놓을 수 없는 뉴욕 아티스트들이지. 근데 그들도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오히려 엘리엇(Elliot/필자 주: 뉴욕의 유명 힙합 블로거)이 그들보다 훨씬 유명하다니까. 엿같은 상황이야.'라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러한 그의 발언 소식이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메이노(Maino), 에이샙 록키(A$AP Rocky), 액션 브론슨 등의 뉴욕 출신 랩퍼들은 물론, 번 비(Bun B)와 합신(Hopsin) 등도 저마다 불쾌한 심경, 혹은 의견을 내놓았는데, 트리니다드 제임스는 이후에도 XXL과 인터뷰를 통해 발언을 번복하거나 사과할 생각이 없으며, 자신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가 한 말의 정확한 의미가 뭔지 알 거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대부분이 뉴욕 힙합에 대한 디스로 여긴 트리니다드 제임스의 발언에 대해 또 다른 뉴욕 출신의 베테랑 탈립 콸리(Talib Kweli)는 동의를 표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뉴욕 라디오가 뉴욕 아티스트들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부분에 대해서다.

콸리는 'SOHH.com'과 인터뷰에서 "트리니다드 제임스의 얘기를 생각해봤는데, 무엇보다 그건(뉴욕 힙합 디스라는 의견) 오해였어. 난 그가 펼치려한 주장을 (사람들에게) 잘 이해시키지 못했다고 생각해. 나도 얼마 전에 비슷한 얘기를 했다가 트위터에서 곤란에 처한 적 있거든. 난 뉴욕 출신이잖아. 트리니다드 제임스가 옳아. 뉴욕 라디오를 들어보면, 뉴욕 라디오는 뉴욕 음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그가 한 얘기가 이거야."라며, 동의를 표했다.

한편, 이같은 콸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뉴욕의 유명 라디오 방송국인 'HOT 97'의 디렉터 에브로 다던(Ebro Darden)은 트위터를 통해 콸리의 발언은 그의 새 앨범 [Gravitas] 발매 전의 '낚시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