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Hanhwa Eagles)나 인테르(Internazionale Milano)의 팬은 아니지만, 생각해보면 필자는 꽤나 인내심이 많고 충절을 지킬 줄 아는 편에 속하는 것 같다. 2010년 [Battle of the Sexes]라는 당황스럽기 짝이 없는 작품을 발표하고 바닷속 헤드폰을 건지러 깊은 잠수를 한 루다크리스(Ludacris)가 수면 위로 모습을 보이길 목 빠지게 기다리며, ‘다음 앨범에서는 터트려 주겠지’라는 생각을 수백 번도 넘게 해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5월 루다크리스의 아홉 번째 앨범인 [Ludaversal]이 거의 완성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만감이 교차했다. 특히, 그가 ‘Billboard’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앨범에 실릴 몇 곡을 거론하며 대략적인 설명을 하기에 이르렀을 때 이번에야말로 ‘무시무시한 무언가’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11월에 발표 예정이었던 [Ludaversal]의 발표 날짜를 2015년 3월31일로 미뤘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또 한 번 팬들에게 충격적인 페이크를 선사했다. 그나마 다행히도 2014년이 저물기 전인 12월에 EP를 발표하겠다고 하며 일단 급한 불은 껐다.

한편, 그는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이번 앨범의 전체적인 컨셉트는 자신에 대한, 그리고 자신이 그리는 세계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으며, 청자들이 여러 부분에서 본인의 자전적인 경험을 몸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