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돌아보면 힙합과 만화책은 묘한 유대 관계를 유지해왔다. 어떻게 보면 힙합의 일방적인 짝사랑이 이 관계를 지속시켰다고도 볼 수 있겠다. 고스트페이스 킬라(Ghostface Killah)는 빈번히 아이언맨(Iron Man)을 자신의 가사에 등장시키는 것으로 유명했고, 스눕 독(Snoop Dogg) 역시 “Batman and Robin”과 같은 곡을 통해 히어로물에 대한 관심을 넌지시 내비쳤다. 엠에프 둠(MF Doom)의 경우에는 심지어 자신의 정체성을 ‘빌런(Villain)화’하여 자기 나름대로 만화 세계와 깊은 연을 맺었다.

 

[아프로 사무라이(Afro Samurai)]나 [사무라이 참프루(Samurai Champloo)]와 같은 만화 작품들이 힙합 아티스트들의 관심에 화답을 하듯이 등장하였지만, 제한된 장르적 틀에서 진행되는 바람에 반향 면에서 아직은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러던 찰나, 마블(Marvel)사가 올해 10월에 50개의 힙합 걸작 커버들을 차용하여 자사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마블사가 공개한 프로젝트 진행상황은 다음과 같다.

 

닥터 스트레인지(Dr. Strange) + 닥터드레(Dr. Dre)의 [The Chronic]

- 후안 도(Juan Do) 作

하워드 더 덕(Howard the Duck) + 올 더리 배스터드(Ol’ Dirty Bastard)의 [Return to the 36 Chambers]

- 후안 도(Juan Do) 作

아이언맨 + 피프티 센트(50 Cent)의 [Get Rich or Die Tryin’]

– 스텔프리즈(Stelfreeze) 作

 

 

엑스맨(X-Men) + 데라소울(De La Soul)의 [3 Feet High and Rising]

– 샌포드 그린(Sanford Green) 作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 + ASAP Rocky의 [Long.Live.ASAP]

– 마후마드 아스라(Mahumad Asrar) 作

 

 

스쿼럴 걸(Squirrel Girl) +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의 [Wolf]

– 필 노토(Phil Noto) 作

 

 

스파이더맨(Spider-Man) +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A Tribe Called Quest)의 [Midnight Marauders]
– 마이크 델 문도(Mike del Mundo) 作

 

스파이더맨과 데드풀(Deadpool) + 에릭비(Eric B)와 라킴(Rakim)의 [Paid In Full]

– 데이브 존슨(Dave Johnson) 作

 

앤트맨(Ant-Man) + 노토리어스 비아이쥐(The Notorious B.I.G.)의 [Ready to Die]

– 마크 브룩스(Mark Brooks)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