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플레이리스트] 그래미에 Mixtape 부문 신설될 수 있을까? 힙합 팬들 청원 나서
- rhythmer | 2016-05-10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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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내셔널 아카데미 오브 레코딩 아트 앤 사이언스(The National Academy of Recording Arts and Sciences)’에서 주관하는 그래미 어워드(the Grammys)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그래미는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매년 많은 수상자를 배출해 왔음에도, 랩 부문 시상은 시상식이 창설되고 약 30년이 지난 1989년에 이르러서야 이뤄졌다. 그렇기에 이 시상식의 역사에서 힙합이 가지는 지분은 극히 일부에 국한되어 왔다.그러나 1999년 로린 힐(Lauryn Hill)이 올해의 앨범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칸예 웨스트(Kanye West), 제이지(Jay Z),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등의 힙합 아티스트들은 걸작을 통해 그래미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는가 하면, 다양한 분야의 랩 시상 부문이 추가적으로 생겨나는 등, 그래미 시상식은 힙합 부문에 대해 나름대로의 변화를 추구해왔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랩/힙합 음악에 대한 그래미의 태도는 힙합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항상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지난 2월 칸예는 그래미가 믹스테잎(Mixtape)에 대한 가치를 등한시하는 것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이미 21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소유한 이 랩퍼의 주장에 따르면, 영떡(Young Thug)이나 퓨쳐(Future) 같이 믹스테잎을 통해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낸 랩퍼들을 그래미가 너무 쉽게 간과하고 넘어간다는 것이다.
칸예의 설득력 있는 주장 때문일까, 인터넷상에서 공식적인 청원 모집을 하는 The Change.org'를 통해 팬들은 그래미의 랩 믹스테잎 부문 신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미 2만 명을 넘어선 이 청원 페이지 상단에는 찬스 더 랩퍼(Chance The Rapper)의 사진이 걸려 있는데, 팬들은 그가 상업적인 경로를 통한 정규반을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래미에게 무시당하는 대표적인 아티스트 중에 한 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규적인 음반 발매 방식을 따르는 앨범들과는 달리 믹스테잎은 무료로 공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자본으로 움직이는 대중음악계로부터 음악적 순수성을 지킬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비상업적인 특성 때문에 믹스테잎의 순수성과 독립성이 대중음악계에서 간과되고 있으며, 그렇기에 팬들은 권위 있는 그래미에게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릴 웨인 (Lil Wayne)이나 피프티 센트(50 Cent) 같은 랩퍼들도 그들의 커리어 초기에는 믹스테잎 방식으로 수작을 내놓았고, 현재도 미국에선 많은 랩퍼들이 믹스테잎으로 정규 앨범 못지 않은 퀄리티의 작업물을 쏟아내고 있다. 과연 이런 노력들이 그래미를 통해 인정 받을 수 있을까? 이 움직임에 동의하는 팬이라면, 직접 청원에 참여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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