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리드머 픽] 주간 리드머 픽, RHYTHMER PICK (2025-10-10)
- rhythmer | 2025-10-10 | 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장르 불문) 음악이 관련된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리드머 필자들이 각자의 취향을 듬뿍 담아 선정한 추천 리스트를 공유합니다.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
황두하 Pick: 일본 힙합 씬의 현재, 바바(VaVa)
바바(VaVa)는 2017년부터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래퍼 겸 프로듀서다. 트랩, 클라우드 랩, 멤피스 랩 같은 힙합의 하위 장르를 기반으로 한 셀프 프로듀싱과 낮은 음색의 매력적인 랩으로 현지에서 꽤 이름이 알려졌다. 최근에는 해외 아티스트와도 꾸준히 교류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 6월엔 우크라이나 출신 프로듀서 롤랜드 존스(Roland Jones)와 합작 EP [Enter Da Tokyo®︎]를 발표하기도 했다. 멤피스 랩 사운드를 구현한 프로듀싱과 일본어의 맛을 살린 랩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일본 힙합 씬의 현재를 알고 싶다면, 바바를 들어보길 권한다.
장준영 Pick: 이한철은 "흘러간다"
불독맨션(Bulldogmansion)과 주식회사를 비롯한 팀 활동, 그리고 "슈퍼스타"라는 대 히트곡 때문에, 이한철은 대중들에게 '밝은 곡 전문가'라고 인식됐다. 그러나 그의 커리어를 되짚어보면, 신나는 곡만큼 서정적이고 차분한 곡 역시 잘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점을 금세 알 수 있다. 긴 호흡의 모던 록 넘버 "사과", 도심의 정경과 대비되는 묘한 감정을 그린 "동경의 밤",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이소라와 함께 쓸쓸하고 사무치는 그리움을 노래한 "시시콜콜한 이야기" 등등, 훌륭한 곡이 참으로 많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흘러간다"다. 삶은 어떤 순간엔 잔잔하고, 어떤 때엔 폭풍처럼 버겁게 다가온다. 무언가 해보려 발버둥 치지만, 애석하게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곤 한다. 그런 삶을 먼저 겪어본 이한철은, 이 곡을 통해 언젠간 그 모든 것이 흘러갈 것이기에 의연해지라고 말한다. '헝클어진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는 척 눈물을 닦'을 때마다 이 곡을 꺼내곤 한다. 아름다운 내용과 함께 말맛을 살리기 위해 군데군데 신경 쓴 표현법 덕에 더욱더 찾게 된다. 어느새 성큼 다가온 가을과도 무척 잘 어울리는 곡이다.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