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리드머 픽] 주간 리드머 픽, RHYTHMER PICK (2025-12-05)
- rhythmer | 2025-12-05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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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불문) 음악이 관련된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리드머 필자들이 각자의 취향을 듬뿍 담아 선정한 추천 리스트를 공유합니다.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
남성훈 Pick: 전쟁에서는 이기고 전투에서는 진 드레이크?
이제 차트보다는 플랫폼 별로 가장 많은 스트리밍을 기록한 아티스트가 중요한 시대다. 스포티파이(Spotify)와 함께 가장 중요한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애플 뮤직(Apple Music)이 2025년 결산을 했는데, 힙합팬의 관점에서 결과가 흥미롭다. 우선 드레이크(Drake)는 전 장르를 통틀어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아티스트가 됐다. 2024년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와의 디스전에서 판정패를 당했지만, 그의 힙합 래퍼이자 팝스타로서의 위상은 여전하다.
그런데 2025년 가장 많이 플레이된 랩/힙합 곡은? 2024년 전 장르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됐던, 드레이크를 무참히 박살 낸 "Not Like Us"가 차지했다. 드레이크도 켄드릭 라마도 대단하다. 이 정도면 윈-윈 아닐까 싶다.
황두하 Pick: 일본 힙합을 대표하는 이름, 진메누사기의 "うそさ"
진메누사기(Jinmenusagi)는 2010년대 초반부터 활동을 시작한 일본의 래퍼다. 일본 힙합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본인들만의 독특한 감성과 사운드로 세계에서 각광받는 시장 중 하나였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트랩(Trap)의 유행과 맞물려 미국 메인스트림 사운드를 좇는 이들이 많아지며 이전의 개성을 많이 잃었다는 평도 있다. 진메누사기는 그 가운데서도 자신만의 길을 놓지 않는 아티스트다. 미국 메인스트림 사운드에 개성을 더한 프로덕션과 자기성찰적 가사는 그를 일본 힙합을 대표하는 이름 중 하나로 만들었다.
그런 그가 지난 11월 27일에 정규 앨범 [Alxve]를 발표했다. [LXVE 業放草](2014)의 후속작 격 작품으로, 개성이 아주 잘 담겨있다. 그중에서도 "うそさ"는 진메누사기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곡이다. "うそさ"는 한국어로 '진짜야?'라는 뜻으로, 삶의 여러 모순을 차분하게 짚어나간다. '皮肉なことにも人間らしさを教えてくれたのはインターネット , 아이러니하게도 인간다움을 느끼게 해준 인터넷' 같은 가사는 그만의 성찰이 돋보인다. 곡이 마음에 들었다면, 앨범까지 쭉 들어보기를 권한다.
장준영 Pick: 서울의 정경을 함께, 백현진의 [서울식]
백현진의 [서울식: 낮 사이드]와 [서울식: 밤 사이드]는 무언가 오묘한 앨범이다. 분명히 [가볍고 수많은](2019)과 닮아 있으면서, [너의 손](2015)이 얼핏 떠오르기도 하고, [반성의 시간](2008)의 흔적이 있다가도, 그 어느 작품과 교집합을 이루지 않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서울에 나고 자란 백현진이 서울의 수많은 정경을 담아냈다는 두 앨범엔, 우리가 여태 만났던 아티스트 백현진의 다양한 순간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또 다른 모습도 군데군데 마주하게 된다.
[서울식]엔 밝고 활기찬 낮과, 어둡고도 아름다운 밤의 이미지가 각각 8곡씩 총 16곡이 담겼다. 이제는 백현진의 음악에 떼놓을 수 없는 전제곤, 진수영, 이태훈, 김오키를 비롯한 많은 아티스트와의 협업, 정제되지 않은 듯 거칠지만 정교한 보컬, 소설과 시 그 중간에서 자유로이 넘나드는 탁출한 한국어 가사 등등, 모든 것이 빼어나다. 2025년을 되돌아볼 때, [서울식]보다 훌륭한 앨범이 몇이나 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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