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리드머 픽] 주간 리드머 픽, RHYTHMER PICK (2026-10-30)
- rhythmer | 2026-10-30 | 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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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불문) 음악이 관련된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리드머 필자들이 각자의 취향을 듬뿍 담아 선정한 추천 리스트를 공유합니다.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황두하 Pick 1: 제이지가 선택한 제이지, 슈퍼볼 무대에 서다
제이지(JAŸ-Z)가 2027년 2월 14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제61회 슈퍼볼 하프타임 쇼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2019년부터 락 네이션(Roc Nation)을 통해 하프타임 쇼의 제작과 출연진 선정에 관여해온 그가 직접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제이지가 제이지를 섭외했다’라는 상황 자체가 밈이 됐다. 일부에서는 선정 권한을 가진 사람이 자신을 선택했다는 점을 비꼬거나, 다른 팝 스타를 보고 싶었다며 불호를 드러냈다. 그의 공연이 지루할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한편, NFL 커미셔너 로저 구델(Roger Goodell)은 락 네이션과 처음 제작 계약을 맺을 당시, 제이지가 적절한 시기라고 느낄 때 직접 하프타임 쇼에 서달라고 요청했던 사실을 공개했다. 그의 출연은 NFL 역시 오래전부터 기대해 온 일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반응과 별개로, 이번 출연은 제이지의 커리어에서 의미 있는 시점에 이루어진다. 올해는 1996년 발표한 데뷔 앨범 [Reasonable Doubt]의 30주년으로, 그는 이를 기념하는 공연들을 통해 자신의 음악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년 하프타임 쇼는 그 흐름을 세계적인 무대로 이어갈 기회다. 무엇보다 짧은 공연을 채울 히트곡이 충분하다. "Hard Knock Life (Ghetto Anthem)"의 친숙한 후렴부터 "99 Problems"의 강렬한 랩, "Empire State of Mind"의 대중적인 멜로디까지, 폭넓은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곡들이 그의 경력에 축적돼 있다. 이처럼 성격이 다른 대표곡들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래퍼로서의 역량과 팝 스타로서의 존재감을 함께 보여줄 수 있다. 이번 무대의 관건은 30년의 경력을 얼마나 많이 나열하느냐보다, 그 음악이 지금도 관객을 움직일 수 있음을 얼마나 밀도 있게 보여주느냐에 있다.
황두하 Pick 2: 11년 만에 돌아온 전자음악의 형태, 캐스커의 [형태]
프로듀서 이준오와 보컬리스트 융진으로 구성된 캐스커(Casker)는 한국 일렉트로닉 음악과 팝의 접점을 넓혀온 팀이다. 2003년 이준오의 1인 프로젝트로 첫 앨범 [철갑혹성]을 발표했고, 이후 융진이 합류하며 지금의 음악적 정체성을 갖췄다. 다채로운 전자음과 서정적인 멜로디, 융진의 담담한 목소리를 결합해 일상의 외로움과 관계의 감정을 풀어왔다. 프로듀서와 보컬리스트의 호흡을 바탕으로 20여 년에 걸쳐 고유한 음악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존재는 각별하다. 유행과 제작 환경이 달라지는 동안에도 특정한 소리와 정서로 기억되는 팀이 있다는 것은 한국 전자음악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도 의미 있는 일이다.
여덟 번째 정규앨범 [형태]는 [ground part 1] (2015) 이후 11년 만의 정규작이다. 영화와 드라마 음악, 솔로 작업 등 각자의 활동을 이어온 두 사람은 열 곡을 통해 캐스커의 현재를 전한다. 강렬한 신시사이저와 서늘한 정서를 결합한 "호우", 일렉트릭 기타와 신스로 만든 불안정한 질감 위에 말과 침묵에 관한 고민을 담은 "In Silence"가 앨범의 중심에 놓인다. "고양이와 나"에서 시작한 이야기를 오랜 반려묘를 기리는 "줄무늬"로 마무리한다는 점에서도 팀이 지나온 시간이 드러난다. 오랫동안 함께 음악을 만들어온 두 사람이 달라진 삶과 경험을 같은 이름 아래 담아냈다는 점에서, [형태]는 캐스커의 긴 활동이 지닌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반가운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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