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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나얼 - Principle of My Soul
    rhythmer | 2012-09-24 | 4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나얼
    Album: Principle of My Soul
    Released: 2012-09-20
    Label: 산타뮤직
    Rating:
    Rating (2020) :
    Reviewer: 오이








    딱히 예능에 나와서 웃기려 하지 않아도, 노련한 말솜씨로 시청자들의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지 않아도 대중에게 음악 하나로 모든 것을 관철시켰던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하 ‘BES’). 특히 그중에서도 나얼의 존재는 현 가요계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뮤지션으로, 수많은 아마추어뿐만 아니라 기존 가수들도 롤모델로 삼을 만큼 유려한 보컬실력과 자신만의 고집이 만들어낸 음악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예능에 나와야 비로소 앨범, 혹은 음원 판매량을 높일 수 있는 현실에서 행보 자체가 ‘구식’인 나얼은 그럼에도 흔들림 없이 음악적 스펙트럼을 조용하지만, 강하게 넓혀가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던 국내 알앤비 씬을 풍성하게 하고 제대로 된 길잡이 역할을 했으며, 모든 음악을 ‘알앤비’라는 장르 하나로 묶어버렸던 것이 아니라 알앤비에서 파생된 수많은 장르를 하나씩 끄집어내어 대중적으로 구현했다. 덕분에 많은 이가 장르적인 이해 없이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대중적 소울의 지표를 만들었다.

    BES에서 보였던 음악의 연장이라도 봐도 무관한 솔로 앨범 [Principle of My Soul]은 대중적인 팝 발라드부터 필리 소울(Philly Soul), 가스펠, 어덜트 컨템포러리 등, 각종 장르를 섬세하면서도 풍성한 사운드와 편곡으로 녹여내어 현재 메인스트림에서 보여줄 수 있는 알앤비 음악의 정점을 들려준다. 특히, 과하게 쏟아내는 보컬이 아닌 적재적소에 터지는 울림과 애드립, 팔세토 창법으로 무장한 그의 보컬 안에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쌓아온 커리어가 그대로 담겨있는 듯하다.

    타이틀곡인 “바람기억”은 진정성과 호소력을 담아낸 가사와 맞물린 보컬이 감성을 자극하는 곡으로, 실수로 반키 높여 부른 것이 전화위복이라고 할 만큼 가사 전달력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애잔하고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사운드가 이번 앨범에서 가장 대중적 기호에 잘 맞아떨어진 곡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곡과 함께 요즘 한창 불고 있는 90년대 바람을 타고, 당시 사운드에 꼭 맞아떨어지는 “이별시작” 역시도 가을의 발라디한 감성을 충족시키기에 딱 맞는 곡이다.

    나얼의 앨범을 믿고 들을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결벽증이라고 해도 될 만큼 사운드의 완성도에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많은 뮤지션이 보컬뿐만 아니라 악기구성이나 세션에 많은 공을 들이겠지만, 컴퓨터로 만들어낸 것에서 느낄 수 없는 정교하고 살아있는 사운드는 빼어난 나얼의 보컬과 어우러져 한층 더 높은 감흥을 자아낸다. 이번 앨범에서 그 조합이 가장 좋은 곡이 “My Girl"이 아닐까 싶다. 80년대 어덜트 컨템포러리 스타일을 현대식으로 재현한 구성이 매우 감각적인 곡이다. 전반적으로 복고적인 감성에 포커스를 맞추었음에도 그 안을 메우고 있는 것은 세련된 어반 사운드이기에 시대적 착오를 전혀 느낄 수 없다.

    앨범에서 가장 도드라진 트랙이라면, 아무래도 “You & Me"라고 할 수 있는데, 스타일리스틱스(The Stylistics)로 대변되는 필리 소울에 영향받은 곡으로 전형적인 장르의 색깔을 입힌 곡이다. 팔세토로 진행된 보컬부터 전체적인 느낌이 그 시대의 향수를 자극한다. 비록, 멜로디나 구성이 ‘재현’에만 너무 집중되어 있는 탓에 나얼만의 기운이 다소 부족하다는 건 아쉽지만, 당대 전설들의 결과물 못지않게 구현된 탁월한 사운드는 감탄을 자아낸다. 이외에도 어쿠스틱한 감성이 돋보이는 “Missing You”와 “여전히 난”뿐만 아니라 가스펠 곡인 “Stone of Zion” 등등, 대부분 곡이 탄탄한 완성도를 선보인다.

    나얼은 이번 앨범에서 이제껏 변함없이 해왔던 스타일에 좀 더 마니아적 취향을 추가하며, 일관된 취향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럼에도 전혀 식상하게 들리지 않는 것은 단지 뻔한 장르적 구성으로 앨범을 채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나얼이라는 뮤지션이 갖는 강점이 아닐까. BES와 차별화에 중점을 두었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수평적 성장을 이룬 앨범이지만, ‘국내에서 보기 드문’이라는 말로 한정 짓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완성도가 훌륭하다. [Principle of My Soul]은 대중의 보편적 감성을 사로잡으면서도 장르적 성취까지 갖춘, 나얼이라는 이름이기에 기대할 수 있었고, 나얼이기에 만들 수 있었던, 바로 그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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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상현 (2012-09-25 22:42:59, 203.236.27.***)
      2. My Girl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게 듣고 있는 트랙입니다 나머지 곡들도 좋구요..
      1. 이탁 (2012-09-25 12:13:42, 125.244.147.***)
      2. 답이 없는 앨범이다.
        앨범 곡 순서만 보아도 앨범 자체내에서의 기승전결을 완벽히 보여주었고
        나얼 본인은 곡의 감정보다 구성에 신경을 썼다고 하지만 바람기억 같은 트랙에서는 누구도 표현해내지 못 할 감정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에서 기타 세션을 맡고 있고 이번 앨범 제작에도 참여한
        기타리스트 전홍준이 메이킹 필름에서 언급한 것 처럼 이번 앨범은 역사 그 자체이다
      1. HooN (2012-09-24 22:12:54, 175.118.93.***)
      2. 두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니아와 대중을 만족시키는 앨범..
      1. dmkim (2012-09-24 13:48:25, 114.70.9.***)
      2. 유앤미 이 곡은 정말 다청에 의한 산물이라고 할 만큼 6-70년대의 필리소울을 잘 재현해낸거 같습니다. 그런데 또 조금 더 집중해서 들어보니깐 그시절의 음악을 통채로 가지고 온게 아니라 간간히 촌스럽지 않게 만들려고 노력한 틈이 보이더군요. 이런 곡을 만들려고 그 시절 필라델피아 소울 밴드의 앨범을 최소 100개는 들었을 듯한 곡이였습니다. 좋은 리뷰 감사드립니다!
      1. 좋아좋아 (2012-09-24 13:41:50, 115.94.100.***)
      2. You & Me 내 베스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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