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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미스에이 - Independent Women pt. III
    rhythmer | 2012-10-23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미스에이(miss A)
    Album: Independent Women pt. III
    Released: 2012-10-15
    Rating:
    Reviewer: 오이









    "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아이돌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등장했던 미스에이(miss A)는 원더걸스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출발했음에도 꽤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이는 기획사의 치밀한 기획력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지만, 어쨌든 싫든 좋든 간에 JYP가 만드는 음악과 퍼포먼스는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처럼 대중의 기대심리를 자극했고, 언제나 그렇듯 미스에이 역시도 그런 심리가 제대로 먹혀 들어갔다. 데뷔작이었던 "Bad Girl Good Girl"로 시장을 선점했던 미스에이는 귀여움, 혹은 섹시함으로 양립된 여자 아이돌들 사이에서 인상적인 퍼포먼스로 시장을 공략했으며, 이 역시 성공적이었다.

    이번에 발표한 EP [Independent Women pt. III]는 그러나 지금까지 순탄해 보였던 이들에게도 역시 전환점이 왔음을 암시한다. 하루가 다르게 파격과 빠른 변화를 요구하는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여자 아이돌로 살아 남아야 한다는 것은 녹록하지 않은 만큼, 언제까지 한 지점에 머물러 있을 수 만은 없을 것이다. 물론, EP라는 간이역만을 보고 설레발 치기에는 성급한 감이 있지만, 어쨌든 이 짧은 다섯 곡만으로도 미스에이가 현재 우물쭈물하게 어중간한 기점을 찍고 있음은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기대를 했다면 실망을 줄지도 모르는 [Independent Women pt. III]는 음악적으로 기존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JYP가 만든 타이틀 곡 "남자 없이 잘 살아"는 그가 지금까지 꾸준히 양산해 낸 직접화법을 포함한 'JYP STYLE'을 그대로 답습한 곡이다. 가벼운 808드럼을 사용한 틴 팝 성향의 곡으로 서던 힙합을 차용했으나 소녀적 취향을 넘어서지 않은 가벼운 사운드의 곡이다. '인디펜던트'라고 하기엔 그저 남자친구에게 하는 소녀들의 투정 같은 이 곡은 국내 시장, 특히, 아이돌 음악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다 하더라도 미국 본토 스타일을 지향하는 JYP가 만들었음을 고려하면, 다소 식상하다. 무엇보다 그가 끊임없이 추구했던 보컬 스타일과 어딘지 모르게 촌스러운 멜로디는 곡의 흐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물론, 같은 창작자에게서 꾸준히 나오는 패턴이 이상할 것도 없지만, 지나친 박진영의 자기화가 그룹 고유의 특성까지 방해하고 있다는 건 문제가 된다.

    타이틀 곡을 제외하면, 각자 프로듀서들이 갖고 있는 고유의 스타일을 담고 있어서 틀에 박힌 사운드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점은 반갑다. 하지만 동시에 그 이상의 것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음이 아쉽다. 알려진 대로 디즈가 참여한 가벼운 팝 알앤비 곡인 "Ma Style"은 그런대로 그녀들의 나이 대에 잘 섞여 들어가 꽤 괜찮은 조합을 보여주고 있지만, 뜬금없이 90년대 디바 스타일을 재현한 알앤비 발라드 곡("Madness")이나, 신파적인 일렉트로니카("Time's Up") 등은 EP라는 한정된 트랙에 배정되기에는 어수선한 느낌을 준다.

    어쨌든 [Independent Women pt. III]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에 대한 오마주'라는 부제가 무색할 정도로 시대성이 뒤떨어져 있다. 그녀들의 말대로 십여 년 전 데스티니스 차일드가 활동하던 시절로의 회귀라면 어찌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장르로 이 시대의 여성을 '대변'하고 싶어하는 건 어불성설에 가까워 보인다. 지금까지 구축해온 이미지가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설픈 인디펜던트로 굳이 타 걸 그룹과 차별을 두려 하기 이전에 음악적 성장이 더 급해 보인다. 퍼포머의 실력만 출중하다면 최대한 극대화할 수 있는 곡에서도 고지를 앞두고 중간에 털썩 주저 앉게 만드는 그녀들의 기량은 이번 앨범에서도 역시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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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co.wic (2012-10-28 05:31:12, 210.106.208.**)
      2. jyp의 프로듀싱이 이 회사의 핵심 요소이지만, 일인 프로듀스 체제에서 분명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자사 아이돌들이 꼭 jyp의 페르소나들이 된 것 같아 jyp는 즐겁지 않네요.
        특히 이번 남자없이- 이 곡은 아... 멜로디도 멜로디지만, 가사 들어보면 오글거려서... 적금붓고 부모님 용돈 드리고 나서 내가 산거야 던가. 그리고 jyp 랩메이킹은 재능이 굉장히 없는데 왜 이렇게 미련 못 버리는지 모르겠네요.
      1. 뮤직쿤 (2012-10-24 13:17:05, 36.39.213.**)
      2. 박진영 멜로디 메이킹, 작곡력 거의 동난거 같아서 안타깝..
        작년에 원더걸스 Be my baby는 좋다고 들었지만.. Like this도 괜찮았구..
        미스에이 지난 앨범에 Touch는 인트로 듣자마자 생뚱맞게(?) 포티스헤드 생각남.
        그러나 그 곡도 뭔가 어중간한 느낌을 떨칠수 없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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