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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진보 - Fantasy
    rhythmer | 2013-03-25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진보(Jinbo)
    Album: Fantasy
    Released: 2013-03-11
    Label: 슈퍼프릭레코드
    Rating:
    Reviewer: 이병주








    진보(Jinbo)는 정규 데뷔작이었던 [Afterwork]를 시작으로 피제이(Peejay)와 함께 했던 마인드 컴바인드(Mind Combined) [The Combination], 예전 동료들과 프로젝트였던 일진스(Ill Jeanz) [Wear My Illjeanz EP], 그리고 작년에 발표한 비정규 앨범 [KRNB]에 이르기까지 어느덧 상당한 디스코그래피를 구축했다. 해당 앨범들이 모두 기대를 저버리지 않거나 그 기대를 넘어서는 대단한 결과를 보여줬던 데에는 뮤지션 본인의 재능과 노력이 큰 몫을 했겠지만, 동시에 앨범들이 가지는 독특한 기획 방향의 몫도 컸다. 타 뮤지션과 합작이나 기존 곡들로부터 받은 영감을 노골적이고 과감하게 풀어낼 수 있었던 앨범의 성격이 그때마다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작업들이 개별 앨범 안에서 일시적인 성취에 머물지 않고, 진보라는 뮤지션의 음악을 더욱 풍성하고 탄탄하게 성장시켰음을 이번 새 정규작 [Fantasy]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그의 이번 앨범 역시 음악적으로는 솔로 작업물이지만, 영상제작팀 디지페디(DIGIPEDI)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앨범에는 성적인 은유를 곁들인 농염한 사랑 이야기와 갈구하고 욕망하는 내면의 소리가 일상과 공상의 틀을 넘나들며 펼쳐져 있다. 앨범의 제목 그대로인 셈이다. 그런데 그것들이 단순히 적나라하고 끈적거리지만은 않고, 그 사이 익살스러운 코드가 묻어 들어 있다. 이러한 성격은 수록된 음악뿐만 아니라 디지페디와 함께 선보인 뮤직비디오들에서도 드러난다. 한편, 앨범에 수록된 비트들은 그의 전 정규작과 비교해 한층 더 정갈하게 다듬어지고 화려해진 측면이 있다. 양념처럼 사용된 오밀조밀한 소리의 활용이 커지기도 했고, 변주 역시 과감하고 드라마틱하게 등장한다. 앨범 전체에서 풍기는 흑인음악적인 색채는 일부 트랙에서 좀 더 적극적인 타 장르와 결합을 통해 다소 옅어진 면도 있지만, 진보, 혹은 그의 음악이 가지는 캐릭터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트랙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사운드의 부드럽고 세련된 질감을 고수하면서도, 믹싱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데뷔작보다 정교하고 깔끔하게 마감된 이번 음악들은 도회적인 느낌을 훨씬 더 강하게 드러내며, 감상의 묘미 또한 커졌다. 언급한 이번 앨범에서의 다양한 특징들과 장점이 한데 엮인 예로 “Cops Come Knock”과 같은 곡을 들 수 있겠다.

     

    비록, 음악 자체가 풍기는 독특한 감성과 더불어 상당한 양의 영어 가사 때문에 대중과 접점을 확대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 자체에 대한 아쉬움도 상당하지만, 오로지 음악의 성취를 놓고 보자면, [Fantasy]는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앨범이다. 그의 정규작을 정리하며 보자면, [Afterwork] 뒤에 자리하게 되겠지만, 지금까지 그가 선보인 다양한 활동 속에서 일정한 흐름과 적절한 변모를 거쳐 나온 결과로서 이해하는 쪽이 더 적절할 것이다. 더군다나 공연과 방송 등을 통틀어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터전이 제대로 자리 잡혀 있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 그가 앨범 단위 작업물을 통해 보이는 꾸준하고 왕성한 창작이나 이번처럼 영상제작팀과 협업으로 이끌어낸 색다른 활동은 리스너들이 기대를 걸었던 씬의 뮤지션으로부터 경험할 수 있는 최선일지 모른다. 무엇보다 우선하여 그에게 뛰어나고 명민한 프로듀서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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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에릭튜드 (2013-03-28 08:48:08, 58.180.234.*)
      2. 요새 한동안 리드머를 잘 안 들어왔더니
        2집이 3/11에 발매된 것도 모르고 있었네요 허허 -_-;;...

        구입했다가 분실한 Afterwork랑 한꺼번에 주문완료..
      1. 뮤직쿤 (2013-03-27 11:36:02, 36.39.234.***)
      2. 영상제작팀 디지페디에 여성모델 분들도 소속 되 있다는 소문이... (설마)
      1. howhigh (2013-03-27 02:37:17, 125.181.23.***)
      2. 본인의 이름대로 한국 흑인음악의 진보를 들려주는 뮤지션 이번 작은 디지페디와의 콜라보로 눈까지 즐겁게 해줘서 고맙네요
      1. 권오현 (2013-03-26 15:20:43, 211.234.201.**)
      2. 아는 사람만 아는게 너무 아쉽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조명받고 더 각광받아야 할 뮤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1. 박상현 (2013-03-26 12:06:35, 119.215.179.***)
      2. 윗분 말대로 세계적으로 이런 아티스트는 드물다고 할 수 있겠죠 전작에는 모자라지만 분명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수작임에는 틀림없다고 봅니다...
      1. 퍽웟유투 (2013-03-26 10:11:26, 112.145.246.***)
      2. 세계적으로도 봐도 진보같은 뮤지션 별로 없음. 진보만의 가사 그리고 감성, 흑인음악 전반에 대한 이해, 오리지널을 추구하려 하는 그 마인드, 뛰어난 프로덕션, 진보같이 생각하고 음악 만드는 사람 진짜 세계적으로 없어요. 한국에서 이런 뮤지션이 있다는 건 진짜 축복입니다. 사람들이 알아야 되요.
      1. 조원희 (2013-03-26 03:15:36, 71.160.65.**)
      2. 이 앨범은 명반입니다.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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