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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바스코 - Guerrilla Muzik Vol.3 'Exodos'
    rhythmer | 2013-05-15 | 1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바스코(Vasco)
    Album: Guerrilla Muzik Vol.3 'Exodos'
    Released: 2013-05-01
    Label: INDEPENDENT RECORDS
    Rating:
    Reviewer: 이병주








    2011
    년 바스코(Vasco)가 발표했던 정규 3 [Guerrilla Muzik Vol. 1: Prologue]가 그해 인상깊었던
    힙합 앨범 중 하나로 꼽을만한 성과를 올렸던 터라, 이어지는 이번 앨범을 향한 기대치 또한 높았던 게 사실이다. 흥미로운 건, Guerrilla Muzik’이라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 아닌 세 번째 작품이 먼저 나왔다는 점이다. 이번 앨범이 담아내는 내용과 정서 때문에 시리즈의 마지막이 먼저 나오게 되는 기현상(?)이 일어났는데, 그만큼 앨범의 주제와 표현에 뮤지션 본인이 세심한 신경을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이번 앨범은 같은 시리즈의 서막을 알렸던 전작과 가사의 정서나 프로덕션의 성격이 판이한 까닭에 두 번째 앨범이 없는 상황에서 전작과 연결고리를 가지고 받아들이거나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서는 창작자가 가지고 있는 묘한 강박감이 엿보이기도 한다.

     

    바스코는 그동안 음악을 통해 표현했던 강렬하고 과격한 캐릭터 대신 좀 더 내면의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놓거나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을 보인다. 타이틀곡인 “Karma”는 이번 앨범에서 느껴지는 바스코의 변신이 가장 이상적으로 드러난 트랙이다. 본인의 삶을 깊이 바라보면서 ‘업보’라는 하나의 꼭지를 통해 위로와 희망의 얘기를 풀어냈으며, 벌스의 비중이 커서 바스코의 랩을 만끽하기에도 충분하다. 앨범의 프로덕션 역시 가사가 표현하는 감성과 짝을 맞추고 있다. 드럼의 활용이나 음원의 선택에서도 공간감과 서정성을 적절히 담아내기 위한 고려가 엿보인다. 프로덕션 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곡은 노창이 참여한 “Guerrilla's Way, Grey”와 “All We Go To Hell”인데,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선보였던 음악의 틀을 옮겨와서 우리가 대중음악을 통해 익숙하게 접해온 유형의 멜로디와 정서를 가미해 펼쳐 놓았다. 특히, 보컬 소스를 이용한 요리가 빛을 발했다.

     

    다만, 이러한 비트 자체에 대한 평이 긍정적이냐, 혹은 부정적이냐를 떠나서, 앨범을 구성하는 데 훌륭한 선택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이는 앨범 내에서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보컬의 참여와도 연관 지어 얘기해볼 필요가 있다. 무겁고 깊은 이야기를 다루는 앨범의 컨셉트와는 달리 실제로 그의 이야기가 충분히 비중 있게 담겨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앨범 내 바스코의 가사가 몇 곡을 제외하고는 다소 모호하고 추상적인 표현을 통해 내용을 전달한다는 특성이 일조하기도 한다. 이전까지는 특유의 캐릭터를 살린 하드코어 랩퍼가 던지는 강렬한 한 마디 한 마디의 쾌감이 가장 큰 매력을 형성했다면, 이번에는 그 역할을 부분적으로만 가사가 담당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프로덕션이 하고 있다. 물론,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조명하자면, 필요한 프로듀서를 적재적소에 활용했다고도 볼 수 있겠으나 아무래도 아쉬움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결과적으로 성격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인상적인 감상 포인트를 제공하는 이번 앨범을 통해 바스코는 그가 자신의 이름만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앨범 퀄리티를 보증하는 베테랑 뮤지션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비록, 지난 앨범에 비해 그만의 매력을 한껏 살리고 담아내는 데에는 조금 부족함이 느껴지지만 말이다. 시리즈의 마지막 파트를 먼저 받아 든 지금과 2011년의 프롤로그의 다리 역할이 될 두 번째 파트를 더욱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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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Gomgomi (2014-08-22 23:04:28, 121.137.116.**)
      2. "그의 이야기가 충분히 비중있게 담겨있지 않다"니

        이해할 수 없다.
      1. 잠와 (2013-06-15 22:06:22, 58.142.239.**)
      2. 김도현 존나 깝치는듯 비추 쳐먹으셈
      1. Fukka (2013-05-23 23:10:20, 175.223.3.***)
      2. 바스코 앨범을 매번 챙겨듣진 않는데, 이번 앨범에 대한 내용은 공감합니다
      1. 김도현 (2013-05-20 16:18:04, 14.63.72.*)
      2. 스윙스 믹스테잎 리뷰부터 리드머 앨범 리뷰 정말 별로네요.
      1. sodgh (2013-05-16 03:48:34, 222.233.162.***)
      2. 어떠한 타협도 없는 순수한 음악들이라 역시 좋았지만, 분량이 부족하게 느껴져서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가 충분히 비중 있게 담겨있지는 않다는' 리뷰 내용에 공감하네요. 그래도 또 다른 느낌의 바스코 음악은 완전 예술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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