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JJK - 비공식적 기록 II
- rhythmer | 2013-06-20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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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JJK
Album: 비공식적 기록 II
Released: 2013-05-24
Label: ADV
Rating:
Reviewer: 남성훈
이제 와 생각해보면, JJK(제이제이케이)의 데뷔작인 [비공식적 기록](2006)은 저평가된, 혹은 충분히 회자하지 못한 작품이었다. 보통의 힙합 앨범에서는 절대 특별한 장치가 아니지만, 유독 홍대를 기반으로 한 힙합 앨범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 (아무렇지 않은 듯 실명을 언급하는 것을 포함한) 적당히 적나라한 직설법이 만들어내는 기운은 듣는 이에게 불편함과 쾌감 사이 정도 될법한, 꽤 신선한 감상을 제공했었다. 하지만 앨범 타이틀에 걸맞게 장르 음악 시장의 허상을 담백하게 펼쳐낸 데뷔작이 남긴 강한 인상 때문인지 JJK는 이후의 작품에서 데뷔작을 뛰어넘는 앨범을 내놓지는 못했다.그렇다면 7년 만에 발표한 후속작 [비공식적 기록 II]는 과연 성공적일까? 발표 자체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당위와 연속성, 그리고 전작과 비교 등, 일반적으로 속편을 대하는 몇몇 중요한 기준이 떠오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공식적 기록 II]는 두 작품 사이의 모든 결과물을 생각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전작과 강한 유기성을 지닌 연작인 동시에 전편이 만들었던 고유의 기운을 포함해 모든 면에서 견고해진 성공적인 속편이다. [비공식적 기록 II]가 전달하는 장르적 쾌감은 긴 시차임에도 화자의 기본적인 태도가 전혀 변하지 않은 것에서 시작한다. 청자가 [비공식적 기록] 연작을 즐길 수 있는 그럴듯한 구심점이 명확한 것이다. 다른 랩퍼의 앨범도 결국 마찬가지 아니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JJK의 잘 짜인 라임을 통해 계산되지 않은 듯한 내용을 될 대로 되라는 듯 뱉어내는 모습은 쉽게 찾을 수 없는 고유함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이 두 작품에서 극대화되어 위치하기 때문에 구분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또한, 작품의 컨셉트에 맞게 개인 경력의 기록을 통해 장르 애호가들에게까지 홍대를 기반으로 한 힙합 장르 음악 시장의 생경함을 만들어내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모습도 그 특징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 [비공식적 기록 II]를 감상할 때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앨범과 동명의 첫 곡에서부터 “Reset The Game”, “종의 마지막”, 그리고 다른 곡의 몇 라인을 통해 현 장르음악 시장을 향한 혐오와 체념을 보여주는 JJK의 모습이 일종의 이상주의자로 그려지는 부분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탄생하고 유지된 한국의 홍대 힙합 시장에서 거리 공연의 낭만을 그리는 “360도”를 부르고 현재 그가 활동하는 시장의 주 수익원이 된 팬덤, 대중가요시장과 계급적 접점 등을 편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장르음악인의 태도가 구체화하면 더 뚜렷해진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JJK의 이런 이상주의자로 보이는 모습이 아주 상식적이고 평범한 장르 씬 속 음악가의 모습일 뿐이라는 사실은 역으로 과연 편의상 ‘힙합 씬’이라 불리는 모호한 공간이 과연 지역에 기반을 둔 장르 음악 씬의 일반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한 기초적인 질문에 도달하게 한다. 여기에 더해서 화자인 JJK가 결국 그 안에서 활동하는 인물이다 보니 만들어지는 짙은 페이소스 역시 놓치면 아까운 감상의 묘미다. 밝은 무드의 편곡과 가사의 “Work To Do”가 JJK의 편치 않은 현실을 보여주는 짧은 콩트로 기능했다면 이 때문일 것이다. 같은 나라, 같은 언어권에서도 각 지역의 방언으로 조합해 짜내는 랩 고유의 멋을 해치는 것이 일반적 작법이 된 한국힙합의 기형적 틀인 한영혼용이 거슬릴 정도로 쓰인 몇 곡이 못내 아쉽지만, 이 역시도 그가 [비공식적 기록 II]를 통해 보여주는 불편한 모습의 한 면처럼 들리는 청자도 있을 법하다.어쨌든 [비공식적 기록 II]는 올해 가장 신선한 작품 중 하나였던, 군산 지역을 기반으로 한 PNSB의 앨범 [Fractice]의 가장 진실하고 그럴듯한 홍대 힙합의 답장처럼 느껴진다. 확실한 태도의 인물과 명확한 기반 지역, 그리고 전작과 시차가 만들어 낸 이야기의 깊이는 [비공식적 기록 II]를 올해 나온 힙합 앨범 중 가장 곱씹어 볼 만한 이야기를 담은 동시에 랩/힙합 장르 고유의 쾌감을 충분히 선사하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단순히 장르 음악 시장의 현주소를 알고 싶어하는 이에게는 제목대로 ‘비공식적 기록’으로 유효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물론 JJK의 현재까지 최고작은 [비공식적 기록]에서 이제 그 뒤에 ‘II’를 붙인 앨범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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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kka (2013-06-22 00:06:12, 39.7.21.**)
- 오랜만에 가사를 천천히 보면서 듣는 맛이 느껴진 앨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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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dgh (2013-06-20 20:00:27, 222.233.162.***)
- 홍대 힙합 문화를 여과없이 잘 드러낸 앨범이었죠. JJK 본인의 이야기도 굉장히 솔직하면서도 재치있게 풀어냈고요. 정말 좋게 들었습니다. JJK 최고의 앨범은 개인적으로 지난 3집이라 생각하는데 이번 앨범도 3집에 버금가는 앨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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